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온두라스 “이민자 추방? 그럼 미군도 나가”…트럼프에 정면 반발, 왜?

입력 2025.01.08 (15:24) 수정 2025.01.0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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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불법 이민자들을 추방하겠다 공연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취임을 앞두고 벌써부터 미국과 남미 갈등이 심상치 않습니다.

바로 중남미, 남미에서 미국으로 건너 온 불법 이민자들 때문인데요.

월드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트럼프 당선인 취임도 전인데 어떻게 갈등이 불거질 수 있죠?

[기자]

네, 바로 트럼프 당선인의 그동안의 발언과 행적 때문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겠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멕시코 접경 지역 주변으로 세워졌던 거대 장벽 기억하실 겁니다.

멕시코와 접경을 마주한 곳마다 보시는 것처럼 장벽을 쌓아 올렸습니다.

불법 이민자들이 미국 땅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벽을 친 것인데요.

추진 당시에도 논란이 컸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선거 유세 중은 물론 2기 행정부가 들어서기도 전부터 불법 이민자 수백만 명을 추방하겠다며 강경한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2024.10.24 : "미국은 지금 (불법 이민자에게) 점령된 나라이지만, 앞으로는 점령된 나라가 아닐 것입니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할 겁니다.

[앵커]

미국 불법 이민자들은 주로 중남미, 남미 출신이 많잖아요?

당연히 이런 분위기에 동요될 수밖에 없겠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중남미 국가인 온두라스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인구의 5% 정도가 미국 내 불법 체류 중이라고 하는데요.

퓨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미국 내 불법 체류 중인 온두라스인은 약 50만 명에 달합니다.

그런데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온두라스인을 포함해 불법 이민자들을 대거 추방할 수 있다고 했으니 온두라스에도 영향이 없을 수가 없는 겁니다.

온두라스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이 문제를 거론했는데요.

시오마라 카스트로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이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 계획을 실행한다면, 온두라스 내 미국 주둔을 다시 생각해 보겠다며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시오마라 카스트로/온두라스 대통령 : "우리는 특히 군사 분야에서 미국과의 협력 정책의 변화를 고려할 것입니다."]

수십 년 동안 그들은 한 푼도 지불하지 않고 우리 영토에 군사 기지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 경우 온두라스에 존재할 모든 이유를 잃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앵커]

온두라스 내 미군이 주둔하고 있고 이걸 재고하겠다고요?

[기자]

네, 사실 온두라스에 있는 미군 기지는 그냥 기지가 아니고 중미에서 가장 큰 규모의 기지입니다.

미국은 1980년대 온두라스 정부의 승인 아래 소토 카노 공군 기지를 건설했는데요.

여기엔 미군과 민간 인력 약 천 명이 주둔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토지 사용료라든지 관련 비용을 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약 단속과 인도적 지원 등의 임무를 맡고 있다며, 사실상 무상으로 온두라스에 주둔하고 있는 셈인데요.

온두라스 입장에서는 이민자를 추방하면 우리도 똑같이 타격을 주겠다, 이런 식으로 생각했을 때 자국 내 미군 기지를 떠올렸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앵커]

이민자를 추방하면 한 마디로 온두라스 내 미군도 추방하겠다는 건가요?

굉장히 강력한 발언 같은데 이렇게 말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사실 여러 가지 상황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나라 경제와 가장 크게 연관이 있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온두라스인 50만 명이 미국에서 불법 이민자로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들이 돈 벌어서 두고 온 가족, 친척 등에게 외화를 보내고 있는데요.

다른 중남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온두라스 역시 이런 달러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송금하는 외화가 온두라스 경제의 무려 2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장 불법 이민자들 수백, 수천 명이 추방되면 이들이 보내오는 외화도 줄어들 수밖에 없고, 경제도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커집니다.

온두라스로서는 가만히 불법 이민자 추방을 지켜볼 수만은 없는 상황인 겁니다.

[앵커]

그렇다고 트럼프 당선인이 불법 이민자 추방을 없던 일로 하겠다며 백기를 들것 같지 않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네,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오히려 분위기는 더 강경해지고 있습니다.

불법 이민자 추방과 관련해 임명 예정인 사람들 면면만 봐도 알 수 있는데요.

[톰 호먼트럼프/2기 국경 문제 총괄 책임자 지명자/2024.12.18 : "우리는 법을 시행할 것이고 이를 위해 팀을 파견할 것입니다. 우리는 불법 이민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구금 시설을 건설해 그들을 제거할 것입니다."]

불법 이민자들을 제거하겠다, 이렇게 말한 톰 호먼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전 이민세관단속국 국장 직무대행을 했던 인물입니다.

톰 호먼은 이미, 불법 이민자 가족 구금 제도를 부활시킬 예정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가족 구금은 불법체류자 신분인 부모와 미국에서 태어나 시민권이 있는 아이들을 격리해서 수용한 건데요.

인도주의적 이유 등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뒤 폐지됐었는데, 이를 다시 살리겠다는 겁니다.

또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불법 이민자 추방 건수를 10배 늘려서 연간 100만 건 이상으로 만들겠다고 장담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얼마나 불법 이민자 추방에 대해 의지가 강한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인데, 앞으로 이 문제를 놓고 남미, 중남미와의 갈등은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영상편집:김주은 구자람/자료조사:이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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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1-08 15:24:50
    • 수정2025-01-08 15:31:56
    월드24
[앵커]

불법 이민자들을 추방하겠다 공연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취임을 앞두고 벌써부터 미국과 남미 갈등이 심상치 않습니다.

바로 중남미, 남미에서 미국으로 건너 온 불법 이민자들 때문인데요.

월드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트럼프 당선인 취임도 전인데 어떻게 갈등이 불거질 수 있죠?

[기자]

네, 바로 트럼프 당선인의 그동안의 발언과 행적 때문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겠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멕시코 접경 지역 주변으로 세워졌던 거대 장벽 기억하실 겁니다.

멕시코와 접경을 마주한 곳마다 보시는 것처럼 장벽을 쌓아 올렸습니다.

불법 이민자들이 미국 땅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벽을 친 것인데요.

추진 당시에도 논란이 컸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선거 유세 중은 물론 2기 행정부가 들어서기도 전부터 불법 이민자 수백만 명을 추방하겠다며 강경한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2024.10.24 : "미국은 지금 (불법 이민자에게) 점령된 나라이지만, 앞으로는 점령된 나라가 아닐 것입니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할 겁니다.

[앵커]

미국 불법 이민자들은 주로 중남미, 남미 출신이 많잖아요?

당연히 이런 분위기에 동요될 수밖에 없겠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중남미 국가인 온두라스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인구의 5% 정도가 미국 내 불법 체류 중이라고 하는데요.

퓨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미국 내 불법 체류 중인 온두라스인은 약 50만 명에 달합니다.

그런데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온두라스인을 포함해 불법 이민자들을 대거 추방할 수 있다고 했으니 온두라스에도 영향이 없을 수가 없는 겁니다.

온두라스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이 문제를 거론했는데요.

시오마라 카스트로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이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 계획을 실행한다면, 온두라스 내 미국 주둔을 다시 생각해 보겠다며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시오마라 카스트로/온두라스 대통령 : "우리는 특히 군사 분야에서 미국과의 협력 정책의 변화를 고려할 것입니다."]

수십 년 동안 그들은 한 푼도 지불하지 않고 우리 영토에 군사 기지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 경우 온두라스에 존재할 모든 이유를 잃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앵커]

온두라스 내 미군이 주둔하고 있고 이걸 재고하겠다고요?

[기자]

네, 사실 온두라스에 있는 미군 기지는 그냥 기지가 아니고 중미에서 가장 큰 규모의 기지입니다.

미국은 1980년대 온두라스 정부의 승인 아래 소토 카노 공군 기지를 건설했는데요.

여기엔 미군과 민간 인력 약 천 명이 주둔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토지 사용료라든지 관련 비용을 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약 단속과 인도적 지원 등의 임무를 맡고 있다며, 사실상 무상으로 온두라스에 주둔하고 있는 셈인데요.

온두라스 입장에서는 이민자를 추방하면 우리도 똑같이 타격을 주겠다, 이런 식으로 생각했을 때 자국 내 미군 기지를 떠올렸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앵커]

이민자를 추방하면 한 마디로 온두라스 내 미군도 추방하겠다는 건가요?

굉장히 강력한 발언 같은데 이렇게 말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사실 여러 가지 상황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나라 경제와 가장 크게 연관이 있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온두라스인 50만 명이 미국에서 불법 이민자로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들이 돈 벌어서 두고 온 가족, 친척 등에게 외화를 보내고 있는데요.

다른 중남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온두라스 역시 이런 달러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송금하는 외화가 온두라스 경제의 무려 2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장 불법 이민자들 수백, 수천 명이 추방되면 이들이 보내오는 외화도 줄어들 수밖에 없고, 경제도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커집니다.

온두라스로서는 가만히 불법 이민자 추방을 지켜볼 수만은 없는 상황인 겁니다.

[앵커]

그렇다고 트럼프 당선인이 불법 이민자 추방을 없던 일로 하겠다며 백기를 들것 같지 않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네,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오히려 분위기는 더 강경해지고 있습니다.

불법 이민자 추방과 관련해 임명 예정인 사람들 면면만 봐도 알 수 있는데요.

[톰 호먼트럼프/2기 국경 문제 총괄 책임자 지명자/2024.12.18 : "우리는 법을 시행할 것이고 이를 위해 팀을 파견할 것입니다. 우리는 불법 이민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구금 시설을 건설해 그들을 제거할 것입니다."]

불법 이민자들을 제거하겠다, 이렇게 말한 톰 호먼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전 이민세관단속국 국장 직무대행을 했던 인물입니다.

톰 호먼은 이미, 불법 이민자 가족 구금 제도를 부활시킬 예정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가족 구금은 불법체류자 신분인 부모와 미국에서 태어나 시민권이 있는 아이들을 격리해서 수용한 건데요.

인도주의적 이유 등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뒤 폐지됐었는데, 이를 다시 살리겠다는 겁니다.

또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불법 이민자 추방 건수를 10배 늘려서 연간 100만 건 이상으로 만들겠다고 장담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얼마나 불법 이민자 추방에 대해 의지가 강한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인데, 앞으로 이 문제를 놓고 남미, 중남미와의 갈등은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영상편집:김주은 구자람/자료조사:이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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