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미일 “완전한 비핵화”…북한은 ‘싸늘’ 외
입력 2025.02.15 (08:37)
수정 2025.02.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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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이 금강산 관광지구 내 우리 정부의 마지막 시설인 이산가족면회소를 철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부는 이산가족면회소 철거는 이산가족의 염원을 짓밟는 반인도주의적인 행위인 동시에 우리 국유 재산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며 철거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했습니다.
2월 셋째 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이시바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미일 정상회담은 서로 이득이 되는 약속을 주고받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지속적으로 김정은 위원장과의 대화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지만, 북한은 오히려 더 냉랭해진 모습입니다.
어떤 의도인지, '이슈 앤 한반도'에서 분석해 보겠습니다.
[리포트]
‘아부의 기술을 구사한 일본 총리’.
미일 정상회담이 끝난 뒤 미국 뉴욕타임스가 내놓은 평가입니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은 이시바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로 건넨 일본식 황금 투구입니다.
[이시바 시게루/일본 총리/2월 7일 : "(트럼프 대통령이) 개성도 강하고 무서운 사람이라는 인상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직접 만나 뵈니 진짜 성실하구나."]
사실 이같은 외교 전략을 일본 정부가 구사해 온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나카소네 일본 총리는 레이건 미국 대통령 앞에서 나팔고둥을 불었고, 고이즈미 총리는 부시 대통령 앞에서 록스타의 흉내를 냈습니다.
아베 총리는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일본 방문 당시 골프장에서 열성적인 접대를 하다 벙커에 굴러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이시바 총리도 이번 미일 정상회담에서 시종일관 트럼프 대통령의 기분을 맞춰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이시바 시게루/일본 총리/2월 7일 : "(유세장 피습 사진에서) 당신은 신께서 사명을 위해 자신을 구하신 걸 느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선물 보따리도 줄줄이 풀었습니다.
우리 돈 1450조 원대 대미 투자는 물론 미국산 액화천연가스 수입을 약속했고, 방위비도 대폭 올리기로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2월 7일 : "일본은 2027년까지 국방비를 저의 첫 번째 임기 때보다 2배로 늘리기로 약속했습니다."]
일본은 반대급부로 대일 방위 공약을 유지한다는 확답을 받았습니다.
중국과 영유권 분쟁이 한창인 남중국해 센카쿠 열도의 안전 보장을 비롯해 한미일 안보협력과 쿼드 등 다자 안보 체제도 계속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김재천/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 "한국은 미일 정상회담을 보면서 좋은 과외 공부를 했다고 생각해야 될 것 같고요. 그리고 한국도 이제 그냥 기다리고 있어선 안 되고 선제적으로 패키지 상품을 준비해서 트럼프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북핵 문제에 대해선 완전한 비핵화를 원칙으로 제시했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공식문서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핵무장국으로 부르면서 북핵을 용인하고 핵군축을 추진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지만, 일단 급격한 대북정책의 변화는 나타나지 않은 셈입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착시를 해서도 안 되는 부분이 있는데요. 북한의 비핵화를 출발 지점으로 상정하고 원칙을 강조했다 그래서 곧 방법론 전체가 비핵화에 맞춰져서 움직인다고 보기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 말은 뭐냐면 목표는 완전한 비핵화지만 실제 가는 길과 방식은 핵 군비통제적 요소를 갖고 갈 수도 있고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동시에 대북 협상 의지도 재확인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2월 7일 : 우리는 북한 그리고 김정은과 관계를 맺을 것입니다. 제가 그들과 잘 지낸다는 것은 모두에게 매우 큰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웬일인지 북한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인민군 창건 77주년을 맞아 국방성을 방문한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이 한반도 분쟁의 근본 원인이라고 날을 세우며, 핵무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 알렉산드리아호가 최근 부산항에 입항한 사실을 문제 삼았습니다.
[조선중앙TV/2월 11일 : "미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안전상 우려를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에 대응해 임의의 수단을 사용할 수도 있다며, 핵 교리에 따른 대응 의지를 표명한 점입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 북한 입장에선 모종의 변화가 있지 않을까. 훈련량도 줄이고 전체적인 전략자산의 전개도 줄이는 방식으로 좀 더 실용적 방식으로 가지 않을까라고 기대를 했는데 초기부터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똑같이 지난해에 했던 수순대로 그대로 가니까 북한 입장에서는 일단 의아한 거죠."]
북한은 다만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비난하진 않는 등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국내외 정세의 불확실성을 고려하며 향후 협상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김재천/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 "분명히 북한 입장에선 ‘나랑 만나려면 우리가 실질적인 핵보유국이라는 것을 인정해 줘야 돼‘ 이런 제안을 할 거 같아요. 그럼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겠죠. ‘어떻게 하면 인정해 주는 건데?’. ‘지금 우리에게 부가하고 있는 제재 다 해제시켜 주면 그게 실질적으로 우리가 핵보유국가라는 것을 인정해 주는 것이야‘. 근데 거기서 아무리 트럼프라고 하더라도 제재를 함부로 해제해 줄 순 없는 것이거든요. 서로의 입장이 맞아떨어지는 각도가 잘 안 나오기 때문에 일단 정상회담이 재가동되는 것도 좀 어렵지 않을까."]
[앵커]
‘평양 무인기 침투’…ICAO 조사 요청
북한은 지난해 10월, 남한의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 침투해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 군은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 왔었는데요.
그런데 최근 북한이 유엔 산하 국제기구에 무인기 관련 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10월, 북한은 남한 무인기가 3일과 9일, 10일 세 차례나 평양을 침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우리 국군의 날 행사에 등장한 무인기와 같은 기종이라며 여러 장의 사진과 이동 경로도 상세히 공개했습니다.
이후 무인기로 북한 도발을 유도해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확보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민병덕/더불어민주당 의원/1월 14일 : "대북 무인기 보낸 적 없습니까? 북풍에 대한 것에 대해 전혀 없었다고 말씀하시기 때문에..."]
우리 군은 안보전략상 확인해 줄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김명수/합참의장/1월 14일 : "김정은이가 돈을 가지고 확인해야 될 것을 스스로 제가 왜 확인을 해주냐 이겁니다."]
북한이 무인기 발견 사실을 공개한 다음 날, 매우 흡사하게 생긴 무인기가 임진강변에 추락해 있었다는 사실이 최근 새롭게 밝혀졌지만, 군은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했습니다.
[이성준/합참 공보실장/2월 3일 : "(전략적 모호성에 따라서 헷갈리고 애매한 거는 사실 남측, 우리란 말이죠.) 그건 기자님의 해석이시고요. 구체적인 것까지 다 알려드리기에는 제한사항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최근 유엔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 ICAO에 ‘무인기 침투’ 관련 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남북한이 모두 회원국인 ICAO의 협약에는 '무인기가 체약국의 허가 없이 체약국의 상공을 비행해선 안 된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앞서 2022년 북한 무인기 서울 침투 때 우리 정부도 ICAO에 문제를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국제법적, 외교적 측면을 고려해 실제 진행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번에 북한이 의제를 상정한 것은 그만큼 매우 이례적입니다.
‘평양 무인기 침투’라는 이슈를 국제적으로 퍼뜨리고 공론화해 문제 제기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한국이) 내부적인 내란에 관련된 계엄과 관련된 내용에 집중하다 보니 사실상 자신들과 관련된 부분이 수사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 내부적인 불만이 있겠죠. 직접적으로 북한이 발언을 해서 이 문제를 왜 한국은 조사하지 않고 수사하지 않느냐‘ 이렇게 직접 발언할 경우엔 북한이 뭔가 한국의 정치 상황에 개입하는 모양새가 되고 오히려 한국 내 보수라든가 현 체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는 거죠."]
향후 조사 여부는 ICAO 사무국이 결정하고, 필요할 경우 조사단 파견도 가능합니다.
[김재천/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 "정말로 한국이 보낸 것으로 판명이 된다면 한국이 계속해서 북한을 국제법을 어기고 있는 불량국가로 우리가 비판을 해왔었는데 이제는 북한도 한국을 보고 국제법을 어기는 국가라고 비판할 수 있는 소지가 있기 때문에 한국의 국가 이미지가 좀 실추되겠죠."]
이에 대해 우리 외교부는 "북한이 명확한 근거 없이 ICAO를 정치화하는 데 반대한다"며 "민간항공 안전을 위협하는 GPS 교란부터 중단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이 금강산 관광지구 내 우리 정부의 마지막 시설인 이산가족면회소를 철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부는 이산가족면회소 철거는 이산가족의 염원을 짓밟는 반인도주의적인 행위인 동시에 우리 국유 재산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며 철거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했습니다.
2월 셋째 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이시바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미일 정상회담은 서로 이득이 되는 약속을 주고받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지속적으로 김정은 위원장과의 대화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지만, 북한은 오히려 더 냉랭해진 모습입니다.
어떤 의도인지, '이슈 앤 한반도'에서 분석해 보겠습니다.
[리포트]
‘아부의 기술을 구사한 일본 총리’.
미일 정상회담이 끝난 뒤 미국 뉴욕타임스가 내놓은 평가입니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은 이시바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로 건넨 일본식 황금 투구입니다.
[이시바 시게루/일본 총리/2월 7일 : "(트럼프 대통령이) 개성도 강하고 무서운 사람이라는 인상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직접 만나 뵈니 진짜 성실하구나."]
사실 이같은 외교 전략을 일본 정부가 구사해 온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나카소네 일본 총리는 레이건 미국 대통령 앞에서 나팔고둥을 불었고, 고이즈미 총리는 부시 대통령 앞에서 록스타의 흉내를 냈습니다.
아베 총리는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일본 방문 당시 골프장에서 열성적인 접대를 하다 벙커에 굴러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이시바 총리도 이번 미일 정상회담에서 시종일관 트럼프 대통령의 기분을 맞춰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이시바 시게루/일본 총리/2월 7일 : "(유세장 피습 사진에서) 당신은 신께서 사명을 위해 자신을 구하신 걸 느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선물 보따리도 줄줄이 풀었습니다.
우리 돈 1450조 원대 대미 투자는 물론 미국산 액화천연가스 수입을 약속했고, 방위비도 대폭 올리기로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2월 7일 : "일본은 2027년까지 국방비를 저의 첫 번째 임기 때보다 2배로 늘리기로 약속했습니다."]
일본은 반대급부로 대일 방위 공약을 유지한다는 확답을 받았습니다.
중국과 영유권 분쟁이 한창인 남중국해 센카쿠 열도의 안전 보장을 비롯해 한미일 안보협력과 쿼드 등 다자 안보 체제도 계속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김재천/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 "한국은 미일 정상회담을 보면서 좋은 과외 공부를 했다고 생각해야 될 것 같고요. 그리고 한국도 이제 그냥 기다리고 있어선 안 되고 선제적으로 패키지 상품을 준비해서 트럼프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북핵 문제에 대해선 완전한 비핵화를 원칙으로 제시했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공식문서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핵무장국으로 부르면서 북핵을 용인하고 핵군축을 추진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지만, 일단 급격한 대북정책의 변화는 나타나지 않은 셈입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착시를 해서도 안 되는 부분이 있는데요. 북한의 비핵화를 출발 지점으로 상정하고 원칙을 강조했다 그래서 곧 방법론 전체가 비핵화에 맞춰져서 움직인다고 보기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 말은 뭐냐면 목표는 완전한 비핵화지만 실제 가는 길과 방식은 핵 군비통제적 요소를 갖고 갈 수도 있고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동시에 대북 협상 의지도 재확인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2월 7일 : 우리는 북한 그리고 김정은과 관계를 맺을 것입니다. 제가 그들과 잘 지낸다는 것은 모두에게 매우 큰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웬일인지 북한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인민군 창건 77주년을 맞아 국방성을 방문한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이 한반도 분쟁의 근본 원인이라고 날을 세우며, 핵무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 알렉산드리아호가 최근 부산항에 입항한 사실을 문제 삼았습니다.
[조선중앙TV/2월 11일 : "미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안전상 우려를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에 대응해 임의의 수단을 사용할 수도 있다며, 핵 교리에 따른 대응 의지를 표명한 점입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 북한 입장에선 모종의 변화가 있지 않을까. 훈련량도 줄이고 전체적인 전략자산의 전개도 줄이는 방식으로 좀 더 실용적 방식으로 가지 않을까라고 기대를 했는데 초기부터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똑같이 지난해에 했던 수순대로 그대로 가니까 북한 입장에서는 일단 의아한 거죠."]
북한은 다만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비난하진 않는 등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국내외 정세의 불확실성을 고려하며 향후 협상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김재천/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 "분명히 북한 입장에선 ‘나랑 만나려면 우리가 실질적인 핵보유국이라는 것을 인정해 줘야 돼‘ 이런 제안을 할 거 같아요. 그럼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겠죠. ‘어떻게 하면 인정해 주는 건데?’. ‘지금 우리에게 부가하고 있는 제재 다 해제시켜 주면 그게 실질적으로 우리가 핵보유국가라는 것을 인정해 주는 것이야‘. 근데 거기서 아무리 트럼프라고 하더라도 제재를 함부로 해제해 줄 순 없는 것이거든요. 서로의 입장이 맞아떨어지는 각도가 잘 안 나오기 때문에 일단 정상회담이 재가동되는 것도 좀 어렵지 않을까."]
[앵커]
‘평양 무인기 침투’…ICAO 조사 요청
북한은 지난해 10월, 남한의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 침투해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 군은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 왔었는데요.
그런데 최근 북한이 유엔 산하 국제기구에 무인기 관련 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10월, 북한은 남한 무인기가 3일과 9일, 10일 세 차례나 평양을 침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우리 국군의 날 행사에 등장한 무인기와 같은 기종이라며 여러 장의 사진과 이동 경로도 상세히 공개했습니다.
이후 무인기로 북한 도발을 유도해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확보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민병덕/더불어민주당 의원/1월 14일 : "대북 무인기 보낸 적 없습니까? 북풍에 대한 것에 대해 전혀 없었다고 말씀하시기 때문에..."]
우리 군은 안보전략상 확인해 줄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김명수/합참의장/1월 14일 : "김정은이가 돈을 가지고 확인해야 될 것을 스스로 제가 왜 확인을 해주냐 이겁니다."]
북한이 무인기 발견 사실을 공개한 다음 날, 매우 흡사하게 생긴 무인기가 임진강변에 추락해 있었다는 사실이 최근 새롭게 밝혀졌지만, 군은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했습니다.
[이성준/합참 공보실장/2월 3일 : "(전략적 모호성에 따라서 헷갈리고 애매한 거는 사실 남측, 우리란 말이죠.) 그건 기자님의 해석이시고요. 구체적인 것까지 다 알려드리기에는 제한사항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최근 유엔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 ICAO에 ‘무인기 침투’ 관련 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남북한이 모두 회원국인 ICAO의 협약에는 '무인기가 체약국의 허가 없이 체약국의 상공을 비행해선 안 된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앞서 2022년 북한 무인기 서울 침투 때 우리 정부도 ICAO에 문제를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국제법적, 외교적 측면을 고려해 실제 진행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번에 북한이 의제를 상정한 것은 그만큼 매우 이례적입니다.
‘평양 무인기 침투’라는 이슈를 국제적으로 퍼뜨리고 공론화해 문제 제기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한국이) 내부적인 내란에 관련된 계엄과 관련된 내용에 집중하다 보니 사실상 자신들과 관련된 부분이 수사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 내부적인 불만이 있겠죠. 직접적으로 북한이 발언을 해서 이 문제를 왜 한국은 조사하지 않고 수사하지 않느냐‘ 이렇게 직접 발언할 경우엔 북한이 뭔가 한국의 정치 상황에 개입하는 모양새가 되고 오히려 한국 내 보수라든가 현 체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는 거죠."]
향후 조사 여부는 ICAO 사무국이 결정하고, 필요할 경우 조사단 파견도 가능합니다.
[김재천/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 "정말로 한국이 보낸 것으로 판명이 된다면 한국이 계속해서 북한을 국제법을 어기고 있는 불량국가로 우리가 비판을 해왔었는데 이제는 북한도 한국을 보고 국제법을 어기는 국가라고 비판할 수 있는 소지가 있기 때문에 한국의 국가 이미지가 좀 실추되겠죠."]
이에 대해 우리 외교부는 "북한이 명확한 근거 없이 ICAO를 정치화하는 데 반대한다"며 "민간항공 안전을 위협하는 GPS 교란부터 중단하라"고 요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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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한반도] 미일 “완전한 비핵화”…북한은 ‘싸늘’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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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2-15 08:37:31
- 수정2025-02-15 09: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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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이 금강산 관광지구 내 우리 정부의 마지막 시설인 이산가족면회소를 철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부는 이산가족면회소 철거는 이산가족의 염원을 짓밟는 반인도주의적인 행위인 동시에 우리 국유 재산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며 철거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했습니다.
2월 셋째 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이시바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미일 정상회담은 서로 이득이 되는 약속을 주고받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지속적으로 김정은 위원장과의 대화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지만, 북한은 오히려 더 냉랭해진 모습입니다.
어떤 의도인지, '이슈 앤 한반도'에서 분석해 보겠습니다.
[리포트]
‘아부의 기술을 구사한 일본 총리’.
미일 정상회담이 끝난 뒤 미국 뉴욕타임스가 내놓은 평가입니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은 이시바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로 건넨 일본식 황금 투구입니다.
[이시바 시게루/일본 총리/2월 7일 : "(트럼프 대통령이) 개성도 강하고 무서운 사람이라는 인상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직접 만나 뵈니 진짜 성실하구나."]
사실 이같은 외교 전략을 일본 정부가 구사해 온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나카소네 일본 총리는 레이건 미국 대통령 앞에서 나팔고둥을 불었고, 고이즈미 총리는 부시 대통령 앞에서 록스타의 흉내를 냈습니다.
아베 총리는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일본 방문 당시 골프장에서 열성적인 접대를 하다 벙커에 굴러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이시바 총리도 이번 미일 정상회담에서 시종일관 트럼프 대통령의 기분을 맞춰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이시바 시게루/일본 총리/2월 7일 : "(유세장 피습 사진에서) 당신은 신께서 사명을 위해 자신을 구하신 걸 느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선물 보따리도 줄줄이 풀었습니다.
우리 돈 1450조 원대 대미 투자는 물론 미국산 액화천연가스 수입을 약속했고, 방위비도 대폭 올리기로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2월 7일 : "일본은 2027년까지 국방비를 저의 첫 번째 임기 때보다 2배로 늘리기로 약속했습니다."]
일본은 반대급부로 대일 방위 공약을 유지한다는 확답을 받았습니다.
중국과 영유권 분쟁이 한창인 남중국해 센카쿠 열도의 안전 보장을 비롯해 한미일 안보협력과 쿼드 등 다자 안보 체제도 계속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김재천/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 "한국은 미일 정상회담을 보면서 좋은 과외 공부를 했다고 생각해야 될 것 같고요. 그리고 한국도 이제 그냥 기다리고 있어선 안 되고 선제적으로 패키지 상품을 준비해서 트럼프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북핵 문제에 대해선 완전한 비핵화를 원칙으로 제시했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공식문서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핵무장국으로 부르면서 북핵을 용인하고 핵군축을 추진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지만, 일단 급격한 대북정책의 변화는 나타나지 않은 셈입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착시를 해서도 안 되는 부분이 있는데요. 북한의 비핵화를 출발 지점으로 상정하고 원칙을 강조했다 그래서 곧 방법론 전체가 비핵화에 맞춰져서 움직인다고 보기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 말은 뭐냐면 목표는 완전한 비핵화지만 실제 가는 길과 방식은 핵 군비통제적 요소를 갖고 갈 수도 있고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동시에 대북 협상 의지도 재확인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2월 7일 : 우리는 북한 그리고 김정은과 관계를 맺을 것입니다. 제가 그들과 잘 지낸다는 것은 모두에게 매우 큰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웬일인지 북한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인민군 창건 77주년을 맞아 국방성을 방문한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이 한반도 분쟁의 근본 원인이라고 날을 세우며, 핵무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 알렉산드리아호가 최근 부산항에 입항한 사실을 문제 삼았습니다.
[조선중앙TV/2월 11일 : "미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안전상 우려를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에 대응해 임의의 수단을 사용할 수도 있다며, 핵 교리에 따른 대응 의지를 표명한 점입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 북한 입장에선 모종의 변화가 있지 않을까. 훈련량도 줄이고 전체적인 전략자산의 전개도 줄이는 방식으로 좀 더 실용적 방식으로 가지 않을까라고 기대를 했는데 초기부터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똑같이 지난해에 했던 수순대로 그대로 가니까 북한 입장에서는 일단 의아한 거죠."]
북한은 다만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비난하진 않는 등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국내외 정세의 불확실성을 고려하며 향후 협상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김재천/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 "분명히 북한 입장에선 ‘나랑 만나려면 우리가 실질적인 핵보유국이라는 것을 인정해 줘야 돼‘ 이런 제안을 할 거 같아요. 그럼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겠죠. ‘어떻게 하면 인정해 주는 건데?’. ‘지금 우리에게 부가하고 있는 제재 다 해제시켜 주면 그게 실질적으로 우리가 핵보유국가라는 것을 인정해 주는 것이야‘. 근데 거기서 아무리 트럼프라고 하더라도 제재를 함부로 해제해 줄 순 없는 것이거든요. 서로의 입장이 맞아떨어지는 각도가 잘 안 나오기 때문에 일단 정상회담이 재가동되는 것도 좀 어렵지 않을까."]
[앵커]
‘평양 무인기 침투’…ICAO 조사 요청
북한은 지난해 10월, 남한의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 침투해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 군은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 왔었는데요.
그런데 최근 북한이 유엔 산하 국제기구에 무인기 관련 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10월, 북한은 남한 무인기가 3일과 9일, 10일 세 차례나 평양을 침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우리 국군의 날 행사에 등장한 무인기와 같은 기종이라며 여러 장의 사진과 이동 경로도 상세히 공개했습니다.
이후 무인기로 북한 도발을 유도해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확보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민병덕/더불어민주당 의원/1월 14일 : "대북 무인기 보낸 적 없습니까? 북풍에 대한 것에 대해 전혀 없었다고 말씀하시기 때문에..."]
우리 군은 안보전략상 확인해 줄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김명수/합참의장/1월 14일 : "김정은이가 돈을 가지고 확인해야 될 것을 스스로 제가 왜 확인을 해주냐 이겁니다."]
북한이 무인기 발견 사실을 공개한 다음 날, 매우 흡사하게 생긴 무인기가 임진강변에 추락해 있었다는 사실이 최근 새롭게 밝혀졌지만, 군은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했습니다.
[이성준/합참 공보실장/2월 3일 : "(전략적 모호성에 따라서 헷갈리고 애매한 거는 사실 남측, 우리란 말이죠.) 그건 기자님의 해석이시고요. 구체적인 것까지 다 알려드리기에는 제한사항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최근 유엔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 ICAO에 ‘무인기 침투’ 관련 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남북한이 모두 회원국인 ICAO의 협약에는 '무인기가 체약국의 허가 없이 체약국의 상공을 비행해선 안 된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앞서 2022년 북한 무인기 서울 침투 때 우리 정부도 ICAO에 문제를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국제법적, 외교적 측면을 고려해 실제 진행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번에 북한이 의제를 상정한 것은 그만큼 매우 이례적입니다.
‘평양 무인기 침투’라는 이슈를 국제적으로 퍼뜨리고 공론화해 문제 제기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한국이) 내부적인 내란에 관련된 계엄과 관련된 내용에 집중하다 보니 사실상 자신들과 관련된 부분이 수사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 내부적인 불만이 있겠죠. 직접적으로 북한이 발언을 해서 이 문제를 왜 한국은 조사하지 않고 수사하지 않느냐‘ 이렇게 직접 발언할 경우엔 북한이 뭔가 한국의 정치 상황에 개입하는 모양새가 되고 오히려 한국 내 보수라든가 현 체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는 거죠."]
향후 조사 여부는 ICAO 사무국이 결정하고, 필요할 경우 조사단 파견도 가능합니다.
[김재천/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 "정말로 한국이 보낸 것으로 판명이 된다면 한국이 계속해서 북한을 국제법을 어기고 있는 불량국가로 우리가 비판을 해왔었는데 이제는 북한도 한국을 보고 국제법을 어기는 국가라고 비판할 수 있는 소지가 있기 때문에 한국의 국가 이미지가 좀 실추되겠죠."]
이에 대해 우리 외교부는 "북한이 명확한 근거 없이 ICAO를 정치화하는 데 반대한다"며 "민간항공 안전을 위협하는 GPS 교란부터 중단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이 금강산 관광지구 내 우리 정부의 마지막 시설인 이산가족면회소를 철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부는 이산가족면회소 철거는 이산가족의 염원을 짓밟는 반인도주의적인 행위인 동시에 우리 국유 재산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며 철거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했습니다.
2월 셋째 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이시바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미일 정상회담은 서로 이득이 되는 약속을 주고받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지속적으로 김정은 위원장과의 대화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지만, 북한은 오히려 더 냉랭해진 모습입니다.
어떤 의도인지, '이슈 앤 한반도'에서 분석해 보겠습니다.
[리포트]
‘아부의 기술을 구사한 일본 총리’.
미일 정상회담이 끝난 뒤 미국 뉴욕타임스가 내놓은 평가입니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은 이시바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로 건넨 일본식 황금 투구입니다.
[이시바 시게루/일본 총리/2월 7일 : "(트럼프 대통령이) 개성도 강하고 무서운 사람이라는 인상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직접 만나 뵈니 진짜 성실하구나."]
사실 이같은 외교 전략을 일본 정부가 구사해 온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나카소네 일본 총리는 레이건 미국 대통령 앞에서 나팔고둥을 불었고, 고이즈미 총리는 부시 대통령 앞에서 록스타의 흉내를 냈습니다.
아베 총리는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일본 방문 당시 골프장에서 열성적인 접대를 하다 벙커에 굴러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이시바 총리도 이번 미일 정상회담에서 시종일관 트럼프 대통령의 기분을 맞춰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이시바 시게루/일본 총리/2월 7일 : "(유세장 피습 사진에서) 당신은 신께서 사명을 위해 자신을 구하신 걸 느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선물 보따리도 줄줄이 풀었습니다.
우리 돈 1450조 원대 대미 투자는 물론 미국산 액화천연가스 수입을 약속했고, 방위비도 대폭 올리기로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2월 7일 : "일본은 2027년까지 국방비를 저의 첫 번째 임기 때보다 2배로 늘리기로 약속했습니다."]
일본은 반대급부로 대일 방위 공약을 유지한다는 확답을 받았습니다.
중국과 영유권 분쟁이 한창인 남중국해 센카쿠 열도의 안전 보장을 비롯해 한미일 안보협력과 쿼드 등 다자 안보 체제도 계속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김재천/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 "한국은 미일 정상회담을 보면서 좋은 과외 공부를 했다고 생각해야 될 것 같고요. 그리고 한국도 이제 그냥 기다리고 있어선 안 되고 선제적으로 패키지 상품을 준비해서 트럼프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북핵 문제에 대해선 완전한 비핵화를 원칙으로 제시했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공식문서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핵무장국으로 부르면서 북핵을 용인하고 핵군축을 추진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지만, 일단 급격한 대북정책의 변화는 나타나지 않은 셈입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착시를 해서도 안 되는 부분이 있는데요. 북한의 비핵화를 출발 지점으로 상정하고 원칙을 강조했다 그래서 곧 방법론 전체가 비핵화에 맞춰져서 움직인다고 보기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 말은 뭐냐면 목표는 완전한 비핵화지만 실제 가는 길과 방식은 핵 군비통제적 요소를 갖고 갈 수도 있고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동시에 대북 협상 의지도 재확인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2월 7일 : 우리는 북한 그리고 김정은과 관계를 맺을 것입니다. 제가 그들과 잘 지낸다는 것은 모두에게 매우 큰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웬일인지 북한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인민군 창건 77주년을 맞아 국방성을 방문한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이 한반도 분쟁의 근본 원인이라고 날을 세우며, 핵무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 알렉산드리아호가 최근 부산항에 입항한 사실을 문제 삼았습니다.
[조선중앙TV/2월 11일 : "미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안전상 우려를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에 대응해 임의의 수단을 사용할 수도 있다며, 핵 교리에 따른 대응 의지를 표명한 점입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 북한 입장에선 모종의 변화가 있지 않을까. 훈련량도 줄이고 전체적인 전략자산의 전개도 줄이는 방식으로 좀 더 실용적 방식으로 가지 않을까라고 기대를 했는데 초기부터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똑같이 지난해에 했던 수순대로 그대로 가니까 북한 입장에서는 일단 의아한 거죠."]
북한은 다만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비난하진 않는 등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국내외 정세의 불확실성을 고려하며 향후 협상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김재천/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 "분명히 북한 입장에선 ‘나랑 만나려면 우리가 실질적인 핵보유국이라는 것을 인정해 줘야 돼‘ 이런 제안을 할 거 같아요. 그럼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겠죠. ‘어떻게 하면 인정해 주는 건데?’. ‘지금 우리에게 부가하고 있는 제재 다 해제시켜 주면 그게 실질적으로 우리가 핵보유국가라는 것을 인정해 주는 것이야‘. 근데 거기서 아무리 트럼프라고 하더라도 제재를 함부로 해제해 줄 순 없는 것이거든요. 서로의 입장이 맞아떨어지는 각도가 잘 안 나오기 때문에 일단 정상회담이 재가동되는 것도 좀 어렵지 않을까."]
[앵커]
‘평양 무인기 침투’…ICAO 조사 요청
북한은 지난해 10월, 남한의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 침투해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 군은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 왔었는데요.
그런데 최근 북한이 유엔 산하 국제기구에 무인기 관련 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10월, 북한은 남한 무인기가 3일과 9일, 10일 세 차례나 평양을 침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우리 국군의 날 행사에 등장한 무인기와 같은 기종이라며 여러 장의 사진과 이동 경로도 상세히 공개했습니다.
이후 무인기로 북한 도발을 유도해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확보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민병덕/더불어민주당 의원/1월 14일 : "대북 무인기 보낸 적 없습니까? 북풍에 대한 것에 대해 전혀 없었다고 말씀하시기 때문에..."]
우리 군은 안보전략상 확인해 줄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김명수/합참의장/1월 14일 : "김정은이가 돈을 가지고 확인해야 될 것을 스스로 제가 왜 확인을 해주냐 이겁니다."]
북한이 무인기 발견 사실을 공개한 다음 날, 매우 흡사하게 생긴 무인기가 임진강변에 추락해 있었다는 사실이 최근 새롭게 밝혀졌지만, 군은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했습니다.
[이성준/합참 공보실장/2월 3일 : "(전략적 모호성에 따라서 헷갈리고 애매한 거는 사실 남측, 우리란 말이죠.) 그건 기자님의 해석이시고요. 구체적인 것까지 다 알려드리기에는 제한사항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최근 유엔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 ICAO에 ‘무인기 침투’ 관련 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남북한이 모두 회원국인 ICAO의 협약에는 '무인기가 체약국의 허가 없이 체약국의 상공을 비행해선 안 된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앞서 2022년 북한 무인기 서울 침투 때 우리 정부도 ICAO에 문제를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국제법적, 외교적 측면을 고려해 실제 진행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번에 북한이 의제를 상정한 것은 그만큼 매우 이례적입니다.
‘평양 무인기 침투’라는 이슈를 국제적으로 퍼뜨리고 공론화해 문제 제기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한국이) 내부적인 내란에 관련된 계엄과 관련된 내용에 집중하다 보니 사실상 자신들과 관련된 부분이 수사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 내부적인 불만이 있겠죠. 직접적으로 북한이 발언을 해서 이 문제를 왜 한국은 조사하지 않고 수사하지 않느냐‘ 이렇게 직접 발언할 경우엔 북한이 뭔가 한국의 정치 상황에 개입하는 모양새가 되고 오히려 한국 내 보수라든가 현 체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는 거죠."]
향후 조사 여부는 ICAO 사무국이 결정하고, 필요할 경우 조사단 파견도 가능합니다.
[김재천/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 "정말로 한국이 보낸 것으로 판명이 된다면 한국이 계속해서 북한을 국제법을 어기고 있는 불량국가로 우리가 비판을 해왔었는데 이제는 북한도 한국을 보고 국제법을 어기는 국가라고 비판할 수 있는 소지가 있기 때문에 한국의 국가 이미지가 좀 실추되겠죠."]
이에 대해 우리 외교부는 "북한이 명확한 근거 없이 ICAO를 정치화하는 데 반대한다"며 "민간항공 안전을 위협하는 GPS 교란부터 중단하라"고 요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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