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폭행·스토킹…끊이지 않는 ‘교제 폭력’

[앵커]

사귀던 연인에 대한 교제 폭력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청주에서도 사귀던 여성을 지속적으로 폭행하고 스토킹한 30대가 재판을 받고 있는데요.

정신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피해가 심각하지만 처벌은 미온적이라는 지적입니다.

이자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9살 A 양은 올해 초, 30살 B 씨와 교제를 시작했습니다.

약 두 달이 지나자 B 씨의 폭행이 시작됐습니다.

고막이 터지고 뇌진탕 진단을 받을 정도였고, 헤어지자고 하자 폭행이 더 심해졌다고 말합니다.

B 씨는 A 양의 집에 몰래 들어가기까지 했습니다.

[교제 폭력 피해자/음성변조 : "목도 조른 적도 있고, 주먹으로 무조건 때리면 얼굴만 때리거든요. 머리도 때리고, 발도 차고…. (어느 날은) 집에 가니까 걔가 화장실에 숨어있더라고요."]

법원은 B 씨에 대해 접근 금지 등 잠정조치 처분했습니다.

하지만 B 씨는 2주도 안 돼 또 A 양을 찾아와 결국 한 달간 교도소에 입감되기까지 했습니다.

A 양은 경찰에 7번이나 신고했고 B 씨가 교도소까지 다녀왔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고 말합니다.

재판 중인 상황에 B 씨가 합의 목적으로 계속 찾아오고 있다면서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교제 폭력 피해자/음성변조 : "항상 나갈 때마다 '걔가 있을까?'라는 두려움에…. '스스로 생을 마감하면 언론사에서 찾아줄까…. 걔는 그때 반성할까'라는 생각도 들고 힘들었어요."]

이런 교제 폭력은 가깝고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다 보니 피해자의 신고가 쉽지 않습니다.

또, 대부분 일반 폭행죄나 협박죄로 다뤄져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수사가 종결되기도 합니다.

[이은의/변호사 : "단순 폭행, 단순 상해, 이런 식으로 의율이 되다 보니까 초반에 고소가 된 경우에는 처벌의 수위도 너무 낮고, 피해자들이 오히려 고소함으로써 내가 더 큰 위험에 내몰리지 않을까라는 (우려를 합니다)."]

교제 폭력을 독립된 범죄 유형으로 보고 가해자 처벌을 강화하자는 '교제 폭력 방지법'은 10여 년간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고, 지금도 계류 중입니다.

KBS 뉴스 이자현입니다.

촬영기자:김장헌/영상편집:정진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