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게 ‘민주’ 이데올로기는 없다”…양안관계 미래는? [트럼프 2.0]②
입력 2025.01.0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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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일, 트럼프 당선인이 다시 한번 미 대통령으로 취임합니다. 트럼프 2.0 시대, 미중 전쟁도 다시 2막을 올리게 될까요? 새해를 맞아 각국 전문가들에게 들어본 미중관계 전망을 두 편에 나눠 정리합니다. |
*2편은 중국 싱크탱크 CCG(CENTER FOR CHINA & GLOBALIZATION) 현 이사장이자 중국 국무원 전 참사(參事·정책 고문 역할)를 역임한 왕후이야오(王輝耀) 박사와 타이완 국책 연구원의 궈위런(郭育仁) 부원장을 인터뷰했습니다.
■"트럼프는 '민주' 이데올로기 없다"…트럼프, 양안 관계 변수 될까?
트럼프 당선인은 협상과 담판을 좋아하고 사업가적 기질이 뚜렷한 인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비교하면 민주주의 가치와 이를 중심으로 한 민주 진영의 연대를 소홀히 하는 면모도 보입니다.
왕후이야오 박사의 표현에 따르면 '이데올로기가 없다'는 건데, 왕 박사는 바로 이 점 때문에 양안 문제에서 중국과 미국이 새롭게 입장을 조율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표명했습니다.
반면 궈위런 부원장은 이데올로기와 무관하게 트럼프의 대중 압박 시나리오에서 타이완의 전략적 가치는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합니다.
트럼프 행정부 1기였던 2019년 6월 미국 국방부는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하고 중국이 인태지역의 패권을 차지하려 한다며 중국을 견제해 이를 막아낼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궈 부원장의 견해는 이 같은 트럼프의 기조가 변함이 없다는 판단에 기인합니다.
궈 부원장은 "트럼프는 중국을 가장 큰 전략적 위협으로 보고 있다"며, 트럼프의 당선이 중국과 타이완 어느 쪽에 더 유리하냐는 질문에 "중국에 매우 불리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렇다면 트럼프는 앞으로 중국을 어떻게 견제해 나갈까요?
■"러우 전쟁 끝낼 것"…트럼프의 속내, 사실은 양안 때문?
앞서 트럼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이를 두고 왕 박사는 이 같은 트럼프의 약속 때문에라도 글로벌 외교 무대에서 미중 사이 새로운 협력의 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지만, 궈 부원장은 러우 전쟁의 종식 역시 중국 견제를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중국을 견제하는 새로운 포위망을 조기에 구축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의미입니다.
■2027년 무력 침공? … "여론전·인지전일 뿐"
만일 이른바 '2027년 무력 침공설'이 현실이 된다면, 트럼프 당선인의 이번 임기 중 중국이 타이완을 무력 침공한다는 얘기가 됩니다.
이 가능성에 대해 왕 박사는 중국이 추진하는 것은 무력 통일이 아니라며 무력 침공설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여론전과 인지전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중국 당국은 여러 차례 양안을 통일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여왔고, 특히 현 라이칭더 총통을 타이완 독립 분열 분자로 가리키며 날을 세우는데 주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왕 박사는 라이칭더 총통이 당선된 지난해 타이완 총통 선거 결과가 오히려 고무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라이 총통은 득표율 약 40%로 당선됐는데, 이에 대해 왕 박사는 60%의 유권자는 야당을 선택한 것이라며 다음 총통 선거에서 친중 성향 후보자가 당선될 시 이른바 '평화통일'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견해도 드러냈습니다.
총통 선거 종료 직후 중국 당국이 내놓은 메시지도 "선거 결과가 타이완의 주류 민심을 대변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타이완 사람들의 중국 대륙 정착을 돕고 민간 교류 확대를 추진하는 유화책을 펼치면서도 통일을 위한 무력 동원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며 타이완을 군사적으로 압박하는 강경책을 동시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정권교체와 '평화통일'을 최우선으로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양안의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기를 쉽사리 기대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트럼프, 타이완 방위 능력 강화 원해"
궈 부원장은 트럼프의 대중 전략을 다음의 세 가지로 설명했습니다.
1. 러우 전쟁을 최대한 빨리 종식해 미-러 관계를 완화하고 러시아와 연계해 중국을 견제하는 전략 2. 무역전쟁, 관세전쟁, 금융전쟁, 과학기술 전쟁으로 중국의 국력을 약화시키고 중국 내부적으로 문제에 직면하도록 만드는 것 3. 타이완과 협력해 타이완의 자체 방위 능력을 강화하는 것 |
그러면서 트럼프가 역대 미 대통령 가운데 타이완에 가장 큰 금액의 군수 물자를 수출했고, 이달 취임 이후에도 전투기와 신형 구축함 등을 수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타이완에 방위비 분담을 압박하고 나서면서 바이든 행정부 시절 다져온 안보 협력 틀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지만, 궈 부원장은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팽창을 경계하는 트럼프에게 타이완의 전략적 가치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2.0 시대, 양안 군사 갈등 더 격화할까?
올해 양안 사이 군사적 긴장이 줄어들기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중국 해군이 줄곧 주변 해역으로의 확장 정책을 펼치고 있고, 군사 행동을 타이완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활용하는 중국 정부의 기조도 여전합니다.
궈 부원장은 양안 관계가 호전될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양안 관계는 중국과 타이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정학적으로나 안보 협력 틀의 차원에서 비춰보나 한국과도 무관치 않습니다.
트럼프2.0 시대, 양안 관계의 향방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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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에게 ‘민주’ 이데올로기는 없다”…양안관계 미래는? [트럼프 2.0]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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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1-02 09:01:02
오는 20일, 트럼프 당선인이 다시 한번 미 대통령으로 취임합니다. 트럼프 2.0 시대, 미중 전쟁도 다시 2막을 올리게 될까요? 새해를 맞아 각국 전문가들에게 들어본 미중관계 전망을 두 편에 나눠 정리합니다. |
*2편은 중국 싱크탱크 CCG(CENTER FOR CHINA & GLOBALIZATION) 현 이사장이자 중국 국무원 전 참사(參事·정책 고문 역할)를 역임한 왕후이야오(王輝耀) 박사와 타이완 국책 연구원의 궈위런(郭育仁) 부원장을 인터뷰했습니다.
■"트럼프는 '민주' 이데올로기 없다"…트럼프, 양안 관계 변수 될까?
트럼프 당선인은 협상과 담판을 좋아하고 사업가적 기질이 뚜렷한 인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비교하면 민주주의 가치와 이를 중심으로 한 민주 진영의 연대를 소홀히 하는 면모도 보입니다.
왕후이야오 박사의 표현에 따르면 '이데올로기가 없다'는 건데, 왕 박사는 바로 이 점 때문에 양안 문제에서 중국과 미국이 새롭게 입장을 조율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표명했습니다.
반면 궈위런 부원장은 이데올로기와 무관하게 트럼프의 대중 압박 시나리오에서 타이완의 전략적 가치는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합니다.
트럼프 행정부 1기였던 2019년 6월 미국 국방부는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하고 중국이 인태지역의 패권을 차지하려 한다며 중국을 견제해 이를 막아낼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궈 부원장의 견해는 이 같은 트럼프의 기조가 변함이 없다는 판단에 기인합니다.
궈 부원장은 "트럼프는 중국을 가장 큰 전략적 위협으로 보고 있다"며, 트럼프의 당선이 중국과 타이완 어느 쪽에 더 유리하냐는 질문에 "중국에 매우 불리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렇다면 트럼프는 앞으로 중국을 어떻게 견제해 나갈까요?
■"러우 전쟁 끝낼 것"…트럼프의 속내, 사실은 양안 때문?
앞서 트럼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이를 두고 왕 박사는 이 같은 트럼프의 약속 때문에라도 글로벌 외교 무대에서 미중 사이 새로운 협력의 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지만, 궈 부원장은 러우 전쟁의 종식 역시 중국 견제를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중국을 견제하는 새로운 포위망을 조기에 구축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의미입니다.
■2027년 무력 침공? … "여론전·인지전일 뿐"
만일 이른바 '2027년 무력 침공설'이 현실이 된다면, 트럼프 당선인의 이번 임기 중 중국이 타이완을 무력 침공한다는 얘기가 됩니다.
이 가능성에 대해 왕 박사는 중국이 추진하는 것은 무력 통일이 아니라며 무력 침공설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여론전과 인지전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중국 당국은 여러 차례 양안을 통일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여왔고, 특히 현 라이칭더 총통을 타이완 독립 분열 분자로 가리키며 날을 세우는데 주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왕 박사는 라이칭더 총통이 당선된 지난해 타이완 총통 선거 결과가 오히려 고무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라이 총통은 득표율 약 40%로 당선됐는데, 이에 대해 왕 박사는 60%의 유권자는 야당을 선택한 것이라며 다음 총통 선거에서 친중 성향 후보자가 당선될 시 이른바 '평화통일'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견해도 드러냈습니다.
총통 선거 종료 직후 중국 당국이 내놓은 메시지도 "선거 결과가 타이완의 주류 민심을 대변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타이완 사람들의 중국 대륙 정착을 돕고 민간 교류 확대를 추진하는 유화책을 펼치면서도 통일을 위한 무력 동원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며 타이완을 군사적으로 압박하는 강경책을 동시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정권교체와 '평화통일'을 최우선으로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양안의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기를 쉽사리 기대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트럼프, 타이완 방위 능력 강화 원해"
궈 부원장은 트럼프의 대중 전략을 다음의 세 가지로 설명했습니다.
1. 러우 전쟁을 최대한 빨리 종식해 미-러 관계를 완화하고 러시아와 연계해 중국을 견제하는 전략 2. 무역전쟁, 관세전쟁, 금융전쟁, 과학기술 전쟁으로 중국의 국력을 약화시키고 중국 내부적으로 문제에 직면하도록 만드는 것 3. 타이완과 협력해 타이완의 자체 방위 능력을 강화하는 것 |
그러면서 트럼프가 역대 미 대통령 가운데 타이완에 가장 큰 금액의 군수 물자를 수출했고, 이달 취임 이후에도 전투기와 신형 구축함 등을 수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타이완에 방위비 분담을 압박하고 나서면서 바이든 행정부 시절 다져온 안보 협력 틀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지만, 궈 부원장은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팽창을 경계하는 트럼프에게 타이완의 전략적 가치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2.0 시대, 양안 군사 갈등 더 격화할까?
올해 양안 사이 군사적 긴장이 줄어들기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중국 해군이 줄곧 주변 해역으로의 확장 정책을 펼치고 있고, 군사 행동을 타이완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활용하는 중국 정부의 기조도 여전합니다.
궈 부원장은 양안 관계가 호전될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양안 관계는 중국과 타이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정학적으로나 안보 협력 틀의 차원에서 비춰보나 한국과도 무관치 않습니다.
트럼프2.0 시대, 양안 관계의 향방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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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기자 mjnew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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