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안으로 뻗은 용암동굴…리조트 개발로 위기

입력 2025.02.19 (10:49) 수정 2025.02.19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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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제주 제2공항 예정지 인근에 관광개발 사업 추진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2공항과 인접한 목장에 리조트를 짓는 개발사업도 추진 중인데, 사업부지 내 천연 용암동굴이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임연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탁 트인 제주 동부 바다를 마주한 서귀포시 성산읍 신천리 목장.

해안 경관이 뛰어나 제주올레 코스가 있고, 제2공항 예정지와도 5km 거리로 가깝습니다.

이곳에 면적 12만㎡ 대규모 리조트를 짓는 개발 사업이 지난해부터 추진되고 있습니다.

5천억 원을 들여 객실 189개와 식물원 등을 2028년까지 짓겠다는 계획입니다.

그런데 천연 용암동굴인 마장굴이 사업부지에 있어 동굴 훼손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마장굴은 해안까지 용암이 흘러내려 형성된 약 600m 길이 천연동굴로, 이 같은 형태는 세계자연유산인 용천동굴을 포함해 제주에 단 2개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게다가 동굴 안에서 신석기 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까지 생업 활동을 살필 수 있는 유적이 발견된 매장문화재이기도 합니다.

리포트 개발 부지와 맞닿은 마장굴 입구입니다.

이곳은 신석기 시대 때 쓰인 것으로 추정된 토기가 발견되는 등 동굴유적으로써의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사업자는 동굴 경계로부터 10m의 완충공간을 두고 공사하면 동굴 원형 보전이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마장굴과 지표 사이가 얇게는 1.2m 두께에 불과해, 터파기와 기초공사로 인한 동굴 훼손 우려가 제기됩니다.

[강순석/제주지질연구소장 : "동굴이 계속 이어지면서 발달돼 있는데 그 옆에 10m 이격해서 어떤 건물을 짓는다든지 사업을 해도 괜찮습니까? 세계유산인 제주도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용암동굴 바로 옆에서 관광 개발사업을 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제주도 자문위원회는 용암동굴 보존을 위한 완충 구역을 10m로 잡은 근거를 명확히 해달라는 조건을 달아 최근 사업자가 제출한 전략환경영평가서를 조건부 동의했습니다.

동굴 보존을 전제로 리조트 개발 가능성을 열어준 셈인데 개발사업 승인까지 입지 적정성을 두고 논란이 예상됩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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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해안으로 뻗은 용암동굴…리조트 개발로 위기
    • 입력 2025-02-19 10:49:21
    • 수정2025-02-19 11:49:30
    930뉴스(제주)
[앵커]

최근 제주 제2공항 예정지 인근에 관광개발 사업 추진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2공항과 인접한 목장에 리조트를 짓는 개발사업도 추진 중인데, 사업부지 내 천연 용암동굴이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임연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탁 트인 제주 동부 바다를 마주한 서귀포시 성산읍 신천리 목장.

해안 경관이 뛰어나 제주올레 코스가 있고, 제2공항 예정지와도 5km 거리로 가깝습니다.

이곳에 면적 12만㎡ 대규모 리조트를 짓는 개발 사업이 지난해부터 추진되고 있습니다.

5천억 원을 들여 객실 189개와 식물원 등을 2028년까지 짓겠다는 계획입니다.

그런데 천연 용암동굴인 마장굴이 사업부지에 있어 동굴 훼손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마장굴은 해안까지 용암이 흘러내려 형성된 약 600m 길이 천연동굴로, 이 같은 형태는 세계자연유산인 용천동굴을 포함해 제주에 단 2개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게다가 동굴 안에서 신석기 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까지 생업 활동을 살필 수 있는 유적이 발견된 매장문화재이기도 합니다.

리포트 개발 부지와 맞닿은 마장굴 입구입니다.

이곳은 신석기 시대 때 쓰인 것으로 추정된 토기가 발견되는 등 동굴유적으로써의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사업자는 동굴 경계로부터 10m의 완충공간을 두고 공사하면 동굴 원형 보전이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마장굴과 지표 사이가 얇게는 1.2m 두께에 불과해, 터파기와 기초공사로 인한 동굴 훼손 우려가 제기됩니다.

[강순석/제주지질연구소장 : "동굴이 계속 이어지면서 발달돼 있는데 그 옆에 10m 이격해서 어떤 건물을 짓는다든지 사업을 해도 괜찮습니까? 세계유산인 제주도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용암동굴 바로 옆에서 관광 개발사업을 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제주도 자문위원회는 용암동굴 보존을 위한 완충 구역을 10m로 잡은 근거를 명확히 해달라는 조건을 달아 최근 사업자가 제출한 전략환경영평가서를 조건부 동의했습니다.

동굴 보존을 전제로 리조트 개발 가능성을 열어준 셈인데 개발사업 승인까지 입지 적정성을 두고 논란이 예상됩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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