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엠마우스'를 아십니까? 프랑스 빈민 구호의 상징
프랑스에 거주했었거나 프랑스어를 공부한 적이 있다면 한 번쯤 들어봤을 이름, 바로 '엠마우스'와 '아베 피에르'입니다.
프랑스어 교재에도 간혹 등장하는 '엠마우스'는 프랑스판 '아름다운 가게'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릇과 옷, 가구 등 각종 재활용 물건을 '아나바다' 하는 곳으로 유명한데, 1~2유로로 '득템'을 할 수 있어 학생과 유학생들은 물론 프랑스 시민들도 애용하는 곳입니다.
프랑스 파리의 ‘엠마우스’ 가게 (출처: AFP)
이 '엠마우스'는 '아베 피에르'가 2차 대전 이후 시작한 빈민 구호 운동에서 탄생했습니다. '아베'(abbé)는 프랑스어로 신부 또는 사제를 뜻하는 단어, 가톨릭 사제 '피에르'가 1949년 '엠마우스 운동'을 시작한 것입니다.
갈 곳 없는 빈민들에게 보금자리를 제공해 주고 폐품을 수집해 되파는 일을 함께하며, 공동체 생활을 통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엠마우스 운동. 이는 전쟁 뒤 척박해진 프랑스 사회에서 대표적인 자선 활동으로 확산했고, 지금은 세계적으로 3백여 곳 넘는 지부가 있습니다.
■ "살아있는 성인" 추앙받던 신부 '성범죄 몰락'
프랑스에서는 '마더 테레사'에 비견될 이름. 평생을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며 헌신한 구도자, 살아있는 성인처럼 추앙받으며 프랑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히던 이 '아베 피에르'의 명성이 성범죄 스캔들로 추락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2007년 사망한 이래 17년이 지난 시점에 말입니다.
지난해 여름,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온통 축제 분위기이던 프랑스 사회는 한 보고서로 발칵 뒤집어집니다. 이 아베 피에르가 생전 최소 7명의 여성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고, 1970년대부터 2005년에 걸쳐 자원봉사자와 직원, 지인 등이 피해를 입었는데, 이 중 한 명은 당시 16살에서 17살에 불과한 미성년자였다는 충격적인 내용입니다.
이 보고서는 다름 아닌 아베 피에르 재단과 엠마우스 프랑스, 엠마우스 인터내셔널 등 세 곳의 의뢰로 한 시민단체가 조사한 1차 결과를 담았습니다. 피해자들의 신고가 잇따르자 이들 재단이 내부 조사에 착수했고, 최근 1월 13일 발표된 3차 보고서엔 피해자가 33명까지 늘었습니다. 모두 진술이 확보된 피해자들로, 증언을 거부한 피해 의심 사례와 이미 사망한 이들까지 더하면 실제 피해자는 더 늘 거란 전망입니다.
‘아베 피에르’ 생전 모습 (출처: AFP)
■ "미성년자도 '포식자 신부의 사냥감' 됐다"
프랑스 공영방송인 <프랑스 텔레비지옹> 보도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전형적인 '위력에 의한 성폭력'의 희생양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프랑스 국내에서 또는 해외 봉사활동 와중에, 폐쇄적 조직 내에서, 가해자와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일하는 대상에, 성추행과 성폭행 등이 반복적으로 가해진 걸로 드러났습니다. 피해자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말했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다"고 증언합니다.
피에르 신부 역시 피해자들의 입을 막으려 위협적 행동과 발언을 했을 것으로 추정되며, 실제 자신의 부적절한 행위를 고발한 이들에게 협박성 편지를 보내기도 했는데, 이 시기는 1950년대 그의 미국 방문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일간지 <라 리베라시옹>은 보도하고 있습니다.
■ 사자(死者)의 죄를 어떻게 물을 것인가?
쏟아지는 피해자들의 증언과 구체적 진술, 아베 피에르의 가족 중에도 복수의 성범죄 피해자가 있다는 충격적 증언까지 나오면서 프랑스 사회는 경악을 넘어 이제 이 사태를 어떻게 '처벌'할지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형사 기소 대상자가 사망한 만큼 아베 피에르를 직접 처벌할 수는 없고, 이미 공소 시효가 지난 피해 사례도 많습니다. 사자(死者)에게 법적으로 생전의 죄를 묻기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사회는 '사법적 조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여러 시민단체들은 "증언에 나선 피해자들의 진술이 프랑스 사법 제도에서 받아들여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검찰에 피해 증언을 토대로 공소 시효가 남은 사건들을 수사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추앙받던 신부로 인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사건의 실체를 밝혀 달라는 겁니다.
성범죄 폭로 뒤 ‘강간범’ 문구와 함께 얼굴 지워진 아베 피에르 벽화 (출처: AFP)
■ "침묵하며 고통받는 피해자를 위해…" 프랑스 사회의 주문
프랑스 주교회도 아베 피에르 사건에 대한 정식 조사를 검토해달라고 파리 검찰청에 공식 요청했습니다. "다른 피해자, 또는 공범이 있을 가능성을 비롯해 두려움으로 인해 증언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피해자들을 조사할 수 있도록 수사에 나서 달라"는 겁니다. 이미 '아베 피에르'의 명성은 추락할 대로 추락했고, 숨어있는 피해자들이 더 이상 피해자로만 남지 않을 수 있도록 가능한 조치를 해달라는 도의적인 차원이지만, 수십 년 동안 아베 피에르의 성범죄 사실을 은폐해 왔다는 의혹을 받는 가톨릭교회 역시 다급할 수밖에 없습니다.
프랑스 가톨릭교회는 이미 2021년 '사제와 성직자들이 지난 70년 동안 33만 명의 아동들을 성적으로 학대한' 성범죄 실태 조사 결과가 드러나면서 파문을 겪었고, 프란치스코 교황까지 "수치"라며 사과한 바 있습니다. 가톨릭 커뮤니티에서 벌어진 아동 성범죄가 어떻게 은폐되고, 피해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침묵을 강요당했는지는 해당 사건을 다룬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영화 <신의 은총으로(2019년)>에도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프랑스 법조계에서는 이런 '은폐' 주체들에 대한 사법적 처벌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아베 피에르가 설립한 재단과 시설 내부에서 관계자들이 직접 성범죄 피해를 인지하거나, 피해자의 신고를 받고도 무시하거나 의도적으로 은폐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이들을 기소하는 방안입니다. 그러나 이 역시 기소는 가능하겠지만 사법적 판단이 내려지기까지는 매우 복잡할 거란 전망입니다.
■ "'아베 피에르', 가해자의 이름을 지운다"
성범죄 피해자들이 피에르 신부가 설립한 재단과 시설을 상대로 민사 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나오는 가운데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 방안은 좀 더 구체적으로 논의되는 분위기입니다. 먼저 피해 사실에 대한 보고서를 의뢰했던 주체이기도 한 아베 피에르 재단은 길게는 수십 년 동안 트라우마에 시달리면서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피해자들을 위해 보상에 나서겠단 입장입니다.
‘아베 피에르’ 재단 외경 (출처: AFP)
사건이 그토록 오랜 기간 동안 은폐될 수밖에 없었던 교회 내 '침묵의 메커니즘'을 해부하기 위한 근본적 조사도 진행됩니다. 재단 측은 '프랑스 국민이 가장 사랑했던 인물이 저지른 폭력'에 대한 연구위원회를 파리 사회과학 고등연구원과 함께 설립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더불어 '아베 피에르'라는 재단의 명칭을 비롯해 한때 드높았던 이름으로 명명된 거리와 시설물 등 곳곳에 남은 흔적들을 지워나가겠다고도 밝혔습니다.
사자에게도 '죽음 이후의 죗값'을 묻고자 하는 프랑스 사회의 노력은 과연 어떤 결론에 도달하게 될까요? 프랑스 가톨릭교회는 "프랑스뿐 아니라 전 세계에 영향을 미쳤던 아베 피에르의 지위가 진실을 밝히는 데 면죄부를 줄 수는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엠마우스 인터내셔널의 대표도 "우리에게 소중했고, 우리가 신뢰했던 한 남성이 저지른 행위의 심각성에 대해 프랑스 사회와 피해자들에게 사과드린다"면서 "우리가 가장 먼저 배신감을 느낀다"고 밝혔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죽은 자의 죄를 묻는다”…추앙받던 사제의 ‘성범죄 몰락’
-
- 입력 2025-02-02 09:00:07
■ '엠마우스'를 아십니까? 프랑스 빈민 구호의 상징
프랑스에 거주했었거나 프랑스어를 공부한 적이 있다면 한 번쯤 들어봤을 이름, 바로 '엠마우스'와 '아베 피에르'입니다.
프랑스어 교재에도 간혹 등장하는 '엠마우스'는 프랑스판 '아름다운 가게'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릇과 옷, 가구 등 각종 재활용 물건을 '아나바다' 하는 곳으로 유명한데, 1~2유로로 '득템'을 할 수 있어 학생과 유학생들은 물론 프랑스 시민들도 애용하는 곳입니다.
이 '엠마우스'는 '아베 피에르'가 2차 대전 이후 시작한 빈민 구호 운동에서 탄생했습니다. '아베'(abbé)는 프랑스어로 신부 또는 사제를 뜻하는 단어, 가톨릭 사제 '피에르'가 1949년 '엠마우스 운동'을 시작한 것입니다.
갈 곳 없는 빈민들에게 보금자리를 제공해 주고 폐품을 수집해 되파는 일을 함께하며, 공동체 생활을 통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엠마우스 운동. 이는 전쟁 뒤 척박해진 프랑스 사회에서 대표적인 자선 활동으로 확산했고, 지금은 세계적으로 3백여 곳 넘는 지부가 있습니다.
■ "살아있는 성인" 추앙받던 신부 '성범죄 몰락'
프랑스에서는 '마더 테레사'에 비견될 이름. 평생을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며 헌신한 구도자, 살아있는 성인처럼 추앙받으며 프랑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히던 이 '아베 피에르'의 명성이 성범죄 스캔들로 추락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2007년 사망한 이래 17년이 지난 시점에 말입니다.
지난해 여름,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온통 축제 분위기이던 프랑스 사회는 한 보고서로 발칵 뒤집어집니다. 이 아베 피에르가 생전 최소 7명의 여성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고, 1970년대부터 2005년에 걸쳐 자원봉사자와 직원, 지인 등이 피해를 입었는데, 이 중 한 명은 당시 16살에서 17살에 불과한 미성년자였다는 충격적인 내용입니다.
이 보고서는 다름 아닌 아베 피에르 재단과 엠마우스 프랑스, 엠마우스 인터내셔널 등 세 곳의 의뢰로 한 시민단체가 조사한 1차 결과를 담았습니다. 피해자들의 신고가 잇따르자 이들 재단이 내부 조사에 착수했고, 최근 1월 13일 발표된 3차 보고서엔 피해자가 33명까지 늘었습니다. 모두 진술이 확보된 피해자들로, 증언을 거부한 피해 의심 사례와 이미 사망한 이들까지 더하면 실제 피해자는 더 늘 거란 전망입니다.
■ "미성년자도 '포식자 신부의 사냥감' 됐다"
프랑스 공영방송인 <프랑스 텔레비지옹> 보도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전형적인 '위력에 의한 성폭력'의 희생양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프랑스 국내에서 또는 해외 봉사활동 와중에, 폐쇄적 조직 내에서, 가해자와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일하는 대상에, 성추행과 성폭행 등이 반복적으로 가해진 걸로 드러났습니다. 피해자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말했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다"고 증언합니다.
피에르 신부 역시 피해자들의 입을 막으려 위협적 행동과 발언을 했을 것으로 추정되며, 실제 자신의 부적절한 행위를 고발한 이들에게 협박성 편지를 보내기도 했는데, 이 시기는 1950년대 그의 미국 방문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일간지 <라 리베라시옹>은 보도하고 있습니다.
■ 사자(死者)의 죄를 어떻게 물을 것인가?
쏟아지는 피해자들의 증언과 구체적 진술, 아베 피에르의 가족 중에도 복수의 성범죄 피해자가 있다는 충격적 증언까지 나오면서 프랑스 사회는 경악을 넘어 이제 이 사태를 어떻게 '처벌'할지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형사 기소 대상자가 사망한 만큼 아베 피에르를 직접 처벌할 수는 없고, 이미 공소 시효가 지난 피해 사례도 많습니다. 사자(死者)에게 법적으로 생전의 죄를 묻기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사회는 '사법적 조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여러 시민단체들은 "증언에 나선 피해자들의 진술이 프랑스 사법 제도에서 받아들여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검찰에 피해 증언을 토대로 공소 시효가 남은 사건들을 수사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추앙받던 신부로 인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사건의 실체를 밝혀 달라는 겁니다.
■ "침묵하며 고통받는 피해자를 위해…" 프랑스 사회의 주문
프랑스 주교회도 아베 피에르 사건에 대한 정식 조사를 검토해달라고 파리 검찰청에 공식 요청했습니다. "다른 피해자, 또는 공범이 있을 가능성을 비롯해 두려움으로 인해 증언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피해자들을 조사할 수 있도록 수사에 나서 달라"는 겁니다. 이미 '아베 피에르'의 명성은 추락할 대로 추락했고, 숨어있는 피해자들이 더 이상 피해자로만 남지 않을 수 있도록 가능한 조치를 해달라는 도의적인 차원이지만, 수십 년 동안 아베 피에르의 성범죄 사실을 은폐해 왔다는 의혹을 받는 가톨릭교회 역시 다급할 수밖에 없습니다.
프랑스 가톨릭교회는 이미 2021년 '사제와 성직자들이 지난 70년 동안 33만 명의 아동들을 성적으로 학대한' 성범죄 실태 조사 결과가 드러나면서 파문을 겪었고, 프란치스코 교황까지 "수치"라며 사과한 바 있습니다. 가톨릭 커뮤니티에서 벌어진 아동 성범죄가 어떻게 은폐되고, 피해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침묵을 강요당했는지는 해당 사건을 다룬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영화 <신의 은총으로(2019년)>에도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프랑스 법조계에서는 이런 '은폐' 주체들에 대한 사법적 처벌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아베 피에르가 설립한 재단과 시설 내부에서 관계자들이 직접 성범죄 피해를 인지하거나, 피해자의 신고를 받고도 무시하거나 의도적으로 은폐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이들을 기소하는 방안입니다. 그러나 이 역시 기소는 가능하겠지만 사법적 판단이 내려지기까지는 매우 복잡할 거란 전망입니다.
■ "'아베 피에르', 가해자의 이름을 지운다"
성범죄 피해자들이 피에르 신부가 설립한 재단과 시설을 상대로 민사 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나오는 가운데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 방안은 좀 더 구체적으로 논의되는 분위기입니다. 먼저 피해 사실에 대한 보고서를 의뢰했던 주체이기도 한 아베 피에르 재단은 길게는 수십 년 동안 트라우마에 시달리면서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피해자들을 위해 보상에 나서겠단 입장입니다.
사건이 그토록 오랜 기간 동안 은폐될 수밖에 없었던 교회 내 '침묵의 메커니즘'을 해부하기 위한 근본적 조사도 진행됩니다. 재단 측은 '프랑스 국민이 가장 사랑했던 인물이 저지른 폭력'에 대한 연구위원회를 파리 사회과학 고등연구원과 함께 설립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더불어 '아베 피에르'라는 재단의 명칭을 비롯해 한때 드높았던 이름으로 명명된 거리와 시설물 등 곳곳에 남은 흔적들을 지워나가겠다고도 밝혔습니다.
사자에게도 '죽음 이후의 죗값'을 묻고자 하는 프랑스 사회의 노력은 과연 어떤 결론에 도달하게 될까요? 프랑스 가톨릭교회는 "프랑스뿐 아니라 전 세계에 영향을 미쳤던 아베 피에르의 지위가 진실을 밝히는 데 면죄부를 줄 수는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엠마우스 인터내셔널의 대표도 "우리에게 소중했고, 우리가 신뢰했던 한 남성이 저지른 행위의 심각성에 대해 프랑스 사회와 피해자들에게 사과드린다"면서 "우리가 가장 먼저 배신감을 느낀다"고 밝혔습니다.
-
-
양민효 기자 gonggam@kbs.co.kr
양민효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