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각선 횡단보도’ 안전한데…설치는 무산?

[앵커]

교차로에서 일어나는 차와 보행자 사고를 막기 위해 '대각선 횡단보도'를 설치해달라는 요구가 많습니다.

부산시와 각 구·군이 보행자 안전 효과가 뚜렷한 '대각선 횡단보도' 설치를 추진했지만 무산되는 곳이 많습니다.

왜 그런지, 최위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교차로에서 우회전하던 대형버스가 자전거와 부딪칩니다.

이 사고로 하교하던 중학생이 숨졌습니다.

보행자 사고를 막기 위한 방법 중 하나는 '대각선 횡단보도'.

대각선 횡단보도는 보행 신호가 켜지면 교차로 안에 차량이 들어올 수 없습니다.

그래서 사고 예방 효과가 큽니다.

이런 횡단보도를 설치해달라는 주민 요구가 늘고 있습니다.

[인근 주민 : "동선이 안 복잡하니까, 서로 갈 길 갈 수 있으니까. 확실히 신호등도 한 번 덜 건너게 되고…."]

그런데 왜 설치된 곳을 찾기 어려울까?

부산시는 각 구·군에 대각선 횡단보도 설치를 권합니다.

하지만 사업을 포기하는 곳이 많습니다.

지난해 이 교차로에 부산시 예산 9천4백만 원이 배정됐지만 대각선 횡단보도 설치는 무산됐습니다.

주로, 대상지 선정 절차가 신중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부산시와 각 구·군이 경찰과 교통안전 관련 협의 없이 대상지를 먼저 정했다가, 설치가 불발된 경우가 많습니다.

[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워낙 막히던 구간이니까 횡단보도뿐만 아니라 신호 체계에 대한 검토도 조금 신중하게 들어가야 한다고 말씀하셔서…."]

예기치 못한 변수도 많습니다.

대각선 횡단보도를 설치하려면 나무와 표지판을 옮기거나 신호등을 바꿔야 할 수 있습니다.

[최재원/한국도로교통공단 교수 : "모든 방향의 차를 다 멈추는 거잖아요? 이 시스템을 도입했을 때 주변에 미치는 차량 흐름도 무시 못 합니다. 이런 것들을 감안해서…."]

부산시가 주기로 한 '대각선 횡단보도' 설치 예산은 매년 3억여 원.

하지만 설치됐거나 설치 예정인 대각선 횡단보도는 최근 2년간 4곳에 불과합니다.

KBS 뉴스 최위지입니다.

촬영기자:윤동욱/그래픽:김소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