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절벽 방치해 사망 사고”…전 충북도의원 등 법정구속

입력 2025.02.26 (21:43) 수정 2025.02.26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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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22년, 제천에서 도로가 끊긴 걸 모르고 차를 몰던 운전자와 10대 아들이 추락사했는데요.

일대 공사 관계자와 함께, 땅 주인인 전직 충북도의원까지 항소심에서 법정 구속됐습니다.

안전 조치에 소홀해 과실치사 혐의가 인정됐습니다.

송근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제천의 한 도로.

진입 금지를 알리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도로로 연결돼 있던 이곳은 길이 끊긴 채 낭떠러지처럼 방치되고 있습니다.

2022년, 땅 개발을 위해 흙을 깎아내는 공사를 하면서 도로 앞으로는 약 2m, 왼쪽으로 6m 가량 절벽이 생긴 겁니다.

하지만 공사가 끝난 뒤, 약 두 달 동안 아무런 안전 시설도 설치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2022년 8월, 도로가 끊긴 줄 모르고 진입한 SUV 차가 6m 아래로 추락해 40대 남성과 10대 아들이 숨졌습니다.

이 사고로 공사 업자와 공사를 맡긴 땅 주인, 사실혼 배우자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땅 주인은 재선의 기초의원과 충북도의원을 지내고, 기초단체장 선거에도 출마했던 A 씨였습니다.

A 씨는 실제 공사를 주도한 건 배우자이고, 본인은 관여하지 않았다면서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1심에 이어 최근 항소심 재판부도 A 씨 등 세 사람 모두 유죄라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A 씨가 여러 차례 현장을 방문하는 등 공사에 깊이 개입한 정황이 있고, 업자와 토사 반출 계약도 A 씨가 직접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A 씨를 비롯한 피고인들이 안전시설 설치 등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참담한 사고를 막았을 거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항소심에선 A 씨와 배우자가 피해자 유족을 위해 공탁한 점 등이 참작돼, 강제 노역을 하지 않는 금고 2년 8개월로 감형됐습니다.

실형 선고로 항소심 재판이 끝난 뒤 법정 구속된 A 씨는 대법원에 상고했다가 최근 취하했습니다.

KBS 뉴스 송근섭입니다.

촬영기자:강사완/그래픽:박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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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로 절벽 방치해 사망 사고”…전 충북도의원 등 법정구속
    • 입력 2025-02-26 21:43:23
    • 수정2025-02-26 22:05:11
    뉴스9(청주)
[앵커]

2022년, 제천에서 도로가 끊긴 걸 모르고 차를 몰던 운전자와 10대 아들이 추락사했는데요.

일대 공사 관계자와 함께, 땅 주인인 전직 충북도의원까지 항소심에서 법정 구속됐습니다.

안전 조치에 소홀해 과실치사 혐의가 인정됐습니다.

송근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제천의 한 도로.

진입 금지를 알리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도로로 연결돼 있던 이곳은 길이 끊긴 채 낭떠러지처럼 방치되고 있습니다.

2022년, 땅 개발을 위해 흙을 깎아내는 공사를 하면서 도로 앞으로는 약 2m, 왼쪽으로 6m 가량 절벽이 생긴 겁니다.

하지만 공사가 끝난 뒤, 약 두 달 동안 아무런 안전 시설도 설치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2022년 8월, 도로가 끊긴 줄 모르고 진입한 SUV 차가 6m 아래로 추락해 40대 남성과 10대 아들이 숨졌습니다.

이 사고로 공사 업자와 공사를 맡긴 땅 주인, 사실혼 배우자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땅 주인은 재선의 기초의원과 충북도의원을 지내고, 기초단체장 선거에도 출마했던 A 씨였습니다.

A 씨는 실제 공사를 주도한 건 배우자이고, 본인은 관여하지 않았다면서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1심에 이어 최근 항소심 재판부도 A 씨 등 세 사람 모두 유죄라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A 씨가 여러 차례 현장을 방문하는 등 공사에 깊이 개입한 정황이 있고, 업자와 토사 반출 계약도 A 씨가 직접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A 씨를 비롯한 피고인들이 안전시설 설치 등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참담한 사고를 막았을 거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항소심에선 A 씨와 배우자가 피해자 유족을 위해 공탁한 점 등이 참작돼, 강제 노역을 하지 않는 금고 2년 8개월로 감형됐습니다.

실형 선고로 항소심 재판이 끝난 뒤 법정 구속된 A 씨는 대법원에 상고했다가 최근 취하했습니다.

KBS 뉴스 송근섭입니다.

촬영기자:강사완/그래픽:박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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