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북한 여성인권 고발 행사…“수용소에서 맨발로 강제노역”

입력 2025.03.13 (06:01) 수정 2025.03.13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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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차 유엔 여성지위위원회 회의주간인 현지시각 12일 미국 뉴욕에서 북한의 여성 인권 실태를 고발하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이날 행사에서는 탈북 여성들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북한의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행동을 촉구했습니다.

영국에 거주하는 북한 인권 활동가인 박지현 징검다리 대표는 이날 뉴욕 주유엔한국대표부 반기문홀에서 '북한 여성에 대한 성·젠더 폭력 실태 조명 및 책임규명 모색'을 주제로 열린 패널 토론에 온라인 패널로 참석해 북한 여성들의 인권 참상을 고발했습니다.

박 씨는 중국으로 탈북했다가 붙잡혀 강제 북송된 뒤 보내졌던 수용소에서 창문도 없는 방에 갇혀 동물 취급을 받았고, 노예처럼 맨발로 강제노동을 했다고 회상했습니다.

박 씨는 "신발이 없다는 것은 단순히 맨발로 걷는다는 게 아니라 가장 기본적인 인권의 박탈을 의미한다"며 "매일 신발을 신을 때마다 북한에 남은 여성들의 목소리를 위해 계속 걷겠다고 스스로 다짐한다"고 말했습니다.

미 브랜다이스대 석사과정을 수학 중인 탈북 여성 장은숙 씨는 탈북 과정에서 붙잡힌 뒤 미성년자 신분으로 수용소에서 목격한 일을 증언했습니다.

장 씨는 "겨울철 바깥 온도는 영하 20∼30도였고 수용소 실내 온도도 바깥과 다르지 않았다"며 "감방의 다른 동료가 심문을 마치고 돌아오면 그들의 옷은 늘 찢어져 있었고 얼굴은 고문과 구타로 멍들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장 씨는 "내가 취조실에 불려 갔을 때 바닥에 널브러진 몽둥이를 봤다"며 "만약 내가 성인 여성이었다면, 만약 아버지가 뇌물을 주지 않았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습니다.

황준국 주유엔 대사는 이날 토론회 환영사에서 "북한 인권 문제는 더 이상 핵문제와 비교해 부차적인 문제가 아니다"라며 "북한 정권은 핵무기와 체계적인 인권유린 두 가지를 통해 명맥을 유지하고 있고, 그중 북한 인권 상황이야말로 북한 정권의 실체를 보여주는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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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5-03-13 07:18:28
    국제
제69차 유엔 여성지위위원회 회의주간인 현지시각 12일 미국 뉴욕에서 북한의 여성 인권 실태를 고발하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이날 행사에서는 탈북 여성들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북한의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행동을 촉구했습니다.

영국에 거주하는 북한 인권 활동가인 박지현 징검다리 대표는 이날 뉴욕 주유엔한국대표부 반기문홀에서 '북한 여성에 대한 성·젠더 폭력 실태 조명 및 책임규명 모색'을 주제로 열린 패널 토론에 온라인 패널로 참석해 북한 여성들의 인권 참상을 고발했습니다.

박 씨는 중국으로 탈북했다가 붙잡혀 강제 북송된 뒤 보내졌던 수용소에서 창문도 없는 방에 갇혀 동물 취급을 받았고, 노예처럼 맨발로 강제노동을 했다고 회상했습니다.

박 씨는 "신발이 없다는 것은 단순히 맨발로 걷는다는 게 아니라 가장 기본적인 인권의 박탈을 의미한다"며 "매일 신발을 신을 때마다 북한에 남은 여성들의 목소리를 위해 계속 걷겠다고 스스로 다짐한다"고 말했습니다.

미 브랜다이스대 석사과정을 수학 중인 탈북 여성 장은숙 씨는 탈북 과정에서 붙잡힌 뒤 미성년자 신분으로 수용소에서 목격한 일을 증언했습니다.

장 씨는 "겨울철 바깥 온도는 영하 20∼30도였고 수용소 실내 온도도 바깥과 다르지 않았다"며 "감방의 다른 동료가 심문을 마치고 돌아오면 그들의 옷은 늘 찢어져 있었고 얼굴은 고문과 구타로 멍들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장 씨는 "내가 취조실에 불려 갔을 때 바닥에 널브러진 몽둥이를 봤다"며 "만약 내가 성인 여성이었다면, 만약 아버지가 뇌물을 주지 않았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습니다.

황준국 주유엔 대사는 이날 토론회 환영사에서 "북한 인권 문제는 더 이상 핵문제와 비교해 부차적인 문제가 아니다"라며 "북한 정권은 핵무기와 체계적인 인권유린 두 가지를 통해 명맥을 유지하고 있고, 그중 북한 인권 상황이야말로 북한 정권의 실체를 보여주는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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