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초대형 산불·폭설 왜?…“환경·기후변화 원인”
입력 2025.02.03 (15:26)
수정 2025.02.03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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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미국 LA 지역을 휩쓸었던 초대형 산불로, 피해 복구까지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 동부와 남부 지역에는 폭설로 인한 피해까지 겹치면서 힘겹게 겨울을 보내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는데요.
왜, 이 같은 환경 재난들이 갈수록 더 규모가 커지고 큰 피해를 내고 있는지 월드이슈에서 자세히 알아봅니다.
국제부 금철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지난달 LA 지역 산불, 그야말로 맹렬한 기세로 다수의 사상자와 수십만 명의 이재민을 발생시켰는데요.
비가 내리면서 불길이 잡혔지만 피해 복구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왜 이 같은 대형 산불이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요?
[기자]
일단 전문가들이 꼽고 있는 몇 가지 이유를 정리해 보면 크게 2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겠습니다.
첫째는 미 서부 지역에서 산불 확산을 부추기는 초목들이 몇 년 새 크게 늘어났다는 분석입니다.
BBC는 지난달 특집기사를 통해 최근 해수면 온도 상승과 잦은 폭우로 강수량이 높아지면서 초목이 무성하게 자랐고, 이게 빠르게 건조하면서 산불 발생 시 땔감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두 번째로는 서부 사막에서 불어오는 극도로 건조한 바람이 불난 곳에 부채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번 LA 산불에도 '산타아나' 또는 '헤어드라이어 바람'으로 알려진 사막의 건조한 강풍이 불어닥치면서 확산 경로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불이 빠르게 번져나갔습니다.
기상학자들은 이 2가지 주요 원인이 모두 지구 온도 상승에 따른 기후 환경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미국 동부와 남부에선 폭설이 내려서 공항이 마비되고 겨울 폭풍으로 대통령 취임식까지 실내로 변경되는 사태도 벌어졌는데요.
미국 땅이 넓기는 하지만 초대형 산불과 폭설, 강추위로 인한 재난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것은 이례적인데, 이런 상황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지난달 미국 동부와 남부를 덮친 폭설과 한파는 북극 상공에 머물러 있어야 할 차가운 공기가 풀리면서 해당 지역으로 쏟아져 들어왔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기상학자들은 북극을 중심으로 매우 찬 공기의 흐름인, 이른바 '폴라 보어 텍스(Polar Vortex)' 즉, '극지방 소용돌이'가 주로 북극 성층권에 머물러 왔는데, 이게 갑자기 확장되면서 미국 동부를 덮쳤고 그 여파로 남부까지 폭설이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 플로리다는 겨울에도 반소매 옷을 입고 다닐 정도로 따뜻한, 대표적 휴양지인데 지난달 이곳 일부 지역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미국 CBS 방송은 지난달 겨울 폭풍과 북극한파로 미국 내에서 숨진 사람이 89명이라고 전했습니다.
지구온난화 등 기후 환경 변화와 관련이 있는지를 기상학자들이 연구 중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지구온난화가 갈수록 심해지는 만큼 앞으로 이상기후와 환경 재난도 더 규모가 커지고 피해가 심각해진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네, 그렇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지구 온도가 상승하면 대기와 바다의 팽창 에너지가 증가하게 됩니다.
폭염과 태풍 폭우 등 극단적 기후 현상이 더 심해지게 되는 겁니다.
현재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지구의 기온은 계속 높아지고 있는데요.
세계기상기구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세계 평균 기온은 역사상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기상이변에 따른 자연재해도 많았습니다.
2024년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도 2023년에 13. 7도로 역대 가장 기온이 높았습니다.
[앵커]
앞으로 중요한 것은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일 텐데,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 기후협약에서 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죠.
국제공조가 사실상 힘들어졌다고 볼 수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된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지난달 20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식을 하자마자 파리 기후협약에서 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글로벌 공조에 또다시 균열이 생긴 것인데요.
파리 기후협약은 지구 기온 상승을 막기 위한 국제협약인데, 산업화 시기를 기점으로 2도 이상 오르지 않게 하기 위해 각국에 엄격한 탄소 배출기준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럽연합은 미국이 여기서 또 탈퇴하면 심각한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이 협약으로 미국만 손해 보고 중국 등 다른 나라들만 이익을 본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일단 유럽연합은 오는 2050년까지 목표시한으로 설정한 '탄소제로 정책'을 예정대로 밀고 나간다는 입장이지만 유럽 내 사정도 녹록지 않습니다.
유럽 자동차업체들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하는 정부 규제가 부담된다며 완화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기차 판매량이 둔화하는 가운데 환경 규제까지 발목을 잡으면서 유럽 자동차 브랜드의 존립이 흔들리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지난해 9월 유럽자동차공업협회는 성명을 내고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시행하기 전에 긴급 구제 조처를 촉구한다”면서 EU 집행위원회를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자료조사:이장미/영상편집:김주은 이은빈
지난달 미국 LA 지역을 휩쓸었던 초대형 산불로, 피해 복구까지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 동부와 남부 지역에는 폭설로 인한 피해까지 겹치면서 힘겹게 겨울을 보내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는데요.
왜, 이 같은 환경 재난들이 갈수록 더 규모가 커지고 큰 피해를 내고 있는지 월드이슈에서 자세히 알아봅니다.
국제부 금철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지난달 LA 지역 산불, 그야말로 맹렬한 기세로 다수의 사상자와 수십만 명의 이재민을 발생시켰는데요.
비가 내리면서 불길이 잡혔지만 피해 복구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왜 이 같은 대형 산불이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요?
[기자]
일단 전문가들이 꼽고 있는 몇 가지 이유를 정리해 보면 크게 2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겠습니다.
첫째는 미 서부 지역에서 산불 확산을 부추기는 초목들이 몇 년 새 크게 늘어났다는 분석입니다.
BBC는 지난달 특집기사를 통해 최근 해수면 온도 상승과 잦은 폭우로 강수량이 높아지면서 초목이 무성하게 자랐고, 이게 빠르게 건조하면서 산불 발생 시 땔감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두 번째로는 서부 사막에서 불어오는 극도로 건조한 바람이 불난 곳에 부채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번 LA 산불에도 '산타아나' 또는 '헤어드라이어 바람'으로 알려진 사막의 건조한 강풍이 불어닥치면서 확산 경로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불이 빠르게 번져나갔습니다.
기상학자들은 이 2가지 주요 원인이 모두 지구 온도 상승에 따른 기후 환경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미국 동부와 남부에선 폭설이 내려서 공항이 마비되고 겨울 폭풍으로 대통령 취임식까지 실내로 변경되는 사태도 벌어졌는데요.
미국 땅이 넓기는 하지만 초대형 산불과 폭설, 강추위로 인한 재난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것은 이례적인데, 이런 상황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지난달 미국 동부와 남부를 덮친 폭설과 한파는 북극 상공에 머물러 있어야 할 차가운 공기가 풀리면서 해당 지역으로 쏟아져 들어왔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기상학자들은 북극을 중심으로 매우 찬 공기의 흐름인, 이른바 '폴라 보어 텍스(Polar Vortex)' 즉, '극지방 소용돌이'가 주로 북극 성층권에 머물러 왔는데, 이게 갑자기 확장되면서 미국 동부를 덮쳤고 그 여파로 남부까지 폭설이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 플로리다는 겨울에도 반소매 옷을 입고 다닐 정도로 따뜻한, 대표적 휴양지인데 지난달 이곳 일부 지역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미국 CBS 방송은 지난달 겨울 폭풍과 북극한파로 미국 내에서 숨진 사람이 89명이라고 전했습니다.
지구온난화 등 기후 환경 변화와 관련이 있는지를 기상학자들이 연구 중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지구온난화가 갈수록 심해지는 만큼 앞으로 이상기후와 환경 재난도 더 규모가 커지고 피해가 심각해진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네, 그렇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지구 온도가 상승하면 대기와 바다의 팽창 에너지가 증가하게 됩니다.
폭염과 태풍 폭우 등 극단적 기후 현상이 더 심해지게 되는 겁니다.
현재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지구의 기온은 계속 높아지고 있는데요.
세계기상기구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세계 평균 기온은 역사상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기상이변에 따른 자연재해도 많았습니다.
2024년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도 2023년에 13. 7도로 역대 가장 기온이 높았습니다.
[앵커]
앞으로 중요한 것은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일 텐데,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 기후협약에서 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죠.
국제공조가 사실상 힘들어졌다고 볼 수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된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지난달 20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식을 하자마자 파리 기후협약에서 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글로벌 공조에 또다시 균열이 생긴 것인데요.
파리 기후협약은 지구 기온 상승을 막기 위한 국제협약인데, 산업화 시기를 기점으로 2도 이상 오르지 않게 하기 위해 각국에 엄격한 탄소 배출기준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럽연합은 미국이 여기서 또 탈퇴하면 심각한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이 협약으로 미국만 손해 보고 중국 등 다른 나라들만 이익을 본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일단 유럽연합은 오는 2050년까지 목표시한으로 설정한 '탄소제로 정책'을 예정대로 밀고 나간다는 입장이지만 유럽 내 사정도 녹록지 않습니다.
유럽 자동차업체들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하는 정부 규제가 부담된다며 완화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기차 판매량이 둔화하는 가운데 환경 규제까지 발목을 잡으면서 유럽 자동차 브랜드의 존립이 흔들리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지난해 9월 유럽자동차공업협회는 성명을 내고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시행하기 전에 긴급 구제 조처를 촉구한다”면서 EU 집행위원회를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자료조사:이장미/영상편집:김주은 이은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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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2-03 15:26:33
- 수정2025-02-03 15:39:46
[앵커]
지난달 미국 LA 지역을 휩쓸었던 초대형 산불로, 피해 복구까지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 동부와 남부 지역에는 폭설로 인한 피해까지 겹치면서 힘겹게 겨울을 보내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는데요.
왜, 이 같은 환경 재난들이 갈수록 더 규모가 커지고 큰 피해를 내고 있는지 월드이슈에서 자세히 알아봅니다.
국제부 금철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지난달 LA 지역 산불, 그야말로 맹렬한 기세로 다수의 사상자와 수십만 명의 이재민을 발생시켰는데요.
비가 내리면서 불길이 잡혔지만 피해 복구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왜 이 같은 대형 산불이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요?
[기자]
일단 전문가들이 꼽고 있는 몇 가지 이유를 정리해 보면 크게 2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겠습니다.
첫째는 미 서부 지역에서 산불 확산을 부추기는 초목들이 몇 년 새 크게 늘어났다는 분석입니다.
BBC는 지난달 특집기사를 통해 최근 해수면 온도 상승과 잦은 폭우로 강수량이 높아지면서 초목이 무성하게 자랐고, 이게 빠르게 건조하면서 산불 발생 시 땔감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두 번째로는 서부 사막에서 불어오는 극도로 건조한 바람이 불난 곳에 부채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번 LA 산불에도 '산타아나' 또는 '헤어드라이어 바람'으로 알려진 사막의 건조한 강풍이 불어닥치면서 확산 경로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불이 빠르게 번져나갔습니다.
기상학자들은 이 2가지 주요 원인이 모두 지구 온도 상승에 따른 기후 환경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미국 동부와 남부에선 폭설이 내려서 공항이 마비되고 겨울 폭풍으로 대통령 취임식까지 실내로 변경되는 사태도 벌어졌는데요.
미국 땅이 넓기는 하지만 초대형 산불과 폭설, 강추위로 인한 재난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것은 이례적인데, 이런 상황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지난달 미국 동부와 남부를 덮친 폭설과 한파는 북극 상공에 머물러 있어야 할 차가운 공기가 풀리면서 해당 지역으로 쏟아져 들어왔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기상학자들은 북극을 중심으로 매우 찬 공기의 흐름인, 이른바 '폴라 보어 텍스(Polar Vortex)' 즉, '극지방 소용돌이'가 주로 북극 성층권에 머물러 왔는데, 이게 갑자기 확장되면서 미국 동부를 덮쳤고 그 여파로 남부까지 폭설이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 플로리다는 겨울에도 반소매 옷을 입고 다닐 정도로 따뜻한, 대표적 휴양지인데 지난달 이곳 일부 지역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미국 CBS 방송은 지난달 겨울 폭풍과 북극한파로 미국 내에서 숨진 사람이 89명이라고 전했습니다.
지구온난화 등 기후 환경 변화와 관련이 있는지를 기상학자들이 연구 중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지구온난화가 갈수록 심해지는 만큼 앞으로 이상기후와 환경 재난도 더 규모가 커지고 피해가 심각해진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네, 그렇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지구 온도가 상승하면 대기와 바다의 팽창 에너지가 증가하게 됩니다.
폭염과 태풍 폭우 등 극단적 기후 현상이 더 심해지게 되는 겁니다.
현재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지구의 기온은 계속 높아지고 있는데요.
세계기상기구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세계 평균 기온은 역사상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기상이변에 따른 자연재해도 많았습니다.
2024년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도 2023년에 13. 7도로 역대 가장 기온이 높았습니다.
[앵커]
앞으로 중요한 것은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일 텐데,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 기후협약에서 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죠.
국제공조가 사실상 힘들어졌다고 볼 수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된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지난달 20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식을 하자마자 파리 기후협약에서 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글로벌 공조에 또다시 균열이 생긴 것인데요.
파리 기후협약은 지구 기온 상승을 막기 위한 국제협약인데, 산업화 시기를 기점으로 2도 이상 오르지 않게 하기 위해 각국에 엄격한 탄소 배출기준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럽연합은 미국이 여기서 또 탈퇴하면 심각한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이 협약으로 미국만 손해 보고 중국 등 다른 나라들만 이익을 본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일단 유럽연합은 오는 2050년까지 목표시한으로 설정한 '탄소제로 정책'을 예정대로 밀고 나간다는 입장이지만 유럽 내 사정도 녹록지 않습니다.
유럽 자동차업체들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하는 정부 규제가 부담된다며 완화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기차 판매량이 둔화하는 가운데 환경 규제까지 발목을 잡으면서 유럽 자동차 브랜드의 존립이 흔들리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지난해 9월 유럽자동차공업협회는 성명을 내고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시행하기 전에 긴급 구제 조처를 촉구한다”면서 EU 집행위원회를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자료조사:이장미/영상편집:김주은 이은빈
지난달 미국 LA 지역을 휩쓸었던 초대형 산불로, 피해 복구까지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 동부와 남부 지역에는 폭설로 인한 피해까지 겹치면서 힘겹게 겨울을 보내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는데요.
왜, 이 같은 환경 재난들이 갈수록 더 규모가 커지고 큰 피해를 내고 있는지 월드이슈에서 자세히 알아봅니다.
국제부 금철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지난달 LA 지역 산불, 그야말로 맹렬한 기세로 다수의 사상자와 수십만 명의 이재민을 발생시켰는데요.
비가 내리면서 불길이 잡혔지만 피해 복구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왜 이 같은 대형 산불이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요?
[기자]
일단 전문가들이 꼽고 있는 몇 가지 이유를 정리해 보면 크게 2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겠습니다.
첫째는 미 서부 지역에서 산불 확산을 부추기는 초목들이 몇 년 새 크게 늘어났다는 분석입니다.
BBC는 지난달 특집기사를 통해 최근 해수면 온도 상승과 잦은 폭우로 강수량이 높아지면서 초목이 무성하게 자랐고, 이게 빠르게 건조하면서 산불 발생 시 땔감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두 번째로는 서부 사막에서 불어오는 극도로 건조한 바람이 불난 곳에 부채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번 LA 산불에도 '산타아나' 또는 '헤어드라이어 바람'으로 알려진 사막의 건조한 강풍이 불어닥치면서 확산 경로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불이 빠르게 번져나갔습니다.
기상학자들은 이 2가지 주요 원인이 모두 지구 온도 상승에 따른 기후 환경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미국 동부와 남부에선 폭설이 내려서 공항이 마비되고 겨울 폭풍으로 대통령 취임식까지 실내로 변경되는 사태도 벌어졌는데요.
미국 땅이 넓기는 하지만 초대형 산불과 폭설, 강추위로 인한 재난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것은 이례적인데, 이런 상황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지난달 미국 동부와 남부를 덮친 폭설과 한파는 북극 상공에 머물러 있어야 할 차가운 공기가 풀리면서 해당 지역으로 쏟아져 들어왔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기상학자들은 북극을 중심으로 매우 찬 공기의 흐름인, 이른바 '폴라 보어 텍스(Polar Vortex)' 즉, '극지방 소용돌이'가 주로 북극 성층권에 머물러 왔는데, 이게 갑자기 확장되면서 미국 동부를 덮쳤고 그 여파로 남부까지 폭설이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 플로리다는 겨울에도 반소매 옷을 입고 다닐 정도로 따뜻한, 대표적 휴양지인데 지난달 이곳 일부 지역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미국 CBS 방송은 지난달 겨울 폭풍과 북극한파로 미국 내에서 숨진 사람이 89명이라고 전했습니다.
지구온난화 등 기후 환경 변화와 관련이 있는지를 기상학자들이 연구 중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지구온난화가 갈수록 심해지는 만큼 앞으로 이상기후와 환경 재난도 더 규모가 커지고 피해가 심각해진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네, 그렇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지구 온도가 상승하면 대기와 바다의 팽창 에너지가 증가하게 됩니다.
폭염과 태풍 폭우 등 극단적 기후 현상이 더 심해지게 되는 겁니다.
현재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지구의 기온은 계속 높아지고 있는데요.
세계기상기구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세계 평균 기온은 역사상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기상이변에 따른 자연재해도 많았습니다.
2024년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도 2023년에 13. 7도로 역대 가장 기온이 높았습니다.
[앵커]
앞으로 중요한 것은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일 텐데,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 기후협약에서 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죠.
국제공조가 사실상 힘들어졌다고 볼 수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된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지난달 20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식을 하자마자 파리 기후협약에서 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글로벌 공조에 또다시 균열이 생긴 것인데요.
파리 기후협약은 지구 기온 상승을 막기 위한 국제협약인데, 산업화 시기를 기점으로 2도 이상 오르지 않게 하기 위해 각국에 엄격한 탄소 배출기준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럽연합은 미국이 여기서 또 탈퇴하면 심각한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이 협약으로 미국만 손해 보고 중국 등 다른 나라들만 이익을 본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일단 유럽연합은 오는 2050년까지 목표시한으로 설정한 '탄소제로 정책'을 예정대로 밀고 나간다는 입장이지만 유럽 내 사정도 녹록지 않습니다.
유럽 자동차업체들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하는 정부 규제가 부담된다며 완화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기차 판매량이 둔화하는 가운데 환경 규제까지 발목을 잡으면서 유럽 자동차 브랜드의 존립이 흔들리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지난해 9월 유럽자동차공업협회는 성명을 내고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시행하기 전에 긴급 구제 조처를 촉구한다”면서 EU 집행위원회를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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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철영 기자 cyku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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