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K] 45년 만의 비상계엄…그날 제주의 밤

입력 2024.12.23 (19:07) 수정 2024.12.23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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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는 2024년 시청자 여러분과 함께했던 제주 현안을 돌아보고 과제를 짚어 보는 연말 기획 '기록 K'를 마련했습니다.

첫 번째 순서로 비상계엄 사태 당시 제주의 밤을 문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한민국을 뒤흔든 비상계엄 선포.

["비상계엄을 선포합니다."]

그날 제주의 밤, 적의 침투 도발이 예상될 때 발령되는 2급 경계 태세가 내려졌습니다.

제주도청 출입문은 굳게 닫혔습니다.

행정안전부 폐쇄 명령에 따른 겁니다.

[제주도청 관계자/음성변조 : "청사 관련된 직원들 나오고 있습니다. (지사나 부지사는 안 오시고?) 네. 상황 유지만 하는 상황이고요."]

밖에선 한 시민의 외침이 울려 퍼지고 있었습니다.

["오영훈 도지사는 왜 가만히 있는가!"]

지방의회 활동을 금지하는 포고령이 내려지면서 예산 심사가 중단됐지만 이상봉 도의장과 일부 도의원들은 자리를 지켰습니다.

제주에서 가장 먼저 비상계엄 공문을 받은 곳은 소방 당국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기관에도 이 내용을 공유하지 않았습니다.

제주경찰에 공문이 접수된 건 약 20분 뒤였습니다.

소방은 지자체와는 별도의 기관이며, 공유할 만한 내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지홍/제주도의원 : "소방도 결국 행정인데 가장 공식적으로 첫 공문을 받은 기관이거든요. (소방이) 피감 대상이지 않습니까. 제주도의회에도 알려야 했고 재난 안전을 총괄하고 있는 제주도청 도민안전실에도 이 사실을 알려야 했는데, 전혀 알리지 않고."]

오영훈 도지사는 계엄 선포 후 2시간 30분 가까이 지나 SNS로 첫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로부터 10분 뒤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가 가결됐습니다.

이후 40여 분 후, 계엄 선포 3시간이 지나서야 도지사와 해병 9여단 참모장, 제주경찰청 대테러계장이 참석한 긴급 대책 회의가 열립니다.

[오영훈/제주도지사 : "위험한 상황이 더욱더 확산하지 않은 조건이었기 때문에 추가적인 조치는 취하지 않았습니다만 상황은 관리되고 있었다는 점 말씀드립니다. 앞으로도 이런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매뉴얼 시스템 마련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날 광주의 밤.

광주시와 의회, 5개 구청장과 시민사회 등 30여 명이 모였습니다.

비상계엄 선포에 맞서 대책 마련에 나선 겁니다.

[강기정/광주시장 : "종교·시민단체·행정·학계 모든 사람이 한자리에 긴급히 모여서 연석회의를 했고."]

경기도는 문을 굳게 닫은 제주도와 달리, 행안부의 도청 폐쇄 명령을 거부했습니다.

[현지홍/제주도의원 : "있어서는 안 될 국가 계엄이 반위헌적 계엄이 선포됐지만, 긴급재난 알림 문자도 시시때때 없이 울리던 문자가 그날은 또 조용했다는 거. 결국 사회재난 그리고 안전이라는 건 경찰, 행정, 소방 모든 기관이 같이 준비해야 하는 건데, 이거에 대한 안전 매뉴얼을 이번 기회에 검토해서 새롭게 방안을 마련해야 하지 않나."]

불의를 멈춘 건 시민들이었습니다.

["광장의 힘으로 윤석열을 탄핵하자! 탄핵하자! 탄핵하자!"]

비상계엄부터 탄핵 가결까지 숨 가쁘게 돌아갔던 열하루, 시민들은 준엄하게 명령하고 있습니다.

[유가진/제주고등학교 3학년 : "국민의 말을 잘 들어줬으면 하는 그런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국민이 잘될 수 있게."]

[임덕규/시민 : "좀 더 공정하고 긍정적이고 나라에서 희망이 비치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그래픽:박미나·서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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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록K] 45년 만의 비상계엄…그날 제주의 밤
    • 입력 2024-12-23 19:07:27
    • 수정2024-12-23 21:19:01
    뉴스7(제주)
[앵커]

KBS는 2024년 시청자 여러분과 함께했던 제주 현안을 돌아보고 과제를 짚어 보는 연말 기획 '기록 K'를 마련했습니다.

첫 번째 순서로 비상계엄 사태 당시 제주의 밤을 문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한민국을 뒤흔든 비상계엄 선포.

["비상계엄을 선포합니다."]

그날 제주의 밤, 적의 침투 도발이 예상될 때 발령되는 2급 경계 태세가 내려졌습니다.

제주도청 출입문은 굳게 닫혔습니다.

행정안전부 폐쇄 명령에 따른 겁니다.

[제주도청 관계자/음성변조 : "청사 관련된 직원들 나오고 있습니다. (지사나 부지사는 안 오시고?) 네. 상황 유지만 하는 상황이고요."]

밖에선 한 시민의 외침이 울려 퍼지고 있었습니다.

["오영훈 도지사는 왜 가만히 있는가!"]

지방의회 활동을 금지하는 포고령이 내려지면서 예산 심사가 중단됐지만 이상봉 도의장과 일부 도의원들은 자리를 지켰습니다.

제주에서 가장 먼저 비상계엄 공문을 받은 곳은 소방 당국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기관에도 이 내용을 공유하지 않았습니다.

제주경찰에 공문이 접수된 건 약 20분 뒤였습니다.

소방은 지자체와는 별도의 기관이며, 공유할 만한 내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지홍/제주도의원 : "소방도 결국 행정인데 가장 공식적으로 첫 공문을 받은 기관이거든요. (소방이) 피감 대상이지 않습니까. 제주도의회에도 알려야 했고 재난 안전을 총괄하고 있는 제주도청 도민안전실에도 이 사실을 알려야 했는데, 전혀 알리지 않고."]

오영훈 도지사는 계엄 선포 후 2시간 30분 가까이 지나 SNS로 첫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로부터 10분 뒤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가 가결됐습니다.

이후 40여 분 후, 계엄 선포 3시간이 지나서야 도지사와 해병 9여단 참모장, 제주경찰청 대테러계장이 참석한 긴급 대책 회의가 열립니다.

[오영훈/제주도지사 : "위험한 상황이 더욱더 확산하지 않은 조건이었기 때문에 추가적인 조치는 취하지 않았습니다만 상황은 관리되고 있었다는 점 말씀드립니다. 앞으로도 이런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매뉴얼 시스템 마련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날 광주의 밤.

광주시와 의회, 5개 구청장과 시민사회 등 30여 명이 모였습니다.

비상계엄 선포에 맞서 대책 마련에 나선 겁니다.

[강기정/광주시장 : "종교·시민단체·행정·학계 모든 사람이 한자리에 긴급히 모여서 연석회의를 했고."]

경기도는 문을 굳게 닫은 제주도와 달리, 행안부의 도청 폐쇄 명령을 거부했습니다.

[현지홍/제주도의원 : "있어서는 안 될 국가 계엄이 반위헌적 계엄이 선포됐지만, 긴급재난 알림 문자도 시시때때 없이 울리던 문자가 그날은 또 조용했다는 거. 결국 사회재난 그리고 안전이라는 건 경찰, 행정, 소방 모든 기관이 같이 준비해야 하는 건데, 이거에 대한 안전 매뉴얼을 이번 기회에 검토해서 새롭게 방안을 마련해야 하지 않나."]

불의를 멈춘 건 시민들이었습니다.

["광장의 힘으로 윤석열을 탄핵하자! 탄핵하자! 탄핵하자!"]

비상계엄부터 탄핵 가결까지 숨 가쁘게 돌아갔던 열하루, 시민들은 준엄하게 명령하고 있습니다.

[유가진/제주고등학교 3학년 : "국민의 말을 잘 들어줬으면 하는 그런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국민이 잘될 수 있게."]

[임덕규/시민 : "좀 더 공정하고 긍정적이고 나라에서 희망이 비치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그래픽:박미나·서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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