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난민 추방 재개

입력 2025.02.20 (15:15) 수정 2025.02.20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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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발동으로 난민 수용을 사실상 중단한 가운데, 파키스탄이 아프가니스탄 난민에 대한 추방 조치를 재개하면서 파키스탄에 머물며 미국 이주를 기다리던 난민들이 쫓겨날 위기에 처했습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주파키스탄 아프간 대사관은 최근 파키스탄 당국이 자국 내에 거주 중인 아프간인들에 대한 추방 조치를 재개했다며, 추방은 "아프간 대사관에 공문을 보내거나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등의 절차 없이 시작됐다"고 밝혔습니다.

아프간 대사관 측은 파키스탄 당국이 아프간 난민에 대한 수색과 체포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특히 수도 이슬라마바드와 인근 대도시 라왈핀디에서 난민들을 다른 지역으로 추방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대규모 추방에 관해 파키스탄 당국 및 국제기구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덧붙였습니다.

1980년대 옛 소련이 아프간을 점령했을 때 아프간 난민 400만명 이상이 파키스탄으로 피신했으며, 2021년 8월 탈레반의 아프간 재집권 이후 또 60만명 이상의 난민이 파키스탄으로 이주했습니다.

이런 난민 중 130만여명은 거주증이 있지만 나머지는 제대로 된 증빙서류 없이 파키스탄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파키스탄 내 아프간 난민 중에는 아프간 전쟁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미군을 도왔다가 탈레반 재집권 이후 파키스탄으로 탈출해 미국 이주를 기다리는 사람이 약 2만명에 이릅니다.

이들은 미국으로 망명을 신청했지만,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난민 프로그램을 중단하면서 불확실한 상황에 놓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파키스탄 당국이 대대적인 아프간 난민 추방 정책까지 재가동하면서 이들의 불안은 더 커졌습니다.

파키스탄 당국은 2023년 불법 체류 중인 외국인을 송환한다며 거주증이 없는 아프간인들에게 자진 귀국하도록 했으며, 이후 대대적인 단속을 통해 강제 추방을 실시했습니다.

이에 국제사회의 비난이 이어졌고, 파키스탄 당국도 추방 작업을 중단했지만, 최근 들어 다시 추방이 시작된 상황입니다.

특히 당초에는 난민 지위 신청자는 추방 대상에서 제외했지만, 최근에는 등록된 난민도 추방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프간 권익 보호 운동가인 아마드 샤는 "트럼프 행정부가 그들의 운명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때까지는 이슬라마바드에 계속 살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며 이들이 다른 지역으로 강제 이주하게 되면 이슬라마바드 내 서방 대사관을 방문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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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난민 추방 재개
    • 입력 2025-02-20 15:15:27
    • 수정2025-02-20 15:18:35
    국제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발동으로 난민 수용을 사실상 중단한 가운데, 파키스탄이 아프가니스탄 난민에 대한 추방 조치를 재개하면서 파키스탄에 머물며 미국 이주를 기다리던 난민들이 쫓겨날 위기에 처했습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주파키스탄 아프간 대사관은 최근 파키스탄 당국이 자국 내에 거주 중인 아프간인들에 대한 추방 조치를 재개했다며, 추방은 "아프간 대사관에 공문을 보내거나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등의 절차 없이 시작됐다"고 밝혔습니다.

아프간 대사관 측은 파키스탄 당국이 아프간 난민에 대한 수색과 체포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특히 수도 이슬라마바드와 인근 대도시 라왈핀디에서 난민들을 다른 지역으로 추방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대규모 추방에 관해 파키스탄 당국 및 국제기구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덧붙였습니다.

1980년대 옛 소련이 아프간을 점령했을 때 아프간 난민 400만명 이상이 파키스탄으로 피신했으며, 2021년 8월 탈레반의 아프간 재집권 이후 또 60만명 이상의 난민이 파키스탄으로 이주했습니다.

이런 난민 중 130만여명은 거주증이 있지만 나머지는 제대로 된 증빙서류 없이 파키스탄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파키스탄 내 아프간 난민 중에는 아프간 전쟁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미군을 도왔다가 탈레반 재집권 이후 파키스탄으로 탈출해 미국 이주를 기다리는 사람이 약 2만명에 이릅니다.

이들은 미국으로 망명을 신청했지만,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난민 프로그램을 중단하면서 불확실한 상황에 놓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파키스탄 당국이 대대적인 아프간 난민 추방 정책까지 재가동하면서 이들의 불안은 더 커졌습니다.

파키스탄 당국은 2023년 불법 체류 중인 외국인을 송환한다며 거주증이 없는 아프간인들에게 자진 귀국하도록 했으며, 이후 대대적인 단속을 통해 강제 추방을 실시했습니다.

이에 국제사회의 비난이 이어졌고, 파키스탄 당국도 추방 작업을 중단했지만, 최근 들어 다시 추방이 시작된 상황입니다.

특히 당초에는 난민 지위 신청자는 추방 대상에서 제외했지만, 최근에는 등록된 난민도 추방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프간 권익 보호 운동가인 아마드 샤는 "트럼프 행정부가 그들의 운명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때까지는 이슬라마바드에 계속 살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며 이들이 다른 지역으로 강제 이주하게 되면 이슬라마바드 내 서방 대사관을 방문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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