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하노이 악몽 재현…한반도 영향은? 외

입력 2025.03.08 (08:03) 수정 2025.03.0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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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크라이나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가 황해북도 곡산에 남한의 도시를 본뜬 훈련 시설이 있다고 증언했는데, 이 시설들이 지난 2022년 11월 촬영한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다고 미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곡산훈련장에는 연병장과 막사, 시가지를 본뜬 모형 건물이 여러 개 있는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앞서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은 우크라이나에서 면담한 북한군 포로가 곡산에 서울 종로구, 부산, 제주도 등의 건물을 본뜬 시설이 가득하다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3월의 두 번째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만났지만, 회담은 파행으로 끝났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은 2019년 결렬된 하노이 북미회담을 연상시킨다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에 의존하는 한국 역시 언제든 트럼프식 강압 외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이슈 앤 한반도〉에서 좀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리포트]

시작은 화기애애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식 종전 구상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반대 뜻을 표하자 분위기는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지금 당신은 좋은 조건이 아닙니다. 지금 당신에게는 (전쟁을 끝낼) 카드가 없어요."]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저는 카드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자 옆자리 밴스 부통령까지 설전에 끼어들었고, 두 사람이 타국 정상을 협공하는 전대미문의 장면이 연출됩니다.

[J.D. 밴스/미국 부통령 : "언제 한번이라도 고맙다고 했나요? (여러 번 했어요. 오늘도 했어요.) 당신의 나라를 살려주려는 미국의 대통령에게 감사하다고 말씀하세요."]

[트럼프/미국 대통령 : "당신 나라는 곤란한 상황이에요. (말 좀 해도 될까요?) 안 돼요. 이미 말 많이 했어요."]

회담에 배석한 주미 우크라이나 대사의 절망스러운 표정.

외신들은 술만 마시지 않았을 뿐 취객들의 싸움과 다르지 않았다고 평가했고, SNS상에선 ‘젤렌스키의 속마음’이라는 풍자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미국은 군사 원조를 전면 중단한다는 압박 카드를 꺼내 들었고, 결국 젤렌스키 대통령이 한발 물러섰습니다.

[조비연/세종연구소 안보전략센터 연구위원 : "개인적으로는 가장 충격적일 정도로 뇌리에 꽂혔던 발언 두 가지가 있었는데 첫 번째는 “Without us he cannot win” 우리가 없으면 젤렌스키 또는 우크라이나는 이길 수 없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He should be more appreciative” 좀 더 감사해야 되고. 과거 미국 정부의 가치를 중심으로 한 평화, 자유, 민주주의 이런 가치를 포함한 관계가 아니라 정말 동맹과 우방국과의 관계마저도 힘과 거래 중심으로 가는..."]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고, 쥐락펴락을 반복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스타일.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협상은 노딜로 끝난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연상시킵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화염과 분노’를 언급하는 등 전면전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김정은 위원장을 정상회담 테이블에 앉히는 데 성공했습니다.

역시 회담 초반 분위기는 화기애애했지만, 미국이 영변 핵시설 이외 5곳의 핵시설 리스트를 전격 공개하며 압박하자 분위기는 반전됐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끝까지 영변 핵시설만 폐기하겠다고 고집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협상할 준비가 안 됐다며 판을 깨버렸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2019년 2월 : "오늘 합의문에 서명하는 것이 좋은 생각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굿딜 아니면 노딜.

좋은 합의가 아니라면 아예 합의가 없는 것이 낫다는 트럼프 특유의 협상 전략이 이번 회담에서 또다시 재현됐단 평갑니다.

[조비연/세종연구소 안보전략센터 연구위원 : "첫 번째는 트럼프 변수가 가장 중요하다는 거죠. 톱다운의 소위 말하는 마이웨이로 자기 결정에 따라서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자기가 생각했던 범위 안의 가치가 채워지지 않는 이상은 그 거래를 굳이 안 해도 결렬의 부담을 없어 했던. 세 번째는 결과적으로 이 두 개를 다 하면서 완전한 주도권, 거래에서의 완전한 주도권을 장악하는 이 세 가지 특징이 유사점으로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처럼 우방국도 힘으로 밀어붙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 방식은, 한반도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과거 핵을 포기했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영토를 빼앗기고 미국으로부터도 외면당하는 상황을, 북한은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정대진/원주 한라대 교수 : "우크라이나가 세계 3대 핵무기 보유국이었잖아요. 구소련 해체 과정에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로 핵무기를 다 반출한 이후에 또 러시아한테 크림반도에 이어서 본토 침략도 받고 지금 또 트럼프한테 저렇게 굴욕을 당하는 상황까지 보면서 '역시 핵을 포기하지 않았던, 어려워도 정면돌파했던 내 선택이 옳았다' 그 생각을 아마 김정은은 하고 있을 것 같고요."]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안전보장 공약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판단하에,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화살은 이제 동아시아를 겨냥하는 분위깁니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중국의 타이완 침공 문제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취해왔던 트럼프 대통령.

하지만 타이완의 반도체 업체 TSMC가 향후 4년간 미국에 1000억 달러, 약 146조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하자 슬그머니 입장을 바꿨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3월 3일 : "그것(중국의 타이완 침공)은 분명히 재앙적인 사건이 될 것입니다."]

취임 뒤 첫 의회 연설에서는, 한국을 콕 집어 우방이 미국에 손해를 입히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3월 4일 : "한국의 평균 관세는 미국의 4배입니다. 생각해봐요. 4배나 됩니다. 미국이 군사적으로 그리고 아주 많은 방식으로 도와주는데도 이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주한미군 방위비 대폭 증액과 한미 연합훈련, 미국 전략자산 전개 등에 거액의 청구서를 내밀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나아가 주한미군을 대폭 감축하거나, 대중국 견제 역할을 강화하는 쪽으로 성격을 바꾸려고 한다면 한국 안보에도 큰 도전이 될 수 있습니다.

[조비연/세종연구소 안보전략센터 연구위원 : "아마도 지금 한미 NCG 차원에서 나왔던 선언적 정책의 공약들이 조금 바뀔 수도 있는 거고요. 거기에 사용됐던 용어나 문구들도 바뀔 수 있는데 미묘한 것 같지만 미묘한 차이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고 보는데요. 왜냐면 북한의 입장에서는 조금만 바뀌어도 이것이 (동맹에 대한) 안전보장의 의지가 조금은 달라진다, 여지가 있다 이렇게 읽힐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한미 동맹이 미국의 핵심 이익에도 부합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타이완 사례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끌만한 경제 지원책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정대진/원주 한라대 교수 : "밥그릇을 깨는 방식으로 한미 관계가 파탄으로 갈 거다? 미국의 이익에도 부합하는 일은 아니거든요. 상대가 ‘아, 한국이 초조하고 불안해한다’라고 하는 걸 안다 미국이. 그건 협상 테이블에서 일단 한 수 접고 들어가는 거기 때문에 우리 저력에 대한 신뢰, 자신감을 갖고 임하면 긍정적인 질서 유지들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앵커]

▲미 전략자산 전개…김여정 ‘발끈’▲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 입항에 이어 한미 연합 훈련까지...

여러 우려 속에서도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은 꾸준히 이행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핵전쟁 강화의 명분을 주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리포트]

최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정박한 미군의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입니다.

길이 333m에 원자로 2기를 운용하는 칼빈슨함은 F-35C 스텔스 전투기 등 80여 대의 항공기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미 항모가 한국에 입항한 것은 지난해 6월 루즈벨트함 이후 8개월 만이며,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로는 처음입니다.

[마이클 워시/미 해군 제1항모강습단장/3월 3일 : "한미는 함께 동맹에 대한 약속을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같이 갑시다."]

그런데 칼빈슨함 입항 이틀 만에 김여정 부부장이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김 부부장은 미국의 전략자산들이 한반도에 상시 배치되다시피 하고 있다며, "핵전쟁 억제력 강화의 명분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선중앙TV/3월 4일 : "미국이 계속하여 군사적 힘의 시위 행위에서 기록을 갱신해 나간다면 우리도 마땅히 전략적 억제력 행사에서 기록을 갱신할 수밖에 없다."]

지난달 20일, 전략폭격기 B-1 B가 한반도 상공에서 한미 연합 공중훈련을 실시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미국 전략 자산이 계속 한반도에 전개되고 있습니다.

오는 10일부터는 11일간, 한반도 방어를 위한 정례 연합훈련인 자유의 방패 연습도 실시합니다.

합참은 북러 군사협력 등으로 도출된 북한군의 전술과 전략변화 등을 훈련 시나리오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대진/원주 한라대 교수 :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지금 뭔가 아직 받은 메시지는 특별히 없는 거잖아요 겉으로 봤을 때는. 어쨌든 선을 지켜나가는 수준에서 자기들 예정된 군사력 증강 스케줄에 따라서 무력시위도 하고 실험도 하고. 한미 연합훈련을 빌미로 하는 그런 봄철이 될 것 같습니다."]

우리 군은 북한이 한미의 정당하고 방어적인 군사활동을 빌미로 도발할 경우 강력히 응징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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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3-08 08:03:37
    • 수정2025-03-08 08:35:35
    남북의 창
[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크라이나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가 황해북도 곡산에 남한의 도시를 본뜬 훈련 시설이 있다고 증언했는데, 이 시설들이 지난 2022년 11월 촬영한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다고 미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곡산훈련장에는 연병장과 막사, 시가지를 본뜬 모형 건물이 여러 개 있는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앞서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은 우크라이나에서 면담한 북한군 포로가 곡산에 서울 종로구, 부산, 제주도 등의 건물을 본뜬 시설이 가득하다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3월의 두 번째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만났지만, 회담은 파행으로 끝났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은 2019년 결렬된 하노이 북미회담을 연상시킨다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에 의존하는 한국 역시 언제든 트럼프식 강압 외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이슈 앤 한반도〉에서 좀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리포트]

시작은 화기애애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식 종전 구상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반대 뜻을 표하자 분위기는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지금 당신은 좋은 조건이 아닙니다. 지금 당신에게는 (전쟁을 끝낼) 카드가 없어요."]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저는 카드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자 옆자리 밴스 부통령까지 설전에 끼어들었고, 두 사람이 타국 정상을 협공하는 전대미문의 장면이 연출됩니다.

[J.D. 밴스/미국 부통령 : "언제 한번이라도 고맙다고 했나요? (여러 번 했어요. 오늘도 했어요.) 당신의 나라를 살려주려는 미국의 대통령에게 감사하다고 말씀하세요."]

[트럼프/미국 대통령 : "당신 나라는 곤란한 상황이에요. (말 좀 해도 될까요?) 안 돼요. 이미 말 많이 했어요."]

회담에 배석한 주미 우크라이나 대사의 절망스러운 표정.

외신들은 술만 마시지 않았을 뿐 취객들의 싸움과 다르지 않았다고 평가했고, SNS상에선 ‘젤렌스키의 속마음’이라는 풍자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미국은 군사 원조를 전면 중단한다는 압박 카드를 꺼내 들었고, 결국 젤렌스키 대통령이 한발 물러섰습니다.

[조비연/세종연구소 안보전략센터 연구위원 : "개인적으로는 가장 충격적일 정도로 뇌리에 꽂혔던 발언 두 가지가 있었는데 첫 번째는 “Without us he cannot win” 우리가 없으면 젤렌스키 또는 우크라이나는 이길 수 없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He should be more appreciative” 좀 더 감사해야 되고. 과거 미국 정부의 가치를 중심으로 한 평화, 자유, 민주주의 이런 가치를 포함한 관계가 아니라 정말 동맹과 우방국과의 관계마저도 힘과 거래 중심으로 가는..."]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고, 쥐락펴락을 반복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스타일.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협상은 노딜로 끝난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연상시킵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화염과 분노’를 언급하는 등 전면전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김정은 위원장을 정상회담 테이블에 앉히는 데 성공했습니다.

역시 회담 초반 분위기는 화기애애했지만, 미국이 영변 핵시설 이외 5곳의 핵시설 리스트를 전격 공개하며 압박하자 분위기는 반전됐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끝까지 영변 핵시설만 폐기하겠다고 고집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협상할 준비가 안 됐다며 판을 깨버렸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2019년 2월 : "오늘 합의문에 서명하는 것이 좋은 생각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굿딜 아니면 노딜.

좋은 합의가 아니라면 아예 합의가 없는 것이 낫다는 트럼프 특유의 협상 전략이 이번 회담에서 또다시 재현됐단 평갑니다.

[조비연/세종연구소 안보전략센터 연구위원 : "첫 번째는 트럼프 변수가 가장 중요하다는 거죠. 톱다운의 소위 말하는 마이웨이로 자기 결정에 따라서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자기가 생각했던 범위 안의 가치가 채워지지 않는 이상은 그 거래를 굳이 안 해도 결렬의 부담을 없어 했던. 세 번째는 결과적으로 이 두 개를 다 하면서 완전한 주도권, 거래에서의 완전한 주도권을 장악하는 이 세 가지 특징이 유사점으로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처럼 우방국도 힘으로 밀어붙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 방식은, 한반도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과거 핵을 포기했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영토를 빼앗기고 미국으로부터도 외면당하는 상황을, 북한은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정대진/원주 한라대 교수 : "우크라이나가 세계 3대 핵무기 보유국이었잖아요. 구소련 해체 과정에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로 핵무기를 다 반출한 이후에 또 러시아한테 크림반도에 이어서 본토 침략도 받고 지금 또 트럼프한테 저렇게 굴욕을 당하는 상황까지 보면서 '역시 핵을 포기하지 않았던, 어려워도 정면돌파했던 내 선택이 옳았다' 그 생각을 아마 김정은은 하고 있을 것 같고요."]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안전보장 공약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판단하에,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화살은 이제 동아시아를 겨냥하는 분위깁니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중국의 타이완 침공 문제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취해왔던 트럼프 대통령.

하지만 타이완의 반도체 업체 TSMC가 향후 4년간 미국에 1000억 달러, 약 146조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하자 슬그머니 입장을 바꿨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3월 3일 : "그것(중국의 타이완 침공)은 분명히 재앙적인 사건이 될 것입니다."]

취임 뒤 첫 의회 연설에서는, 한국을 콕 집어 우방이 미국에 손해를 입히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3월 4일 : "한국의 평균 관세는 미국의 4배입니다. 생각해봐요. 4배나 됩니다. 미국이 군사적으로 그리고 아주 많은 방식으로 도와주는데도 이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주한미군 방위비 대폭 증액과 한미 연합훈련, 미국 전략자산 전개 등에 거액의 청구서를 내밀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나아가 주한미군을 대폭 감축하거나, 대중국 견제 역할을 강화하는 쪽으로 성격을 바꾸려고 한다면 한국 안보에도 큰 도전이 될 수 있습니다.

[조비연/세종연구소 안보전략센터 연구위원 : "아마도 지금 한미 NCG 차원에서 나왔던 선언적 정책의 공약들이 조금 바뀔 수도 있는 거고요. 거기에 사용됐던 용어나 문구들도 바뀔 수 있는데 미묘한 것 같지만 미묘한 차이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고 보는데요. 왜냐면 북한의 입장에서는 조금만 바뀌어도 이것이 (동맹에 대한) 안전보장의 의지가 조금은 달라진다, 여지가 있다 이렇게 읽힐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한미 동맹이 미국의 핵심 이익에도 부합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타이완 사례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끌만한 경제 지원책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정대진/원주 한라대 교수 : "밥그릇을 깨는 방식으로 한미 관계가 파탄으로 갈 거다? 미국의 이익에도 부합하는 일은 아니거든요. 상대가 ‘아, 한국이 초조하고 불안해한다’라고 하는 걸 안다 미국이. 그건 협상 테이블에서 일단 한 수 접고 들어가는 거기 때문에 우리 저력에 대한 신뢰, 자신감을 갖고 임하면 긍정적인 질서 유지들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앵커]

▲미 전략자산 전개…김여정 ‘발끈’▲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 입항에 이어 한미 연합 훈련까지...

여러 우려 속에서도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은 꾸준히 이행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핵전쟁 강화의 명분을 주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리포트]

최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정박한 미군의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입니다.

길이 333m에 원자로 2기를 운용하는 칼빈슨함은 F-35C 스텔스 전투기 등 80여 대의 항공기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미 항모가 한국에 입항한 것은 지난해 6월 루즈벨트함 이후 8개월 만이며,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로는 처음입니다.

[마이클 워시/미 해군 제1항모강습단장/3월 3일 : "한미는 함께 동맹에 대한 약속을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같이 갑시다."]

그런데 칼빈슨함 입항 이틀 만에 김여정 부부장이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김 부부장은 미국의 전략자산들이 한반도에 상시 배치되다시피 하고 있다며, "핵전쟁 억제력 강화의 명분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선중앙TV/3월 4일 : "미국이 계속하여 군사적 힘의 시위 행위에서 기록을 갱신해 나간다면 우리도 마땅히 전략적 억제력 행사에서 기록을 갱신할 수밖에 없다."]

지난달 20일, 전략폭격기 B-1 B가 한반도 상공에서 한미 연합 공중훈련을 실시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미국 전략 자산이 계속 한반도에 전개되고 있습니다.

오는 10일부터는 11일간, 한반도 방어를 위한 정례 연합훈련인 자유의 방패 연습도 실시합니다.

합참은 북러 군사협력 등으로 도출된 북한군의 전술과 전략변화 등을 훈련 시나리오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대진/원주 한라대 교수 :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지금 뭔가 아직 받은 메시지는 특별히 없는 거잖아요 겉으로 봤을 때는. 어쨌든 선을 지켜나가는 수준에서 자기들 예정된 군사력 증강 스케줄에 따라서 무력시위도 하고 실험도 하고. 한미 연합훈련을 빌미로 하는 그런 봄철이 될 것 같습니다."]

우리 군은 북한이 한미의 정당하고 방어적인 군사활동을 빌미로 도발할 경우 강력히 응징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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