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 경쟁 넘어 ‘가격 역설계’까지

입력 2025.01.27 (21:26) 수정 2025.01.28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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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불경기에 대형마트 같은 유통업계가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요즘은 원가가 수시로 변하는 식품까지도 판매가격을 먼저 정해놓고, 거기에 맞춰서 상품을 만든다고 합니다.

류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대형마트의 즉석조리식품 코너.

장바구니마다 가득, 손에도 상품이 여럿 들렸습니다.

[김수진/서울시 성동구 : "2개 정도만 담아 가도 아이 한 끼가 해결되니까요. 만 원 아래거든요. 사실 요즘 어디 가서도 그렇게 사기는 쉽지 않으니까."]

8천 원대에 팔아야 할 다양한 조리식품이 여기선 모두 3,990원입니다.

[조준희/이랜드 유통 홍보팀장 : "소비자들의 심리적 가격 저항선을 4,000원으로 정하고, 거기에 원가와 마진을 맞췄습니다."]

'가격 역설계'입니다.

일반적으로 판매가는 원가에 이윤을 더해 결정되는데, 반대로 가격 먼저 최저가로 정해놓고, 이를 넘지 않게 원가와 이윤을 맞추는 방식입니다.

소비자 반응은 빨랐습니다.

이 방식 도입 이후 해당 마트의 즉석조리식품 평균 구매량은 1인당 2.4개로 두 배 늘었습니다.

편의점들도 가격 역설계로 '업계 최저가' 경쟁 중입니다.

기존 최저가에서 단 10원을 뺀 개당 290원짜리 캡슐 커피는 출시 3주 만에 매출이 22% 상승했습니다.

업계 최저가인 1,900원 김밥은 열흘 만에 매출이 50% 뛰었습니다.

가격 역설계는 주로 생활용품 같은 공산품에 적용되던 방식인데요.

나빠진 경기에 먹을거리에도 지갑이 닫히자, 식품 판매 비중이 높은 마트와 편의점에서 식품에도 이 방식을 도입하기 시작한 겁니다.

관건은 지속가능성입니다.

[김주영/서강대 경영대학 교수 : "품질을 계속 유지할 수 있고, 농수산물을 공급하는 농가에도 피해가 없게 잘 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식품은 원가와 품질 변동성이 큰 만큼, 최저가 역설계가 지속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KBS 뉴스 류란입니다.

촬영기자:김태현 지선호/영상편집:이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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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저가 경쟁 넘어 ‘가격 역설계’까지
    • 입력 2025-01-27 21:26:01
    • 수정2025-01-28 07:5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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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불경기에 대형마트 같은 유통업계가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요즘은 원가가 수시로 변하는 식품까지도 판매가격을 먼저 정해놓고, 거기에 맞춰서 상품을 만든다고 합니다.

류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대형마트의 즉석조리식품 코너.

장바구니마다 가득, 손에도 상품이 여럿 들렸습니다.

[김수진/서울시 성동구 : "2개 정도만 담아 가도 아이 한 끼가 해결되니까요. 만 원 아래거든요. 사실 요즘 어디 가서도 그렇게 사기는 쉽지 않으니까."]

8천 원대에 팔아야 할 다양한 조리식품이 여기선 모두 3,990원입니다.

[조준희/이랜드 유통 홍보팀장 : "소비자들의 심리적 가격 저항선을 4,000원으로 정하고, 거기에 원가와 마진을 맞췄습니다."]

'가격 역설계'입니다.

일반적으로 판매가는 원가에 이윤을 더해 결정되는데, 반대로 가격 먼저 최저가로 정해놓고, 이를 넘지 않게 원가와 이윤을 맞추는 방식입니다.

소비자 반응은 빨랐습니다.

이 방식 도입 이후 해당 마트의 즉석조리식품 평균 구매량은 1인당 2.4개로 두 배 늘었습니다.

편의점들도 가격 역설계로 '업계 최저가' 경쟁 중입니다.

기존 최저가에서 단 10원을 뺀 개당 290원짜리 캡슐 커피는 출시 3주 만에 매출이 22% 상승했습니다.

업계 최저가인 1,900원 김밥은 열흘 만에 매출이 50% 뛰었습니다.

가격 역설계는 주로 생활용품 같은 공산품에 적용되던 방식인데요.

나빠진 경기에 먹을거리에도 지갑이 닫히자, 식품 판매 비중이 높은 마트와 편의점에서 식품에도 이 방식을 도입하기 시작한 겁니다.

관건은 지속가능성입니다.

[김주영/서강대 경영대학 교수 : "품질을 계속 유지할 수 있고, 농수산물을 공급하는 농가에도 피해가 없게 잘 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식품은 원가와 품질 변동성이 큰 만큼, 최저가 역설계가 지속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KBS 뉴스 류란입니다.

촬영기자:김태현 지선호/영상편집:이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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