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in뉴스] ‘흙수저’ 밴스 부통령, ‘투견’돼 젤렌스키 공격…왜?
입력 2025.03.04 (12:32)
수정 2025.03.04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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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파국으로 끝난 회담, 그 여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젤렌스키를 향해 도발의 포문을 연 밴스 부통령의 역할에 대해 외신도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이 왜 이러는지 사회 경제적 배경을 박대기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박 기자, 원래 부통령은 존재감이 거의 없는 직위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직 외교관들도 "부통령이 이러는 건 처음봤다"고 말했습니다.
회담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다시 보겠습니다.
[밴스/미국 부통령 : "당신이 이 문제를 미국 언론 앞에서 해결하려고 집무실에 들어온 건 무례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이 감사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나요? (많이 했죠.) 아니 이번 회담에서요."]
먼저 밴스의 말꼬리를 잡은 건 젤렌스키였지만, 이렇게 강하게 젤렌스키를 도발한 건 밴스였습니다.
시간대 순으로 보면, 회담이 난장판이 된 것은 두 사람이 설전을 벌인 게 시작이었습니다.
이후 트럼프가 가세하면서 완전히 파국으로 갔습니다.
[앵커]
부통령이 이러는 건 외교적인 결례 아닌가요?
[기자]
아무리 힘없는 나라라도 정상은 정상끼리 말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부통령이 끼어들어 고맙다고 말하라고 강요한 건 외교 결례로 보입니다.
그래서 전 세계도 경악했죠.
[앵커]
이 밴스라는 인물 어떤 사람입니까?
[기자]
올해 마흔으로 미국 역사상 세 번째로 젊은 부통령입니다.
흙수저로 유명합니다.
약물 중독인 어머니 슬하에서 불우하게 자라 학비를 마련하려고 군에 입대했고 자수성가해 예일 로스쿨을 졸업합니다.
이런 성장기를 담은 자서전 '힐빌리의 노래'로 유명해졌습니다.
[앵커]
힐빌리는 어떤 뜻이죠?
[기자]
힐빌리란, 미국 중부 산골의 백인 저소득층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힐빌리가 사는 미국 중동부 산간은 과거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와 멀지 않습니다.
하지만 70년대 이후 일본과 한국 차들이 잘 팔리고 공장이 해외로 이전되면서 일자리가 사라졌습니다.
같은 공장에서 일하면서 서로 의지했던 공동체가 무너졌고 마약과 가정 폭력이 횡행했습니다.
힐빌리의 노래에는 이런 환경에서 자란 밴스의 어린시절이 담겨 있습니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미국인들 중에는 밴스의 가족처럼 박탈감을 호소하는 저소득 백인이 많습니다.
이들은 미국이 더 이상 우크라이나 같은 외국을 위해 돈을 쓰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자신에게 당장 혜택이 오는 일만 찾는 것입니다.
이번 사태가 돌발적인 일이 아니라 사회 경제적 배경이 있습니다.
세계화가 이렇게 단순하게 경제력을 박탈한 건 아니지만, 상대적 박탈감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앵커]
하지만 밴스는 부통령일 뿐이고 역대 미국 부통령들은 별로 힘이 없었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다만 이번 일로 밴스 본인의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트럼프 정권 2인자로 꼽히는 일론 머스크는 "최고의 부통령이자 바라건대 우리의 미래 대통령"이라는 댓글을 달았습니다.
로이터, BBC,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은 트럼프대통령의 투견으로서 밴스 부통령의 역할이 커졌다고 봤습니다.
그동안의 조용했던 부통령들과 다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독일 총선을 앞두고 극우 정당의 알리스 바이델 공동대표를 만나기도 했습니다.
또, 뮌헨 안보회의에 참가해 유럽 국가들에서 표현의 자유가 위기를 맞았다고 비난해 각국의 분노를 사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표현의 자유란 극우적인 표현을 할 자유를 뜻합니다.
[앵커]
일론 머스크와 2인자 자리 다툼을 한다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기자]
앞으로 헌법까지 바꿀지 모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이라 다음 대선에 출마할 자격이 없습니다.
머스크도 미국에서 출생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자격이 없습니다.
따라서 밴스의 이런 행보는 차기를 노린 것으로 봐야합니다.
또 다른 차기 주자가 루비오 국무장관인데요.
난리가 난 회담에 배석했던 또 한명이 바로 루비오입니다.
그날 루비오가 '망했다'는 표정을 지었던 것도 화제가 됐습니다.
밴스 입장에서는 대선가도의 경쟁자인 루비오의 업적 하나를 망친 셈이 됐습니다.
[앵커]
젤렌스키를 보면서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남의 일이 아니라는 반응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앞으로 미국을 상대할 사람들도 밴스가 보여준 저소득층 미국인들의 세계에 대한 인식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최근 미국에 투자를 가장 많이 한 나라이기 때문에 미국 일자리에 우리가 한 기여를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방과 경제에 대안도 마련해야겠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파국으로 끝난 회담, 그 여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젤렌스키를 향해 도발의 포문을 연 밴스 부통령의 역할에 대해 외신도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이 왜 이러는지 사회 경제적 배경을 박대기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박 기자, 원래 부통령은 존재감이 거의 없는 직위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직 외교관들도 "부통령이 이러는 건 처음봤다"고 말했습니다.
회담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다시 보겠습니다.
[밴스/미국 부통령 : "당신이 이 문제를 미국 언론 앞에서 해결하려고 집무실에 들어온 건 무례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이 감사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나요? (많이 했죠.) 아니 이번 회담에서요."]
먼저 밴스의 말꼬리를 잡은 건 젤렌스키였지만, 이렇게 강하게 젤렌스키를 도발한 건 밴스였습니다.
시간대 순으로 보면, 회담이 난장판이 된 것은 두 사람이 설전을 벌인 게 시작이었습니다.
이후 트럼프가 가세하면서 완전히 파국으로 갔습니다.
[앵커]
부통령이 이러는 건 외교적인 결례 아닌가요?
[기자]
아무리 힘없는 나라라도 정상은 정상끼리 말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부통령이 끼어들어 고맙다고 말하라고 강요한 건 외교 결례로 보입니다.
그래서 전 세계도 경악했죠.
[앵커]
이 밴스라는 인물 어떤 사람입니까?
[기자]
올해 마흔으로 미국 역사상 세 번째로 젊은 부통령입니다.
흙수저로 유명합니다.
약물 중독인 어머니 슬하에서 불우하게 자라 학비를 마련하려고 군에 입대했고 자수성가해 예일 로스쿨을 졸업합니다.
이런 성장기를 담은 자서전 '힐빌리의 노래'로 유명해졌습니다.
[앵커]
힐빌리는 어떤 뜻이죠?
[기자]
힐빌리란, 미국 중부 산골의 백인 저소득층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힐빌리가 사는 미국 중동부 산간은 과거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와 멀지 않습니다.
하지만 70년대 이후 일본과 한국 차들이 잘 팔리고 공장이 해외로 이전되면서 일자리가 사라졌습니다.
같은 공장에서 일하면서 서로 의지했던 공동체가 무너졌고 마약과 가정 폭력이 횡행했습니다.
힐빌리의 노래에는 이런 환경에서 자란 밴스의 어린시절이 담겨 있습니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미국인들 중에는 밴스의 가족처럼 박탈감을 호소하는 저소득 백인이 많습니다.
이들은 미국이 더 이상 우크라이나 같은 외국을 위해 돈을 쓰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자신에게 당장 혜택이 오는 일만 찾는 것입니다.
이번 사태가 돌발적인 일이 아니라 사회 경제적 배경이 있습니다.
세계화가 이렇게 단순하게 경제력을 박탈한 건 아니지만, 상대적 박탈감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앵커]
하지만 밴스는 부통령일 뿐이고 역대 미국 부통령들은 별로 힘이 없었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다만 이번 일로 밴스 본인의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트럼프 정권 2인자로 꼽히는 일론 머스크는 "최고의 부통령이자 바라건대 우리의 미래 대통령"이라는 댓글을 달았습니다.
로이터, BBC,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은 트럼프대통령의 투견으로서 밴스 부통령의 역할이 커졌다고 봤습니다.
그동안의 조용했던 부통령들과 다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독일 총선을 앞두고 극우 정당의 알리스 바이델 공동대표를 만나기도 했습니다.
또, 뮌헨 안보회의에 참가해 유럽 국가들에서 표현의 자유가 위기를 맞았다고 비난해 각국의 분노를 사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표현의 자유란 극우적인 표현을 할 자유를 뜻합니다.
[앵커]
일론 머스크와 2인자 자리 다툼을 한다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기자]
앞으로 헌법까지 바꿀지 모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이라 다음 대선에 출마할 자격이 없습니다.
머스크도 미국에서 출생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자격이 없습니다.
따라서 밴스의 이런 행보는 차기를 노린 것으로 봐야합니다.
또 다른 차기 주자가 루비오 국무장관인데요.
난리가 난 회담에 배석했던 또 한명이 바로 루비오입니다.
그날 루비오가 '망했다'는 표정을 지었던 것도 화제가 됐습니다.
밴스 입장에서는 대선가도의 경쟁자인 루비오의 업적 하나를 망친 셈이 됐습니다.
[앵커]
젤렌스키를 보면서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남의 일이 아니라는 반응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앞으로 미국을 상대할 사람들도 밴스가 보여준 저소득층 미국인들의 세계에 대한 인식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최근 미국에 투자를 가장 많이 한 나라이기 때문에 미국 일자리에 우리가 한 기여를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방과 경제에 대안도 마련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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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3-04 12:32:32
- 수정2025-03-04 13:04:31

[앵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파국으로 끝난 회담, 그 여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젤렌스키를 향해 도발의 포문을 연 밴스 부통령의 역할에 대해 외신도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이 왜 이러는지 사회 경제적 배경을 박대기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박 기자, 원래 부통령은 존재감이 거의 없는 직위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직 외교관들도 "부통령이 이러는 건 처음봤다"고 말했습니다.
회담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다시 보겠습니다.
[밴스/미국 부통령 : "당신이 이 문제를 미국 언론 앞에서 해결하려고 집무실에 들어온 건 무례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이 감사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나요? (많이 했죠.) 아니 이번 회담에서요."]
먼저 밴스의 말꼬리를 잡은 건 젤렌스키였지만, 이렇게 강하게 젤렌스키를 도발한 건 밴스였습니다.
시간대 순으로 보면, 회담이 난장판이 된 것은 두 사람이 설전을 벌인 게 시작이었습니다.
이후 트럼프가 가세하면서 완전히 파국으로 갔습니다.
[앵커]
부통령이 이러는 건 외교적인 결례 아닌가요?
[기자]
아무리 힘없는 나라라도 정상은 정상끼리 말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부통령이 끼어들어 고맙다고 말하라고 강요한 건 외교 결례로 보입니다.
그래서 전 세계도 경악했죠.
[앵커]
이 밴스라는 인물 어떤 사람입니까?
[기자]
올해 마흔으로 미국 역사상 세 번째로 젊은 부통령입니다.
흙수저로 유명합니다.
약물 중독인 어머니 슬하에서 불우하게 자라 학비를 마련하려고 군에 입대했고 자수성가해 예일 로스쿨을 졸업합니다.
이런 성장기를 담은 자서전 '힐빌리의 노래'로 유명해졌습니다.
[앵커]
힐빌리는 어떤 뜻이죠?
[기자]
힐빌리란, 미국 중부 산골의 백인 저소득층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힐빌리가 사는 미국 중동부 산간은 과거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와 멀지 않습니다.
하지만 70년대 이후 일본과 한국 차들이 잘 팔리고 공장이 해외로 이전되면서 일자리가 사라졌습니다.
같은 공장에서 일하면서 서로 의지했던 공동체가 무너졌고 마약과 가정 폭력이 횡행했습니다.
힐빌리의 노래에는 이런 환경에서 자란 밴스의 어린시절이 담겨 있습니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미국인들 중에는 밴스의 가족처럼 박탈감을 호소하는 저소득 백인이 많습니다.
이들은 미국이 더 이상 우크라이나 같은 외국을 위해 돈을 쓰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자신에게 당장 혜택이 오는 일만 찾는 것입니다.
이번 사태가 돌발적인 일이 아니라 사회 경제적 배경이 있습니다.
세계화가 이렇게 단순하게 경제력을 박탈한 건 아니지만, 상대적 박탈감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앵커]
하지만 밴스는 부통령일 뿐이고 역대 미국 부통령들은 별로 힘이 없었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다만 이번 일로 밴스 본인의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트럼프 정권 2인자로 꼽히는 일론 머스크는 "최고의 부통령이자 바라건대 우리의 미래 대통령"이라는 댓글을 달았습니다.
로이터, BBC,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은 트럼프대통령의 투견으로서 밴스 부통령의 역할이 커졌다고 봤습니다.
그동안의 조용했던 부통령들과 다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독일 총선을 앞두고 극우 정당의 알리스 바이델 공동대표를 만나기도 했습니다.
또, 뮌헨 안보회의에 참가해 유럽 국가들에서 표현의 자유가 위기를 맞았다고 비난해 각국의 분노를 사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표현의 자유란 극우적인 표현을 할 자유를 뜻합니다.
[앵커]
일론 머스크와 2인자 자리 다툼을 한다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기자]
앞으로 헌법까지 바꿀지 모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이라 다음 대선에 출마할 자격이 없습니다.
머스크도 미국에서 출생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자격이 없습니다.
따라서 밴스의 이런 행보는 차기를 노린 것으로 봐야합니다.
또 다른 차기 주자가 루비오 국무장관인데요.
난리가 난 회담에 배석했던 또 한명이 바로 루비오입니다.
그날 루비오가 '망했다'는 표정을 지었던 것도 화제가 됐습니다.
밴스 입장에서는 대선가도의 경쟁자인 루비오의 업적 하나를 망친 셈이 됐습니다.
[앵커]
젤렌스키를 보면서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남의 일이 아니라는 반응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앞으로 미국을 상대할 사람들도 밴스가 보여준 저소득층 미국인들의 세계에 대한 인식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최근 미국에 투자를 가장 많이 한 나라이기 때문에 미국 일자리에 우리가 한 기여를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방과 경제에 대안도 마련해야겠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파국으로 끝난 회담, 그 여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젤렌스키를 향해 도발의 포문을 연 밴스 부통령의 역할에 대해 외신도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이 왜 이러는지 사회 경제적 배경을 박대기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박 기자, 원래 부통령은 존재감이 거의 없는 직위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직 외교관들도 "부통령이 이러는 건 처음봤다"고 말했습니다.
회담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다시 보겠습니다.
[밴스/미국 부통령 : "당신이 이 문제를 미국 언론 앞에서 해결하려고 집무실에 들어온 건 무례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이 감사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나요? (많이 했죠.) 아니 이번 회담에서요."]
먼저 밴스의 말꼬리를 잡은 건 젤렌스키였지만, 이렇게 강하게 젤렌스키를 도발한 건 밴스였습니다.
시간대 순으로 보면, 회담이 난장판이 된 것은 두 사람이 설전을 벌인 게 시작이었습니다.
이후 트럼프가 가세하면서 완전히 파국으로 갔습니다.
[앵커]
부통령이 이러는 건 외교적인 결례 아닌가요?
[기자]
아무리 힘없는 나라라도 정상은 정상끼리 말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부통령이 끼어들어 고맙다고 말하라고 강요한 건 외교 결례로 보입니다.
그래서 전 세계도 경악했죠.
[앵커]
이 밴스라는 인물 어떤 사람입니까?
[기자]
올해 마흔으로 미국 역사상 세 번째로 젊은 부통령입니다.
흙수저로 유명합니다.
약물 중독인 어머니 슬하에서 불우하게 자라 학비를 마련하려고 군에 입대했고 자수성가해 예일 로스쿨을 졸업합니다.
이런 성장기를 담은 자서전 '힐빌리의 노래'로 유명해졌습니다.
[앵커]
힐빌리는 어떤 뜻이죠?
[기자]
힐빌리란, 미국 중부 산골의 백인 저소득층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힐빌리가 사는 미국 중동부 산간은 과거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와 멀지 않습니다.
하지만 70년대 이후 일본과 한국 차들이 잘 팔리고 공장이 해외로 이전되면서 일자리가 사라졌습니다.
같은 공장에서 일하면서 서로 의지했던 공동체가 무너졌고 마약과 가정 폭력이 횡행했습니다.
힐빌리의 노래에는 이런 환경에서 자란 밴스의 어린시절이 담겨 있습니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미국인들 중에는 밴스의 가족처럼 박탈감을 호소하는 저소득 백인이 많습니다.
이들은 미국이 더 이상 우크라이나 같은 외국을 위해 돈을 쓰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자신에게 당장 혜택이 오는 일만 찾는 것입니다.
이번 사태가 돌발적인 일이 아니라 사회 경제적 배경이 있습니다.
세계화가 이렇게 단순하게 경제력을 박탈한 건 아니지만, 상대적 박탈감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앵커]
하지만 밴스는 부통령일 뿐이고 역대 미국 부통령들은 별로 힘이 없었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다만 이번 일로 밴스 본인의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트럼프 정권 2인자로 꼽히는 일론 머스크는 "최고의 부통령이자 바라건대 우리의 미래 대통령"이라는 댓글을 달았습니다.
로이터, BBC,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은 트럼프대통령의 투견으로서 밴스 부통령의 역할이 커졌다고 봤습니다.
그동안의 조용했던 부통령들과 다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독일 총선을 앞두고 극우 정당의 알리스 바이델 공동대표를 만나기도 했습니다.
또, 뮌헨 안보회의에 참가해 유럽 국가들에서 표현의 자유가 위기를 맞았다고 비난해 각국의 분노를 사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표현의 자유란 극우적인 표현을 할 자유를 뜻합니다.
[앵커]
일론 머스크와 2인자 자리 다툼을 한다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기자]
앞으로 헌법까지 바꿀지 모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이라 다음 대선에 출마할 자격이 없습니다.
머스크도 미국에서 출생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자격이 없습니다.
따라서 밴스의 이런 행보는 차기를 노린 것으로 봐야합니다.
또 다른 차기 주자가 루비오 국무장관인데요.
난리가 난 회담에 배석했던 또 한명이 바로 루비오입니다.
그날 루비오가 '망했다'는 표정을 지었던 것도 화제가 됐습니다.
밴스 입장에서는 대선가도의 경쟁자인 루비오의 업적 하나를 망친 셈이 됐습니다.
[앵커]
젤렌스키를 보면서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남의 일이 아니라는 반응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앞으로 미국을 상대할 사람들도 밴스가 보여준 저소득층 미국인들의 세계에 대한 인식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최근 미국에 투자를 가장 많이 한 나라이기 때문에 미국 일자리에 우리가 한 기여를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방과 경제에 대안도 마련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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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기 기자 wait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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