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픽] ‘王’자는 시작에 불과?…12.3에도 드리운 무속 논란

입력 2024.12.24 (18:06) 수정 2024.12.24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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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이슈픽입니다.

한복을 입고 방울을 흔들더니 묻지도 않은 질문을 용케 알고 던집니다.

[KBS 드라마 '진짜가 나타났다' : "넌 궁금한 게 따로 있잖아. 아기 갖고 싶지?"]

요즘 점집들이 신년 운세를 보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랍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도 '신년운세'를 치면 관련 사이트 수십 개가 뜹니다.

비용은 천차만별이지만, 적게는 인당 5만원 많게는 수십만 원을 호가합니다.

점 보는 풍경과 방식은 달라졌지만 마음은 같을 겁니다.

답답함 혹은 기대감이겠죠.

예측이 어려운 정치판도 점술에 기대는 건 예나 지금이 다르지 않습니다.

2021년 국민의 힘 대선 경선 토론회.

당시 윤석열 후보의 손바닥에 임금 왕, 한자가 선명하게 찍혀 있습니다.

한 번도 아니고 세 번이었습니다.

당시 무속인이 개입했다, 주술 대선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직접 해명까지 했습니다.

[윤석열/당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2021년 10월 : "(王자를) 지우고 가는 게 맞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제가 이걸 그렇게 깊이 생각을 못 하고."]

'왕'자는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대통령실 용산 이전과 선거 공천, 중요한 국가 현안마다 등장한 인물이 건진법사, 역술인 천공입니다.

[전 모 씨/건진법사 : "(대통령 부부와 친분 과시해서 이권 개입했다는 의혹 받는데 하실 말씀 없으세요?) ..."]

윤 대통령 불법 공천 개입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브로커 명태균씨도 한때 '지리산 도사'로 통했습니다.

이번 12·3 비상계엄 사태 역시 역술과 무속의 그림자로 얼룩져 있습니다.

다세대 주택의 반지하층.

빨간색 '만'자가 붙은 현관문 앞에 북어와 잡채 등 제사용 물품이 놓여 있습니다.

계엄 사태를 사전 기획한 혐의로 구속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운영하던 점집입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부동산 가서 물어보면, 아기보살이라고 하면 거의 다 알아요."]

그와 동업한 사람은 무당으로 알려졌습니다.

때문에 노씨가 비상계엄 ‘거사일’을 택일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우리처럼 머리 길고. 아침저녁으로 운동을 다녀요. 최근까지도. 갑자기, 뉴스 나오고 갑자기 조용해지더라고."]

인공지능이 자동차를 운전하는 세상에서도 점집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한자리하려면 논두렁 정기라도 타고나야 한다’는 오랜 믿음 때문인지, 우리 정치판에선 풍수·역술에 대한 관심이 유별납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과거 민정당 당사를 서울 관훈동에 마련한 건 풍수가들을 동원한 결과였습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관훈동 당사에서 1987년 대선을 이겼습니다.

훗날 민주자유당 대선 후보가 된 김영삼 전 대통령은 당사를 여의도로 옮긴 뒤에도 이 곳에 자신의 사진을 걸어뒀습니다.

역시 무속인의 조언 때문이었습니다.

"첨단기술에 능한 한국에서 샤머니즘이 부활하고 있다" 2007년 17대 대선 당시 뉴욕타임스 기사 내용입니다.

십수 년이 흐른 지금도 무속과 얽힌 정치 세태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지금까지 이슈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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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픽] ‘王’자는 시작에 불과?…12.3에도 드리운 무속 논란
    • 입력 2024-12-24 18:06:40
    • 수정2024-12-24 18:36:54
    경제콘서트
이어서 이슈픽입니다.

한복을 입고 방울을 흔들더니 묻지도 않은 질문을 용케 알고 던집니다.

[KBS 드라마 '진짜가 나타났다' : "넌 궁금한 게 따로 있잖아. 아기 갖고 싶지?"]

요즘 점집들이 신년 운세를 보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랍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도 '신년운세'를 치면 관련 사이트 수십 개가 뜹니다.

비용은 천차만별이지만, 적게는 인당 5만원 많게는 수십만 원을 호가합니다.

점 보는 풍경과 방식은 달라졌지만 마음은 같을 겁니다.

답답함 혹은 기대감이겠죠.

예측이 어려운 정치판도 점술에 기대는 건 예나 지금이 다르지 않습니다.

2021년 국민의 힘 대선 경선 토론회.

당시 윤석열 후보의 손바닥에 임금 왕, 한자가 선명하게 찍혀 있습니다.

한 번도 아니고 세 번이었습니다.

당시 무속인이 개입했다, 주술 대선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직접 해명까지 했습니다.

[윤석열/당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2021년 10월 : "(王자를) 지우고 가는 게 맞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제가 이걸 그렇게 깊이 생각을 못 하고."]

'왕'자는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대통령실 용산 이전과 선거 공천, 중요한 국가 현안마다 등장한 인물이 건진법사, 역술인 천공입니다.

[전 모 씨/건진법사 : "(대통령 부부와 친분 과시해서 이권 개입했다는 의혹 받는데 하실 말씀 없으세요?) ..."]

윤 대통령 불법 공천 개입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브로커 명태균씨도 한때 '지리산 도사'로 통했습니다.

이번 12·3 비상계엄 사태 역시 역술과 무속의 그림자로 얼룩져 있습니다.

다세대 주택의 반지하층.

빨간색 '만'자가 붙은 현관문 앞에 북어와 잡채 등 제사용 물품이 놓여 있습니다.

계엄 사태를 사전 기획한 혐의로 구속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운영하던 점집입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부동산 가서 물어보면, 아기보살이라고 하면 거의 다 알아요."]

그와 동업한 사람은 무당으로 알려졌습니다.

때문에 노씨가 비상계엄 ‘거사일’을 택일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우리처럼 머리 길고. 아침저녁으로 운동을 다녀요. 최근까지도. 갑자기, 뉴스 나오고 갑자기 조용해지더라고."]

인공지능이 자동차를 운전하는 세상에서도 점집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한자리하려면 논두렁 정기라도 타고나야 한다’는 오랜 믿음 때문인지, 우리 정치판에선 풍수·역술에 대한 관심이 유별납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과거 민정당 당사를 서울 관훈동에 마련한 건 풍수가들을 동원한 결과였습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관훈동 당사에서 1987년 대선을 이겼습니다.

훗날 민주자유당 대선 후보가 된 김영삼 전 대통령은 당사를 여의도로 옮긴 뒤에도 이 곳에 자신의 사진을 걸어뒀습니다.

역시 무속인의 조언 때문이었습니다.

"첨단기술에 능한 한국에서 샤머니즘이 부활하고 있다" 2007년 17대 대선 당시 뉴욕타임스 기사 내용입니다.

십수 년이 흐른 지금도 무속과 얽힌 정치 세태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지금까지 이슈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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