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동성 결혼 이어 미성년자 성전환까지 허용한 ‘이 나라’

입력 2025.01.16 (15:27) 수정 2025.01.16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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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시아 최초로 동성 결혼을 허용했던 나라죠.

타이완 당국이 이번에는 미성년자에 대한 성전환 수술을 허가해 찬반 논란이 뜨겁습니다.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풀어봅니다.

미성년자가 원하면 성전환 수술이 가능해지는 건가요?

[기자]

네, 가능은 한데, 미성년자가 원한다고 다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전문팀 평가를 거쳐서 성 정체성을 먼저 확인하기 때문인데요.

타이완 언론에 따르면 타이완 위생복리부는 지난해 말 '성소수자에 대한 의료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공고했습니다.

그런데 이 안에 관련 허가 내용이 들어있는게 확인됐습니다.

해당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만 12에서 18세인 미성년자가 본인 성별에 대한 적응 곤란을 겪을 경우에 수술 여부를 판단 받을 수 있는데요.

해당 미성년자는 전문팀 평가를 거쳐서 성전환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앵커]

성년이 아니라 미성년자에게 수술을 허용한 것이라, 논란이 되겠다 싶은데요.

타이완 내 반응 어떻습니까?

[기자]

네, 이미 찬반 논란이 거셉니다.

동아시아 최초로 미성년자의 성전환 수술을 공식적으로 허용한 것이라, 논쟁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는데요.

[타이완 시민 : "(도입하기는) 너무 일러요. 그리고 제 생각에는, 관련된 후속 조치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개방적인 행동을 하는 건 섣부른 거죠."]

의료계와 학부모 단체 등도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우선 의료계는 과학적 근거를 내세우고 있는데요.

먼저 사춘기 청소년의 성별 정체성이 확립되는 시기가 , 의학적으로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렇다면 성전환 수술을 받은 청소년이 성인이 된 후 후회할 경우, 책임 소재는 누구에게 있느냐 이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또 현행 타이완 법규상 만 18세에서 20세의 경우 미용상 수술을 받으려고 해도 법정대리인의 서명이 필요한데요.

미성년자가 성전환 수술을 받고자 할 때는 어떻게 할 것이냐, 더 논의해야 한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성소수자 단체들은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며 즉각 환영하고 나섰습니다.

자신의 생물학적 성별과 성 정체성이 달라 고통을 받는 미성년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앵커]

성소수자의 인권과 관련된 논란이 타이완에서는 처음이 아니지 않나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국가도 바로 타이완입니다.

2019년 5월 우리의 국회 격인 타이완 입법원이 관련 특별법을 통과시켰으니까, 벌써 6년 전에 합법화된 건데요.

[카오취우추/타이완 시민/2016년 11월 : "남녀의 결혼은 하늘의 이치이고 변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동성 결혼을 반대합니다."]

당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는 것을 놓고도 찬반 논쟁이 오랫동안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동성 결혼이 합법화된 뒤에는 이성 간 결혼과 마찬가지로 호적 등본에 동성 배우자의 이름 등을 적을 수 있도록 했고요.

또 여기서 더 나가서 2023년에는 법을 개정해 동성 부부가 아이를 공동 입양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까지 했습니다.

타이완 사회가 어찌 보면 그만큼 다양성에 대한 논의를 지속적으로 해왔던 결과라고 볼 수 있는데요.

부총통까지 성소수자 퍼레이드에 참석해 성소수자 인권을 논의의 장으로 끌어낼 정도입니다.

[샤오메이친/타이완 부총통/지난해 10월 퍼레이드 당시 : "민주주의는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지지합니다! 민주주의는 다양성을 지지합니다!"]

[앵커]

우리로서는 상당히 놀라운 장면인데요.

해외 다른 나라는 어떻습니까?

미성년자의 성전환 수술이 허용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나라별로 상황은 다 제각각입니다.

그중에서도 청소년의 성 정체성과 관련해 현재 가장 활발하게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곳은 미국인데요.

영상 속 이 여성, 생물학적으로 한 때는 일론 머스크의 아들이었습니다.

현재는 비비안 제나 윌슨으로 이름까지 바꿨습니다.

출생 시 성별은 남성이었는데, 16살 나이에 '젠더 확증 케어'를 받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젠더 확증 케어'란 성 정체성을 의학적, 심리적으로 강화해 주는 다양한 진료와 수술 등을 뜻합니다.

미국 일부 주의 경우 미성년자라 할지라도 성전환 수술을 포함해 '젠더 확증 케어'가 가능합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대표적인데, 부모에게 알리지 않고도 미성년자가 성전환 수술을 할 수 있도록 하면서 찬반 논란이 일었습니다.

하지만 20여 개의 주에선 여전히 미성년자의 '젠더 확증 케어'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성소수자의 인권을 보호하는데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미국조차도 미성년자의 성 정체성과 이와 관련된 치료 등에 대한 논란이 크다는 것이죠.

이런 가운데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이 취임하면 미성년자만이라도 성전환 수술을 받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이 문제는 미국 사회에서도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래픽:강민수/영상편집:이은빈 구자람/자료조사:이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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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 이슈] 동성 결혼 이어 미성년자 성전환까지 허용한 ‘이 나라’
    • 입력 2025-01-16 15:27:36
    • 수정2025-01-16 15:3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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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시아 최초로 동성 결혼을 허용했던 나라죠.

타이완 당국이 이번에는 미성년자에 대한 성전환 수술을 허가해 찬반 논란이 뜨겁습니다.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풀어봅니다.

미성년자가 원하면 성전환 수술이 가능해지는 건가요?

[기자]

네, 가능은 한데, 미성년자가 원한다고 다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전문팀 평가를 거쳐서 성 정체성을 먼저 확인하기 때문인데요.

타이완 언론에 따르면 타이완 위생복리부는 지난해 말 '성소수자에 대한 의료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공고했습니다.

그런데 이 안에 관련 허가 내용이 들어있는게 확인됐습니다.

해당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만 12에서 18세인 미성년자가 본인 성별에 대한 적응 곤란을 겪을 경우에 수술 여부를 판단 받을 수 있는데요.

해당 미성년자는 전문팀 평가를 거쳐서 성전환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앵커]

성년이 아니라 미성년자에게 수술을 허용한 것이라, 논란이 되겠다 싶은데요.

타이완 내 반응 어떻습니까?

[기자]

네, 이미 찬반 논란이 거셉니다.

동아시아 최초로 미성년자의 성전환 수술을 공식적으로 허용한 것이라, 논쟁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는데요.

[타이완 시민 : "(도입하기는) 너무 일러요. 그리고 제 생각에는, 관련된 후속 조치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개방적인 행동을 하는 건 섣부른 거죠."]

의료계와 학부모 단체 등도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우선 의료계는 과학적 근거를 내세우고 있는데요.

먼저 사춘기 청소년의 성별 정체성이 확립되는 시기가 , 의학적으로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렇다면 성전환 수술을 받은 청소년이 성인이 된 후 후회할 경우, 책임 소재는 누구에게 있느냐 이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또 현행 타이완 법규상 만 18세에서 20세의 경우 미용상 수술을 받으려고 해도 법정대리인의 서명이 필요한데요.

미성년자가 성전환 수술을 받고자 할 때는 어떻게 할 것이냐, 더 논의해야 한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성소수자 단체들은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며 즉각 환영하고 나섰습니다.

자신의 생물학적 성별과 성 정체성이 달라 고통을 받는 미성년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앵커]

성소수자의 인권과 관련된 논란이 타이완에서는 처음이 아니지 않나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국가도 바로 타이완입니다.

2019년 5월 우리의 국회 격인 타이완 입법원이 관련 특별법을 통과시켰으니까, 벌써 6년 전에 합법화된 건데요.

[카오취우추/타이완 시민/2016년 11월 : "남녀의 결혼은 하늘의 이치이고 변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동성 결혼을 반대합니다."]

당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는 것을 놓고도 찬반 논쟁이 오랫동안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동성 결혼이 합법화된 뒤에는 이성 간 결혼과 마찬가지로 호적 등본에 동성 배우자의 이름 등을 적을 수 있도록 했고요.

또 여기서 더 나가서 2023년에는 법을 개정해 동성 부부가 아이를 공동 입양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까지 했습니다.

타이완 사회가 어찌 보면 그만큼 다양성에 대한 논의를 지속적으로 해왔던 결과라고 볼 수 있는데요.

부총통까지 성소수자 퍼레이드에 참석해 성소수자 인권을 논의의 장으로 끌어낼 정도입니다.

[샤오메이친/타이완 부총통/지난해 10월 퍼레이드 당시 : "민주주의는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지지합니다! 민주주의는 다양성을 지지합니다!"]

[앵커]

우리로서는 상당히 놀라운 장면인데요.

해외 다른 나라는 어떻습니까?

미성년자의 성전환 수술이 허용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나라별로 상황은 다 제각각입니다.

그중에서도 청소년의 성 정체성과 관련해 현재 가장 활발하게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곳은 미국인데요.

영상 속 이 여성, 생물학적으로 한 때는 일론 머스크의 아들이었습니다.

현재는 비비안 제나 윌슨으로 이름까지 바꿨습니다.

출생 시 성별은 남성이었는데, 16살 나이에 '젠더 확증 케어'를 받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젠더 확증 케어'란 성 정체성을 의학적, 심리적으로 강화해 주는 다양한 진료와 수술 등을 뜻합니다.

미국 일부 주의 경우 미성년자라 할지라도 성전환 수술을 포함해 '젠더 확증 케어'가 가능합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대표적인데, 부모에게 알리지 않고도 미성년자가 성전환 수술을 할 수 있도록 하면서 찬반 논란이 일었습니다.

하지만 20여 개의 주에선 여전히 미성년자의 '젠더 확증 케어'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성소수자의 인권을 보호하는데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미국조차도 미성년자의 성 정체성과 이와 관련된 치료 등에 대한 논란이 크다는 것이죠.

이런 가운데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이 취임하면 미성년자만이라도 성전환 수술을 받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이 문제는 미국 사회에서도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래픽:강민수/영상편집:이은빈 구자람/자료조사:이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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