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느린 바리스타입니다”…경계성 지능인들의 홀로서기

입력 2025.03.03 (06:54) 수정 2025.03.03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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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느린 학습자'라고 불리는 경계성 지능인이 있습니다.

이들은 지적장애인에도 비장애인 어디에도 속하지 않아 제도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각 지대에 놓여 있기도 합니다.

이런 경계성 지능인 청년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바리스타로 일할 기회를 주는 카페가 있습니다.

어떤 곳인지, 최인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차근차근 커피를 내리고, 우유로 조심스럽게 모양을 냅니다.

["감사합니다. 맛있게 드세요."]

2년 전 문을 연 이 카페에는 '느린 학습자'라고 불리는 경계성 지능인 바리스타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박○○/경계성 지능인 직원 : "재미있고 즐거운 분위기로 일하기 때문에 너무 행복해요."]

지적장애에 해당하지 않지만, 평균 지능엔 미치지 못하는 '느린 학습자' 청년들.

하지만 이 곳에서 11명의 청년들이 힘을 합쳐 손님을 맞고 있습니다.

[정석원/경계성 지능인 직원 : "처음에는 숙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점차 점차 해가면서 몸에 배어서 메뉴를 이젠 보지 않고도 만들 수 있습니다."]

바리스타로서 부족함이 없지만, 사회에서 다소 느린 행동을 이해받지 못해 아픈 상처들도 가지고 있습니다.

[김○○/경계성 지능인 직원 : "매번 일반 카페에서 일할 때마다 거의 한 일주일도 안 돼서 잘린 적이 되게 많았어요."]

자신들 잘못도 아닌데 기회도, 경험도 부족해지기만 했던 아이들.

카페를 차린 건 부모들이었습니다.

[권오진/대표이사 : "이 청년들이 취업 취약계층도 아니고 사회적 약자가 아니다 보니까 일반 청년들하고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거든요."]

지적장애인에 속하지 않아 취업 관련 지원이 상대적으로 적기에, 이런 일자리가 더욱 절실합니다.

[임○○/경계성 지능인 직원 : "손님들이 저희 쿠키를 드시면서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많이 찾아왔으면 좋겠어요."]

전체 인구 가운데 경계성 지능인 비율은 13%, 약 700만 명으로 추정됩니다.

KBS 뉴스 최인영입니다.

촬영기자:박상욱/영상편집: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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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광장 1부
[앵커]

'느린 학습자'라고 불리는 경계성 지능인이 있습니다.

이들은 지적장애인에도 비장애인 어디에도 속하지 않아 제도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각 지대에 놓여 있기도 합니다.

이런 경계성 지능인 청년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바리스타로 일할 기회를 주는 카페가 있습니다.

어떤 곳인지, 최인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차근차근 커피를 내리고, 우유로 조심스럽게 모양을 냅니다.

["감사합니다. 맛있게 드세요."]

2년 전 문을 연 이 카페에는 '느린 학습자'라고 불리는 경계성 지능인 바리스타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박○○/경계성 지능인 직원 : "재미있고 즐거운 분위기로 일하기 때문에 너무 행복해요."]

지적장애에 해당하지 않지만, 평균 지능엔 미치지 못하는 '느린 학습자' 청년들.

하지만 이 곳에서 11명의 청년들이 힘을 합쳐 손님을 맞고 있습니다.

[정석원/경계성 지능인 직원 : "처음에는 숙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점차 점차 해가면서 몸에 배어서 메뉴를 이젠 보지 않고도 만들 수 있습니다."]

바리스타로서 부족함이 없지만, 사회에서 다소 느린 행동을 이해받지 못해 아픈 상처들도 가지고 있습니다.

[김○○/경계성 지능인 직원 : "매번 일반 카페에서 일할 때마다 거의 한 일주일도 안 돼서 잘린 적이 되게 많았어요."]

자신들 잘못도 아닌데 기회도, 경험도 부족해지기만 했던 아이들.

카페를 차린 건 부모들이었습니다.

[권오진/대표이사 : "이 청년들이 취업 취약계층도 아니고 사회적 약자가 아니다 보니까 일반 청년들하고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거든요."]

지적장애인에 속하지 않아 취업 관련 지원이 상대적으로 적기에, 이런 일자리가 더욱 절실합니다.

[임○○/경계성 지능인 직원 : "손님들이 저희 쿠키를 드시면서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많이 찾아왔으면 좋겠어요."]

전체 인구 가운데 경계성 지능인 비율은 13%, 약 700만 명으로 추정됩니다.

KBS 뉴스 최인영입니다.

촬영기자:박상욱/영상편집: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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