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한 달…‘관세 폭격’ 본격화 [뉴스in뉴스]

입력 2025.02.21 (12:38) 수정 2025.02.21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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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금 전 리포트에서 보셨듯이, 세계 곳곳이 '관세 전쟁' 국면입니다.

'관세 전쟁'의 포문을 연 건 단연 미국인데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제로 취임 한 달을 맞았습니다.

한달 간 이 정도로 몰아붙였는데 앞으로 얼마나 더할까, 걱정도 많습니다.

경제부 황현규 기자와 더 짚어 보겠습니다.

황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관세 관련 발표를 쏟아내고 있잖아요.

대상국도, 품목도 많다 보니 헷갈릴 정도인데, 한 번 정리를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관세 조치가 발표된다고 해도 과장이 아닙니다.

국가별 관세, 품목별 관세, 상호 관세 등등, 잘 못 들어본 새로운 용어가 계속 나오고 있고,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품목도,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그리고 목재까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앵커]

품목도 품목인데, 관세 부과 시기도 점점 앞당기고 있죠?

[기자]

가장 최근 발표는 미국 현지 시각으로 이틀 전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 달 안에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목재 등에 대한 관세를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당초 자동차 관세를 4월 2일쯤 발표하겠다고 했는데, 그 시점을 더 앞당긴 겁니다.

예상보다 고율 관세 정책이 더 빨리 시행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예고한 관세가 하도 여러 개여서 헷갈릴 정도인데, 하나씩 짚어보죠.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먼저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고, 그다음이 자동차였습니다.

자동차는 한국의 대미 수출 1위 품목입니다.

[앵커]

우리 자동차 업체 타격이 불가피하겠죠?

[기자]

네, 걱정입니다.

지난해 한국에서 수출된 자동차 278만 대 중, 미국으로 간 물량이 143만 대로 절반이 넘습니다.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10% 관세만 부과해도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이 4조 3,000억 원 감소할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며 영향을 줄이려 하고 있지만, 공장 가동률을 더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앵커]

우리나라의 수출 양대 축이 자동차 그리고 반도체잖아요.

반도체도 관세 대상으로 언급됐다고요?

[기자]

네, 반도체도 봐주지 않겠다는 입장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 들어보겠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현지 시각 13일 : "지금 당장 미국에서 반도체 칩을 생산해야 합니다. 현재 모든 칩이 타이완에서 만들어지고 있어요. 사실상 거의 전부가 그렇습니다. 한국에서 조금 생산되긴 하지만, 대부분은 타이완산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타이완을 주로 언급했지만, 한국을 따로 언급할 만큼 반도체 강국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반도체에는 25% 관세를 먼저 부과하고, 1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최대 100%까지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근데, 관세를 부과하면 당장은 반도체를 수입해서 쓰는 미국 기업이 피해를 볼 텐데, 그래서 일단은 관세 카드를 던져놨지만, 실은 협상을 원하는 거 아니냐는 분석이 많잖아요?

[기자]

네, 관세는 기본적으로 수입을 하는 쪽에서 냅니다.

미국 정부가 관세를 매기면 미국 기업이 세금을 내는 거죠.

물론 그 부담을 수출하는 기업 쪽으로 떠넘길 수는 있겠지만, 그렇게 전가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고 당장은 미국 기업이 부담입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관세가 높아지면 반도체를 쓰는 미국 기업들도 손해를 보기 때문에, 무작정 올리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요.

반도체 공장을 미국으로 옮기기 위한 전략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앵커]

그런데 황 기자도 반도체 공장을 이야기했지만, 반도체 법도 재협상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면서요.

[기자]

네 우선 반도체 법이 무엇인지 설명해 드리자면, 지난 2022년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외국 투자 기업에 보조금을 주겠다는 내용입니다.

반도체 법 보조금을 받기로 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대규모 투자를 추진 중인데요.

갑자기 이걸 재협상하겠다고 하는 겁니다.

[앵커]

전임 바이든 대통령과 협상한 거긴 하지만, 미국 정부와 계약서까지 체결한 건데, 그렇게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을 수 있는 건가요?

[기자]

우리 입장에서는 분명 부당해 보이는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힘에 의한 국제질서를 노골적으로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끌려가는 측면이 있을 수밖에 없고, 당장은 실리적으로 재협상을 하더라도, 최대한 전략적으로 살은 내주더라도 뼈는 지키는 전략이 중요한 상황입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 관세'도 예고했던데, 정확히 어떤 개념입니까?

[기자]

네,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데요.

상호 관세란, 다른 나라가 미국에 매기는 관세만큼 미국도 동일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개념입니다.

쉽게 말해 “너희가 미국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우리도 똑같이 하겠다”는 겁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관세의 기준’입니다.

한국은 미국과 FTA를 체결해 대부분의 품목에 관세가 없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성격을 띠는 비과세 항목’까지 포함해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의 부가가치세 10%입니다.

자동차와 반도체에 부과될 관세에, 이 부가가치세까지 더해질 경우 우리 기업들의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우리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기자]

우선 정부가 미국과의 협상에 나섰습니다.

박종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 차관보가 4일 전에 미국을 방문했습니다.

미국 측에 상호 관세 등 관세 조치에서 한국이 제외될 것을 요청했습니다.

또 반도체 법 보조금도 지속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미국 정부에 전달했습니다.

[앵커]

국내 기업들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기자]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포함해 기업인 26명이 그제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자동차와 반도체, 철강, 조선, 에너지 등 핵심 산업 대표들이 대거 참여하였습니다.

기업인들은 백악관 고위 당국자와 의회 주요 의원들을 만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 조선 분야 협력, 제조시설 투자 등의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들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영상편집:신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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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5-02-21 13: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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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금 전 리포트에서 보셨듯이, 세계 곳곳이 '관세 전쟁' 국면입니다.

'관세 전쟁'의 포문을 연 건 단연 미국인데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제로 취임 한 달을 맞았습니다.

한달 간 이 정도로 몰아붙였는데 앞으로 얼마나 더할까, 걱정도 많습니다.

경제부 황현규 기자와 더 짚어 보겠습니다.

황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관세 관련 발표를 쏟아내고 있잖아요.

대상국도, 품목도 많다 보니 헷갈릴 정도인데, 한 번 정리를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관세 조치가 발표된다고 해도 과장이 아닙니다.

국가별 관세, 품목별 관세, 상호 관세 등등, 잘 못 들어본 새로운 용어가 계속 나오고 있고,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품목도,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그리고 목재까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앵커]

품목도 품목인데, 관세 부과 시기도 점점 앞당기고 있죠?

[기자]

가장 최근 발표는 미국 현지 시각으로 이틀 전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 달 안에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목재 등에 대한 관세를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당초 자동차 관세를 4월 2일쯤 발표하겠다고 했는데, 그 시점을 더 앞당긴 겁니다.

예상보다 고율 관세 정책이 더 빨리 시행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예고한 관세가 하도 여러 개여서 헷갈릴 정도인데, 하나씩 짚어보죠.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먼저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고, 그다음이 자동차였습니다.

자동차는 한국의 대미 수출 1위 품목입니다.

[앵커]

우리 자동차 업체 타격이 불가피하겠죠?

[기자]

네, 걱정입니다.

지난해 한국에서 수출된 자동차 278만 대 중, 미국으로 간 물량이 143만 대로 절반이 넘습니다.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10% 관세만 부과해도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이 4조 3,000억 원 감소할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며 영향을 줄이려 하고 있지만, 공장 가동률을 더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앵커]

우리나라의 수출 양대 축이 자동차 그리고 반도체잖아요.

반도체도 관세 대상으로 언급됐다고요?

[기자]

네, 반도체도 봐주지 않겠다는 입장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 들어보겠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현지 시각 13일 : "지금 당장 미국에서 반도체 칩을 생산해야 합니다. 현재 모든 칩이 타이완에서 만들어지고 있어요. 사실상 거의 전부가 그렇습니다. 한국에서 조금 생산되긴 하지만, 대부분은 타이완산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타이완을 주로 언급했지만, 한국을 따로 언급할 만큼 반도체 강국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반도체에는 25% 관세를 먼저 부과하고, 1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최대 100%까지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근데, 관세를 부과하면 당장은 반도체를 수입해서 쓰는 미국 기업이 피해를 볼 텐데, 그래서 일단은 관세 카드를 던져놨지만, 실은 협상을 원하는 거 아니냐는 분석이 많잖아요?

[기자]

네, 관세는 기본적으로 수입을 하는 쪽에서 냅니다.

미국 정부가 관세를 매기면 미국 기업이 세금을 내는 거죠.

물론 그 부담을 수출하는 기업 쪽으로 떠넘길 수는 있겠지만, 그렇게 전가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고 당장은 미국 기업이 부담입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관세가 높아지면 반도체를 쓰는 미국 기업들도 손해를 보기 때문에, 무작정 올리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요.

반도체 공장을 미국으로 옮기기 위한 전략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앵커]

그런데 황 기자도 반도체 공장을 이야기했지만, 반도체 법도 재협상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면서요.

[기자]

네 우선 반도체 법이 무엇인지 설명해 드리자면, 지난 2022년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외국 투자 기업에 보조금을 주겠다는 내용입니다.

반도체 법 보조금을 받기로 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대규모 투자를 추진 중인데요.

갑자기 이걸 재협상하겠다고 하는 겁니다.

[앵커]

전임 바이든 대통령과 협상한 거긴 하지만, 미국 정부와 계약서까지 체결한 건데, 그렇게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을 수 있는 건가요?

[기자]

우리 입장에서는 분명 부당해 보이는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힘에 의한 국제질서를 노골적으로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끌려가는 측면이 있을 수밖에 없고, 당장은 실리적으로 재협상을 하더라도, 최대한 전략적으로 살은 내주더라도 뼈는 지키는 전략이 중요한 상황입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 관세'도 예고했던데, 정확히 어떤 개념입니까?

[기자]

네,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데요.

상호 관세란, 다른 나라가 미국에 매기는 관세만큼 미국도 동일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개념입니다.

쉽게 말해 “너희가 미국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우리도 똑같이 하겠다”는 겁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관세의 기준’입니다.

한국은 미국과 FTA를 체결해 대부분의 품목에 관세가 없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성격을 띠는 비과세 항목’까지 포함해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의 부가가치세 10%입니다.

자동차와 반도체에 부과될 관세에, 이 부가가치세까지 더해질 경우 우리 기업들의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우리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기자]

우선 정부가 미국과의 협상에 나섰습니다.

박종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 차관보가 4일 전에 미국을 방문했습니다.

미국 측에 상호 관세 등 관세 조치에서 한국이 제외될 것을 요청했습니다.

또 반도체 법 보조금도 지속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미국 정부에 전달했습니다.

[앵커]

국내 기업들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기자]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포함해 기업인 26명이 그제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자동차와 반도체, 철강, 조선, 에너지 등 핵심 산업 대표들이 대거 참여하였습니다.

기업인들은 백악관 고위 당국자와 의회 주요 의원들을 만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 조선 분야 협력, 제조시설 투자 등의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들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영상편집:신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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