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학대 살해’ 의붓어머니…파기환송심서 징역 30년

[앵커]

열두살 아들을 온몸에 멍이 들도록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받아온 의붓어머니에게 징역 30년이 선고됐습니다.

대법원이 다시 심리하라며 돌려보낸 파기환송심에서 재판부는 살해 의도가 있었다며 형량을 크게 높였습니다.

보도에 공민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2023년 2월,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12살 초등학생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온몸에 멍이 든 상태였고, 몸무게는 30㎏에 불과했습니다.

함께 살던 40대 의붓어머니 이 모 씨는 아들을 11개월 동안 50여 차례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 모 씨/2023년 2월 :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 없으세요?) 아이에게 사죄하는 마음 뿐입니다."]

1, 2심 재판부는 이 씨에게 살해의 고의가 없다며 아동학대치사죄를 적용해 징역 17년을 선고했지만, 대법원은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여지가 있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습니다.

사건을 돌려받은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의붓어머니 이 씨에게 살해 의도가 있다고 봤습니다.

그리고, 아동학대치사죄보다 형량이 더 무거운 아동학대살해죄를 적용해 징역 30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신체적·정서적으로 미약한 아동에 대한 학대는 중하게 처벌해야 한다"며, "피고인은 피해 아동이 사망할 가능성과 위험을 인식하거나 예견할 수 있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의붓아들이 ADHD 약물 복용으로 인해 건강 상태가 악화해 숨졌다는 이 씨의 주장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판결 직후 숨진 아이의 친모는 "이번 사례가 많은 아이들에게 빛이 될 수 있는 판례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공민경입니다.

영상편집:김선영/그래픽제작:김성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