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정규 체육 수업에서 스키를 배울 수 있다면?
입력 2024.12.18 (13:52)
수정 2024.12.18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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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계성고 1학년 학생 250명이 정규 교과로 신설된 스키 수업을 진행했다 (사진 제공: 대한스키협회)
우리나라 고등학생이 학교에서 정규 교과목으로 스키를 배울 수 있을까. 비현실적인 이야기 같지만 올해 겨울 실제로 그 일이 일어났다. 그것도 스키장 자체가 희귀한 내륙 지역 학생들의 이야기다.
대구계성고등학교(교장 박현동)는 지난 16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강원도 평창 휘닉스파크에서 1학년 학생 250명을 대상으로 정규 교과로 신설된 스키 과목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대한스키협회와 대구계성고가 스키·스노보드 과목 신설 및 동계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체결한 업무협약(MOU)의 일환이다.
그간 동계스포츠는 지역적인 한계로 정규 교과 과정으로 진입하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나마 빙상 종목의 경우 지역 곳곳에 마련된 실내 링크장을 계절과 관계없이 활용할 수 있지만, 스키와 스노보드 같은 설상 종목은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실상 접근조차 어려운 게 현실이었다. 겨울철 사설 스키캠프 등을 통해 배우고 단순 취미에 그치는 경우가 잦아져 우리나라 동계스포츠에선 불모지로 여겨졌던 이유기도 하다.
이러한 한계를 딛고 이번에 계성고가 우리나라에선 최초로 스키 수업을 정규 교육과정에 편성해 진행한 것은 동계스포츠 활성화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더욱 의미가 크다.
대구계성고 학생들이 정규 교과로 신설된 스키 실기 수업을 받고 있다. (영상 제공: 대한스키협회)
스키 수업 역시 체육 과목에서 배우는 다른 종목들처럼 이론 수업과 실기 수업으로 진행된다. 대한스키협회는 스키 이론 수업에 대한 교육·기술 자문 등 전반적인 수업 진행을 지원한다. 여기에 계성고 학교법인의 예산 지원으로 학생 개인이 부담해야 할 비용을 줄여 전문적이면서 효율적인 스키 수업이 이뤄질 수 있었다.
박현동 교장은 "대구는 내륙 지방이라 스키를 배울 기회가 적었는데, 이렇게 정규 수업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대한스키협회를 비롯한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스키 교과 과정의 장단점을 면밀하게 파악해 조금 더 수준 높은 교육 과정으로 발전시켜 학생들이 다면적인 역량을 지닌 인재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반응도 좋다. 계성고 1학년 박윤지 학생은 "이번 수업을 통해 도전하는 법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처음에는 넘어지는 게 두려웠지만 계속 넘어지고 도전하는 법을 배우면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1학년 박찬희 학생은 "평소에 스키를 자주 타고 싶었는데, 정규 수업으로 체험해 볼 수 있어서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고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어서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고 전했다.
대한스키협회 조은상 사무처장은 "계성고의 스키 정규 교과목 신설은 앞으로도 고등학교 체육 교육이 지향해야 할 모범적인 첫 사례"라면서 "앞으로 제2, 제3의 계성고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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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24-12-18 13:54:39
우리나라 고등학생이 학교에서 정규 교과목으로 스키를 배울 수 있을까. 비현실적인 이야기 같지만 올해 겨울 실제로 그 일이 일어났다. 그것도 스키장 자체가 희귀한 내륙 지역 학생들의 이야기다.
대구계성고등학교(교장 박현동)는 지난 16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강원도 평창 휘닉스파크에서 1학년 학생 250명을 대상으로 정규 교과로 신설된 스키 과목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대한스키협회와 대구계성고가 스키·스노보드 과목 신설 및 동계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체결한 업무협약(MOU)의 일환이다.
그간 동계스포츠는 지역적인 한계로 정규 교과 과정으로 진입하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나마 빙상 종목의 경우 지역 곳곳에 마련된 실내 링크장을 계절과 관계없이 활용할 수 있지만, 스키와 스노보드 같은 설상 종목은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실상 접근조차 어려운 게 현실이었다. 겨울철 사설 스키캠프 등을 통해 배우고 단순 취미에 그치는 경우가 잦아져 우리나라 동계스포츠에선 불모지로 여겨졌던 이유기도 하다.
이러한 한계를 딛고 이번에 계성고가 우리나라에선 최초로 스키 수업을 정규 교육과정에 편성해 진행한 것은 동계스포츠 활성화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더욱 의미가 크다.
스키 수업 역시 체육 과목에서 배우는 다른 종목들처럼 이론 수업과 실기 수업으로 진행된다. 대한스키협회는 스키 이론 수업에 대한 교육·기술 자문 등 전반적인 수업 진행을 지원한다. 여기에 계성고 학교법인의 예산 지원으로 학생 개인이 부담해야 할 비용을 줄여 전문적이면서 효율적인 스키 수업이 이뤄질 수 있었다.
박현동 교장은 "대구는 내륙 지방이라 스키를 배울 기회가 적었는데, 이렇게 정규 수업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대한스키협회를 비롯한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스키 교과 과정의 장단점을 면밀하게 파악해 조금 더 수준 높은 교육 과정으로 발전시켜 학생들이 다면적인 역량을 지닌 인재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반응도 좋다. 계성고 1학년 박윤지 학생은 "이번 수업을 통해 도전하는 법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처음에는 넘어지는 게 두려웠지만 계속 넘어지고 도전하는 법을 배우면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1학년 박찬희 학생은 "평소에 스키를 자주 타고 싶었는데, 정규 수업으로 체험해 볼 수 있어서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고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어서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고 전했다.
대한스키협회 조은상 사무처장은 "계성고의 스키 정규 교과목 신설은 앞으로도 고등학교 체육 교육이 지향해야 할 모범적인 첫 사례"라면서 "앞으로 제2, 제3의 계성고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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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영 기자 hwa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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