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일편단심…사외이사 ‘알박기’ 첫 확인

입력 2025.03.28 (07:34) 수정 2025.03.28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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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주식 투자자가 천4백만 명을 넘었습니다.

하지만, 국내 증시 저평가는 여전히 고질적입니다.

KBS는 연속 기획 '한국 주식 괜찮습니까'에서 해법을 고민해 봅니다.

첫 순서로, 주주 이익 지키랬더니 반대가 돼버린 '사외이사' 문제, 짚어봅니다.

익숙한 '거수기' 논란을 넘어 새롭게 확인한 '알박기' 실태, 황현규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현대홈쇼핑은 2012년 말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부가세 540억여 원을 추징받습니다.

앞서 세무조사가 진행됐을 무렵 사외이사로 전직 지방국세청장 A 씨를 선임합니다.

1년 여의 적부심사 끝에 추징금은 7억 원으로 줍니다.

이후 이런 흐름이 형성됩니다.

이사 6명 중 3명이 사외이사.

A 씨와 전 부구청장, 언론학과 교수였습니다.

다음 임기에서 전 서울시 1급 공무원, 변호사로 바뀌지만, A 씨 후임은 국세청 전 조사국장.

그다음 임기도, 그다음도….

다른 자리는 계속 바뀌지만, 국세청 전관 몫은 14년째 그대로입니다.

30대 그룹 상장사 290여 곳의 사외이사 850여 명을 모두 분석했습니다.

보통 3년인 사외이사 임기를 3회 연속 국세청 전관이 꿰찬 기업.

현대차그룹 2곳, 신세계 2곳.

현대백화점그룹이 3곳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현대백화점 그룹은 "계열사 13곳이 상장돼 있어 회계 전문 사외이사 수요가 많다"며, "이해충돌을 피하려 주요 회계법인을 배제하다 보니 국세청 출신이 많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외이사 본인들도 같은 생각인지 직접 물었습니다.

[김○○/현대백화점 계열사 전 사외이사/음성변조 : "(국세청 출신 분들이 계속 '알박기'처럼…) 모르겠어요. 저는."]

[김○○/현대백화점 계열사 전 사외이사/음성변조 : "세무상으로 어떤 리스크를 안고 있는 게 없는 건지 (이사회에서) 심층적으로 토론되고…."]

[박상인/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 "(국세청은) 전관들과 현역 사이에 상당한 유대감을 계속 유지하고 있어요. 정보 같은 것들을 받을 수 있다는 그런 기대를 하는 것이고."]

국세청 선·후배가 이어받는 '알박기' 실태는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박○○/국세청 출신 현직 사외이사/음성변조 : "국세청 출신 분들이 물러나시게 되면 그 자리를 다시 메꾸는 식으로…."]

도입 28년째인 사외이사 제도.

주주가 아니라 전관의 이익 지키기로 변질 중입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김태현 지선호 황종원/영상편집:이인영/그래픽:김석훈 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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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년째 일편단심…사외이사 ‘알박기’ 첫 확인
    • 입력 2025-03-28 07:34:24
    • 수정2025-03-28 07:4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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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주식 투자자가 천4백만 명을 넘었습니다.

하지만, 국내 증시 저평가는 여전히 고질적입니다.

KBS는 연속 기획 '한국 주식 괜찮습니까'에서 해법을 고민해 봅니다.

첫 순서로, 주주 이익 지키랬더니 반대가 돼버린 '사외이사' 문제, 짚어봅니다.

익숙한 '거수기' 논란을 넘어 새롭게 확인한 '알박기' 실태, 황현규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현대홈쇼핑은 2012년 말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부가세 540억여 원을 추징받습니다.

앞서 세무조사가 진행됐을 무렵 사외이사로 전직 지방국세청장 A 씨를 선임합니다.

1년 여의 적부심사 끝에 추징금은 7억 원으로 줍니다.

이후 이런 흐름이 형성됩니다.

이사 6명 중 3명이 사외이사.

A 씨와 전 부구청장, 언론학과 교수였습니다.

다음 임기에서 전 서울시 1급 공무원, 변호사로 바뀌지만, A 씨 후임은 국세청 전 조사국장.

그다음 임기도, 그다음도….

다른 자리는 계속 바뀌지만, 국세청 전관 몫은 14년째 그대로입니다.

30대 그룹 상장사 290여 곳의 사외이사 850여 명을 모두 분석했습니다.

보통 3년인 사외이사 임기를 3회 연속 국세청 전관이 꿰찬 기업.

현대차그룹 2곳, 신세계 2곳.

현대백화점그룹이 3곳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현대백화점 그룹은 "계열사 13곳이 상장돼 있어 회계 전문 사외이사 수요가 많다"며, "이해충돌을 피하려 주요 회계법인을 배제하다 보니 국세청 출신이 많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외이사 본인들도 같은 생각인지 직접 물었습니다.

[김○○/현대백화점 계열사 전 사외이사/음성변조 : "(국세청 출신 분들이 계속 '알박기'처럼…) 모르겠어요. 저는."]

[김○○/현대백화점 계열사 전 사외이사/음성변조 : "세무상으로 어떤 리스크를 안고 있는 게 없는 건지 (이사회에서) 심층적으로 토론되고…."]

[박상인/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 "(국세청은) 전관들과 현역 사이에 상당한 유대감을 계속 유지하고 있어요. 정보 같은 것들을 받을 수 있다는 그런 기대를 하는 것이고."]

국세청 선·후배가 이어받는 '알박기' 실태는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박○○/국세청 출신 현직 사외이사/음성변조 : "국세청 출신 분들이 물러나시게 되면 그 자리를 다시 메꾸는 식으로…."]

도입 28년째인 사외이사 제도.

주주가 아니라 전관의 이익 지키기로 변질 중입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김태현 지선호 황종원/영상편집:이인영/그래픽:김석훈 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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