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침묵의 살인자’로 불릴까?…일산화탄소 위험성 실험
입력 2025.01.24 (15:31)
수정 2025.01.2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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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화탄소’ 누출 위험성 실험 현장 (지난 23일, 한국가스안전공사 에너지안전실증연구센터)
내일부터 설 연휴가 시작됩니다. 오는 31일에 휴가를 낸다면 9일의 황금연휴가 이어지는데요.
혹시, 겨울 여행의 낭만, 야외 캠핑을 계획하신다면 아래 실험 결과를 명심해야겠습니다.
냄새가 나지도 눈에 보이지도 않아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일산화탄소, 얼마나 위험할까요?
지난 11일, 전남 보성에서 캠핑하던 부부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승합차 (시청자 송영훈)
■ 캠핑 가스 중독 사고, 최근 3년 간 153건… 27명 숨져
소방청 자료를 보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동안 발생한 캠핑 가스 중독 사고는 모두 153건입니다.
장소별로는 텐트가 121건, 차량이 31건, 바비큐장이 2건이었는데요.
사망자는 28명. 이 가운데 텐트에서 숨진 사람은 19명, 차량은 8명입니다.
대부분 밀폐된 실내에서 캠핑용 가스난로나 화로, 숯 등을 사용하다 자신도 모르게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사고를 당했습니다.
실제 지난 11일, 전남 보성의 한 해수욕장 주차장에서 60대 부부가 승합차 안에서 온수 보일러를 틀고 캠핑하다 의식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지난 5일에는 충남 서산의 한 캠핑장 텐트 안에서 부자지간인 50대와 10대가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일산화탄소의 위험성, 한국가스안전공사와 함께 실험을 통해 알아봤습니다.
성인이 20분 안에 두통이나 매스꺼움을 느끼고, 2시간 안에는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일산화탄소 농도 1,600ppm
■ 사망 이르는 1,600ppm 도달 시간, KC 미인증 제품은 '9분'
2~3인용 텐트에 휴대용 가스 난방기를 켜고 입구를 막아봤습니다.
6분이 지나자 일산화탄소 농도가 50ppm에 도달하고, 그때 텐트 안에 설치해 둔 일산화탄소 경보기가 울려댑니다.
15분이 지나자 그 수치가 1,600ppm까지 치솟습니다.
이 수치는 성인이 20분 안에 두통이나 매스꺼움을 느끼고 2시간 안에는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KC 인증을 받지 않은 가스 온수매트를 설치하고 실험을 해봤습니다.
9분 만에 1,600ppm을 넘겼습니다.
앞서 정식 인증을 받은 가스 난방기보다 1.6배 빠른 속도로 텐트 안에 가스가 찬 겁니다.
캠핑용 승합차에선 이 수치에 이르기까지 가스 난방기는 2시간, 가스 온수매트는 40분이 걸렸습니다.
일반적으로 일산화탄소는 산소가 부족한 밀폐 공간에서 탄소 연료가 불완전연소를 할 때 발생하는데요.
산소 농도가 16% 이하에 도달했을 때 일산화탄소 농도도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색, 무취, 무자극의 일산화탄소에 중독되기 전까지는 그 누출 여부를 알아채기 어려워 더 위험합니다.
어떻게 하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까요?
캠핑용 승합차 안에서 2시간 안에 일산화탄소 농도가 1,600ppm까지 오른 ‘휴대용 가스 난방 제품’
■ "가스 제품은 야외에서만… '미인증' 가스 온수매트 주의"
한국가스안전공사는 밀폐된 공간에서는 가스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휴대용 가스 제품 대부분은 야외용입니다.
실내에서 사용하면서 주기적으로 환기를 통해 일산화탄소 중독을 예방할 수 있겠지만 일단 중독이 되면 사고 능력이나 신체 기능이 떨어집니다.
이 과정에서 졸음을 유발하기 때문에 적절한 환기 시점을 놓칠 수 있습니다.
만약 부득이하게 차 안이나 텐트 안에서 사용해야 한다면 외부 공기가 충분히 유입되도록 문을 열어 둬야 합니다.
이때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일산화탄소 허용 농도 한계치인 50ppm부터 경보음이 울리기 때문입니다.
또 안전성 검사를 통과해 KC 인증을 받은 제품을 사용해야 합니다.
가스안전공사는 최근 온라인 등에서 판매되는 가스 온수매트는 안전 검사를 받지 않은 제품이 많아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불법 개조 등을 통해 제작된 가스 온수매트는 일산화탄소 중독 위험성을 더 높이는 만큼 KC 인증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달라고 거듭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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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침묵의 살인자’로 불릴까?…일산화탄소 위험성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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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1-24 15:3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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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설 연휴가 시작됩니다. 오는 31일에 휴가를 낸다면 9일의 황금연휴가 이어지는데요.
혹시, 겨울 여행의 낭만, 야외 캠핑을 계획하신다면 아래 실험 결과를 명심해야겠습니다.
냄새가 나지도 눈에 보이지도 않아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일산화탄소, 얼마나 위험할까요?
■ 캠핑 가스 중독 사고, 최근 3년 간 153건… 27명 숨져
소방청 자료를 보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동안 발생한 캠핑 가스 중독 사고는 모두 153건입니다.
장소별로는 텐트가 121건, 차량이 31건, 바비큐장이 2건이었는데요.
사망자는 28명. 이 가운데 텐트에서 숨진 사람은 19명, 차량은 8명입니다.
대부분 밀폐된 실내에서 캠핑용 가스난로나 화로, 숯 등을 사용하다 자신도 모르게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사고를 당했습니다.
실제 지난 11일, 전남 보성의 한 해수욕장 주차장에서 60대 부부가 승합차 안에서 온수 보일러를 틀고 캠핑하다 의식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지난 5일에는 충남 서산의 한 캠핑장 텐트 안에서 부자지간인 50대와 10대가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일산화탄소의 위험성, 한국가스안전공사와 함께 실험을 통해 알아봤습니다.
■ 사망 이르는 1,600ppm 도달 시간, KC 미인증 제품은 '9분'
2~3인용 텐트에 휴대용 가스 난방기를 켜고 입구를 막아봤습니다.
6분이 지나자 일산화탄소 농도가 50ppm에 도달하고, 그때 텐트 안에 설치해 둔 일산화탄소 경보기가 울려댑니다.
15분이 지나자 그 수치가 1,600ppm까지 치솟습니다.
이 수치는 성인이 20분 안에 두통이나 매스꺼움을 느끼고 2시간 안에는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KC 인증을 받지 않은 가스 온수매트를 설치하고 실험을 해봤습니다.
9분 만에 1,600ppm을 넘겼습니다.
앞서 정식 인증을 받은 가스 난방기보다 1.6배 빠른 속도로 텐트 안에 가스가 찬 겁니다.
캠핑용 승합차에선 이 수치에 이르기까지 가스 난방기는 2시간, 가스 온수매트는 40분이 걸렸습니다.
일반적으로 일산화탄소는 산소가 부족한 밀폐 공간에서 탄소 연료가 불완전연소를 할 때 발생하는데요.
산소 농도가 16% 이하에 도달했을 때 일산화탄소 농도도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색, 무취, 무자극의 일산화탄소에 중독되기 전까지는 그 누출 여부를 알아채기 어려워 더 위험합니다.
어떻게 하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까요?
■ "가스 제품은 야외에서만… '미인증' 가스 온수매트 주의"
한국가스안전공사는 밀폐된 공간에서는 가스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휴대용 가스 제품 대부분은 야외용입니다.
실내에서 사용하면서 주기적으로 환기를 통해 일산화탄소 중독을 예방할 수 있겠지만 일단 중독이 되면 사고 능력이나 신체 기능이 떨어집니다.
이 과정에서 졸음을 유발하기 때문에 적절한 환기 시점을 놓칠 수 있습니다.
만약 부득이하게 차 안이나 텐트 안에서 사용해야 한다면 외부 공기가 충분히 유입되도록 문을 열어 둬야 합니다.
이때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일산화탄소 허용 농도 한계치인 50ppm부터 경보음이 울리기 때문입니다.
또 안전성 검사를 통과해 KC 인증을 받은 제품을 사용해야 합니다.
가스안전공사는 최근 온라인 등에서 판매되는 가스 온수매트는 안전 검사를 받지 않은 제품이 많아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불법 개조 등을 통해 제작된 가스 온수매트는 일산화탄소 중독 위험성을 더 높이는 만큼 KC 인증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달라고 거듭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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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회 기자 skh0927@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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