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영화 ‘미키 17’ 불러 온 파장…“이러다 한한령 해제?”

입력 2025.03.11 (15:34) 수정 2025.03.1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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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 이후 내놓은 신작이죠.

'미키 17'이 미국 등 전 세계에서 개봉하면서 화제 몰이 중인데요.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거장의 6년 만의 신작이라 전 세계 관심이 상당한 것 같아요.

미국서는 최근 개봉한 거죠?

[기자]

네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이 지난 7일 북미 전역에서 선을 보였습니다.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먼저 개봉했고, 일주일 뒤 북미 3,800여 개 극장에 걸린 건데요.

[스티븐 연/티모 역/영화 '미키 17' 중 : "지금쯤은 익숙해졌겠지만, 죽는다는 건 어떤 기분이야?"]

얼음 행성을 식민지화하는 데 필요한 탐험대 직원 미키.

미키는 사실 인간 프린팅 기계로 만들어지는 일종의 복제 인간입니다.

위험한 일에만 투입되면서 미키 1, 2, 3.

이렇게 죽었다 출력되는 '소모품 같은 삶'을 반복해서 살게 되는데요.

그러던 어느 날 17번째 '미키'가 죽은 줄 알고 18번째 미키가 만들어집니다.

비영어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이 이런 미키의 이야기를 SF 장르로 풀어냈습니다.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미키 7'을 각색한 작품입니다.

'설국열차', '옥자'에 이어 봉 감독의 세 번째 영어 영화고요.

개봉 첫 주에 미국에서만 약 276억 원의 티켓 수입을 올리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 역시 한국 감독으로서는 처음 이룬 기록입니다.

[봉준호/감독 : "'이 영화가 현실적이다'라고 하셨는데, 그런 리액션은 저한테는 너무나, 그런 감상은 너무 반갑고요. SCI-FI(공상과학물)이기 이전에 인간 냄새로 가득하고, 저런 인물이 SCI-FI에 나오다니 약간 의외의 느낌 같은."]

[앵커]

그 정도면 흥행 가능성이 큰 거 아닌가요?

전 세계 반응이 궁금한데요.

[기자]

네 개봉하고 아직 일주일도 안 됐기 때문에 관객 반응은 조금씩 나오는 중인데요.

현지 매체들은 다채로운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봉 감독 전작인 영화 '기생충'이 워낙 극찬을 받았기 때문인지, 두 작품을 비교하는 평들이 많았습니다.

"자본주의 아래 삶에 대한 재미있는 동시에 슬픈 고찰을 예상 밖의 블록버스터로 만들었다"고 호평한 매체도 있는 반면, "오스카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혼란스러운 SF 블록버스터는 '심하게 실망'스럽다"고 소개한 매체도 있습니다.

평가가 살짝 엇갈리고 있는 건데요.

개봉한 뒤 사흘간 전 세계 흥행 수입은 약 773억 원 정도로 집계됐습니다.

'미키 17'의 제작비는 1억 1,800만 달러, 우리 돈 천700억 원 정도로 알려졌는데, 최종적으로 수익이 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시작은 나쁘지는 않은 상황인데, 개봉국에 중국이 포함되면서 또 다른 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어요.

[앵커]

중국이요?

비공식적으로 한국의 문화 콘텐츠를 아예 금지하고 있는 곳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중국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은 없지만 2016년 이후 사드 배치를 놓고 9년 동안이나 한류 콘텐츠를 제한해 왔는데요.

그런데 이번에 '미키 17'이 중국 전역서 개봉을 한 겁니다.

중국어로는 '볜하오 17', 일련번호 17이라는 제목이 붙었는데요.

한국 감독이 연출한 영화가 중국 전역에서 개봉한 건 2021년 '오!문희' 이후 처음입니다.

[중국 관람객/개봉 첫날 관람 : "봉준호 감독이 지난번에 기생충 영화를 찍은 뒤, 그만의 표현 방식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매우 기대했습니다."]

[앵커]

중국 전역에서 개봉했다면 정말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어떻습니까?

[기자]

네 워낙 중국에서 K 콘텐츠를 못 본 지 오래돼서 이번 개봉으로 기대감이 높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이번엔 이례적으로 중국 관영매체까지 한국 감독의 작품이라며 개봉 소식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중국 CCTV/지난 3일 : "한국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SF영화 '미키 17'이 3월 7일 중국에서 개봉합니다."]

중국은 해외 영화를 수입할 때 중앙 당국의 허가가 필수적인데요.

그래서 '미키 17' 개봉을 놓고 한류 제한령을 완화하는 수순 아니겠느냐, 이런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중 관계가 좋아지면 한류 제한 분위기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란 분석이 많았는데, 지금 그 흐름을 타고 있거든요.

오는 10월 말부터 경주에서 APEC이 열리는데, 중국이 시진핑 국가주석 방한을 추진 중입니다.

이 와중에 봉준호 감독의 신작이 중국에서 공식 개봉하면서 상반기에 한국 문화를 재개방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아직은 섣부른 해석이다, 이런 의견도 있어요.

주연 배우가 영미권 출신인 데다 배급을 워너브라더스가 맡았기 때문인데요.

중국이 '미키 17'을 한국 콘텐츠가 아니라 할리우드 작품으로 보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 중국 본토에선 한국 국적 가수가 공연하는 등의 적극적 형태의 한류 콘텐츠는 아직도 허가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픽:김성일/영상편집:구자람 이은빈/자료조사:이장미/화면제공: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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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3-11 15:34:02
    • 수정2025-03-11 15:4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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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 이후 내놓은 신작이죠.

'미키 17'이 미국 등 전 세계에서 개봉하면서 화제 몰이 중인데요.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거장의 6년 만의 신작이라 전 세계 관심이 상당한 것 같아요.

미국서는 최근 개봉한 거죠?

[기자]

네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이 지난 7일 북미 전역에서 선을 보였습니다.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먼저 개봉했고, 일주일 뒤 북미 3,800여 개 극장에 걸린 건데요.

[스티븐 연/티모 역/영화 '미키 17' 중 : "지금쯤은 익숙해졌겠지만, 죽는다는 건 어떤 기분이야?"]

얼음 행성을 식민지화하는 데 필요한 탐험대 직원 미키.

미키는 사실 인간 프린팅 기계로 만들어지는 일종의 복제 인간입니다.

위험한 일에만 투입되면서 미키 1, 2, 3.

이렇게 죽었다 출력되는 '소모품 같은 삶'을 반복해서 살게 되는데요.

그러던 어느 날 17번째 '미키'가 죽은 줄 알고 18번째 미키가 만들어집니다.

비영어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이 이런 미키의 이야기를 SF 장르로 풀어냈습니다.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미키 7'을 각색한 작품입니다.

'설국열차', '옥자'에 이어 봉 감독의 세 번째 영어 영화고요.

개봉 첫 주에 미국에서만 약 276억 원의 티켓 수입을 올리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 역시 한국 감독으로서는 처음 이룬 기록입니다.

[봉준호/감독 : "'이 영화가 현실적이다'라고 하셨는데, 그런 리액션은 저한테는 너무나, 그런 감상은 너무 반갑고요. SCI-FI(공상과학물)이기 이전에 인간 냄새로 가득하고, 저런 인물이 SCI-FI에 나오다니 약간 의외의 느낌 같은."]

[앵커]

그 정도면 흥행 가능성이 큰 거 아닌가요?

전 세계 반응이 궁금한데요.

[기자]

네 개봉하고 아직 일주일도 안 됐기 때문에 관객 반응은 조금씩 나오는 중인데요.

현지 매체들은 다채로운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봉 감독 전작인 영화 '기생충'이 워낙 극찬을 받았기 때문인지, 두 작품을 비교하는 평들이 많았습니다.

"자본주의 아래 삶에 대한 재미있는 동시에 슬픈 고찰을 예상 밖의 블록버스터로 만들었다"고 호평한 매체도 있는 반면, "오스카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혼란스러운 SF 블록버스터는 '심하게 실망'스럽다"고 소개한 매체도 있습니다.

평가가 살짝 엇갈리고 있는 건데요.

개봉한 뒤 사흘간 전 세계 흥행 수입은 약 773억 원 정도로 집계됐습니다.

'미키 17'의 제작비는 1억 1,800만 달러, 우리 돈 천700억 원 정도로 알려졌는데, 최종적으로 수익이 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시작은 나쁘지는 않은 상황인데, 개봉국에 중국이 포함되면서 또 다른 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어요.

[앵커]

중국이요?

비공식적으로 한국의 문화 콘텐츠를 아예 금지하고 있는 곳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중국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은 없지만 2016년 이후 사드 배치를 놓고 9년 동안이나 한류 콘텐츠를 제한해 왔는데요.

그런데 이번에 '미키 17'이 중국 전역서 개봉을 한 겁니다.

중국어로는 '볜하오 17', 일련번호 17이라는 제목이 붙었는데요.

한국 감독이 연출한 영화가 중국 전역에서 개봉한 건 2021년 '오!문희' 이후 처음입니다.

[중국 관람객/개봉 첫날 관람 : "봉준호 감독이 지난번에 기생충 영화를 찍은 뒤, 그만의 표현 방식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매우 기대했습니다."]

[앵커]

중국 전역에서 개봉했다면 정말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어떻습니까?

[기자]

네 워낙 중국에서 K 콘텐츠를 못 본 지 오래돼서 이번 개봉으로 기대감이 높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이번엔 이례적으로 중국 관영매체까지 한국 감독의 작품이라며 개봉 소식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중국 CCTV/지난 3일 : "한국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SF영화 '미키 17'이 3월 7일 중국에서 개봉합니다."]

중국은 해외 영화를 수입할 때 중앙 당국의 허가가 필수적인데요.

그래서 '미키 17' 개봉을 놓고 한류 제한령을 완화하는 수순 아니겠느냐, 이런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중 관계가 좋아지면 한류 제한 분위기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란 분석이 많았는데, 지금 그 흐름을 타고 있거든요.

오는 10월 말부터 경주에서 APEC이 열리는데, 중국이 시진핑 국가주석 방한을 추진 중입니다.

이 와중에 봉준호 감독의 신작이 중국에서 공식 개봉하면서 상반기에 한국 문화를 재개방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아직은 섣부른 해석이다, 이런 의견도 있어요.

주연 배우가 영미권 출신인 데다 배급을 워너브라더스가 맡았기 때문인데요.

중국이 '미키 17'을 한국 콘텐츠가 아니라 할리우드 작품으로 보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 중국 본토에선 한국 국적 가수가 공연하는 등의 적극적 형태의 한류 콘텐츠는 아직도 허가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픽:김성일/영상편집:구자람 이은빈/자료조사:이장미/화면제공: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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