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붕괴 아니라더니”…전날 밤 ‘파손’ 확인

입력 2025.04.12 (21:11) 수정 2025.04.12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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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역시, 막을 수 있었던 사고로 보이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사고 전날 밤 기둥 파손을 확인했고 작업자들은 대피까지 했습니다.

이런데도 왜 작업이 계속됐던 것인지, 이어서 이승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붕괴 전 신안산선 5-2공구 터널의 모습입니다.

터널의 아치를 받치는 콘크리트 기둥 윗부분이 깨졌고, 기둥도 군데군데 떨어져 나간 듯 폭이 다 다릅니다.

기둥 아래쪽에는 부서진 철근과 콘크리트 잔해가 쌓여있습니다.

[최명기/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 : "위에서 내리는 힘과 밑에서 받아주는 힘의 차이에 의해서 가운데가 깨지는 이런 현상이거든요. 이미 파괴가 진행됐다는 이야기입니다."]

시행사 넥스트레인이 제출한 보고서.

사고 전날 밤 10시쯤 기둥이 파손된 걸 확인했다고 나옵니다.

기둥에 단순히 금이 간 '균열'이 아니라 일부가 부서진 '파손'이 있었다면 붕괴 위험은 더 높습니다.

결국 이 기둥이 무너지며 전체 붕괴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주무 부처인 국토부조차 '균열'이라고 표현할 만큼 대응은 안이했습니다.

이번에 매몰된 작업자들은 장비를 가지러 들어간 굴착기 기사와 가스업체 점검에 참여한 시공사 직원이었습니다.

둘 다 보강 작업과는 관련 없었습니다.

보강 작업은 당장 이뤄지지 않았는데 지상 작업자 진입은 막지 않은 겁니다.

국토부는 현장 전문가 의견을 따랐다는 입장입니다.

전문가들이 "급작스러운 파괴는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며 "기둥이 손상됐으니 안정화된 뒤 보강하면 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는 겁니다.

현장 계측 결과 사고 한 시간여 전까지도 도로가 기우는 등의 붕괴 조짐도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터널의 중앙 기둥은 파손이 보고된 지 17시간 20여 분 만에 무너졌고, 미처 피하지 못한 지상 작업자들이 매몰됐던 겁니다.

KBS 뉴스 이승철입니다.

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김경진 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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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장 붕괴 아니라더니”…전날 밤 ‘파손’ 확인
    • 입력 2025-04-12 21:11:20
    • 수정2025-04-12 21:5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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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역시, 막을 수 있었던 사고로 보이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사고 전날 밤 기둥 파손을 확인했고 작업자들은 대피까지 했습니다.

이런데도 왜 작업이 계속됐던 것인지, 이어서 이승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붕괴 전 신안산선 5-2공구 터널의 모습입니다.

터널의 아치를 받치는 콘크리트 기둥 윗부분이 깨졌고, 기둥도 군데군데 떨어져 나간 듯 폭이 다 다릅니다.

기둥 아래쪽에는 부서진 철근과 콘크리트 잔해가 쌓여있습니다.

[최명기/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 : "위에서 내리는 힘과 밑에서 받아주는 힘의 차이에 의해서 가운데가 깨지는 이런 현상이거든요. 이미 파괴가 진행됐다는 이야기입니다."]

시행사 넥스트레인이 제출한 보고서.

사고 전날 밤 10시쯤 기둥이 파손된 걸 확인했다고 나옵니다.

기둥에 단순히 금이 간 '균열'이 아니라 일부가 부서진 '파손'이 있었다면 붕괴 위험은 더 높습니다.

결국 이 기둥이 무너지며 전체 붕괴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주무 부처인 국토부조차 '균열'이라고 표현할 만큼 대응은 안이했습니다.

이번에 매몰된 작업자들은 장비를 가지러 들어간 굴착기 기사와 가스업체 점검에 참여한 시공사 직원이었습니다.

둘 다 보강 작업과는 관련 없었습니다.

보강 작업은 당장 이뤄지지 않았는데 지상 작업자 진입은 막지 않은 겁니다.

국토부는 현장 전문가 의견을 따랐다는 입장입니다.

전문가들이 "급작스러운 파괴는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며 "기둥이 손상됐으니 안정화된 뒤 보강하면 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는 겁니다.

현장 계측 결과 사고 한 시간여 전까지도 도로가 기우는 등의 붕괴 조짐도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터널의 중앙 기둥은 파손이 보고된 지 17시간 20여 분 만에 무너졌고, 미처 피하지 못한 지상 작업자들이 매몰됐던 겁니다.

KBS 뉴스 이승철입니다.

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김경진 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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