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아파트 일가족 사망…남편 발견 하루 뒤 확인

[앵커]

경기 수원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4명이 숨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40대 가장이 가족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가족들은 숨진 남성이 발견된 지 하루 뒤에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김보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수원의 한 아파트.

그제(9일) 새벽 4시 반쯤 40대 남성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CCTV 영상을 토대로 A 씨가 아파트 최상층에서 스스로 뛰어내린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당시 경찰은 A 씨의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고, 자택에도 찾아갔지만 초인종을 눌러도 반응이 없자 그대로 돌아갔습니다.

결국 경찰은 다음날 오전 11시 A 씨 동생의 동의를 받아 자택 문을 열였는데, 집 안에선 A 씨의 아내와 두 자녀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숨진 A 씨를 먼저 발견하고도 가족을 찾기까지 하루 이상 걸린 겁니다.

[아파트 경비원/음성변조 : "(A 씨가 발견된 건) 어제(9일) 일어난 일이고. 오늘(10일)은 어제(9일) 일어난 일에 대한 경찰 조사 나오고..."]

나머지 가족들에 대한 확인이 늦어진데 대해 경찰은 "거주자 동의가 없으면 자택에 함부로 들어갈 수 없고, 사건 당일은 주말이어서 다른 직계 가족을 찾기 위한 행정 기관 협조가 늦어졌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윤호/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교수 : "경찰 입장에서는 (거주자) 허락 없이 들어가면 위법 행위로 소송을 당할 수도 있단 말이에요. 그런 부분이 해결되지 않고는 늘 이럴 수밖에 없죠."]

경찰은 숨진 A 씨가 나머지 가족들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은 A 씨가 지인에게 "수억 원의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했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낸 점을 토대로 생활고가 범행 동기였는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사망자들에 대한 부검을 의뢰했습니다.

A 씨가 가족을 살해하고 투신한 것으로 확인되면, 경찰은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김보담입니다.

촬영기자:심규일 박세준/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이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