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받는데 감시 될까…이유있는 ‘전관 사랑’

입력 2025.03.28 (06:50) 수정 2025.03.28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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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힘 있는 부처 출신들이 사외이사를 꿰차는 실태.

법적으로 '재취업'에 문제가 없다고 해서 끝은 아닙니다.

선수가 심판 역할까지 하는 '이해충돌' 논란으로도 이어집니다.

출발부터 경영진 감시를 하기 힘든 구조가 수두룩했습니다.

이어서 송수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9년 효성그룹은 총수 변호사비를 회삿돈으로 낸 혐의로 국세청에서 수백억 원을 추징당합니다.

효성은 김앤장을 선임해 조세심판을 냈고 5년째 진행 중입니다.

수백억 원대 소송을 효성이 김앤장에 준 상황에서, 김앤장 변호사인 김소영 전 대법관, 고문인 성윤모 전 산업부 장관이 효성 사외이사를 차례로 맡습니다.

고액을 '받는' 로펌에 소속된 사외이사가 고액을 '주는' 회사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을까.

상법은 상장사와 계약한 '주된' 로펌 소속은 사외이사를 못 맡게 금지하고 있습니다.

효성 측은 김앤장 계약 비중은 5% 미만으로 '주된' 로펌이 아니라고 전해왔습니다.

해당 규정은 어겨도 처벌 조항이 없습니다.

정부가 실태를 조사한 적도 없습니다.

KBS가 상장사 일감을 받은 로펌에 소속된 사외이사를 자체 분석한 결과, 지난 20년 동안 104개 기업, 267명 확인됐습니다.

에스오일은 최근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대리한 김앤장 소속 인물이, 현대로템은 그룹의 공정위 관련 사건 등을 대리한 율촌 소속 변호사가 사외이사입니다.

[박주근/기업분석업체 '리더스인덱스' 대표 : "(사외이사는) 견제 장치입니다. 독립성이 가장 우선시됩니다. 현재처럼 방패막이로 삼고, 거수기 역할만 한다면 허울뿐인 사실상 죽은 제도입니다."]

30대 그룹 상장사의 현직 사외이사 850여 명 중, 전직 관료·법조인 비중이 33%.

반면, 미국 100대 기업은 10% 정도만 그렇습니다.

대신 82%가 경영·기업인들입니다.

전문성이 있어야 경영진 감시도 할 수 있단 취지입니다.

KBS 뉴스 송수진입니다.

촬영기자:지선호 황종원/영상편집:김철/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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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 받는데 감시 될까…이유있는 ‘전관 사랑’
    • 입력 2025-03-28 06:50:02
    • 수정2025-03-28 07:5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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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힘 있는 부처 출신들이 사외이사를 꿰차는 실태.

법적으로 '재취업'에 문제가 없다고 해서 끝은 아닙니다.

선수가 심판 역할까지 하는 '이해충돌' 논란으로도 이어집니다.

출발부터 경영진 감시를 하기 힘든 구조가 수두룩했습니다.

이어서 송수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9년 효성그룹은 총수 변호사비를 회삿돈으로 낸 혐의로 국세청에서 수백억 원을 추징당합니다.

효성은 김앤장을 선임해 조세심판을 냈고 5년째 진행 중입니다.

수백억 원대 소송을 효성이 김앤장에 준 상황에서, 김앤장 변호사인 김소영 전 대법관, 고문인 성윤모 전 산업부 장관이 효성 사외이사를 차례로 맡습니다.

고액을 '받는' 로펌에 소속된 사외이사가 고액을 '주는' 회사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을까.

상법은 상장사와 계약한 '주된' 로펌 소속은 사외이사를 못 맡게 금지하고 있습니다.

효성 측은 김앤장 계약 비중은 5% 미만으로 '주된' 로펌이 아니라고 전해왔습니다.

해당 규정은 어겨도 처벌 조항이 없습니다.

정부가 실태를 조사한 적도 없습니다.

KBS가 상장사 일감을 받은 로펌에 소속된 사외이사를 자체 분석한 결과, 지난 20년 동안 104개 기업, 267명 확인됐습니다.

에스오일은 최근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대리한 김앤장 소속 인물이, 현대로템은 그룹의 공정위 관련 사건 등을 대리한 율촌 소속 변호사가 사외이사입니다.

[박주근/기업분석업체 '리더스인덱스' 대표 : "(사외이사는) 견제 장치입니다. 독립성이 가장 우선시됩니다. 현재처럼 방패막이로 삼고, 거수기 역할만 한다면 허울뿐인 사실상 죽은 제도입니다."]

30대 그룹 상장사의 현직 사외이사 850여 명 중, 전직 관료·법조인 비중이 33%.

반면, 미국 100대 기업은 10% 정도만 그렇습니다.

대신 82%가 경영·기업인들입니다.

전문성이 있어야 경영진 감시도 할 수 있단 취지입니다.

KBS 뉴스 송수진입니다.

촬영기자:지선호 황종원/영상편집:김철/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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