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심해지는 ‘폭염 재난’…대책은 미흡

입력 2024.12.25 (07:51) 수정 2024.12.25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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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 여름 부산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습니다.

극한 폭염으로 부산도 최악의 더위를 기록했는데요.

지구온난화로 폭염 재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지만 대책은 미흡하기만 합니다.

연말 기획 순서, 오늘은 폭염 재난에 대해 최위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올여름 부산은 기상 관측이래 가장 더웠습니다.

낮 최고기온이 정점을 찍은 건 34.9도를 기록한 지난 8월 말.

기온도 기온이지만, 무엇보다 폭염 지속 기간이 길었습니다.

9월까지 최고 체감기온이 33도를 넘는 폭염이 이어지며 올여름 폭염일수는 22일, 열대야도 55일로 기상 관측이래 모두 1위를 기록했습니다.

[이상빈/부산지방기상청 예보관 : "우리나라 상공에 2개의 고기압이 동시에 머무르면서 맑은 날이 이어져 기온이 오르고 강수가 적었습니다."]

특히 해안가를 낀 부산은 습도가 높아 시민들이 체감하는 더위가 더욱 극심했습니다.

[김소연/부산시 금정구/지난 7월 : "너무 덥고 조금만 걸어도 땀이 너무 많이 나서 걸어 다니기가 조금 힘든 정도인 거 같아요. 공기가 너무 습해서 숨쉬기가 힘든 거 같아요."]

한국환경연구원은 2060년까지 부산에서만 최대 8만 5천 명의 노령층이 폭염으로 조기 사망하고, 33조 5천여억 원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폭염 재난'이 갈수록 심각해지는데도 대책은 해마다 반복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부산시와 16개 구·군이 만든 대책은 대부분 비슷했고, 심지어 더위 취약계층을 돌보는 '재난 도우미'는 공무원과 지역 자율방재단에 맡겨만 놨을 뿐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했습니다.

자치단체는 매년 4~5월쯤 폭염 종합대책을 내놓는데, 이제라도 지역별 더위 양상과 피해 특성 등에 대해 먼저 분석하고, 맞춤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김기욱/부산연구원 환경·안전연구실장 : "부산 같은 경우는 해양성 기후도 있고 원도심의 쪽방촌 같은 다른 지역과 조금 다른 특성이 있기 때문에 그런 특성들을 반영하는 게 중요하고…."]

또 현재 부산에서는 전체 10분의 1 수준인 36개 의료기관에 방문한 온열질환자만 집계하는데, 이러한 방식으로는 폭염의 심각성과 피해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만큼 집계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KBS 뉴스 최위지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영상편집:전은별/그래픽:김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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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수록 심해지는 ‘폭염 재난’…대책은 미흡
    • 입력 2024-12-25 07:51:43
    • 수정2024-12-25 08:37:18
    뉴스광장(부산)
[앵커]

올 여름 부산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습니다.

극한 폭염으로 부산도 최악의 더위를 기록했는데요.

지구온난화로 폭염 재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지만 대책은 미흡하기만 합니다.

연말 기획 순서, 오늘은 폭염 재난에 대해 최위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올여름 부산은 기상 관측이래 가장 더웠습니다.

낮 최고기온이 정점을 찍은 건 34.9도를 기록한 지난 8월 말.

기온도 기온이지만, 무엇보다 폭염 지속 기간이 길었습니다.

9월까지 최고 체감기온이 33도를 넘는 폭염이 이어지며 올여름 폭염일수는 22일, 열대야도 55일로 기상 관측이래 모두 1위를 기록했습니다.

[이상빈/부산지방기상청 예보관 : "우리나라 상공에 2개의 고기압이 동시에 머무르면서 맑은 날이 이어져 기온이 오르고 강수가 적었습니다."]

특히 해안가를 낀 부산은 습도가 높아 시민들이 체감하는 더위가 더욱 극심했습니다.

[김소연/부산시 금정구/지난 7월 : "너무 덥고 조금만 걸어도 땀이 너무 많이 나서 걸어 다니기가 조금 힘든 정도인 거 같아요. 공기가 너무 습해서 숨쉬기가 힘든 거 같아요."]

한국환경연구원은 2060년까지 부산에서만 최대 8만 5천 명의 노령층이 폭염으로 조기 사망하고, 33조 5천여억 원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폭염 재난'이 갈수록 심각해지는데도 대책은 해마다 반복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부산시와 16개 구·군이 만든 대책은 대부분 비슷했고, 심지어 더위 취약계층을 돌보는 '재난 도우미'는 공무원과 지역 자율방재단에 맡겨만 놨을 뿐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했습니다.

자치단체는 매년 4~5월쯤 폭염 종합대책을 내놓는데, 이제라도 지역별 더위 양상과 피해 특성 등에 대해 먼저 분석하고, 맞춤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김기욱/부산연구원 환경·안전연구실장 : "부산 같은 경우는 해양성 기후도 있고 원도심의 쪽방촌 같은 다른 지역과 조금 다른 특성이 있기 때문에 그런 특성들을 반영하는 게 중요하고…."]

또 현재 부산에서는 전체 10분의 1 수준인 36개 의료기관에 방문한 온열질환자만 집계하는데, 이러한 방식으로는 폭염의 심각성과 피해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만큼 집계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KBS 뉴스 최위지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영상편집:전은별/그래픽:김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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