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문상호 “노상원이 ‘나 못 믿나?’…10분 뒤 김용현 전화”
입력 2025.02.15 (20:14)
수정 2025.02.15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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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fckeditor/new/image/2025/02/15/316901739608682131.jpg)
이른바 '민간인 비선'으로 불리며 비상계엄 전반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 있습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입니다.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과 정보사 대령들은 노 전 사령관이 현역 군인들이 의구심을 드러낼 때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의 관계를 과시하며 임무 수행을 지시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습니다.
■ 노상원, 인원 선발 지시…"처음엔 무시했다"
이들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지난해 10월 현역 정보사 간부들에게 임무를 수행할 '인원 선발'을 지시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문상호 당시 정보사령관은 예비역인 노 전 사령관이 전화해 "장성을 포함한 북한 고위급의 대량 탈북 징후가 있다. 나중에 임무를 수행해야 할 수 있으니 일 잘할 수 있는 인원을 고민해 봐라. 극도로 민감한 사안이니까 보안 철저히 유지해라"라고 말했다고 검찰에 진술했습니다.
전역한 지 5년이 넘은 민간인인 노 전 사령관이 현직 정보사령관도 모르는 대북 정보를 이야기하며 별도 임무를 지시한 셈입니다.
문 전 사령관 역시 이를 의아하게 생각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이야기를 듣고 별달리 한 것이 없고 무시를 했었다", "뭉갰다"고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노 전 사령관은 이후에도 전화를 걸어 진행 상황을 재차 물어왔다고 문 전 사령관은 밝혔습니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12·3 비상계엄’ 기획에 관여한 혐의로 지난달 10일 구속기소 됐다.](/data/fckeditor/new/image/2025/02/15/316901739608597370.jpg)
■ 노상원 "너 나 못 믿냐?"…10분 뒤 걸려 온 장관의 전화
상황이 바뀐 건 지난해 10월 14일부터였습니다.
문 전 사령관은 "아무래도 '왜 이런 일을 시키는지' 의구심이 있던 상황이었다"며 "제가 좀 소극적으로 퉁명스럽게 대응하다 보니 노 전 사령관이 제게 '너 나 못 믿냐'라고 했고 제가 '아닙니다'라고 말씀드렸다"고 검찰에 진술했습니다.
이어 "노 전 사령관이 '너 좀 있으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너한테 전화할 거야. 전화 받아봐'라고 했고, 10분 내로 장관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고 했습니다.
전화는 비화폰, 즉 보안 휴대전화를 통해 왔고, 3분 51초가량 이어졌습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이 전화에서 "노상원을 잘 도와주라"고 얘기했다고 합니다.
문 전 사령관이 김 전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받은 건 이때가 처음이었습니다.
문 전 사령관이 의구심을 드러내자, 노 전 사령관이 김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자신의 영향력을 확인시키고 지시 이행을 촉구한 셈입니다.
문 전 사령관은 "군내에서 가장 선임자이신 장관님이 제게 말씀하신 사항을 따르지 않을 수는 없었다"며 "술기운에 하신 이야기도 아니고, 비화폰으로 전화하셔서 하는 말씀에 대해 의문을 표하거나 거스를 생각을 하기는 어렵다"고 진술했습니다.
또 "장관님으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고 나서야 의구심을 내려놓고 (노 전 사령관의 요원 선발 명단 작성 지시를) 따르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이 지난해 12월 10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선거관리위원회 병력 파견 경위에 대한 질의에 답하고 있다.](/data/fckeditor/new/image/2025/02/15/316901739609873493.jpg)
■ '햄버거집 회동' 멤버에게도 친분 과시…"장관 지시로 생각했다"
계엄을 논의한 이른바 '햄버거집 회동'에 참석하고 요원 선발 임무를 담당했던 정보사 대령들도 노 전 사령관이 평소 김 전 장관과의 친분을 언급했다고 검찰에 진술했습니다.
김봉규 정보사 대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에게 계엄 이야기를 한쯤부터 "오늘도 용산에 다녀왔다", "만나서 얘기했다"는 등 김 전 장관과 소통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정성욱 정보사 대령은 " '본인이 장관과 잘 알고 있는 사이다'라는 말을 했다"며 "노 전 사령관이 장관을 알고 있다고 이야기해 노 전 사령관이 정리해달라고 하는 내용을 해줬다"고 진술했습니다.
결국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과 두 대령 모두 민간인인 노 전 사령관 지시를 따르게 된 건 김 전 장관 지시로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진술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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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민간인 비선'으로 불리며 비상계엄 전반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 있습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입니다.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과 정보사 대령들은 노 전 사령관이 현역 군인들이 의구심을 드러낼 때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의 관계를 과시하며 임무 수행을 지시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습니다.
■ 노상원, 인원 선발 지시…"처음엔 무시했다"
이들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지난해 10월 현역 정보사 간부들에게 임무를 수행할 '인원 선발'을 지시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문상호 당시 정보사령관은 예비역인 노 전 사령관이 전화해 "장성을 포함한 북한 고위급의 대량 탈북 징후가 있다. 나중에 임무를 수행해야 할 수 있으니 일 잘할 수 있는 인원을 고민해 봐라. 극도로 민감한 사안이니까 보안 철저히 유지해라"라고 말했다고 검찰에 진술했습니다.
전역한 지 5년이 넘은 민간인인 노 전 사령관이 현직 정보사령관도 모르는 대북 정보를 이야기하며 별도 임무를 지시한 셈입니다.
문 전 사령관 역시 이를 의아하게 생각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이야기를 듣고 별달리 한 것이 없고 무시를 했었다", "뭉갰다"고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노 전 사령관은 이후에도 전화를 걸어 진행 상황을 재차 물어왔다고 문 전 사령관은 밝혔습니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12·3 비상계엄’ 기획에 관여한 혐의로 지난달 10일 구속기소 됐다.](/data/fckeditor/new/image/2025/02/15/316901739608597370.jpg)
■ 노상원 "너 나 못 믿냐?"…10분 뒤 걸려 온 장관의 전화
상황이 바뀐 건 지난해 10월 14일부터였습니다.
문 전 사령관은 "아무래도 '왜 이런 일을 시키는지' 의구심이 있던 상황이었다"며 "제가 좀 소극적으로 퉁명스럽게 대응하다 보니 노 전 사령관이 제게 '너 나 못 믿냐'라고 했고 제가 '아닙니다'라고 말씀드렸다"고 검찰에 진술했습니다.
이어 "노 전 사령관이 '너 좀 있으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너한테 전화할 거야. 전화 받아봐'라고 했고, 10분 내로 장관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고 했습니다.
전화는 비화폰, 즉 보안 휴대전화를 통해 왔고, 3분 51초가량 이어졌습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이 전화에서 "노상원을 잘 도와주라"고 얘기했다고 합니다.
문 전 사령관이 김 전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받은 건 이때가 처음이었습니다.
문 전 사령관이 의구심을 드러내자, 노 전 사령관이 김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자신의 영향력을 확인시키고 지시 이행을 촉구한 셈입니다.
문 전 사령관은 "군내에서 가장 선임자이신 장관님이 제게 말씀하신 사항을 따르지 않을 수는 없었다"며 "술기운에 하신 이야기도 아니고, 비화폰으로 전화하셔서 하는 말씀에 대해 의문을 표하거나 거스를 생각을 하기는 어렵다"고 진술했습니다.
또 "장관님으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고 나서야 의구심을 내려놓고 (노 전 사령관의 요원 선발 명단 작성 지시를) 따르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이 지난해 12월 10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선거관리위원회 병력 파견 경위에 대한 질의에 답하고 있다.](/data/fckeditor/new/image/2025/02/15/316901739609873493.jpg)
■ '햄버거집 회동' 멤버에게도 친분 과시…"장관 지시로 생각했다"
계엄을 논의한 이른바 '햄버거집 회동'에 참석하고 요원 선발 임무를 담당했던 정보사 대령들도 노 전 사령관이 평소 김 전 장관과의 친분을 언급했다고 검찰에 진술했습니다.
김봉규 정보사 대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에게 계엄 이야기를 한쯤부터 "오늘도 용산에 다녀왔다", "만나서 얘기했다"는 등 김 전 장관과 소통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정성욱 정보사 대령은 " '본인이 장관과 잘 알고 있는 사이다'라는 말을 했다"며 "노 전 사령관이 장관을 알고 있다고 이야기해 노 전 사령관이 정리해달라고 하는 내용을 해줬다"고 진술했습니다.
결국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과 두 대령 모두 민간인인 노 전 사령관 지시를 따르게 된 건 김 전 장관 지시로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진술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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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경 기자 6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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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기자 hun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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