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굣길에 쓰러져 의식불명…“하완이 다시 일어나길”

입력 2025.02.04 (10:20) 수정 2025.02.0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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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 달이면, 학생들은 한 학년씩 올라가, 학교 생활을 시작하게 될 텐데요.

병상에서 멈춰버린 시간을 견뎌내는 한 중학생이 있습니다.

지난해, 등굣길에 쓰러져 1년 가까이 병상에 누워있는 최하완 군의 사연을 김문영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앳된 얼굴의 까까머리 소년이 병실에 누워있습니다.

홍천중학교 1학년 최하완 군입니다.

눈을 깜빡이는 것 말고는 말할 수도, 몸을 움직일 수도 없습니다.

지난해 중학교 입학 한 달도 안 돼 등굣길에 경련을 하며 쓰러졌습니다.

그리고 꼬박 1년 가까이 학교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뇌전증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택배 일을 하며 홀로 아들을 키우는 하완이 아버지, 딱 하루 쉬는 일요일에 아들을 만납니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치료비에 더는 마땅한 병원도 찾기 힘들지만 아버지는 하완이가 다시 일어날 거란 걸 의심하지 않습니다.

[최경철/최하완 군 아버지 : "선생님도 모른다는 거지, 1년이 될지 2년이 될지…. 빨리 일어나라 아빠는 널 믿으니까 항상 믿고 있으니까 너는 깨어나는 걸 알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맨날 기도하고 애를 위해 빨리 낫게 해달라고…."]

안타까운 사연에 지역 사회도 움직였습니다.

같은 학교 학부모들은 십시일반 하완이 돕기에 나섰습니다.

소식을 들은 지역 기업도 1,500만 원을 하완이 치료비로 내놨고, 강원도교육청도 성금을 보탰습니다.

[홍웅기/홍천중학교 운영위원장 : "과연 우리 아들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까 가만히 있을 수 없었고 큰돈은 아니지만 정말 십시일반으로."]

이제 며칠 뒤면 하완이의 15번째 생일이 됩니다.

많은 사람의 응원 속에 올봄에는 또래 친구들과 운동장을 뛰놀 수 있길 아버지는 매일 기도합니다.

[최경철/최하완 군 아버지 : "일하다 보면 이제 또래가 지나가요. 그러면 많이 생각나죠. 우리 아이가 아프지 않으면 저 아이들하고 같이 학교 다니고 뛰어놀고 그럴 텐데…. 나중에 더 제가 갚을 날이 있겠죠. 제가 도울 일이 있으면 도울 겁니다."]

KBS 뉴스 김문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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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굣길에 쓰러져 의식불명…“하완이 다시 일어나길”
    • 입력 2025-02-04 10:20:05
    • 수정2025-02-04 11:26:33
    930뉴스(춘천)
[앵커]

다음 달이면, 학생들은 한 학년씩 올라가, 학교 생활을 시작하게 될 텐데요.

병상에서 멈춰버린 시간을 견뎌내는 한 중학생이 있습니다.

지난해, 등굣길에 쓰러져 1년 가까이 병상에 누워있는 최하완 군의 사연을 김문영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앳된 얼굴의 까까머리 소년이 병실에 누워있습니다.

홍천중학교 1학년 최하완 군입니다.

눈을 깜빡이는 것 말고는 말할 수도, 몸을 움직일 수도 없습니다.

지난해 중학교 입학 한 달도 안 돼 등굣길에 경련을 하며 쓰러졌습니다.

그리고 꼬박 1년 가까이 학교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뇌전증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택배 일을 하며 홀로 아들을 키우는 하완이 아버지, 딱 하루 쉬는 일요일에 아들을 만납니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치료비에 더는 마땅한 병원도 찾기 힘들지만 아버지는 하완이가 다시 일어날 거란 걸 의심하지 않습니다.

[최경철/최하완 군 아버지 : "선생님도 모른다는 거지, 1년이 될지 2년이 될지…. 빨리 일어나라 아빠는 널 믿으니까 항상 믿고 있으니까 너는 깨어나는 걸 알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맨날 기도하고 애를 위해 빨리 낫게 해달라고…."]

안타까운 사연에 지역 사회도 움직였습니다.

같은 학교 학부모들은 십시일반 하완이 돕기에 나섰습니다.

소식을 들은 지역 기업도 1,500만 원을 하완이 치료비로 내놨고, 강원도교육청도 성금을 보탰습니다.

[홍웅기/홍천중학교 운영위원장 : "과연 우리 아들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까 가만히 있을 수 없었고 큰돈은 아니지만 정말 십시일반으로."]

이제 며칠 뒤면 하완이의 15번째 생일이 됩니다.

많은 사람의 응원 속에 올봄에는 또래 친구들과 운동장을 뛰놀 수 있길 아버지는 매일 기도합니다.

[최경철/최하완 군 아버지 : "일하다 보면 이제 또래가 지나가요. 그러면 많이 생각나죠. 우리 아이가 아프지 않으면 저 아이들하고 같이 학교 다니고 뛰어놀고 그럴 텐데…. 나중에 더 제가 갚을 날이 있겠죠. 제가 도울 일이 있으면 도울 겁니다."]

KBS 뉴스 김문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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