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기획 창 '당신이 나를 이끌고 가기를' 중에서]
<소년이 온다>의 동호,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는 아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 출간되었다는 걸 뒤늦게 알았습니다.
김길자 / 문재학 열사 어머니 처음에는 몰랐죠. 전화가 막 와요. 소설책이 나왔다고, 그러냐고. 재학이가 소설책에 나왔다고, 동호로 나왔는데. 서점에 가서 책을 사 오라고 그러니까 처음에는 두 권만 사 왔대요. 왜 이것만 사 왔냐고, 더 많이 사 오라고, 또 돈을 주고. 그때 정확히 세어보지 않았지만, 한 20권 샀을 거예요. |
주인공 이름 옆에 아들 이름을 적어넣고, 문장마다 그은 밑줄이 눈물에 젖어 번져버린 책.
김길자 / 문재학 열사 어머니 (재학이) 아버지가 이렇게 눈물 떨구고, 내가 눈 때문에 마음도 안 좋고 눈도 안 좋고 그래서 책을 못 보니까, ‘내가 읽어줄게. 들어보소.’ 그러면서 읽으면서 아버지도 울고, 나도 울고... |
아들을 보내고, 남겨진 삶을 아들이 세상에 존재했음을 알리기 위해 살아온 어머니.
아직은 직접 만나보지 못하고, 소설로만 이어진 한강 작가는 어머니의 오랜 바람을 노벨상으로 이뤄 주었습니다.
김길자 / 문재학 열사 어머니 (5.18을) 외국까지도 알려야 한다고 그렇게 했는데, 그것은 이제 불가능하고 우리나라도 다 못 알렸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백번 천번 뛰어봐야 우리나라에도 다 못 알렸는데, 이 책 한 권으로 해서 세계가 떠들썩하게 5.18을 알려주시고, 이렇게 우리 재학이가 이렇게 한 것에 대해서 알려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하고... (고맙다는 인사하고 싶으실 것 같기도 해요 어머니.) 고맙다고만 하겠어요? 나는 곁에 있으면 막 부둥켜 안고 울겠어. |
엄마, 저쪽으로 가아,
기왕이면 햇빛 있는 데로.
못 이기는 척 나는 한없이
네 손에 끌려 걸어갔제.
-소설 <소년이 온다> -
강지희 / 한신대 교수, 문학평론가 우리가 역사를 안다는 것은 육하원칙으로 언제 어떤 일이 벌어졌는가를 아는 것도 중요한데, 그 너머로 그 사건이 벌어졌을 때 사람들이 느꼈던 감정, 감각 이런 것들을 감각하게 만들어 주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부분은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가 해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내가 아직 몸을 가지고 있었던
그 밤의 모든 것.
누나가 두번 쓰다듬어 준 내 얼굴.
누나가 사랑한 내 눈 감은 얼굴.
-소설 <소년이 온다> -
1980년 광주에서 세상을 떠난 영혼이 1인칭 시점에서 우리에게 건네는 이야기.
노벨위원회는 작가가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연결에 독특한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안나-카린 팜 / 노벨문학상 심사위원 한강 작가는 육체는 물론, 영혼까지도 물리적 실체로 묘사합니다. 그리고 육체와 영혼의 연결이 정말 자연스럽습니다. 이러한 개념이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데, 한국에서는 일반적인 것인지 한강의 작품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것인지도 궁금합니다. |
누구야.
누가 오는거야.
누가 이렇게 가벼운 걸음으로
걸어오는거야.
-소설 <소년이 온다> -
취재 : 유동엽
촬영 : 임현식
편집 : 안영아
스웨덴 코디 및 통역 : 정재욱
자료조사: 이혜담
조연출 : 김세빈 최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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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 〈소년이 온다〉 주인공 어머니가 한강 작가를 만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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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2-07 18:00:13
[시사기획 창 '당신이 나를 이끌고 가기를' 중에서]
<소년이 온다>의 동호,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는 아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 출간되었다는 걸 뒤늦게 알았습니다.
김길자 / 문재학 열사 어머니 처음에는 몰랐죠. 전화가 막 와요. 소설책이 나왔다고, 그러냐고. 재학이가 소설책에 나왔다고, 동호로 나왔는데. 서점에 가서 책을 사 오라고 그러니까 처음에는 두 권만 사 왔대요. 왜 이것만 사 왔냐고, 더 많이 사 오라고, 또 돈을 주고. 그때 정확히 세어보지 않았지만, 한 20권 샀을 거예요. |
주인공 이름 옆에 아들 이름을 적어넣고, 문장마다 그은 밑줄이 눈물에 젖어 번져버린 책.
김길자 / 문재학 열사 어머니 (재학이) 아버지가 이렇게 눈물 떨구고, 내가 눈 때문에 마음도 안 좋고 눈도 안 좋고 그래서 책을 못 보니까, ‘내가 읽어줄게. 들어보소.’ 그러면서 읽으면서 아버지도 울고, 나도 울고... |
아들을 보내고, 남겨진 삶을 아들이 세상에 존재했음을 알리기 위해 살아온 어머니.
아직은 직접 만나보지 못하고, 소설로만 이어진 한강 작가는 어머니의 오랜 바람을 노벨상으로 이뤄 주었습니다.
김길자 / 문재학 열사 어머니 (5.18을) 외국까지도 알려야 한다고 그렇게 했는데, 그것은 이제 불가능하고 우리나라도 다 못 알렸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백번 천번 뛰어봐야 우리나라에도 다 못 알렸는데, 이 책 한 권으로 해서 세계가 떠들썩하게 5.18을 알려주시고, 이렇게 우리 재학이가 이렇게 한 것에 대해서 알려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하고... (고맙다는 인사하고 싶으실 것 같기도 해요 어머니.) 고맙다고만 하겠어요? 나는 곁에 있으면 막 부둥켜 안고 울겠어. |
엄마, 저쪽으로 가아,
기왕이면 햇빛 있는 데로.
못 이기는 척 나는 한없이
네 손에 끌려 걸어갔제.
-소설 <소년이 온다> -
강지희 / 한신대 교수, 문학평론가 우리가 역사를 안다는 것은 육하원칙으로 언제 어떤 일이 벌어졌는가를 아는 것도 중요한데, 그 너머로 그 사건이 벌어졌을 때 사람들이 느꼈던 감정, 감각 이런 것들을 감각하게 만들어 주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부분은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가 해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내가 아직 몸을 가지고 있었던
그 밤의 모든 것.
누나가 두번 쓰다듬어 준 내 얼굴.
누나가 사랑한 내 눈 감은 얼굴.
-소설 <소년이 온다> -
1980년 광주에서 세상을 떠난 영혼이 1인칭 시점에서 우리에게 건네는 이야기.
노벨위원회는 작가가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연결에 독특한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안나-카린 팜 / 노벨문학상 심사위원 한강 작가는 육체는 물론, 영혼까지도 물리적 실체로 묘사합니다. 그리고 육체와 영혼의 연결이 정말 자연스럽습니다. 이러한 개념이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데, 한국에서는 일반적인 것인지 한강의 작품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것인지도 궁금합니다. |
누구야.
누가 오는거야.
누가 이렇게 가벼운 걸음으로
걸어오는거야.
-소설 <소년이 온다> -
취재 : 유동엽
촬영 : 임현식
편집 : 안영아
스웨덴 코디 및 통역 : 정재욱
자료조사: 이혜담
조연출 : 김세빈 최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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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엽 기자 imher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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