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한은] 6년 만에 재개…외화벌이 시동? 외

입력 2025.04.12 (08:32) 수정 2025.04.12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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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6년 만에 평양 국제마라톤대회를 열었습니다.

지난 6일 열린 제31회 평양 국제마라톤대회엔 46개국에서 200여 명이 참가했는데요.

이들은 마라톤 외에도 평양의 주요 명소를 관광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이 최근 잘 조성된 거리들을 외국 관광객에게 자연스럽게 홍보하며 외화벌이는 물론 당국의 건재함을 알리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요즘 북한은 첫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스마트폰을 든 외국인 선수들이 김일성 경기장에 입장합니다.

관중석에 앉아 있는 북한 주민들을 촬영하거나 기념사진을 찍기도 합니다.

평양 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한 선수들 모습인데요.

2019년 코로나19로 중단됐다가 6년 만에 재개된 경기입니다.

출발 신호와 함께 달리는 선수들, 짧은 우리말 구호를 외치는 서양 참가자도 있습니다.

[제31차 평양국제마라톤대회/4월 6일 : "빨리! 빨리!"]

46개국에서 2백여 명이 참가했는데 풀 코스와 하프 코스에선 북한 선수들이 모두 우승했습니다.

[박금동/풀코스 마라톤 우승자 : "수백만 평양 인민들이 지켜본다고 생각하니까 힘든 줄 모르고 달렸습니다."]

김일성 경기장에서 출발해 반시계 방향으로 돌았던 과거와 달리, 올해는 시계방향으로 도는 코스였는데요.

최근 완공된 평양 종합병원을 볼 수 있도록 코스를 조정한 것입니다.

이밖에 여명거리, 보통강안 주택지구 등 최근 잘 조성된 신시가지도 주요 코스에 포함됐습니다.

대회 명칭도 이번에 달라졌는데요.

원래는 ‘만경대 국제마라톤대회’였지만, 평양 국제마라톤으로 바뀐 겁니다.

국제적인 관습을 따라가면서, 보통 국가의 면모를 과시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허정필/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연구교수 : "(세계 4대 마라톤은) 모두 다 도시명이 앞에 나오고 뒤에 ‘마라톤’이라는 이름이 붙습니다. 이번 명칭 변경도 세계화 추세에 따른 북한의 변화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해석이지 않을까."]

최근 서방 관광객들의 라선관광을 북한이 돌연 막았던 이유 중 하나로 sns 노출이 꼽혔었는데요.

이번 마라톤 경기 장면을 선수들이 자연스레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모습은, 굳이 막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허정필/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연구교수 : "(큰 제재 없이) 실시간 촬영하는 모습들을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우려했던 북한의 강력한 촬영 통제, 그런 것들은 실제로 반영되지 않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번 대회 참가자들은 마라톤 외에도 5박 6일 동안 평양 관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오는 6월 원산갈마해안지구 개장에 발맞춰, 북한 당국이 관광 사업을 통해 본격적인 외화벌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천연재료 화장품…“북한산 좋아요”▲

봄철 건조한 날씨 탓에 피부 관리에 신경 쓰는 분들 많으시죠.

북한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최근 북한산 화장품의 효능을 적극 홍보하는 와중에, 수입 화장품보다 북한 화장품을 선호하는 주민들이 무려 96%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과연 북한 화장품의 품질은 어느 정도일까요?

요즘 북한은 두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아름답고, 젊어지고 싶은 여성들의 마음을 충족시켜 주는 것, 바로 화장품이죠.

최근 북한은 국가 발전 상황을 시사하는 중요한 영역 중 하나로 화장품 사업을 꼽았습니다.

[허설경/한덕수평양공업대학 교원 : "화장품의 발전 수준이 바로 그 나라의 경제 수준 정도를 특징짓는 척도로 되고 있기 때문에…."]

십여 년 전까지만 해도 북한이 생산하는 화장품이라고 해야, 비누와 스킨, 크림 정도였는데요.

최근엔 많은 연구와 실험을 통해 수십여 종의 화장품 제품을 생산했고 기능도 좋아졌다고 선전합니다.

[조선중앙TV/3월 8일 : "우리나라 화장품이 점점 발전하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수입 제품을 쓰다 두드러기가 나는 등, 부작용 사례가 적지 않아 덜 자극적인 천연 화장품을 개발해 주민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는데요,

실제 20대에서 40대 남녀 백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북한 화장품이 수입 제품보다 좋다고 답한 사람이 96%나 된다고 합니다.

통상 화장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원료의 배합과 변형 등 화학공업 기술이 필수적인데요.

지난 2017년 남한 전문가들이 북한 화장품 64개 품목을 조사한 결과, 기초, 색조 화장품 수준이 남측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남성욱/숙명여대 석좌교수 : "(2017년, 64개 품목) 기초 화장품은 우리나라의 1990년대 초반, 그다음에 색조 화장품은 우리나라의 2000년대 수준으로 종합 평가를 내렸고요. (북한이) 아직은 조금 선진국 수준에는 못 미치고 있다."]

먹고 사는 문제를 넘어 주민들 생활수준까지 향상시키기 위해 화장품 개발에도 애쓰는 북한 당국, 하지만 그들이 주장하는 세계적인 수준의 품질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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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북한은] 6년 만에 재개…외화벌이 시동? 외
    • 입력 2025-04-12 08:32:37
    • 수정2025-04-12 09: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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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6년 만에 평양 국제마라톤대회를 열었습니다.

지난 6일 열린 제31회 평양 국제마라톤대회엔 46개국에서 200여 명이 참가했는데요.

이들은 마라톤 외에도 평양의 주요 명소를 관광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이 최근 잘 조성된 거리들을 외국 관광객에게 자연스럽게 홍보하며 외화벌이는 물론 당국의 건재함을 알리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요즘 북한은 첫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스마트폰을 든 외국인 선수들이 김일성 경기장에 입장합니다.

관중석에 앉아 있는 북한 주민들을 촬영하거나 기념사진을 찍기도 합니다.

평양 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한 선수들 모습인데요.

2019년 코로나19로 중단됐다가 6년 만에 재개된 경기입니다.

출발 신호와 함께 달리는 선수들, 짧은 우리말 구호를 외치는 서양 참가자도 있습니다.

[제31차 평양국제마라톤대회/4월 6일 : "빨리! 빨리!"]

46개국에서 2백여 명이 참가했는데 풀 코스와 하프 코스에선 북한 선수들이 모두 우승했습니다.

[박금동/풀코스 마라톤 우승자 : "수백만 평양 인민들이 지켜본다고 생각하니까 힘든 줄 모르고 달렸습니다."]

김일성 경기장에서 출발해 반시계 방향으로 돌았던 과거와 달리, 올해는 시계방향으로 도는 코스였는데요.

최근 완공된 평양 종합병원을 볼 수 있도록 코스를 조정한 것입니다.

이밖에 여명거리, 보통강안 주택지구 등 최근 잘 조성된 신시가지도 주요 코스에 포함됐습니다.

대회 명칭도 이번에 달라졌는데요.

원래는 ‘만경대 국제마라톤대회’였지만, 평양 국제마라톤으로 바뀐 겁니다.

국제적인 관습을 따라가면서, 보통 국가의 면모를 과시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허정필/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연구교수 : "(세계 4대 마라톤은) 모두 다 도시명이 앞에 나오고 뒤에 ‘마라톤’이라는 이름이 붙습니다. 이번 명칭 변경도 세계화 추세에 따른 북한의 변화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해석이지 않을까."]

최근 서방 관광객들의 라선관광을 북한이 돌연 막았던 이유 중 하나로 sns 노출이 꼽혔었는데요.

이번 마라톤 경기 장면을 선수들이 자연스레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모습은, 굳이 막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허정필/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연구교수 : "(큰 제재 없이) 실시간 촬영하는 모습들을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우려했던 북한의 강력한 촬영 통제, 그런 것들은 실제로 반영되지 않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번 대회 참가자들은 마라톤 외에도 5박 6일 동안 평양 관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오는 6월 원산갈마해안지구 개장에 발맞춰, 북한 당국이 관광 사업을 통해 본격적인 외화벌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천연재료 화장품…“북한산 좋아요”▲

봄철 건조한 날씨 탓에 피부 관리에 신경 쓰는 분들 많으시죠.

북한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최근 북한산 화장품의 효능을 적극 홍보하는 와중에, 수입 화장품보다 북한 화장품을 선호하는 주민들이 무려 96%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과연 북한 화장품의 품질은 어느 정도일까요?

요즘 북한은 두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아름답고, 젊어지고 싶은 여성들의 마음을 충족시켜 주는 것, 바로 화장품이죠.

최근 북한은 국가 발전 상황을 시사하는 중요한 영역 중 하나로 화장품 사업을 꼽았습니다.

[허설경/한덕수평양공업대학 교원 : "화장품의 발전 수준이 바로 그 나라의 경제 수준 정도를 특징짓는 척도로 되고 있기 때문에…."]

십여 년 전까지만 해도 북한이 생산하는 화장품이라고 해야, 비누와 스킨, 크림 정도였는데요.

최근엔 많은 연구와 실험을 통해 수십여 종의 화장품 제품을 생산했고 기능도 좋아졌다고 선전합니다.

[조선중앙TV/3월 8일 : "우리나라 화장품이 점점 발전하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수입 제품을 쓰다 두드러기가 나는 등, 부작용 사례가 적지 않아 덜 자극적인 천연 화장품을 개발해 주민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는데요,

실제 20대에서 40대 남녀 백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북한 화장품이 수입 제품보다 좋다고 답한 사람이 96%나 된다고 합니다.

통상 화장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원료의 배합과 변형 등 화학공업 기술이 필수적인데요.

지난 2017년 남한 전문가들이 북한 화장품 64개 품목을 조사한 결과, 기초, 색조 화장품 수준이 남측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남성욱/숙명여대 석좌교수 : "(2017년, 64개 품목) 기초 화장품은 우리나라의 1990년대 초반, 그다음에 색조 화장품은 우리나라의 2000년대 수준으로 종합 평가를 내렸고요. (북한이) 아직은 조금 선진국 수준에는 못 미치고 있다."]

먹고 사는 문제를 넘어 주민들 생활수준까지 향상시키기 위해 화장품 개발에도 애쓰는 북한 당국, 하지만 그들이 주장하는 세계적인 수준의 품질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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