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공무원 해고 칼바람에 충격과 공포 [뉴스in뉴스]

입력 2025.02.19 (12:39) 수정 2025.02.19 (14:2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 내일이면 꼭 한 달입니다.

가자 지구와 그린란드를 미국이 소유하겠다, 무역국들에게 관세를 부과하겠다, 트럼프의 발언들이 폭풍처럼 몰아치며 전 세계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국 내부는 어떨까요?

국제부 김양순 기자와 알아봅니다.

트럼프 대통령,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든다는 게 슬로건이었잖아요.

트럼프 귀환으로 전 세계가 혼란스러운데, 미국은 어떤가, 참 궁금합니다.

[기자]

미국 국내도 매우 시끄럽습니다.

현지 시각 17일, 미국은 대통령의 날로 휴일인데요.

미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민주주의가 뭐냐고? 이게 민주주의다!"]

워싱턴 DC에서는 미 연방의회 앞에서, 주별로는 연방정부 건물 앞에서 수천 명의 시위대가 집결했는데요.

모두 정부에서 일하다 해고된 공무원들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 정부를 효율화하겠다며, 정부효율부를 만들었잖아요.

이후 전방위적으로 해고가 시작됐고, 보다 못한 공무원들이 나서서 '대통령은 왕이 아니다' 시위를 벌였습니다.

[앵커]

우리랑은 좀 다르겠지만, 공무원은 그래도 철밥통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급여는 많지 않아도 안정이 보장된 곳으로 여겨졌는데요?

[기자]

미 연방정부 공무원은 국무부, 국방부 같은 대형 부처부터 국립공원을 관리하는 공원 지킴이까지 다양한데요.

이들은 급여는 많지 않지만 정년이 없고, 정부와 국민을 위해 공적으로 일한다는 자부심이 있었다며 이번 대량 해고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줄리아 후크/미국 텍사스 : "이 정부가 하는 일에 뭐라도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트럼프와 머스크가 휘두르고 있는 불법적이고 반헌법적인 권력에 대해서요."]

[캐슬린 브레이너드/미국 국립공원 지킴 : "(해고 메일을) 읽고, 받아들였어요. 눈물이 쏟아지더라고요. (내일) 출근할 준비를 다 끝냈는데, 채용이 취소되었다는 메일을 받은 거죠."]

미국에서 해고 통보는 우리와 달리 이메일로 이뤄지는데요.

출근하기로 한 전날 밤에 이메일로 해고 통보를 하는가 하면, 해고 이메일을 받자마자 30분 안에 짐 싸서 건물 밖으로 나가라고 했다는 증언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앵커]

어느 정도나 해고 칼바람이 부는 건지 궁금합니다?

[기자]

지금까지 파악된 숫자는 만 명가량인데요.

해고가 예고된 이들은 20만 명으로 집계됩니다.

취업한 지 1년도 안 되는 수습 공무원들이 집중 해고되고 있는데요.

누가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고 일단 해고부터 하는 황당한 사례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먼저 연방항공청은 수백 명이 이메일로 해고를 통보받았는데요.

항공기 착륙과 항법 보조 정비 레이저 담당 직원들도 포함됐습니다.

미국에서 항공기 추락과 충돌 사고가 줄줄이 발생하고 있는데도 이런 상황이고요.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으로 미국 계란값, 금값이란 보도 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농무부 산하에서 조류인플루엔자 대응하는 인력, 25% 해고됐습니다.

심지어는 핵무기를 관리하고 감독하는 공무원 수백 명이 해고되기도 했는데요.

정부효율부에선 이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도 모르고 해고 이메일을 날렸다가, 부랴부랴 해고를 취소하려 했지만, 일부는 연락도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앵커]

이 정도면 앞뒤 따지지 않고 해고한다는 말이 나올 것 같은데, 그 중심에 일론 머스크가 있다고요?

[기자]

정부효율부라는 이름 자체가 일론 머스크를 상징합니다.

정부효율부는 영어로 줄여서 DOGE, 도지라고 불립니다.

그런데 도지는 일론 머스크가 2019년부터 밀어 온 암호화폐 이름이거든요.

머스크가 인수한 소셜미디어 X에서도 쓸 수 있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 X에서도 쓸 수 있는 코인인데, 정부효율부, 도지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미국인들은 머스크를 떠올릴 수밖에 없는 겁니다.

[앵커]

공무원은 막 자르는데, 정작 머스크가 수장인 정부효율부, 도지는 몇 명이나 일하는 겁니까?

[기자]

이른바 정부 효율부는 정확히 누가 운영하는지, 백악관도, 트럼프도 전혀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머스크가 정부 부처 수장이 되려면 청문회를 거쳐야 하는데 정식 임명도, 청문회도 없었다, 위법이자, 위헌이다, 비판이 일자 백악관은 "머스크가 정부효율부 수장 아니다, 그냥 백악관 고문이다." 라고 황당한 입장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래도 미국이 간단치 않은 나라인데, 청문회도 거치지 않고, 백악관 고문에 불과하다는 머스크가 멋대로 할 수 있을까요?

[기자]

민주당 소속 주 법무장관들은 정부효율부가 재무부 등 정부 핵심 시스템에 접근하는 건 위법이라고 소송을 냈는데요.

조금 전 워싱턴 연방법원에서 기각했습니다.

머스크가 선출되지 않은 개인이고 광범위한 권력을 휘두르는 건 사실이지만 권한을 중지할 정돈 아니라는 겁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 머스크는 진정한 애국자라며 두둔하고 있어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고 있는데요.

트럼프의 미국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미국과는 아주 다른 미국이 될 것이다, 지금의 상황은 앞으로 마주할 현실의 서막에 불과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편집:양의정 이인영 김은주/그래픽:강민수/자료조사:김나영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미국은 공무원 해고 칼바람에 충격과 공포 [뉴스in뉴스]
    • 입력 2025-02-19 12:39:03
    • 수정2025-02-19 14:28:05
    뉴스 12
[앵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 내일이면 꼭 한 달입니다.

가자 지구와 그린란드를 미국이 소유하겠다, 무역국들에게 관세를 부과하겠다, 트럼프의 발언들이 폭풍처럼 몰아치며 전 세계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국 내부는 어떨까요?

국제부 김양순 기자와 알아봅니다.

트럼프 대통령,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든다는 게 슬로건이었잖아요.

트럼프 귀환으로 전 세계가 혼란스러운데, 미국은 어떤가, 참 궁금합니다.

[기자]

미국 국내도 매우 시끄럽습니다.

현지 시각 17일, 미국은 대통령의 날로 휴일인데요.

미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민주주의가 뭐냐고? 이게 민주주의다!"]

워싱턴 DC에서는 미 연방의회 앞에서, 주별로는 연방정부 건물 앞에서 수천 명의 시위대가 집결했는데요.

모두 정부에서 일하다 해고된 공무원들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 정부를 효율화하겠다며, 정부효율부를 만들었잖아요.

이후 전방위적으로 해고가 시작됐고, 보다 못한 공무원들이 나서서 '대통령은 왕이 아니다' 시위를 벌였습니다.

[앵커]

우리랑은 좀 다르겠지만, 공무원은 그래도 철밥통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급여는 많지 않아도 안정이 보장된 곳으로 여겨졌는데요?

[기자]

미 연방정부 공무원은 국무부, 국방부 같은 대형 부처부터 국립공원을 관리하는 공원 지킴이까지 다양한데요.

이들은 급여는 많지 않지만 정년이 없고, 정부와 국민을 위해 공적으로 일한다는 자부심이 있었다며 이번 대량 해고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줄리아 후크/미국 텍사스 : "이 정부가 하는 일에 뭐라도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트럼프와 머스크가 휘두르고 있는 불법적이고 반헌법적인 권력에 대해서요."]

[캐슬린 브레이너드/미국 국립공원 지킴 : "(해고 메일을) 읽고, 받아들였어요. 눈물이 쏟아지더라고요. (내일) 출근할 준비를 다 끝냈는데, 채용이 취소되었다는 메일을 받은 거죠."]

미국에서 해고 통보는 우리와 달리 이메일로 이뤄지는데요.

출근하기로 한 전날 밤에 이메일로 해고 통보를 하는가 하면, 해고 이메일을 받자마자 30분 안에 짐 싸서 건물 밖으로 나가라고 했다는 증언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앵커]

어느 정도나 해고 칼바람이 부는 건지 궁금합니다?

[기자]

지금까지 파악된 숫자는 만 명가량인데요.

해고가 예고된 이들은 20만 명으로 집계됩니다.

취업한 지 1년도 안 되는 수습 공무원들이 집중 해고되고 있는데요.

누가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고 일단 해고부터 하는 황당한 사례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먼저 연방항공청은 수백 명이 이메일로 해고를 통보받았는데요.

항공기 착륙과 항법 보조 정비 레이저 담당 직원들도 포함됐습니다.

미국에서 항공기 추락과 충돌 사고가 줄줄이 발생하고 있는데도 이런 상황이고요.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으로 미국 계란값, 금값이란 보도 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농무부 산하에서 조류인플루엔자 대응하는 인력, 25% 해고됐습니다.

심지어는 핵무기를 관리하고 감독하는 공무원 수백 명이 해고되기도 했는데요.

정부효율부에선 이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도 모르고 해고 이메일을 날렸다가, 부랴부랴 해고를 취소하려 했지만, 일부는 연락도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앵커]

이 정도면 앞뒤 따지지 않고 해고한다는 말이 나올 것 같은데, 그 중심에 일론 머스크가 있다고요?

[기자]

정부효율부라는 이름 자체가 일론 머스크를 상징합니다.

정부효율부는 영어로 줄여서 DOGE, 도지라고 불립니다.

그런데 도지는 일론 머스크가 2019년부터 밀어 온 암호화폐 이름이거든요.

머스크가 인수한 소셜미디어 X에서도 쓸 수 있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 X에서도 쓸 수 있는 코인인데, 정부효율부, 도지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미국인들은 머스크를 떠올릴 수밖에 없는 겁니다.

[앵커]

공무원은 막 자르는데, 정작 머스크가 수장인 정부효율부, 도지는 몇 명이나 일하는 겁니까?

[기자]

이른바 정부 효율부는 정확히 누가 운영하는지, 백악관도, 트럼프도 전혀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머스크가 정부 부처 수장이 되려면 청문회를 거쳐야 하는데 정식 임명도, 청문회도 없었다, 위법이자, 위헌이다, 비판이 일자 백악관은 "머스크가 정부효율부 수장 아니다, 그냥 백악관 고문이다." 라고 황당한 입장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래도 미국이 간단치 않은 나라인데, 청문회도 거치지 않고, 백악관 고문에 불과하다는 머스크가 멋대로 할 수 있을까요?

[기자]

민주당 소속 주 법무장관들은 정부효율부가 재무부 등 정부 핵심 시스템에 접근하는 건 위법이라고 소송을 냈는데요.

조금 전 워싱턴 연방법원에서 기각했습니다.

머스크가 선출되지 않은 개인이고 광범위한 권력을 휘두르는 건 사실이지만 권한을 중지할 정돈 아니라는 겁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 머스크는 진정한 애국자라며 두둔하고 있어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고 있는데요.

트럼프의 미국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미국과는 아주 다른 미국이 될 것이다, 지금의 상황은 앞으로 마주할 현실의 서막에 불과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편집:양의정 이인영 김은주/그래픽:강민수/자료조사:김나영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