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K] 45년 만의 비상계엄…그날 제주의 밤

입력 2024.12.24 (09:48) 수정 2024.12.24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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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는 2024년 시청자 여러분과 함께했던 제주 현안을 돌아보고 과제를 짚어 보는 연말 기획 '기록 K'를 마련했습니다.

첫 번째 순서로 비상계엄 사태 당시 제주의 밤을 문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한민국을 뒤흔든 비상계엄 선포.

["비상계엄을 선포합니다."]

그날 제주의 밤 적의 침투 도발이 예상될 때 발령되는 2급 경계 태세가 내려졌습니다.

제주도청 출입문은 굳게 닫혔습니다.

행정안전부 폐쇄 명령에 따른 겁니다.

지방의회 활동을 금지하는 포고령이 내려지면서 예산 심사가 중단됐지만 이상봉 도의장과 일부 도의원들은 자리를 지켰습니다.

제주에서 가장 먼저 비상계엄 공문을 받은 곳은 소방 당국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기관에도 이 내용을 공유하지 않았습니다.

소방은 지자체와는 별도의 기관이며, 공유할 만한 내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지홍/제주도의원 : "(소방이) 피감 대상이지 않습니까. 제주도의회에도 알려야 했고 재난 안전을 총괄하고 있는 제주도청 도민안전실에도 이 사실을 알려야 했는데, 전혀 알리지 않고."]

오영훈 도지사는 계엄 선포 후 2시간 30분 가까이 지나 SNS로 첫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로부터 10분 뒤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가 가결됐습니다.

이후 40여 분 후, 계엄 선포 3시간이 지나서야 도지사와 해병 9여단 참모장, 제주경찰청 대테러계장이 참석한 긴급 대책 회의가 열립니다.

[오영훈/제주도지사 : "위험한 상황이 더욱더 확산하지 않은 조건이었기 때문에 추가적인 조치는 취하지 않았습니다만 상황은 관리되고 있었다는 점 말씀드립니다."]

그날 광주의 밤 광주시와 의회, 5개 구청장과 시민사회 등 30여 명이 모였습니다.

비상계엄 선포에 맞서 대책 마련에 나선 겁니다.

경기도는 문을 굳게 닫은 제주도와 달리, 행안부의 도청 폐쇄 명령을 거부했습니다.

[현지홍/제주도의원 : "결국 사회재난 그리고 안전이라는 건 경찰, 행정, 소방 모든 기관이 같이 준비해야 하는 건데, 이거에 대한 안전 매뉴얼을 이번 기회에 검토해서 새롭게 방안을 마련해야 하지 않나."]

불의를 멈춘 건 시민들이었습니다.

["광장의 힘으로 윤석열을 탄핵하자! 탄핵하자! 탄핵하자!"]

비상계엄부터 탄핵 가결까지 숨 가쁘게 돌아갔던 열하루 시민들은 준엄하게 명령하고 있습니다.

[유가진/제주고등학교 3학년 : "국민의 말을 잘 들어줬으면 하는 그런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국민이 잘될 수 있게."]

[임덕규/시민 : "좀 더 공정하고 긍정적이고 나라에서 희망이 비치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그래픽:박미나·서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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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록K] 45년 만의 비상계엄…그날 제주의 밤
    • 입력 2024-12-24 09:48:32
    • 수정2024-12-24 10:28:14
    930뉴스(제주)
[앵커]

KBS는 2024년 시청자 여러분과 함께했던 제주 현안을 돌아보고 과제를 짚어 보는 연말 기획 '기록 K'를 마련했습니다.

첫 번째 순서로 비상계엄 사태 당시 제주의 밤을 문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한민국을 뒤흔든 비상계엄 선포.

["비상계엄을 선포합니다."]

그날 제주의 밤 적의 침투 도발이 예상될 때 발령되는 2급 경계 태세가 내려졌습니다.

제주도청 출입문은 굳게 닫혔습니다.

행정안전부 폐쇄 명령에 따른 겁니다.

지방의회 활동을 금지하는 포고령이 내려지면서 예산 심사가 중단됐지만 이상봉 도의장과 일부 도의원들은 자리를 지켰습니다.

제주에서 가장 먼저 비상계엄 공문을 받은 곳은 소방 당국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기관에도 이 내용을 공유하지 않았습니다.

소방은 지자체와는 별도의 기관이며, 공유할 만한 내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지홍/제주도의원 : "(소방이) 피감 대상이지 않습니까. 제주도의회에도 알려야 했고 재난 안전을 총괄하고 있는 제주도청 도민안전실에도 이 사실을 알려야 했는데, 전혀 알리지 않고."]

오영훈 도지사는 계엄 선포 후 2시간 30분 가까이 지나 SNS로 첫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로부터 10분 뒤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가 가결됐습니다.

이후 40여 분 후, 계엄 선포 3시간이 지나서야 도지사와 해병 9여단 참모장, 제주경찰청 대테러계장이 참석한 긴급 대책 회의가 열립니다.

[오영훈/제주도지사 : "위험한 상황이 더욱더 확산하지 않은 조건이었기 때문에 추가적인 조치는 취하지 않았습니다만 상황은 관리되고 있었다는 점 말씀드립니다."]

그날 광주의 밤 광주시와 의회, 5개 구청장과 시민사회 등 30여 명이 모였습니다.

비상계엄 선포에 맞서 대책 마련에 나선 겁니다.

경기도는 문을 굳게 닫은 제주도와 달리, 행안부의 도청 폐쇄 명령을 거부했습니다.

[현지홍/제주도의원 : "결국 사회재난 그리고 안전이라는 건 경찰, 행정, 소방 모든 기관이 같이 준비해야 하는 건데, 이거에 대한 안전 매뉴얼을 이번 기회에 검토해서 새롭게 방안을 마련해야 하지 않나."]

불의를 멈춘 건 시민들이었습니다.

["광장의 힘으로 윤석열을 탄핵하자! 탄핵하자! 탄핵하자!"]

비상계엄부터 탄핵 가결까지 숨 가쁘게 돌아갔던 열하루 시민들은 준엄하게 명령하고 있습니다.

[유가진/제주고등학교 3학년 : "국민의 말을 잘 들어줬으면 하는 그런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국민이 잘될 수 있게."]

[임덕규/시민 : "좀 더 공정하고 긍정적이고 나라에서 희망이 비치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그래픽:박미나·서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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