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여서 참 즐거웠어”…‘도현이법’은 제자리

[앵커]

할머니 차량에서 난 급발진 의심 사고로 12살 도현 군이 숨진 지 벌써 2년이 지났습니다.

유가족들은 운전자가 밝히기 어려운 차량 결함을 제조사가 입증하도록 하는 내용의 이른바 '도현이법'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실상 제자리 상태입니다.

정면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강릉의 한 도로, 굉음과 함께 앞선 차를 들이받더니, 600여 미터를 더 달리다 추락합니다.

이 사고로 할머니가 몰던 차에 타고 있던 손자, 12살 도현 군이 숨졌습니다.

사고 2년째, 사진 속 도현이가 추울까 묘소엔 목도리와 장갑이 놓여있습니다.

"함께여서 참 즐거웠다"는 친구들의 편지엔 그리움이 가득입니다.

[이상훈/고 이도현 군 아버지 : "비니 모자 쓰는 걸 좋아한다고 해서 저것도 친구들이 갖다주고 가고. 저보다 짧은 인생이었지만 (도현이가) 너무 잘 살아줬던 것 같아요."]

사고 이후 급발진 의심 사고 발생 시 결함 원인 입증 책임을 소비자에서 제조사로 바꾸는 제조물책임법 개정안, 이른바 '도현이법'을 마련하자는 여론이 커졌습니다.

관련 법안 8건이 발의됐지만, 탄핵 정국 속에 논의가 불투명합니다.

[이상훈/고 이도현 군 아버지 : "(국회의) 국민동의 청원이라는 시스템을 통해서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그냥 답보 상태로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 자체가 굉장히 답답합니다."]

최근 제조사 책임을 강화하는 취지로 관련 규정을 바꾼 유럽연합을 참고하자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종선/유가족 측 법률대리인 : "(유럽연합은) 결함의 입증이 과도하게 어려울 때는 결함을 추정해서 (제조사로) 입증 책임을 전환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주무 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 등은 산업계에 미칠 영향 등을 이유로 법률 개정에 난색을 보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면구입니다.

촬영기자:김중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