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시리아 아사드 정권 붕괴…불안은 여전

입력 2024.12.11 (15:30) 수정 2024.12.1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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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리아 내전이 반군의 승리로 사실상 종식됐습니다.

50년 이상 대를 이어 독재를 일삼은 아사드 정권이 붕괴하자 시민들은 환호하고 있는데요.

이스라엘은 반군을 향해 아사드 정권과 달라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지금 시리아는 축제 분위기죠?

시민들이 쏟아져 나와서 환호하고 있는데요.

악명 높았던 감옥의 수감자들이 풀려났다면서요?

[기자]

50년이 넘게 시리아를 통치해 왔던 아사드 정권이 무너지면서 시리아 국민들은 크게 환호하고 있습니다.

다마스쿠스로 진격한 반군 뒤에는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피난민들의 긴 행렬이 이어졌고 국경 검문소와 고속도로는 붐비고 있는데요.

[압둘라지즈 알마시/시리아 연대 캠페인 창립자 : "1970년대부터 시리아를 통치해 온 독재 정권은 더 이상 우리의 일상생활의 일부가 아닙니다. 이 모든 사람을 보세요, 얼마나 행복한가요."]

세드나야 감옥을 비롯해 각지의 감옥에서 수감자들이 석방되면서 감옥 주변에는 가족을 찾는 사람들로 인파가 몰려들었습니다.

시리아의 세드나야 감옥은 인간 도살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고문과 처형으로 악명이 높았는데요.

아사드가 머물렀던 저택에도 성난 시민들이 들이닥쳤습니다.

아사드 소유로 보이는 차고에는 고가의 자동차들이 여러 대 포착됐는데요.

시민들이 그릇이나 가방,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를 가져가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스라엘군이 시리아에 군을 투입하고 있죠?

시리아 해군 함정도 공격했는데, 왜 그런 건가요?

[기자]

이스라엘군 지상군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불과 20킬로미터 떨어진 카타나 지역까지 침투해 들어갔습니다.

또, 시리아 해군 함정이 정박해 있는 알바이다항 등을 타격해 미사일 수십 개를 파괴했다고 밝혔는데요.

[이스라엘 카츠/이스라엘 국방부 장관 : "최근 며칠 동안 이스라엘군은 시리아에서 이스라엘을 위협하는 전략적 역량을 파괴했습니다. 해군은 시리아 함대를 파괴하는 작전을 수행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반군 세력을 향해 누구든 아사드의 발자취를 따른다면 같은 말로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는데요.

이스라엘은 숙적인 이란의 지원을 받아온 아사드 정권의 잔존하는 위협을 이번 기회에 제거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과감하게 행동한 것으로도 분석되고 있는데요.

아사드의 망명을 허가한 러시아는 그동안 이란과 함께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면서 반군 진압을 도왔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시리아에 배치했던 군 장비들을 거둬들였고, 이란 역시 이스라엘과의 갈등으로 시리아 반군 진압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아사드 정권이 몰락하게 됐습니다.

[앵커]

시리아 반군은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주변국들의 상황을 지켜보며 반격의 기회를 기다려 왔던 건데, 반군은 어떤 조직인가요?

[기자]

하야트타흐리르알샴, HTS라고도 불리는 반군의 핵심 조직은 이슬람 수니파 무장 조직입니다.

2020년 휴전 뒤 사관학교를 운영하고 드론을 포함한 공격용 무기들을 직접 제조하면서 군사력 강화에 힘을 쏟아 왔는데요.

HTS는 2016년 알카에다와의 관계를 공식적으로 끊고, 시리아 북서부 일대에서 준 정부 역할을 하며 이미지 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반군 사령부는 여성의 옷 선택권을 침해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히잡도 착용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하고 있는데요.

반군의 이런 조치는 자신들을 이슬람 근본주의 테러 단체로 보는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주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미국은 여전히 HTS를 테러단체 명단에 올려놨는데요.

미국은 HTS의 목표가 근본주의적 이슬람 국가 건설인 것으로 보고 있는데, 테러단체 지정 해제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시리아 내전은 2011년에 시작됐는데요.

외세의 개입으로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시리아 국민들은 고통에 시달려 왔죠?

[기자]

시리아 내전은 사실 정부군과 반군의 단순한 대립 구도로 볼 수는 없습니다.

상당히 복잡하게 외부 세력과 내부의 갈등이 서로 얽혀 있는데요.

2010년 당시 촉발된 민주화 운동인 아랍의 봄이 시리아에도 영향을 줬습니다.

여기에 기후변화로 인해 가혹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식량과 일자리 부족으로 민심의 불만이 고조돼 있었는데요.

몇몇 초등학생이 평소에 자주 듣던 반정부 구호를 벽에 낙서했다가 체포되고 가혹행위까지 당하자 어린이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일어났고, 결국 반정부 시위로 번졌습니다.

이후 이슬람 내부의 종교 갈등과 지정학적 이해관계, 미국과 러시아 등 외부 세력이 개입하면서 내전은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시리아의 고통은 이어졌는데요.

시리아의 난민들이 모여 사는 튀르키예에 대규모 지진이 일어나면서 고통이 가중되기도 했습니다.

영상편집:이은빈 구자람/자료조사:소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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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2-11 15:30:44
    • 수정2024-12-11 15:3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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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내전이 반군의 승리로 사실상 종식됐습니다.

50년 이상 대를 이어 독재를 일삼은 아사드 정권이 붕괴하자 시민들은 환호하고 있는데요.

이스라엘은 반군을 향해 아사드 정권과 달라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지금 시리아는 축제 분위기죠?

시민들이 쏟아져 나와서 환호하고 있는데요.

악명 높았던 감옥의 수감자들이 풀려났다면서요?

[기자]

50년이 넘게 시리아를 통치해 왔던 아사드 정권이 무너지면서 시리아 국민들은 크게 환호하고 있습니다.

다마스쿠스로 진격한 반군 뒤에는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피난민들의 긴 행렬이 이어졌고 국경 검문소와 고속도로는 붐비고 있는데요.

[압둘라지즈 알마시/시리아 연대 캠페인 창립자 : "1970년대부터 시리아를 통치해 온 독재 정권은 더 이상 우리의 일상생활의 일부가 아닙니다. 이 모든 사람을 보세요, 얼마나 행복한가요."]

세드나야 감옥을 비롯해 각지의 감옥에서 수감자들이 석방되면서 감옥 주변에는 가족을 찾는 사람들로 인파가 몰려들었습니다.

시리아의 세드나야 감옥은 인간 도살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고문과 처형으로 악명이 높았는데요.

아사드가 머물렀던 저택에도 성난 시민들이 들이닥쳤습니다.

아사드 소유로 보이는 차고에는 고가의 자동차들이 여러 대 포착됐는데요.

시민들이 그릇이나 가방,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를 가져가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스라엘군이 시리아에 군을 투입하고 있죠?

시리아 해군 함정도 공격했는데, 왜 그런 건가요?

[기자]

이스라엘군 지상군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불과 20킬로미터 떨어진 카타나 지역까지 침투해 들어갔습니다.

또, 시리아 해군 함정이 정박해 있는 알바이다항 등을 타격해 미사일 수십 개를 파괴했다고 밝혔는데요.

[이스라엘 카츠/이스라엘 국방부 장관 : "최근 며칠 동안 이스라엘군은 시리아에서 이스라엘을 위협하는 전략적 역량을 파괴했습니다. 해군은 시리아 함대를 파괴하는 작전을 수행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반군 세력을 향해 누구든 아사드의 발자취를 따른다면 같은 말로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는데요.

이스라엘은 숙적인 이란의 지원을 받아온 아사드 정권의 잔존하는 위협을 이번 기회에 제거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과감하게 행동한 것으로도 분석되고 있는데요.

아사드의 망명을 허가한 러시아는 그동안 이란과 함께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면서 반군 진압을 도왔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시리아에 배치했던 군 장비들을 거둬들였고, 이란 역시 이스라엘과의 갈등으로 시리아 반군 진압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아사드 정권이 몰락하게 됐습니다.

[앵커]

시리아 반군은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주변국들의 상황을 지켜보며 반격의 기회를 기다려 왔던 건데, 반군은 어떤 조직인가요?

[기자]

하야트타흐리르알샴, HTS라고도 불리는 반군의 핵심 조직은 이슬람 수니파 무장 조직입니다.

2020년 휴전 뒤 사관학교를 운영하고 드론을 포함한 공격용 무기들을 직접 제조하면서 군사력 강화에 힘을 쏟아 왔는데요.

HTS는 2016년 알카에다와의 관계를 공식적으로 끊고, 시리아 북서부 일대에서 준 정부 역할을 하며 이미지 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반군 사령부는 여성의 옷 선택권을 침해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히잡도 착용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하고 있는데요.

반군의 이런 조치는 자신들을 이슬람 근본주의 테러 단체로 보는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주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미국은 여전히 HTS를 테러단체 명단에 올려놨는데요.

미국은 HTS의 목표가 근본주의적 이슬람 국가 건설인 것으로 보고 있는데, 테러단체 지정 해제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시리아 내전은 2011년에 시작됐는데요.

외세의 개입으로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시리아 국민들은 고통에 시달려 왔죠?

[기자]

시리아 내전은 사실 정부군과 반군의 단순한 대립 구도로 볼 수는 없습니다.

상당히 복잡하게 외부 세력과 내부의 갈등이 서로 얽혀 있는데요.

2010년 당시 촉발된 민주화 운동인 아랍의 봄이 시리아에도 영향을 줬습니다.

여기에 기후변화로 인해 가혹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식량과 일자리 부족으로 민심의 불만이 고조돼 있었는데요.

몇몇 초등학생이 평소에 자주 듣던 반정부 구호를 벽에 낙서했다가 체포되고 가혹행위까지 당하자 어린이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일어났고, 결국 반정부 시위로 번졌습니다.

이후 이슬람 내부의 종교 갈등과 지정학적 이해관계, 미국과 러시아 등 외부 세력이 개입하면서 내전은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시리아의 고통은 이어졌는데요.

시리아의 난민들이 모여 사는 튀르키예에 대규모 지진이 일어나면서 고통이 가중되기도 했습니다.

영상편집:이은빈 구자람/자료조사:소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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