[인터뷰] 김승기 감독 폭행 피해 선수 처음으로 심경 고백 “학폭 의혹, 사실만 말하겠습니다”

입력 2024.12.09 (21:46) 수정 2024.12.1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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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기 전 감독의 라커룸 수건 폭행 사건의 피해자인 프로농구 소노의 A 선수가 대학교 시절 학교 폭력 논란에 휘말렸다.

A 선수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향한 학폭 의혹 중 일부 내용은 인정했지만, 많은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며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스포츠윤리센터는 최근 A 선수와 관련한 학교폭력 신고가 들어와 조사관을 배정했다. 대학 시절 선배인 A 선수에게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은퇴한 B 선수가 최근 윤리센터에 학교폭력으로 신고한 것이다.

B 선수는 스포츠윤리센터뿐만 아니라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 언론 인터뷰를 통해 "A 선수가 대학 4학년 때 농구부 후배들을 심하게 괴롭히고 폭력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B 선수는 구체적으로 다음 4가지 사례를 들며 A 선수가 학교 폭력의 가해자였다고 강조했다.

1. 기숙사 베란다에 오줌으로 가득 찬 페트병 치우게 하기.
2. 매 운동이 끝날 때마다 얼음 만들어오기.
3. 너무 많은 잔심부름.
4. 직접적인 폭력 (옥상 대가리, 원정 대가리, 해외 원정 대가리)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내용 역시 구체적이다. B 선수는 A 선수가 시간, 장소를 가리지 않고 후배들에게 바닥에 머리를 박게 하는 가혹행위를 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4학년이던 A 선수의 폭력 행위가 1~3학년 후배 전체를 대상으로 진행됐고, 자신의 한 선배는 A로부터 '아이스하키 스틱'으로 맞아 기절까지 했다고 폭로했다.

■ A 선수 "아이스하키 스틱 폭행 사실 있어…하지만 사실과 다른 부분 많아"

A 선수는 학교 폭력 의혹 사건이 화제가 되자, 해당 의혹에 대한 사실 여부를 묻는 KBS 취재진의 질문에 "일부 내용은 인정하지만,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 거짓 없이 사실만을 말하겠다"며 어렵게 입을 뗐다.

"첫 번째 의혹인 '기숙사 베란다에 오줌으로 가득 찬 페트병 치우게 하기'는 사실이 아닙니다. 2학년 3학년 때는 1년 선배와 룸메이트였고, 4학년 때는 방을 혼자 썼습니다. 기숙사 제방 옆에 화장실이 있었고 저는 결벽증 같은 게 있어서 페트병에 오줌을 받아두지 않았습니다."

A 선수는 2번째와 3번째 폭로에 대해서도 그런 사실이 있지만, 해명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당시 저희 학교 농구부에 그런 문화가 있었습니다. 저도 후배 시절 했었고, 후배에게 얼음 만들어오기는 시켰던 기억이 있습니다. 3번째 상대방 주장인 경복궁역에 있는 삼계탕집에 삼계탕을 포장해서 오게 하는 심부름 등 역시 그런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관습적으로 행해졌고, 배달은 한 후배에겐 음식 비용과 택시비 같은 것은 다 지불했습니다."

특히 문제가 된 '아이스하키 스틱 폭행 사건'에 대해서도 일부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자세한 배경을 설명하고 그 이후 자신의 행동이 크게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대학교 2학년이던 2010년 9월쯤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1학년 후배가 돌출 행동을 하는 등 단체 규율을 10개월 가까이 어겨 문제가 됐습니다. 당시 4학년이 그 후배의 행동을 문제 삼아 1, 2, 3학년 모두 옥상으로 소집해 일명 '대가리 박기'를 시켰고, 맞기도 했습니다. 이후 3학년은 2학년과 1학년을 '내리 갈굼' 했습니다. 후배 때문에 가혹행위를 당하자, 화가 나서 그 후배를 엎드려뻗쳐 하게 한 다음에 옥상에 있는 아이스하키 채로 때린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기사에 나온 것처럼 기절할 정도로 때린 적은 없습니다."

그러면서 그 사건이 문제가 되자, 이 시점을 기점으로 4학년 졸업 때까지 폭력 등 가혹행위를 가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 사건 이후 저에게 맞은 후배 어머니께서 해당 사건에 대해 문제를 삼으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후배 아버님께는 전화로 사과를 드려 용서를 받았고 어머님은 직접 카페에서 만나 무릎을 꿇고 사죄를 드려 용서받았습니다. 당시 감독님은 해당 사건으로 제게 또다시 이런 사건이 벌어지면 운동을 그만 둔다는 '운동 포기 각서'를 쓰라고 하셨고, 깊이 반성하며 썼습니다. 제 꿈은 프로 지명이어서 이후엔 이런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했습니다. 4학년 졸업 때까지 후배들에게 폭력과 머리 박게 하기 등 가혹행위를 가한 적이 없습니다. 저에 대한 폭로 글에서 나온 것처럼 3, 4학년 시절 어떠한 폭력행위를 한 적이 없습니다. "

학교 폭력 제기 글에서 나온 것처럼 고참이었던 '3~4학년 시절' 후배들에게 폭력과 가혹행위를 일삼았다는 적이 없다는 주장이다.

2학년 시절 폭력 사건은 분명 잘못한 일이었지만, 팀 동료들은 자신을 지지하고 보호해 줬다고도 말했다.

"운동 포기 각서를 쓴 사실이 선배와 후배 등 동료들에게 알려지자, 제게 맞은 후배만 빼고 모든 선수들이 저를 격려해 주는 마음으로 1주일 정도 '소풍', 숙소를 탈출해서 운동을 거부하는 단체 행동을 했습니다. 당시 강원도 춘천에 갔다가 강릉까지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 A 선수 "김승기 감독 사건, 많은 고민 끝에 문제 제기…지금도 하루하루가 힘들어"

A 선수는 자신이 논란의 중심에 섰던 계기가 된 '김승기 감독 수건 폭행 사건'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저도 나이가 조금 더 어렸다면, 참고 갔을 수도 있었을 거예요. 농구계가 워낙 좁고 저는 상대적으로 인맥도 부족하니까요. 저도 어떻게 보면 팀에서 고참인데 그런 상황에서 어린 친구들, 후배들 앞에서 수건으로 폭행을 당하고 나서, 이제는 이런 상황에서 운동하는 일이 없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큰 용기를 냈던 것이었어요. 저도 그때는 선수 생활을 그만둘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닌 것은 바로 잡아야 하는 거잖아요."

그러면서 자신에 대한 학폭 논란도 과장된 측면이 많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사건 이후 저도 농구를 못 하게 만들겠다는 분들이 있다는 얘기를 주변에서 들었습니다. 사실이 아닌 것은 바로잡아야 할 것 같아서 처음으로 인터뷰를 하게 됐습니다."

A 선수는 내일(10일) 이번 학폭 논란과 관련해 김태술 감독 등 구단과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구단은 내일 훈련부터 A 선수를 배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A 선수는 감독의 잘못을 수면 위로 드러낸 이후, 학폭 논란 사건까지 휘말리면서 선수 생활을 강제로 그만두게 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사실 감독님이 징계를 받고 나서 팀에 복귀해서 운동해도 운동에 집중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었어요. 사실 정신과 상담도 1주일에 한 번씩 다니고 있는 상황입니다. 팀에서도 제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상황 같습니다."

스포츠윤리센터가 A 선수의 학폭 논란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할 예정인 가운데, 양측의 진실 공방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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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김승기 감독 폭행 피해 선수 처음으로 심경 고백 “학폭 의혹, 사실만 말하겠습니다”
    • 입력 2024-12-09 21:46:04
    • 수정2024-12-10 00:10:59
    스포츠K
김승기 전 감독의 라커룸 수건 폭행 사건의 피해자인 프로농구 소노의 A 선수가 대학교 시절 학교 폭력 논란에 휘말렸다.

A 선수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향한 학폭 의혹 중 일부 내용은 인정했지만, 많은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며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스포츠윤리센터는 최근 A 선수와 관련한 학교폭력 신고가 들어와 조사관을 배정했다. 대학 시절 선배인 A 선수에게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은퇴한 B 선수가 최근 윤리센터에 학교폭력으로 신고한 것이다.

B 선수는 스포츠윤리센터뿐만 아니라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 언론 인터뷰를 통해 "A 선수가 대학 4학년 때 농구부 후배들을 심하게 괴롭히고 폭력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B 선수는 구체적으로 다음 4가지 사례를 들며 A 선수가 학교 폭력의 가해자였다고 강조했다.

1. 기숙사 베란다에 오줌으로 가득 찬 페트병 치우게 하기.
2. 매 운동이 끝날 때마다 얼음 만들어오기.
3. 너무 많은 잔심부름.
4. 직접적인 폭력 (옥상 대가리, 원정 대가리, 해외 원정 대가리)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내용 역시 구체적이다. B 선수는 A 선수가 시간, 장소를 가리지 않고 후배들에게 바닥에 머리를 박게 하는 가혹행위를 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4학년이던 A 선수의 폭력 행위가 1~3학년 후배 전체를 대상으로 진행됐고, 자신의 한 선배는 A로부터 '아이스하키 스틱'으로 맞아 기절까지 했다고 폭로했다.

■ A 선수 "아이스하키 스틱 폭행 사실 있어…하지만 사실과 다른 부분 많아"

A 선수는 학교 폭력 의혹 사건이 화제가 되자, 해당 의혹에 대한 사실 여부를 묻는 KBS 취재진의 질문에 "일부 내용은 인정하지만,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 거짓 없이 사실만을 말하겠다"며 어렵게 입을 뗐다.

"첫 번째 의혹인 '기숙사 베란다에 오줌으로 가득 찬 페트병 치우게 하기'는 사실이 아닙니다. 2학년 3학년 때는 1년 선배와 룸메이트였고, 4학년 때는 방을 혼자 썼습니다. 기숙사 제방 옆에 화장실이 있었고 저는 결벽증 같은 게 있어서 페트병에 오줌을 받아두지 않았습니다."

A 선수는 2번째와 3번째 폭로에 대해서도 그런 사실이 있지만, 해명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당시 저희 학교 농구부에 그런 문화가 있었습니다. 저도 후배 시절 했었고, 후배에게 얼음 만들어오기는 시켰던 기억이 있습니다. 3번째 상대방 주장인 경복궁역에 있는 삼계탕집에 삼계탕을 포장해서 오게 하는 심부름 등 역시 그런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관습적으로 행해졌고, 배달은 한 후배에겐 음식 비용과 택시비 같은 것은 다 지불했습니다."

특히 문제가 된 '아이스하키 스틱 폭행 사건'에 대해서도 일부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자세한 배경을 설명하고 그 이후 자신의 행동이 크게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대학교 2학년이던 2010년 9월쯤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1학년 후배가 돌출 행동을 하는 등 단체 규율을 10개월 가까이 어겨 문제가 됐습니다. 당시 4학년이 그 후배의 행동을 문제 삼아 1, 2, 3학년 모두 옥상으로 소집해 일명 '대가리 박기'를 시켰고, 맞기도 했습니다. 이후 3학년은 2학년과 1학년을 '내리 갈굼' 했습니다. 후배 때문에 가혹행위를 당하자, 화가 나서 그 후배를 엎드려뻗쳐 하게 한 다음에 옥상에 있는 아이스하키 채로 때린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기사에 나온 것처럼 기절할 정도로 때린 적은 없습니다."

그러면서 그 사건이 문제가 되자, 이 시점을 기점으로 4학년 졸업 때까지 폭력 등 가혹행위를 가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 사건 이후 저에게 맞은 후배 어머니께서 해당 사건에 대해 문제를 삼으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후배 아버님께는 전화로 사과를 드려 용서를 받았고 어머님은 직접 카페에서 만나 무릎을 꿇고 사죄를 드려 용서받았습니다. 당시 감독님은 해당 사건으로 제게 또다시 이런 사건이 벌어지면 운동을 그만 둔다는 '운동 포기 각서'를 쓰라고 하셨고, 깊이 반성하며 썼습니다. 제 꿈은 프로 지명이어서 이후엔 이런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했습니다. 4학년 졸업 때까지 후배들에게 폭력과 머리 박게 하기 등 가혹행위를 가한 적이 없습니다. 저에 대한 폭로 글에서 나온 것처럼 3, 4학년 시절 어떠한 폭력행위를 한 적이 없습니다. "

학교 폭력 제기 글에서 나온 것처럼 고참이었던 '3~4학년 시절' 후배들에게 폭력과 가혹행위를 일삼았다는 적이 없다는 주장이다.

2학년 시절 폭력 사건은 분명 잘못한 일이었지만, 팀 동료들은 자신을 지지하고 보호해 줬다고도 말했다.

"운동 포기 각서를 쓴 사실이 선배와 후배 등 동료들에게 알려지자, 제게 맞은 후배만 빼고 모든 선수들이 저를 격려해 주는 마음으로 1주일 정도 '소풍', 숙소를 탈출해서 운동을 거부하는 단체 행동을 했습니다. 당시 강원도 춘천에 갔다가 강릉까지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 A 선수 "김승기 감독 사건, 많은 고민 끝에 문제 제기…지금도 하루하루가 힘들어"

A 선수는 자신이 논란의 중심에 섰던 계기가 된 '김승기 감독 수건 폭행 사건'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저도 나이가 조금 더 어렸다면, 참고 갔을 수도 있었을 거예요. 농구계가 워낙 좁고 저는 상대적으로 인맥도 부족하니까요. 저도 어떻게 보면 팀에서 고참인데 그런 상황에서 어린 친구들, 후배들 앞에서 수건으로 폭행을 당하고 나서, 이제는 이런 상황에서 운동하는 일이 없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큰 용기를 냈던 것이었어요. 저도 그때는 선수 생활을 그만둘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닌 것은 바로 잡아야 하는 거잖아요."

그러면서 자신에 대한 학폭 논란도 과장된 측면이 많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사건 이후 저도 농구를 못 하게 만들겠다는 분들이 있다는 얘기를 주변에서 들었습니다. 사실이 아닌 것은 바로잡아야 할 것 같아서 처음으로 인터뷰를 하게 됐습니다."

A 선수는 내일(10일) 이번 학폭 논란과 관련해 김태술 감독 등 구단과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구단은 내일 훈련부터 A 선수를 배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A 선수는 감독의 잘못을 수면 위로 드러낸 이후, 학폭 논란 사건까지 휘말리면서 선수 생활을 강제로 그만두게 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사실 감독님이 징계를 받고 나서 팀에 복귀해서 운동해도 운동에 집중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었어요. 사실 정신과 상담도 1주일에 한 번씩 다니고 있는 상황입니다. 팀에서도 제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상황 같습니다."

스포츠윤리센터가 A 선수의 학폭 논란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할 예정인 가운데, 양측의 진실 공방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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