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아침] 박문성 “광주FC 8강 진출, 만화 같은 일…‘정효볼’ 전술 주효”
입력 2025.03.1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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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정길훈 앵커 ■ 출연 :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정상문 감독 |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CiRzY3w2OEQ
◇ 정길훈 (이하 정길훈): 광주FC가 기적의 드라마를 썼습니다. 광주FC는 어젯밤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일본 비셀 고베를 누르고 시민구단 최초로 8강에 진출했는데요.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 (이하 박문성): 안녕하십니까?

◇ 정길훈: 정말 광주의 기적이었습니다. 광주FC가 시민구단 가운데 처음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했는데요. 어젯밤 경기 어떻게 보셨습니까?
◆ 박문성: 기적이라는 표현을 쓰셨는데요. 좀 더 실감 나게 뭐라고 해야 할까요? 축구에서 많은 이변이나 우리가 기대 이상의 무엇인가가 이루어질 때가 있지만 이것은 보통의 사람들이라고 한다면 이런 결과가 나올 때 있을까? 이렇게 뒤집을 수 있을까? 정말 이것은 쉽게 볼 수 없는 그런 장면이 나왔다고 이렇게 볼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16강이 1, 2차전 두 번의 경기를 하게 되지요. 한 번은 일본에 가서 한 것이고 어제 광주 홈에서 경기했는데 일본에 가서 두 골 차로 졌기 때문에 사실 그것을 뒤집는다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비셀 고베라고 하는 일본 팀은 독일에서 뛰었고 국가대표까지 했던 공격수 오사코 유야도 있고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경험했던 무토 요시노리도 소속돼 있는 그런 팀일 정도로 만만치 않은 팀인데 그런 팀을 3 대 2로 이것을 뒤집은 것이지요. 종합적으로 놓고 보면 그야말로 대단한 역전 승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정길훈: 그야말로 대이변이었는데요. 위원님은 어제 경기 시작하기 전에 광주FC의 8강 진출 가능성을 예측하셨습니까?

◆ 박문성: 솔직히 못 했습니다. 제가 만약 광주의 대역전 드라마, 그래서 8강에 오를 것이라는 예측을 했다고 말씀드리면 아마 거짓말을 하는 것 같고요. 저는 광주나 이정효 감독의 축구를 상당히 응원하고 참 멋지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아무리 이정효 감독이고 광주여도 이 경기를 뒤집기는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저에게도 어제 그 대역전 승리는 대단한 승부였습니다.
◇ 정길훈: 어젯밤 저도 경기를 TV로 지켜봤는데요. 광주FC의 세밀한 패스 플레이가 돋보였습니다. 또 상대적으로 비셀 고베는 롱볼이 많았고요. 두 팀의 승패를 가른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박문성: 저는 딱 한 마디로 이야기하면 이정효 감독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금방 이야기해 주셨던 것처럼 이정효 감독은 상황과 상대에 따라서 전술 변화를 상당히 잘 가져가지요. 어제 그 경기 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1차전에서 두 골 차로 졌고 그 이야기는 두 골 차 이상으로 승리해야 하기 때문에 어제 광주의 축구는 가장 간결하고 빠르게 볼이 들어가는 그런 축구를 했습니다. 그래서 가운데 보면 중앙 쪽에 선발인 박정인, 후반전에는 박인혁 이런 선수들을 박스 안에 넣고 측면 쪽 움직임을 통해서 가장 간결하게 박스 쪽으로 넣으면 이 선수들이 해결을 하는, 그래서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평상시 광주라고 한다면 복잡하게 움직였다고 한다면 어제는 아주 심플하게 움직이면서 최대한 슈팅을 많이 때릴 수 있도록 그런 전술을 썼는데 이것이 주효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정길훈: 방금 전술 말씀하셨습니다만 이정효 감독이 지난번에 예선전에서 비셀 고베와 만났지 않았습니까? 그때는 '비셀 고베와 10번 붙으면 10번 다 질 것 같다'고 그렇게 이야기했어요. 그런데 어제 16강전은 달랐습니다. 이정효 감독의 축구를 흔히 이른바 '정효볼'이라고 하는데 어제 '정효볼'에서 특히 진가를 발휘한 부분은 어떤 부분이라고 보십니까?

◆ 박문성: 금방 말씀드렸던 것처럼 어제는 평상시와는 또 다른 광주 축구를 보여줬다는 것인데요. 이정효 감독은 측면 쪽으로 가서 우리가 예전에는 측면 쪽 돌파, 크로스에 의한 박스 안에서의 슈팅, 헤딩 이런 것이 보편적이었다고 한다면 이정효 감독은 이런 축구보다는 조금 더 패스로 많이 풀어나가는 짧은 연결을 많이 하는 그런 형태였는데 좀 다른 변화를 가져갔다는 것이지요. 박스 쪽으로 집어넣으면 바로 슈팅을 때릴 수 있도록 했는데 바로 이런 지점이에요. '정효볼' 그러면 그것이 어떤 하나의 축구가 아니라 상황과 상대에 따라서 적절하게 변화를 준다. 그 변화들이 상당한 확률을 가지고 주효한다. 이런 것이 전술적 유연성이 이정효 감독의 가장 큰 특징인데 어제 비셀 고베에 대한 맞춤 전략이 맞춰 들어갔다고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길훈: 정형화된 스타일이 아니라 상대 팀에 맞추는 유연한 전략 그것이 통했다고 보시는군요.
◆ 박문성: 맞습니다.
◇ 정길훈: 어제 경기에서 아사니 선수가 두 골을 기록해서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습니다. 역시 어제 경기를 보면 스타 플레이어는 중요한 순간 빛을 발하는 것 같아요.

◆ 박문성: 아사니 선수는 알바니아 출신이지요. 그래서 유로라고 하는 유럽 선수권 대회, 정말 쟁쟁한 유럽 팀들이 참가하는 A매치 대회에서도 대단한 활약을 했던 선수고요. 처음에는 광주에서 적응이 어려웠습니다. 이정효 감독이 원하는 축구와 아사니 선수가 하고 싶은 플레이가 결이 안 맞으면서 어려움이 있었고 이정효 감독도 그런 것 때문에 시간을 좀 줬었는데 그렇게 오랜 시간 갈고 닦았던 것들이 주효하면서 사실 근래에 있어서 광주 축구의 가장 큰 핵심, 가장 중요한 선수는 바로 아사니지요. 특히 어제 결승포, 연장전에서 터졌던 그 왼발 슈팅은 두고두고 우리가 곱씹어볼 수 있는 골, 팬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요. 애국가가 나올 때 나올 수 있는 그런 슈팅 장면이다, 골 장면이라고 이럴 정도로 굉장히 인상적이었고 아사니의 활약이 정말 대단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정길훈: 아사니 선수와 헤이스 선수의 호흡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 박문성: 헤이스 선수가 조금 더 상대를 흔들어 놓는다고 한다면 아사니 선수는 그 흔들어 놓은 공간에서 직접 슈팅을 넣는 선수지요. 그러니까 호흡 자체가 저는 좋다고 보고요. 또 이 선수들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는 것은 가브리엘이 지금 부상이잖아요. 그런 상태에서도 사실 두 선수는 좀 더 박스에 있는, 누군가가 골대 앞에 서 있다기보다는 계속 움직이는 유형입니다. 헤이스와 아사니는. 그다음 두 선수가 계속 스위칭하면서 누군가는 공간을 만들면 거기서 누군가는 슈팅을 때리는 이런 의미에서 호흡이 좋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정길훈: 아사니 선수가 빛나기도 했지만, 어제 경기에서 숨은 MVP,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결정적인 힘이 됐던 선수는 누구라고 보십니까?
◆ 박문성: 오후성이라고 봅니다. 미드필드에서 활동량도 상당히 좋고 또 미드필드에서 움직이다가 좋은 패스를 통해서 득점을 만들어주기도 하고요. 또 박스 안으로 직접 침투하는 그런 능력이 있기 때문에 어떤 포인트를 떠나서도 오후성 선수는 K-리그1에서도 시즌 초반에 보면 오후성 선수의 활약이 광주의 어떤 승점을 벌어주는 데에 상당히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예전에 '언성 히어로'라고 하는 표현을 많이 썼지요. 화려하게 보이는 유형은 아니지만 그 선수가 없으면 팀이 돌아가지 않는, 묵묵하게 볼이 없어도 계속 움직여주면서 헌신적인, 이타적인 플레이를 하는 선수를 '언성 히어로'라는 표현을 썼는데 오후성 선수가 그런 플레이를 보여줬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정길훈: 이정효 감독이 지난번에 저희 프로그램에 출연했었거든요. 그때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목표를 어디까지 보고 있냐고 했더니 8강 진출이라고 했습니다. 선수들에게 8강에서 뛸 수 있는 경험을 선물하고 싶다고 그렇게 이야기했던 기억이 나는데요. 이제 8강 경기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지 않습니까? 광주FC의 4강 진출도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 박문성: 가능성이야 당연히 있지요. 그런데 지금 올라간 8개 팀이 사우디도 3팀이 있고요. 호날두도 만날 수 있는 것인데요. 카타르 팀도 있고 일본 팀도 있고 태국 팀도 있는데 어느 팀을 만나느냐에 따라서, 대진 추첨이 4월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것은 있겠지요. 다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8강에 올라왔다는 이야기는 아시아에 정말 많은 팀이 있는데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라고 하는 것은 각국 리그의 가장 축구 잘하는 팀들을 모아서 누가 아시아에서 제일 세냐를 가리는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서 살아남은 8개 팀은 다 센 것입니다. 그러니까 어떤 팀이 올라가도 어떤 팀이 떨어져도 이제는 이상할 게 없기 때문에 이제는 준비하는 것만 남았겠지요. 어쨌든 4월이 되면 사우디에 모여서 8개 팀이 경기하게 될 텐데 광주의 멋진 또 다음 성적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 정길훈: 8강전부터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경기가 열리는데요. 광주FC가 K-리그도 병행해야 하지 않습니까? 광주FC의 선수단 스쿼드는 그렇게 두텁지가 못한 형편인데 어떻게 준비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 박문성: 그것은 이정효 감독이 잘 준비하실 것 같은데요. 다른 기업 구단들보다는 자금이 풍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선수단의 환경이 조금 어려운 것은 사실인데 하지만 그런 것을 탓하거나 핑계를 대기보다는 정말 역사를 만들고 있잖아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라고 하는 것이 우승하게 되면 우승 상금만 무려 175억 원에 달합니다. 엄청나게 큰 대회이기 때문에 이제는 사실 어려움은 좀 있겠지만 모든 것을 집중해서 이정효 감독이나 광주 선수들이 싸워야 하지 않을까? 저도 그 길에서 과정에서 응원 열심히 하겠습니다.
◇ 정길훈: 말씀하신 것처럼 이정효 감독이 잘 준비하겠지만 구단 차원에서의 어떤 지원도 필요할 것 같은데요. 구단은 어떻게 준비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 박문성: 지금 이것은 우리가 생각할 수 없었던 만화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기 때문에 제가 구단의 속사정까지 다 알 수는 없겠지만 선수단이나 감독이 필요한 영역들이 있을 것이에요. 또 사우디라고 하는 곳이 굉장히 먼 곳이고 낯선 환경이기 때문에 아마 감독이 요구하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 선수들의 적응이라든지 몇 가지에 있어서. 그 가능한 선에서, 지금은 말 그대로 지원 스태프 입장에서 핵심은 이정효 감독과 선수단이기 때문에 거기에서 무엇인가 이야기했을 때 최대한 지원할 수 있는 것들을 그것이 재정적이든 행정적이든 도와주는, 지원해 주는 그런 어떤 자세, 태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 정길훈: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문성: 감사합니다.
◇ 정길훈: 지금까지 박문성 해설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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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등의 아침] 박문성 “광주FC 8강 진출, 만화 같은 일…‘정효볼’ 전술 주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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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정길훈 앵커 ■ 출연 :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정상문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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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길훈 (이하 정길훈): 광주FC가 기적의 드라마를 썼습니다. 광주FC는 어젯밤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일본 비셀 고베를 누르고 시민구단 최초로 8강에 진출했는데요.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 (이하 박문성): 안녕하십니까?

◇ 정길훈: 정말 광주의 기적이었습니다. 광주FC가 시민구단 가운데 처음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했는데요. 어젯밤 경기 어떻게 보셨습니까?
◆ 박문성: 기적이라는 표현을 쓰셨는데요. 좀 더 실감 나게 뭐라고 해야 할까요? 축구에서 많은 이변이나 우리가 기대 이상의 무엇인가가 이루어질 때가 있지만 이것은 보통의 사람들이라고 한다면 이런 결과가 나올 때 있을까? 이렇게 뒤집을 수 있을까? 정말 이것은 쉽게 볼 수 없는 그런 장면이 나왔다고 이렇게 볼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16강이 1, 2차전 두 번의 경기를 하게 되지요. 한 번은 일본에 가서 한 것이고 어제 광주 홈에서 경기했는데 일본에 가서 두 골 차로 졌기 때문에 사실 그것을 뒤집는다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비셀 고베라고 하는 일본 팀은 독일에서 뛰었고 국가대표까지 했던 공격수 오사코 유야도 있고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경험했던 무토 요시노리도 소속돼 있는 그런 팀일 정도로 만만치 않은 팀인데 그런 팀을 3 대 2로 이것을 뒤집은 것이지요. 종합적으로 놓고 보면 그야말로 대단한 역전 승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정길훈: 그야말로 대이변이었는데요. 위원님은 어제 경기 시작하기 전에 광주FC의 8강 진출 가능성을 예측하셨습니까?

◆ 박문성: 솔직히 못 했습니다. 제가 만약 광주의 대역전 드라마, 그래서 8강에 오를 것이라는 예측을 했다고 말씀드리면 아마 거짓말을 하는 것 같고요. 저는 광주나 이정효 감독의 축구를 상당히 응원하고 참 멋지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아무리 이정효 감독이고 광주여도 이 경기를 뒤집기는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저에게도 어제 그 대역전 승리는 대단한 승부였습니다.
◇ 정길훈: 어젯밤 저도 경기를 TV로 지켜봤는데요. 광주FC의 세밀한 패스 플레이가 돋보였습니다. 또 상대적으로 비셀 고베는 롱볼이 많았고요. 두 팀의 승패를 가른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박문성: 저는 딱 한 마디로 이야기하면 이정효 감독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금방 이야기해 주셨던 것처럼 이정효 감독은 상황과 상대에 따라서 전술 변화를 상당히 잘 가져가지요. 어제 그 경기 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1차전에서 두 골 차로 졌고 그 이야기는 두 골 차 이상으로 승리해야 하기 때문에 어제 광주의 축구는 가장 간결하고 빠르게 볼이 들어가는 그런 축구를 했습니다. 그래서 가운데 보면 중앙 쪽에 선발인 박정인, 후반전에는 박인혁 이런 선수들을 박스 안에 넣고 측면 쪽 움직임을 통해서 가장 간결하게 박스 쪽으로 넣으면 이 선수들이 해결을 하는, 그래서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평상시 광주라고 한다면 복잡하게 움직였다고 한다면 어제는 아주 심플하게 움직이면서 최대한 슈팅을 많이 때릴 수 있도록 그런 전술을 썼는데 이것이 주효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정길훈: 방금 전술 말씀하셨습니다만 이정효 감독이 지난번에 예선전에서 비셀 고베와 만났지 않았습니까? 그때는 '비셀 고베와 10번 붙으면 10번 다 질 것 같다'고 그렇게 이야기했어요. 그런데 어제 16강전은 달랐습니다. 이정효 감독의 축구를 흔히 이른바 '정효볼'이라고 하는데 어제 '정효볼'에서 특히 진가를 발휘한 부분은 어떤 부분이라고 보십니까?

◆ 박문성: 금방 말씀드렸던 것처럼 어제는 평상시와는 또 다른 광주 축구를 보여줬다는 것인데요. 이정효 감독은 측면 쪽으로 가서 우리가 예전에는 측면 쪽 돌파, 크로스에 의한 박스 안에서의 슈팅, 헤딩 이런 것이 보편적이었다고 한다면 이정효 감독은 이런 축구보다는 조금 더 패스로 많이 풀어나가는 짧은 연결을 많이 하는 그런 형태였는데 좀 다른 변화를 가져갔다는 것이지요. 박스 쪽으로 집어넣으면 바로 슈팅을 때릴 수 있도록 했는데 바로 이런 지점이에요. '정효볼' 그러면 그것이 어떤 하나의 축구가 아니라 상황과 상대에 따라서 적절하게 변화를 준다. 그 변화들이 상당한 확률을 가지고 주효한다. 이런 것이 전술적 유연성이 이정효 감독의 가장 큰 특징인데 어제 비셀 고베에 대한 맞춤 전략이 맞춰 들어갔다고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길훈: 정형화된 스타일이 아니라 상대 팀에 맞추는 유연한 전략 그것이 통했다고 보시는군요.
◆ 박문성: 맞습니다.
◇ 정길훈: 어제 경기에서 아사니 선수가 두 골을 기록해서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습니다. 역시 어제 경기를 보면 스타 플레이어는 중요한 순간 빛을 발하는 것 같아요.

◆ 박문성: 아사니 선수는 알바니아 출신이지요. 그래서 유로라고 하는 유럽 선수권 대회, 정말 쟁쟁한 유럽 팀들이 참가하는 A매치 대회에서도 대단한 활약을 했던 선수고요. 처음에는 광주에서 적응이 어려웠습니다. 이정효 감독이 원하는 축구와 아사니 선수가 하고 싶은 플레이가 결이 안 맞으면서 어려움이 있었고 이정효 감독도 그런 것 때문에 시간을 좀 줬었는데 그렇게 오랜 시간 갈고 닦았던 것들이 주효하면서 사실 근래에 있어서 광주 축구의 가장 큰 핵심, 가장 중요한 선수는 바로 아사니지요. 특히 어제 결승포, 연장전에서 터졌던 그 왼발 슈팅은 두고두고 우리가 곱씹어볼 수 있는 골, 팬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요. 애국가가 나올 때 나올 수 있는 그런 슈팅 장면이다, 골 장면이라고 이럴 정도로 굉장히 인상적이었고 아사니의 활약이 정말 대단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정길훈: 아사니 선수와 헤이스 선수의 호흡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 박문성: 헤이스 선수가 조금 더 상대를 흔들어 놓는다고 한다면 아사니 선수는 그 흔들어 놓은 공간에서 직접 슈팅을 넣는 선수지요. 그러니까 호흡 자체가 저는 좋다고 보고요. 또 이 선수들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는 것은 가브리엘이 지금 부상이잖아요. 그런 상태에서도 사실 두 선수는 좀 더 박스에 있는, 누군가가 골대 앞에 서 있다기보다는 계속 움직이는 유형입니다. 헤이스와 아사니는. 그다음 두 선수가 계속 스위칭하면서 누군가는 공간을 만들면 거기서 누군가는 슈팅을 때리는 이런 의미에서 호흡이 좋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정길훈: 아사니 선수가 빛나기도 했지만, 어제 경기에서 숨은 MVP,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결정적인 힘이 됐던 선수는 누구라고 보십니까?
◆ 박문성: 오후성이라고 봅니다. 미드필드에서 활동량도 상당히 좋고 또 미드필드에서 움직이다가 좋은 패스를 통해서 득점을 만들어주기도 하고요. 또 박스 안으로 직접 침투하는 그런 능력이 있기 때문에 어떤 포인트를 떠나서도 오후성 선수는 K-리그1에서도 시즌 초반에 보면 오후성 선수의 활약이 광주의 어떤 승점을 벌어주는 데에 상당히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예전에 '언성 히어로'라고 하는 표현을 많이 썼지요. 화려하게 보이는 유형은 아니지만 그 선수가 없으면 팀이 돌아가지 않는, 묵묵하게 볼이 없어도 계속 움직여주면서 헌신적인, 이타적인 플레이를 하는 선수를 '언성 히어로'라는 표현을 썼는데 오후성 선수가 그런 플레이를 보여줬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정길훈: 이정효 감독이 지난번에 저희 프로그램에 출연했었거든요. 그때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목표를 어디까지 보고 있냐고 했더니 8강 진출이라고 했습니다. 선수들에게 8강에서 뛸 수 있는 경험을 선물하고 싶다고 그렇게 이야기했던 기억이 나는데요. 이제 8강 경기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지 않습니까? 광주FC의 4강 진출도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 박문성: 가능성이야 당연히 있지요. 그런데 지금 올라간 8개 팀이 사우디도 3팀이 있고요. 호날두도 만날 수 있는 것인데요. 카타르 팀도 있고 일본 팀도 있고 태국 팀도 있는데 어느 팀을 만나느냐에 따라서, 대진 추첨이 4월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것은 있겠지요. 다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8강에 올라왔다는 이야기는 아시아에 정말 많은 팀이 있는데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라고 하는 것은 각국 리그의 가장 축구 잘하는 팀들을 모아서 누가 아시아에서 제일 세냐를 가리는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서 살아남은 8개 팀은 다 센 것입니다. 그러니까 어떤 팀이 올라가도 어떤 팀이 떨어져도 이제는 이상할 게 없기 때문에 이제는 준비하는 것만 남았겠지요. 어쨌든 4월이 되면 사우디에 모여서 8개 팀이 경기하게 될 텐데 광주의 멋진 또 다음 성적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 정길훈: 8강전부터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경기가 열리는데요. 광주FC가 K-리그도 병행해야 하지 않습니까? 광주FC의 선수단 스쿼드는 그렇게 두텁지가 못한 형편인데 어떻게 준비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 박문성: 그것은 이정효 감독이 잘 준비하실 것 같은데요. 다른 기업 구단들보다는 자금이 풍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선수단의 환경이 조금 어려운 것은 사실인데 하지만 그런 것을 탓하거나 핑계를 대기보다는 정말 역사를 만들고 있잖아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라고 하는 것이 우승하게 되면 우승 상금만 무려 175억 원에 달합니다. 엄청나게 큰 대회이기 때문에 이제는 사실 어려움은 좀 있겠지만 모든 것을 집중해서 이정효 감독이나 광주 선수들이 싸워야 하지 않을까? 저도 그 길에서 과정에서 응원 열심히 하겠습니다.
◇ 정길훈: 말씀하신 것처럼 이정효 감독이 잘 준비하겠지만 구단 차원에서의 어떤 지원도 필요할 것 같은데요. 구단은 어떻게 준비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 박문성: 지금 이것은 우리가 생각할 수 없었던 만화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기 때문에 제가 구단의 속사정까지 다 알 수는 없겠지만 선수단이나 감독이 필요한 영역들이 있을 것이에요. 또 사우디라고 하는 곳이 굉장히 먼 곳이고 낯선 환경이기 때문에 아마 감독이 요구하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 선수들의 적응이라든지 몇 가지에 있어서. 그 가능한 선에서, 지금은 말 그대로 지원 스태프 입장에서 핵심은 이정효 감독과 선수단이기 때문에 거기에서 무엇인가 이야기했을 때 최대한 지원할 수 있는 것들을 그것이 재정적이든 행정적이든 도와주는, 지원해 주는 그런 어떤 자세, 태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 정길훈: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문성: 감사합니다.
◇ 정길훈: 지금까지 박문성 해설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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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길훈 기자 skynsk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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