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 맡기고 “나 몰라라”…여전한 ‘위험의 외주화’
입력 2025.01.17 (08:09)
수정 2025.01.17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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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호황기에 접어든 조선업.
겉모습은 밝지만 이면에는 지난해에만 30명 가까운 노동자가 숨졌다는 어두운 면도 있습니다.
거의 모든 사망자가 '하청 노동자'였는데, 이번 김기범 씨 사고에서 볼 수 있듯 위험의 외주화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김옥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HD현대미포 조선소에서 숨진 스물두 살 잠수부 김기범 씨가 소속돼 있던 하청 기업 대한마린산업.
김 씨 유가족 측은 고용노동부에 제출한 고소장에서 이 업체가 잠수 작업 시 2인 1조 원칙을 지키지 않았고 비상기체통과 수중 시계, 수중 압력계 등 기본적인 안전 장비도 제공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유가족 측은 또 바다 아래 진흙 정리 작업도 하지 않아 잠수 작업 당시 수중 시야가 1미터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며, 시야 확보가 되지 않으면 방향 감각을 잃어 물 위로 탈출하기가 더 어려웠을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제대로 된 작업 경력도 없는 입사 한 달 차 다른 잠수부가 '감시자'라며 현장을 지킬 정도로 체계도 없었다는 것이 유가족 측의 입장입니다.
하청 업체의 안전 조치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고, 작업장 위험 요인도 확인하지 않은 원청업체인 HD현대미포에도 책임을 묻는 이유입니다.
[김의택/김기범 씨 법률대리인 : "법적 자기 의무를, 산업안전보건법 63조에 따라서 도급인인 HD현대미포도 의무를 부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HD현대미포는 사고 발생 이후 2주 동안 "하청 업체가 이야기를 풀어야 한다"는 태도로 일관해 왔습니다.
하청 노동자 사망 사고 시에는 '죽음'마저 '외주화'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현미향/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사무국장 : "(하청) 노동자들을 계속 이런 방식으로 사용해서 (일)한다면, 중대재해가 더 빈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보거든요."]
실제로 지난해 전국 조선소에서 숨진 노동자 28명 중 원청 직원은 단 한 명.
신원이 확인되지 않는 네 명을 제외하면 23명이 하청 노동자였습니다.
KBS 뉴스 김옥천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그래픽:박서은
호황기에 접어든 조선업.
겉모습은 밝지만 이면에는 지난해에만 30명 가까운 노동자가 숨졌다는 어두운 면도 있습니다.
거의 모든 사망자가 '하청 노동자'였는데, 이번 김기범 씨 사고에서 볼 수 있듯 위험의 외주화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김옥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HD현대미포 조선소에서 숨진 스물두 살 잠수부 김기범 씨가 소속돼 있던 하청 기업 대한마린산업.
김 씨 유가족 측은 고용노동부에 제출한 고소장에서 이 업체가 잠수 작업 시 2인 1조 원칙을 지키지 않았고 비상기체통과 수중 시계, 수중 압력계 등 기본적인 안전 장비도 제공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유가족 측은 또 바다 아래 진흙 정리 작업도 하지 않아 잠수 작업 당시 수중 시야가 1미터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며, 시야 확보가 되지 않으면 방향 감각을 잃어 물 위로 탈출하기가 더 어려웠을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제대로 된 작업 경력도 없는 입사 한 달 차 다른 잠수부가 '감시자'라며 현장을 지킬 정도로 체계도 없었다는 것이 유가족 측의 입장입니다.
하청 업체의 안전 조치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고, 작업장 위험 요인도 확인하지 않은 원청업체인 HD현대미포에도 책임을 묻는 이유입니다.
[김의택/김기범 씨 법률대리인 : "법적 자기 의무를, 산업안전보건법 63조에 따라서 도급인인 HD현대미포도 의무를 부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HD현대미포는 사고 발생 이후 2주 동안 "하청 업체가 이야기를 풀어야 한다"는 태도로 일관해 왔습니다.
하청 노동자 사망 사고 시에는 '죽음'마저 '외주화'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현미향/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사무국장 : "(하청) 노동자들을 계속 이런 방식으로 사용해서 (일)한다면, 중대재해가 더 빈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보거든요."]
실제로 지난해 전국 조선소에서 숨진 노동자 28명 중 원청 직원은 단 한 명.
신원이 확인되지 않는 네 명을 제외하면 23명이 하청 노동자였습니다.
KBS 뉴스 김옥천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그래픽:박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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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1-17 08:09:05
- 수정2025-01-17 08: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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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호황기에 접어든 조선업.
겉모습은 밝지만 이면에는 지난해에만 30명 가까운 노동자가 숨졌다는 어두운 면도 있습니다.
거의 모든 사망자가 '하청 노동자'였는데, 이번 김기범 씨 사고에서 볼 수 있듯 위험의 외주화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김옥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HD현대미포 조선소에서 숨진 스물두 살 잠수부 김기범 씨가 소속돼 있던 하청 기업 대한마린산업.
김 씨 유가족 측은 고용노동부에 제출한 고소장에서 이 업체가 잠수 작업 시 2인 1조 원칙을 지키지 않았고 비상기체통과 수중 시계, 수중 압력계 등 기본적인 안전 장비도 제공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유가족 측은 또 바다 아래 진흙 정리 작업도 하지 않아 잠수 작업 당시 수중 시야가 1미터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며, 시야 확보가 되지 않으면 방향 감각을 잃어 물 위로 탈출하기가 더 어려웠을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제대로 된 작업 경력도 없는 입사 한 달 차 다른 잠수부가 '감시자'라며 현장을 지킬 정도로 체계도 없었다는 것이 유가족 측의 입장입니다.
하청 업체의 안전 조치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고, 작업장 위험 요인도 확인하지 않은 원청업체인 HD현대미포에도 책임을 묻는 이유입니다.
[김의택/김기범 씨 법률대리인 : "법적 자기 의무를, 산업안전보건법 63조에 따라서 도급인인 HD현대미포도 의무를 부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HD현대미포는 사고 발생 이후 2주 동안 "하청 업체가 이야기를 풀어야 한다"는 태도로 일관해 왔습니다.
하청 노동자 사망 사고 시에는 '죽음'마저 '외주화'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현미향/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사무국장 : "(하청) 노동자들을 계속 이런 방식으로 사용해서 (일)한다면, 중대재해가 더 빈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보거든요."]
실제로 지난해 전국 조선소에서 숨진 노동자 28명 중 원청 직원은 단 한 명.
신원이 확인되지 않는 네 명을 제외하면 23명이 하청 노동자였습니다.
KBS 뉴스 김옥천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그래픽:박서은
호황기에 접어든 조선업.
겉모습은 밝지만 이면에는 지난해에만 30명 가까운 노동자가 숨졌다는 어두운 면도 있습니다.
거의 모든 사망자가 '하청 노동자'였는데, 이번 김기범 씨 사고에서 볼 수 있듯 위험의 외주화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김옥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HD현대미포 조선소에서 숨진 스물두 살 잠수부 김기범 씨가 소속돼 있던 하청 기업 대한마린산업.
김 씨 유가족 측은 고용노동부에 제출한 고소장에서 이 업체가 잠수 작업 시 2인 1조 원칙을 지키지 않았고 비상기체통과 수중 시계, 수중 압력계 등 기본적인 안전 장비도 제공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유가족 측은 또 바다 아래 진흙 정리 작업도 하지 않아 잠수 작업 당시 수중 시야가 1미터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며, 시야 확보가 되지 않으면 방향 감각을 잃어 물 위로 탈출하기가 더 어려웠을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제대로 된 작업 경력도 없는 입사 한 달 차 다른 잠수부가 '감시자'라며 현장을 지킬 정도로 체계도 없었다는 것이 유가족 측의 입장입니다.
하청 업체의 안전 조치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고, 작업장 위험 요인도 확인하지 않은 원청업체인 HD현대미포에도 책임을 묻는 이유입니다.
[김의택/김기범 씨 법률대리인 : "법적 자기 의무를, 산업안전보건법 63조에 따라서 도급인인 HD현대미포도 의무를 부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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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향/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사무국장 : "(하청) 노동자들을 계속 이런 방식으로 사용해서 (일)한다면, 중대재해가 더 빈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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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천 기자 hub@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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