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평안도 향두계놀이…남녘서 전승
입력 2025.01.11 (08:19)
수정 2025.01.11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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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분단된 세월 속에서 남과 북은 하나의 뿌리를 가진 전통문화를 각각의 방식으로 계승해 나가고 있습니다.
김장과 한복, 여러 전통 놀이들이 대표적인데요.
이러한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과 관심이 필수적이겠죠.
오늘 ‘통일로 미래로’에서는 이북5도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향두계 놀이’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만나봤는데요.
‘향두계’란 평안도 지역에서 유래된 농촌의 품앗이 공동체라고 합니다.
노래와 춤으로 한 해 농사를 표현하는 향두계 놀이 보존회에 장예진 리포터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조상들의 애환과 해학이 어우러진 무대에서 왁자지껄한 농촌 마을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독특한 창법과 춤사위로 농촌의 삶을 생생하게 전달하는데요.
[유지숙/향두계놀이보존회 이사장 : "평안남도에서 내려오던 민속놀이입니다. 마을 사람들이 어려울 때 서로 두레계를 만들어서 어려움을 나누어 왔잖아요. (평안남도) 두레계의 이름이 향두입니다."]
한반도 분단 80년 동안 남북 간의 교류가 단절되면서 서로의 문화도 낯설어지고만 있는데요.
남측에 남아있는 북측의 전통민요를 계승하려는 움직임도 그만큼 소중할 수 밖에 없습니다.
평안도 향두계놀이를 만나러 함께 가보실까요.
향두계놀이를 이어가는 사람들이 한데 모인 현장에 찾아가 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지금 뭐 하고 계신 거예요?) 향두계놀이요."]
곧이어 구성진 가락에 맞춰, 놀이가 시작되는데요.
서울 한복판의 연습실에서 평안도 어느 농촌 마을의 풍경이 생동감 있게 펼쳐집니다.
[유지숙/향두계놀이보존회 이사장 : "모를 다 심어놓고 김을 매는 장면입니다. 그래서 지금 호미를 들고 있죠."]
이처럼 ‘향두계놀이’는 씨앗 고르기와 뿌리기, 모내기, 김매기, 계 놀이, 추수와 방아 찧기 등 모두 6장으로 구성됐는데요.
[유지숙/향두계놀이보존회 이사장 : "처음에는 씨앗을 고르고요. 그다음에 씨앗을 뿌리고 추수까지의 과정을 (표현한 것이) 향두계놀이의 전 과정입니다."]
동작 하나하나에 농사철의 정취가 오롯이 담겨있습니다.
그중 모내기 동작을 한 수 배워봤는데요.
[전옥희/향두계놀이 이수자 : "이렇게 (씨를) 뿌려요. 그러면 (모가) 자라잖아요. 하나하나 농사짓는 것처럼 모를 심을 거예요. 한번 해보실래요?"]
모가 단단하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힘껏 심어봅니다.
잡초를 뽑는 동작에도 농군의 땀이 묻어나는 듯한데요.
[전옥희/향두계놀이 이수자 : "때로는 저희들이 향두계놀이를 하고 나면 정말 농사 지은 것처럼 땀이 나고 허리도 아프고 그래요, 실제로."]
이 놀이는 평안도 지역의 문화와 특색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김진숙/향두계놀이보존회 부회장 : "(어떤 평안도 방언들이 가사에 녹아있을까요?) 일반적으로는 ‘여보세요’라고 하는데 ‘니보시라요들’ 이렇게 합니다. ‘빨리 빨리 나와라’인데 ‘날래 날래 나오시라요’. (날래 날래 나오시라요들.)"]
평안도 지역은 조금만 가뭄이 들어도 물이 마르는 환경 탓에, 예로부터 논농사를 짓기가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향두계라는 마을 공동체를 조직해 화합을 다졌던 건데요.
현재 북한에서 ‘향두계놀이’가 유지되고 있다는 기록은 아쉽게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느릿하면서도 절제된 음으로 서도소리의 깊은 울림을 전하는 유지숙 명창.
[유지숙/향두계놀이보존회 이사장 : "(서도소리는) 황해도와 평안도 소리를 말하는데요. 굉장히 꿋꿋하고 구성지며 구슬프지만 북방 민족의 기지를 닮아서인지 굉장히 힘이 넘쳐나는 역동적인 소리이기도 합니다."]
유지숙 명창은 6.25 전쟁 때 북에서 남으로 내려온 오복녀 선생을 통해 서도소리와 향두계놀이를 전수받아 그 전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유지숙/향두계놀이보존회 이사장 : "(오복녀 선생님은) 평안남도 평양시에서 출생하셨어요. 선생님이 실질적으로 범민족통일음악회 때 북한에 가서도 개타령을 부르시면서 그분들의 웃음을 자아내게 할 만큼 굉장히 재담이 섞인 재밌는 소리였는데..."]
2009년 평안남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향두계놀이..
그 전통을 지키는 보존회에는 전국에서 약 200명의 회원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수자들에게는 북쪽 서민들의 삶을 생생히 담아내겠다는 사명감이 엿보입니다.
[김지원/향두계놀이 이수자 : "남한에서 유일하게 향두계 놀이를 보존하면서 북쪽 평안도 지방의 토속 소리를 그리고 그때 농사의 그런 문화를 잘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 저희가 안 하면 없어져 버리는 그런 문화인 거죠."]
향두계놀이는 씨앗을 뿌리고 추수할 때까지 농사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는 점에서 여느 민속놀이와 다를 바 없는데요.
그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향두계놀이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향두어른을 앞세워 논으로 향하는 농부들의 발걸음이 경쾌합니다.
모내기에 앞서 올해 농사의 풍요를 기원하며 힘차게 외쳐보는데요.
["(올해도 고저 대풍년을 이룰 수 있도록 열심히들 하시자고요.) 신명나게 모내기 시작해 봅시다."]
후렴구에 맞춰 모를 심는 동작을 선보입니다.
서정적인 선율로 시작된 모내기는 호미타령과 함께 김매기 과정으로 이어집니다.
["하나도 빠짐없이 뽑아만 주소."]
이때 향두어른은 극의 중심에서 전체 공연의 흐름을 생동감 있게 주도합니다.
["거저 점심도 나왔으니까 솔솔들 먹어가면서 우리 개타령으로 놀아보자야."]
향두계놀이의 백미로 꼽히는 개타령입니다.
개와 닭 울음소리를 내며 농사의 고단함을 해학적으로 표현하는데요.
향두계놀이의 서사에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장면이라고 합니다.
["평안도에서 농사꾼들이 하다가 중간에 밥을 먹으면서 하는 놀이인데 우리 계원들 중에서 목소리 좋은 사람이 나와서 개 소리도 하고 닭 소리도 하는 일종의 놀이가 개타령입니다."]
후렴구가 울려 퍼질 때마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농사꾼들.
장단에 맞춰 펼쳐지는 농사 장면이 지켜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북녘에서 남녘으로 전해진 향두계놀이는 통일의 바람과 염원을 담아 이어지고 있는데요.
[유지숙/향두계놀이보존회 이사장 : "어느 누구보다 통일을 바라고 있는 것이 우리 향두계놀이일 것입니다. 이렇게 평안남도의 문화를 잘 지키고 전승하면서 통일이 되면 오히려 우리가 잘 준비하고 있었던 것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공동체와 노동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향두계놀이가 언젠가 다시 평안도에 울리는 그날을 기다려 봅니다.
분단된 세월 속에서 남과 북은 하나의 뿌리를 가진 전통문화를 각각의 방식으로 계승해 나가고 있습니다.
김장과 한복, 여러 전통 놀이들이 대표적인데요.
이러한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과 관심이 필수적이겠죠.
오늘 ‘통일로 미래로’에서는 이북5도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향두계 놀이’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만나봤는데요.
‘향두계’란 평안도 지역에서 유래된 농촌의 품앗이 공동체라고 합니다.
노래와 춤으로 한 해 농사를 표현하는 향두계 놀이 보존회에 장예진 리포터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조상들의 애환과 해학이 어우러진 무대에서 왁자지껄한 농촌 마을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독특한 창법과 춤사위로 농촌의 삶을 생생하게 전달하는데요.
[유지숙/향두계놀이보존회 이사장 : "평안남도에서 내려오던 민속놀이입니다. 마을 사람들이 어려울 때 서로 두레계를 만들어서 어려움을 나누어 왔잖아요. (평안남도) 두레계의 이름이 향두입니다."]
한반도 분단 80년 동안 남북 간의 교류가 단절되면서 서로의 문화도 낯설어지고만 있는데요.
남측에 남아있는 북측의 전통민요를 계승하려는 움직임도 그만큼 소중할 수 밖에 없습니다.
평안도 향두계놀이를 만나러 함께 가보실까요.
향두계놀이를 이어가는 사람들이 한데 모인 현장에 찾아가 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지금 뭐 하고 계신 거예요?) 향두계놀이요."]
곧이어 구성진 가락에 맞춰, 놀이가 시작되는데요.
서울 한복판의 연습실에서 평안도 어느 농촌 마을의 풍경이 생동감 있게 펼쳐집니다.
[유지숙/향두계놀이보존회 이사장 : "모를 다 심어놓고 김을 매는 장면입니다. 그래서 지금 호미를 들고 있죠."]
이처럼 ‘향두계놀이’는 씨앗 고르기와 뿌리기, 모내기, 김매기, 계 놀이, 추수와 방아 찧기 등 모두 6장으로 구성됐는데요.
[유지숙/향두계놀이보존회 이사장 : "처음에는 씨앗을 고르고요. 그다음에 씨앗을 뿌리고 추수까지의 과정을 (표현한 것이) 향두계놀이의 전 과정입니다."]
동작 하나하나에 농사철의 정취가 오롯이 담겨있습니다.
그중 모내기 동작을 한 수 배워봤는데요.
[전옥희/향두계놀이 이수자 : "이렇게 (씨를) 뿌려요. 그러면 (모가) 자라잖아요. 하나하나 농사짓는 것처럼 모를 심을 거예요. 한번 해보실래요?"]
모가 단단하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힘껏 심어봅니다.
잡초를 뽑는 동작에도 농군의 땀이 묻어나는 듯한데요.
[전옥희/향두계놀이 이수자 : "때로는 저희들이 향두계놀이를 하고 나면 정말 농사 지은 것처럼 땀이 나고 허리도 아프고 그래요, 실제로."]
이 놀이는 평안도 지역의 문화와 특색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김진숙/향두계놀이보존회 부회장 : "(어떤 평안도 방언들이 가사에 녹아있을까요?) 일반적으로는 ‘여보세요’라고 하는데 ‘니보시라요들’ 이렇게 합니다. ‘빨리 빨리 나와라’인데 ‘날래 날래 나오시라요’. (날래 날래 나오시라요들.)"]
평안도 지역은 조금만 가뭄이 들어도 물이 마르는 환경 탓에, 예로부터 논농사를 짓기가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향두계라는 마을 공동체를 조직해 화합을 다졌던 건데요.
현재 북한에서 ‘향두계놀이’가 유지되고 있다는 기록은 아쉽게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느릿하면서도 절제된 음으로 서도소리의 깊은 울림을 전하는 유지숙 명창.
[유지숙/향두계놀이보존회 이사장 : "(서도소리는) 황해도와 평안도 소리를 말하는데요. 굉장히 꿋꿋하고 구성지며 구슬프지만 북방 민족의 기지를 닮아서인지 굉장히 힘이 넘쳐나는 역동적인 소리이기도 합니다."]
유지숙 명창은 6.25 전쟁 때 북에서 남으로 내려온 오복녀 선생을 통해 서도소리와 향두계놀이를 전수받아 그 전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유지숙/향두계놀이보존회 이사장 : "(오복녀 선생님은) 평안남도 평양시에서 출생하셨어요. 선생님이 실질적으로 범민족통일음악회 때 북한에 가서도 개타령을 부르시면서 그분들의 웃음을 자아내게 할 만큼 굉장히 재담이 섞인 재밌는 소리였는데..."]
2009년 평안남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향두계놀이..
그 전통을 지키는 보존회에는 전국에서 약 200명의 회원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수자들에게는 북쪽 서민들의 삶을 생생히 담아내겠다는 사명감이 엿보입니다.
[김지원/향두계놀이 이수자 : "남한에서 유일하게 향두계 놀이를 보존하면서 북쪽 평안도 지방의 토속 소리를 그리고 그때 농사의 그런 문화를 잘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 저희가 안 하면 없어져 버리는 그런 문화인 거죠."]
향두계놀이는 씨앗을 뿌리고 추수할 때까지 농사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는 점에서 여느 민속놀이와 다를 바 없는데요.
그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향두계놀이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향두어른을 앞세워 논으로 향하는 농부들의 발걸음이 경쾌합니다.
모내기에 앞서 올해 농사의 풍요를 기원하며 힘차게 외쳐보는데요.
["(올해도 고저 대풍년을 이룰 수 있도록 열심히들 하시자고요.) 신명나게 모내기 시작해 봅시다."]
후렴구에 맞춰 모를 심는 동작을 선보입니다.
서정적인 선율로 시작된 모내기는 호미타령과 함께 김매기 과정으로 이어집니다.
["하나도 빠짐없이 뽑아만 주소."]
이때 향두어른은 극의 중심에서 전체 공연의 흐름을 생동감 있게 주도합니다.
["거저 점심도 나왔으니까 솔솔들 먹어가면서 우리 개타령으로 놀아보자야."]
향두계놀이의 백미로 꼽히는 개타령입니다.
개와 닭 울음소리를 내며 농사의 고단함을 해학적으로 표현하는데요.
향두계놀이의 서사에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장면이라고 합니다.
["평안도에서 농사꾼들이 하다가 중간에 밥을 먹으면서 하는 놀이인데 우리 계원들 중에서 목소리 좋은 사람이 나와서 개 소리도 하고 닭 소리도 하는 일종의 놀이가 개타령입니다."]
후렴구가 울려 퍼질 때마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농사꾼들.
장단에 맞춰 펼쳐지는 농사 장면이 지켜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북녘에서 남녘으로 전해진 향두계놀이는 통일의 바람과 염원을 담아 이어지고 있는데요.
[유지숙/향두계놀이보존회 이사장 : "어느 누구보다 통일을 바라고 있는 것이 우리 향두계놀이일 것입니다. 이렇게 평안남도의 문화를 잘 지키고 전승하면서 통일이 되면 오히려 우리가 잘 준비하고 있었던 것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공동체와 노동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향두계놀이가 언젠가 다시 평안도에 울리는 그날을 기다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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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1-11 08:19:21
- 수정2025-01-11 08:32:46
[앵커]
분단된 세월 속에서 남과 북은 하나의 뿌리를 가진 전통문화를 각각의 방식으로 계승해 나가고 있습니다.
김장과 한복, 여러 전통 놀이들이 대표적인데요.
이러한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과 관심이 필수적이겠죠.
오늘 ‘통일로 미래로’에서는 이북5도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향두계 놀이’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만나봤는데요.
‘향두계’란 평안도 지역에서 유래된 농촌의 품앗이 공동체라고 합니다.
노래와 춤으로 한 해 농사를 표현하는 향두계 놀이 보존회에 장예진 리포터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조상들의 애환과 해학이 어우러진 무대에서 왁자지껄한 농촌 마을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독특한 창법과 춤사위로 농촌의 삶을 생생하게 전달하는데요.
[유지숙/향두계놀이보존회 이사장 : "평안남도에서 내려오던 민속놀이입니다. 마을 사람들이 어려울 때 서로 두레계를 만들어서 어려움을 나누어 왔잖아요. (평안남도) 두레계의 이름이 향두입니다."]
한반도 분단 80년 동안 남북 간의 교류가 단절되면서 서로의 문화도 낯설어지고만 있는데요.
남측에 남아있는 북측의 전통민요를 계승하려는 움직임도 그만큼 소중할 수 밖에 없습니다.
평안도 향두계놀이를 만나러 함께 가보실까요.
향두계놀이를 이어가는 사람들이 한데 모인 현장에 찾아가 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지금 뭐 하고 계신 거예요?) 향두계놀이요."]
곧이어 구성진 가락에 맞춰, 놀이가 시작되는데요.
서울 한복판의 연습실에서 평안도 어느 농촌 마을의 풍경이 생동감 있게 펼쳐집니다.
[유지숙/향두계놀이보존회 이사장 : "모를 다 심어놓고 김을 매는 장면입니다. 그래서 지금 호미를 들고 있죠."]
이처럼 ‘향두계놀이’는 씨앗 고르기와 뿌리기, 모내기, 김매기, 계 놀이, 추수와 방아 찧기 등 모두 6장으로 구성됐는데요.
[유지숙/향두계놀이보존회 이사장 : "처음에는 씨앗을 고르고요. 그다음에 씨앗을 뿌리고 추수까지의 과정을 (표현한 것이) 향두계놀이의 전 과정입니다."]
동작 하나하나에 농사철의 정취가 오롯이 담겨있습니다.
그중 모내기 동작을 한 수 배워봤는데요.
[전옥희/향두계놀이 이수자 : "이렇게 (씨를) 뿌려요. 그러면 (모가) 자라잖아요. 하나하나 농사짓는 것처럼 모를 심을 거예요. 한번 해보실래요?"]
모가 단단하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힘껏 심어봅니다.
잡초를 뽑는 동작에도 농군의 땀이 묻어나는 듯한데요.
[전옥희/향두계놀이 이수자 : "때로는 저희들이 향두계놀이를 하고 나면 정말 농사 지은 것처럼 땀이 나고 허리도 아프고 그래요, 실제로."]
이 놀이는 평안도 지역의 문화와 특색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김진숙/향두계놀이보존회 부회장 : "(어떤 평안도 방언들이 가사에 녹아있을까요?) 일반적으로는 ‘여보세요’라고 하는데 ‘니보시라요들’ 이렇게 합니다. ‘빨리 빨리 나와라’인데 ‘날래 날래 나오시라요’. (날래 날래 나오시라요들.)"]
평안도 지역은 조금만 가뭄이 들어도 물이 마르는 환경 탓에, 예로부터 논농사를 짓기가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향두계라는 마을 공동체를 조직해 화합을 다졌던 건데요.
현재 북한에서 ‘향두계놀이’가 유지되고 있다는 기록은 아쉽게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느릿하면서도 절제된 음으로 서도소리의 깊은 울림을 전하는 유지숙 명창.
[유지숙/향두계놀이보존회 이사장 : "(서도소리는) 황해도와 평안도 소리를 말하는데요. 굉장히 꿋꿋하고 구성지며 구슬프지만 북방 민족의 기지를 닮아서인지 굉장히 힘이 넘쳐나는 역동적인 소리이기도 합니다."]
유지숙 명창은 6.25 전쟁 때 북에서 남으로 내려온 오복녀 선생을 통해 서도소리와 향두계놀이를 전수받아 그 전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유지숙/향두계놀이보존회 이사장 : "(오복녀 선생님은) 평안남도 평양시에서 출생하셨어요. 선생님이 실질적으로 범민족통일음악회 때 북한에 가서도 개타령을 부르시면서 그분들의 웃음을 자아내게 할 만큼 굉장히 재담이 섞인 재밌는 소리였는데..."]
2009년 평안남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향두계놀이..
그 전통을 지키는 보존회에는 전국에서 약 200명의 회원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수자들에게는 북쪽 서민들의 삶을 생생히 담아내겠다는 사명감이 엿보입니다.
[김지원/향두계놀이 이수자 : "남한에서 유일하게 향두계 놀이를 보존하면서 북쪽 평안도 지방의 토속 소리를 그리고 그때 농사의 그런 문화를 잘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 저희가 안 하면 없어져 버리는 그런 문화인 거죠."]
향두계놀이는 씨앗을 뿌리고 추수할 때까지 농사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는 점에서 여느 민속놀이와 다를 바 없는데요.
그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향두계놀이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향두어른을 앞세워 논으로 향하는 농부들의 발걸음이 경쾌합니다.
모내기에 앞서 올해 농사의 풍요를 기원하며 힘차게 외쳐보는데요.
["(올해도 고저 대풍년을 이룰 수 있도록 열심히들 하시자고요.) 신명나게 모내기 시작해 봅시다."]
후렴구에 맞춰 모를 심는 동작을 선보입니다.
서정적인 선율로 시작된 모내기는 호미타령과 함께 김매기 과정으로 이어집니다.
["하나도 빠짐없이 뽑아만 주소."]
이때 향두어른은 극의 중심에서 전체 공연의 흐름을 생동감 있게 주도합니다.
["거저 점심도 나왔으니까 솔솔들 먹어가면서 우리 개타령으로 놀아보자야."]
향두계놀이의 백미로 꼽히는 개타령입니다.
개와 닭 울음소리를 내며 농사의 고단함을 해학적으로 표현하는데요.
향두계놀이의 서사에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장면이라고 합니다.
["평안도에서 농사꾼들이 하다가 중간에 밥을 먹으면서 하는 놀이인데 우리 계원들 중에서 목소리 좋은 사람이 나와서 개 소리도 하고 닭 소리도 하는 일종의 놀이가 개타령입니다."]
후렴구가 울려 퍼질 때마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농사꾼들.
장단에 맞춰 펼쳐지는 농사 장면이 지켜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북녘에서 남녘으로 전해진 향두계놀이는 통일의 바람과 염원을 담아 이어지고 있는데요.
[유지숙/향두계놀이보존회 이사장 : "어느 누구보다 통일을 바라고 있는 것이 우리 향두계놀이일 것입니다. 이렇게 평안남도의 문화를 잘 지키고 전승하면서 통일이 되면 오히려 우리가 잘 준비하고 있었던 것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공동체와 노동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향두계놀이가 언젠가 다시 평안도에 울리는 그날을 기다려 봅니다.
분단된 세월 속에서 남과 북은 하나의 뿌리를 가진 전통문화를 각각의 방식으로 계승해 나가고 있습니다.
김장과 한복, 여러 전통 놀이들이 대표적인데요.
이러한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과 관심이 필수적이겠죠.
오늘 ‘통일로 미래로’에서는 이북5도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향두계 놀이’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만나봤는데요.
‘향두계’란 평안도 지역에서 유래된 농촌의 품앗이 공동체라고 합니다.
노래와 춤으로 한 해 농사를 표현하는 향두계 놀이 보존회에 장예진 리포터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조상들의 애환과 해학이 어우러진 무대에서 왁자지껄한 농촌 마을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독특한 창법과 춤사위로 농촌의 삶을 생생하게 전달하는데요.
[유지숙/향두계놀이보존회 이사장 : "평안남도에서 내려오던 민속놀이입니다. 마을 사람들이 어려울 때 서로 두레계를 만들어서 어려움을 나누어 왔잖아요. (평안남도) 두레계의 이름이 향두입니다."]
한반도 분단 80년 동안 남북 간의 교류가 단절되면서 서로의 문화도 낯설어지고만 있는데요.
남측에 남아있는 북측의 전통민요를 계승하려는 움직임도 그만큼 소중할 수 밖에 없습니다.
평안도 향두계놀이를 만나러 함께 가보실까요.
향두계놀이를 이어가는 사람들이 한데 모인 현장에 찾아가 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지금 뭐 하고 계신 거예요?) 향두계놀이요."]
곧이어 구성진 가락에 맞춰, 놀이가 시작되는데요.
서울 한복판의 연습실에서 평안도 어느 농촌 마을의 풍경이 생동감 있게 펼쳐집니다.
[유지숙/향두계놀이보존회 이사장 : "모를 다 심어놓고 김을 매는 장면입니다. 그래서 지금 호미를 들고 있죠."]
이처럼 ‘향두계놀이’는 씨앗 고르기와 뿌리기, 모내기, 김매기, 계 놀이, 추수와 방아 찧기 등 모두 6장으로 구성됐는데요.
[유지숙/향두계놀이보존회 이사장 : "처음에는 씨앗을 고르고요. 그다음에 씨앗을 뿌리고 추수까지의 과정을 (표현한 것이) 향두계놀이의 전 과정입니다."]
동작 하나하나에 농사철의 정취가 오롯이 담겨있습니다.
그중 모내기 동작을 한 수 배워봤는데요.
[전옥희/향두계놀이 이수자 : "이렇게 (씨를) 뿌려요. 그러면 (모가) 자라잖아요. 하나하나 농사짓는 것처럼 모를 심을 거예요. 한번 해보실래요?"]
모가 단단하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힘껏 심어봅니다.
잡초를 뽑는 동작에도 농군의 땀이 묻어나는 듯한데요.
[전옥희/향두계놀이 이수자 : "때로는 저희들이 향두계놀이를 하고 나면 정말 농사 지은 것처럼 땀이 나고 허리도 아프고 그래요, 실제로."]
이 놀이는 평안도 지역의 문화와 특색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김진숙/향두계놀이보존회 부회장 : "(어떤 평안도 방언들이 가사에 녹아있을까요?) 일반적으로는 ‘여보세요’라고 하는데 ‘니보시라요들’ 이렇게 합니다. ‘빨리 빨리 나와라’인데 ‘날래 날래 나오시라요’. (날래 날래 나오시라요들.)"]
평안도 지역은 조금만 가뭄이 들어도 물이 마르는 환경 탓에, 예로부터 논농사를 짓기가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향두계라는 마을 공동체를 조직해 화합을 다졌던 건데요.
현재 북한에서 ‘향두계놀이’가 유지되고 있다는 기록은 아쉽게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느릿하면서도 절제된 음으로 서도소리의 깊은 울림을 전하는 유지숙 명창.
[유지숙/향두계놀이보존회 이사장 : "(서도소리는) 황해도와 평안도 소리를 말하는데요. 굉장히 꿋꿋하고 구성지며 구슬프지만 북방 민족의 기지를 닮아서인지 굉장히 힘이 넘쳐나는 역동적인 소리이기도 합니다."]
유지숙 명창은 6.25 전쟁 때 북에서 남으로 내려온 오복녀 선생을 통해 서도소리와 향두계놀이를 전수받아 그 전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유지숙/향두계놀이보존회 이사장 : "(오복녀 선생님은) 평안남도 평양시에서 출생하셨어요. 선생님이 실질적으로 범민족통일음악회 때 북한에 가서도 개타령을 부르시면서 그분들의 웃음을 자아내게 할 만큼 굉장히 재담이 섞인 재밌는 소리였는데..."]
2009년 평안남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향두계놀이..
그 전통을 지키는 보존회에는 전국에서 약 200명의 회원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수자들에게는 북쪽 서민들의 삶을 생생히 담아내겠다는 사명감이 엿보입니다.
[김지원/향두계놀이 이수자 : "남한에서 유일하게 향두계 놀이를 보존하면서 북쪽 평안도 지방의 토속 소리를 그리고 그때 농사의 그런 문화를 잘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 저희가 안 하면 없어져 버리는 그런 문화인 거죠."]
향두계놀이는 씨앗을 뿌리고 추수할 때까지 농사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는 점에서 여느 민속놀이와 다를 바 없는데요.
그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향두계놀이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향두어른을 앞세워 논으로 향하는 농부들의 발걸음이 경쾌합니다.
모내기에 앞서 올해 농사의 풍요를 기원하며 힘차게 외쳐보는데요.
["(올해도 고저 대풍년을 이룰 수 있도록 열심히들 하시자고요.) 신명나게 모내기 시작해 봅시다."]
후렴구에 맞춰 모를 심는 동작을 선보입니다.
서정적인 선율로 시작된 모내기는 호미타령과 함께 김매기 과정으로 이어집니다.
["하나도 빠짐없이 뽑아만 주소."]
이때 향두어른은 극의 중심에서 전체 공연의 흐름을 생동감 있게 주도합니다.
["거저 점심도 나왔으니까 솔솔들 먹어가면서 우리 개타령으로 놀아보자야."]
향두계놀이의 백미로 꼽히는 개타령입니다.
개와 닭 울음소리를 내며 농사의 고단함을 해학적으로 표현하는데요.
향두계놀이의 서사에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장면이라고 합니다.
["평안도에서 농사꾼들이 하다가 중간에 밥을 먹으면서 하는 놀이인데 우리 계원들 중에서 목소리 좋은 사람이 나와서 개 소리도 하고 닭 소리도 하는 일종의 놀이가 개타령입니다."]
후렴구가 울려 퍼질 때마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농사꾼들.
장단에 맞춰 펼쳐지는 농사 장면이 지켜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북녘에서 남녘으로 전해진 향두계놀이는 통일의 바람과 염원을 담아 이어지고 있는데요.
[유지숙/향두계놀이보존회 이사장 : "어느 누구보다 통일을 바라고 있는 것이 우리 향두계놀이일 것입니다. 이렇게 평안남도의 문화를 잘 지키고 전승하면서 통일이 되면 오히려 우리가 잘 준비하고 있었던 것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공동체와 노동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향두계놀이가 언젠가 다시 평안도에 울리는 그날을 기다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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