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2025 달력’ 살펴보니…‘김정은 생일’ 표기 없지만 우상화 여전

입력 2025.01.0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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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북한 달력'에서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생일은 여전히 표기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KBS가 입수한 북한 달력 2종을 분석한 결과, 김정은 위원장의 생일로 알려진 1월 8일에는 아무런 표시도 없었습니다. 북한이 김 위원장 우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생일을 공식 기념일로는 지정하지 않은 거로 보입니다.


다만, 김정은 위원장이 노동당 총비서 등 주요 직책을 맡은 날짜를 별도로 달력에 기재했습니다. 1월에는 '2021. 1.10.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조선로동당 총비서로 높이 추대되시였다'는 문구가 등장합니다. 4월에는 11일에 김 위원장이 노동당 제1비서로, 13일에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 각각 추대된 사실이 적혀있습니다. 6월에도 29일에 김 위원장의 국무위원장 추대됐다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7월에는 17일에 김 위원장이 '원수 칭호'를 받았다는 내용이, 12월엔 30일에 '최고사령관' 추대 사실이 포함됐습니다.


반면,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기념하는 '태양절'(4월 15일)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2월 16일)은 예전처럼 표기됐습니다. 북한 매체에서 '태양절'과 '광명성절' 문구가 사라진 가운데, 달력에는 해당 문구가 그대로 표기된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아울러, 북한의 새해 달력에는 '주체 연호'가 삭제된 거로 나타났습니다. 노동신문은 지난해 10월 13일부터 지면에서 '주체 연호' 표기를 생략한 바 있습니다. 주체 연호는 김일성 주석이 태어난 1912년을 '주체 1년'으로 삼는 연도 표기법으로 북한은 이를 각종 공식 문서와 출판물, 우표 등에서 사용해 왔습니다. 사실상 김 주석의 신격화에 일조해 온 장치인 셈인데, 김정은 위원장이 '독자 우상화'의 길을 걸으면서 폐기한 거로 추정됩니다.

KBS가 입수한 북한 달력은 표지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국문출판사 발행'으로 적혀있는데, 북한 당국이 중국에 파견된 북한 주민 등에게 배포한 거로 전해졌습니다. 아울러, 표지에는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문구와 함께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안녕을 삼가 축원합니다'라는 문구도 등장합니다.


북한은 달력도 선전·선동의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열병식'이나 '미사일' 관련 이미지들로 채우기도 했는데, 올해 달력은 백두산이나 금강산 등 자연 경관 위주로 채워졌습니다. 일부 매체는 중국에서 평양 시내 야경이 담긴 북한 달력이 배포됐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과 한국 비상계엄·대통령 탄핵 정국 등 격변기를 맞아 북한의 무력 도발이 주춤한 것과도 맥락이 닿아있어 그 의도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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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2025 달력’ 살펴보니…‘김정은 생일’ 표기 없지만 우상화 여전
    • 입력 2025-01-01 17: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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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북한 달력'에서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생일은 여전히 표기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KBS가 입수한 북한 달력 2종을 분석한 결과, 김정은 위원장의 생일로 알려진 1월 8일에는 아무런 표시도 없었습니다. 북한이 김 위원장 우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생일을 공식 기념일로는 지정하지 않은 거로 보입니다.


다만, 김정은 위원장이 노동당 총비서 등 주요 직책을 맡은 날짜를 별도로 달력에 기재했습니다. 1월에는 '2021. 1.10.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조선로동당 총비서로 높이 추대되시였다'는 문구가 등장합니다. 4월에는 11일에 김 위원장이 노동당 제1비서로, 13일에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 각각 추대된 사실이 적혀있습니다. 6월에도 29일에 김 위원장의 국무위원장 추대됐다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7월에는 17일에 김 위원장이 '원수 칭호'를 받았다는 내용이, 12월엔 30일에 '최고사령관' 추대 사실이 포함됐습니다.


반면,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기념하는 '태양절'(4월 15일)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2월 16일)은 예전처럼 표기됐습니다. 북한 매체에서 '태양절'과 '광명성절' 문구가 사라진 가운데, 달력에는 해당 문구가 그대로 표기된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아울러, 북한의 새해 달력에는 '주체 연호'가 삭제된 거로 나타났습니다. 노동신문은 지난해 10월 13일부터 지면에서 '주체 연호' 표기를 생략한 바 있습니다. 주체 연호는 김일성 주석이 태어난 1912년을 '주체 1년'으로 삼는 연도 표기법으로 북한은 이를 각종 공식 문서와 출판물, 우표 등에서 사용해 왔습니다. 사실상 김 주석의 신격화에 일조해 온 장치인 셈인데, 김정은 위원장이 '독자 우상화'의 길을 걸으면서 폐기한 거로 추정됩니다.

KBS가 입수한 북한 달력은 표지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국문출판사 발행'으로 적혀있는데, 북한 당국이 중국에 파견된 북한 주민 등에게 배포한 거로 전해졌습니다. 아울러, 표지에는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문구와 함께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안녕을 삼가 축원합니다'라는 문구도 등장합니다.


북한은 달력도 선전·선동의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열병식'이나 '미사일' 관련 이미지들로 채우기도 했는데, 올해 달력은 백두산이나 금강산 등 자연 경관 위주로 채워졌습니다. 일부 매체는 중국에서 평양 시내 야경이 담긴 북한 달력이 배포됐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과 한국 비상계엄·대통령 탄핵 정국 등 격변기를 맞아 북한의 무력 도발이 주춤한 것과도 맥락이 닿아있어 그 의도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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