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 지내며 추방 걱정…미등록 이주아동 3천4백 명

입력 2025.02.28 (06:42) 수정 2025.02.28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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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에서 나고 자랐지만 서류상 존재하지 않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미등록 이주아동'입니다.

외국인 부모의 체류 기간이 만료됐거나 난민 신청에 실패한 아이들인데, 주민등록은 커녕 미등록 외국인 신분이다 보니 어려움이 크다고 합니다.

여소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14살이던 7년 전, 러시아를 떠나 한국으로 온 무비나 씨.

난민 신청을 내고 심사를 받는 동안, 임시 체류자격을 얻어 지내왔습니다.

그러던 중 2022년 이사를 하면서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사로 인해 다른 학교에 전학 요청을 했는데 거절 당했고, 추방 위기에 놓인 겁니다.

[무비나/미등록 이주 아동 출신 : "제가 왜 학교를 그만둬야 되는지….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집에만 있어야 되니까 충격이었던 것 같아요."]

한시 시행되고 있는 '미등록 이주아동' 구제대책은 학교에 다니는 미등록 이주 아동에게만 체류 자격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무비나/미등록 이주 아동 출신 : "제 인생은 한국에서 시작한 거였거든요. 제가 살아왔던 시간들을 하루아침에 부정당한 것 같이…."]

몽골 출신의 고 강태완 씨도 가족이 취업 비자 사기를 당해 25년 동안 미등록 신분으로 지냈습니다.

[이은혜/고 강태완 씨 어머니 : "고등학교 졸업했는데 대학 갈 순 없잖아요. 비자도 없고…. 핸드폰 쓸 수 없고, 운전면허 딸 수도 없고."]

서른 살까지 숨어지내던 태완 씨는 인구감소지역에서 일하면 거주 비자를 빨리 얻을 수 있다는 소식에, 연고도 없는 전북 김제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여덟 달 뒤인 지난해 11월 태완 씨는 작업 중 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김사강/이주와인권연구소 : "체류 자격이 이 친구들한테 주어졌다면 굳이 "내가 지역특화형(비자 신청)을 해서라도 내가 F-2(거주 비자)를 따겠다"라고 하면서 전혀 아무도 없는 전북 김제까지 왔을까…."]

운전면허를 딴 뒤 여행을 가고 싶다던 태완 씨의 소박한 꿈은 그렇게 사라졌습니다.

[태완 씨 생전 영상 :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별 것도 아닌 것처럼 보일지라도 저는 진짜 너무 좋았던 것 같아요."]

KBS 뉴스 여소연입니다.

촬영기자:서원철/그래픽:여현수/화면제공:'이주와인권연구소'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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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숨어 지내며 추방 걱정…미등록 이주아동 3천4백 명
    • 입력 2025-02-28 06:42:39
    • 수정2025-02-28 06:5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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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에서 나고 자랐지만 서류상 존재하지 않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미등록 이주아동'입니다.

외국인 부모의 체류 기간이 만료됐거나 난민 신청에 실패한 아이들인데, 주민등록은 커녕 미등록 외국인 신분이다 보니 어려움이 크다고 합니다.

여소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14살이던 7년 전, 러시아를 떠나 한국으로 온 무비나 씨.

난민 신청을 내고 심사를 받는 동안, 임시 체류자격을 얻어 지내왔습니다.

그러던 중 2022년 이사를 하면서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사로 인해 다른 학교에 전학 요청을 했는데 거절 당했고, 추방 위기에 놓인 겁니다.

[무비나/미등록 이주 아동 출신 : "제가 왜 학교를 그만둬야 되는지….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집에만 있어야 되니까 충격이었던 것 같아요."]

한시 시행되고 있는 '미등록 이주아동' 구제대책은 학교에 다니는 미등록 이주 아동에게만 체류 자격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무비나/미등록 이주 아동 출신 : "제 인생은 한국에서 시작한 거였거든요. 제가 살아왔던 시간들을 하루아침에 부정당한 것 같이…."]

몽골 출신의 고 강태완 씨도 가족이 취업 비자 사기를 당해 25년 동안 미등록 신분으로 지냈습니다.

[이은혜/고 강태완 씨 어머니 : "고등학교 졸업했는데 대학 갈 순 없잖아요. 비자도 없고…. 핸드폰 쓸 수 없고, 운전면허 딸 수도 없고."]

서른 살까지 숨어지내던 태완 씨는 인구감소지역에서 일하면 거주 비자를 빨리 얻을 수 있다는 소식에, 연고도 없는 전북 김제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여덟 달 뒤인 지난해 11월 태완 씨는 작업 중 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김사강/이주와인권연구소 : "체류 자격이 이 친구들한테 주어졌다면 굳이 "내가 지역특화형(비자 신청)을 해서라도 내가 F-2(거주 비자)를 따겠다"라고 하면서 전혀 아무도 없는 전북 김제까지 왔을까…."]

운전면허를 딴 뒤 여행을 가고 싶다던 태완 씨의 소박한 꿈은 그렇게 사라졌습니다.

[태완 씨 생전 영상 :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별 것도 아닌 것처럼 보일지라도 저는 진짜 너무 좋았던 것 같아요."]

KBS 뉴스 여소연입니다.

촬영기자:서원철/그래픽:여현수/화면제공:'이주와인권연구소'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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