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2명 중 1명이 공무원 붙고도 포기…일본 효고현에 무슨 일이?

입력 2025.04.15 (15:21) 수정 2025.04.15 (15:3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일본에서도 공무원은 안정적인 직업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데요.

최근 효고현에서는 공무원에 합격한 상당수가 입사를 포기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안정적인 직장을 포기한 걸까요?

이랑 기자와 함께 월드 이슈에서 짚어보겠습니다.

일본도 한국처럼 공무원직에 대한 인기가 상당한 거로 알고 있는데, 채용에 합격하고도 포기한 사람이 얼마나 되나요?

[답변]

네, 수치 들으시면 상당히 놀라실 텐데요.

150명 가운데 69명이 최종 합격하고도 효고현 공무원은 못 하겠다, 출근을 포기했습니다.

일본 지지 통신에 따르면 이들은 "2024년 새로 채용한 종합 사무직" 공무원들입니다.

150명 중의 69명이 포기했으니, 포기율이 46% 정도가 되는데요.

사실상 두 명 중 한 명은 효고현 공무원이 되길 포기한 겁니다.

그런데 채용 포기가 유독 이번에 두드러졌어요.

전년도 채용 포기율은 25.5%였거든요.

지난해는 채용 방식이 일부 변경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무려 포기율이 20퍼센트포인트 이상 급등했습니다.

이번 채용은 예년보다 선발 절차가 앞당겨 진행됐는데요.

인사과 관계자는 "채용을 앞당긴 만큼 일부 인원이 다른 지자체나 기관으로 갈 수는 있겠다" 이렇게 예상을 했다고는 합니다.

하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대규모 이탈의 원인을 놓고는 "확실하게 알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앵커]

어렵게 합격해 놓고도 입사 전에 포기했다, 이런 결정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답변]

네, 효고현 관계자는 확실한 이유는 모르겠다고 했지만, 둘러댔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게 여기는 이유는, 지난해 효고현에서 엄청난 갑질 이슈가 떠올라 일본 전체가 떠들썩했기 때문입니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사람, 바로 47살 사이토 모토히코 지사인데요.

지난해 3월 효고현 니시하리마의 A 현민국장은, 사이토 지사의 '파워 하라'와 청탁성 뇌물 수수 등 7가지 의혹을 세상에 알립니다.

'파워 하라'는 영어의 파워와 허레스먼트를 조합한 말로, 권력을 이용한 괴롭힘, 이른바 '갑질'을 뜻하는데요.

A 국장은 이 고발 문서를 일부 언론사와 현 의회에 익명으로 배포했습니다.

고발 문서에는 "출장지에서 20m 앞에서 관용차에서 내려 걷게 한 것에 불만을 품고 직원들에게 고함을 질렀다"는 등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이토 지사, 사과 대신 제보자 색출에 나섭니다.

현은 내부 조사를 한 뒤 A 국장을 찾아내 정직 3개월이라는 징계 처분을 했는데요.

A 국장은 결국 친척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효고현 의회는 지난해 9월 사이토 지사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고요.

사이토 지사는 내부 고발 내용을 부인하면서도 결국 지사직에서 물러났습니다.

하지만 11월에 다시 돌아와 지사직을 맡고 있습니다.

[앵커]

갑질 의혹이 나온 사람인데, 지금 현재도 지사로 일하고 있다고요?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요?

[답변]

네, 현 의회의 결정으로 지사직을 상실했던 사이토 지사, 지난해 11월 보궐선거에서 재당선됐습니다.

앞서 그는 "주민 신임을 다시 묻겠다"면서 재도전 의사를 보였는데요.

실제 보궐선거에 나와서 45.2%를 득표하면서 당선이 됐습니다.

'갑질' 논란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지 40여 일 만입니다.

처음엔 재출마를 선언하면서 비난과 조롱이 쏟아졌는데요.

유세 과정서 팬덤까지 생길 정도로 지지자들이 늘었습니다.

그가 지사로 일했던 약 3년간의 행보가 SNS를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부터입니다.

[사이토 모토히코/일본 효고현 지사/지난해 11월 17일 :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SNS를 통해서 많아졌습니다. 정말 SNS의 장점을 깊이 느꼈습니다."]

의회 기득권층과 싸우며 지방 행정을 개혁하려 했다는 면모가 SNS를 통해 부각됐던 건데요.

그 결과, 자리에서 물러난 지자체장이 다시 출마해 당선되는 이변을 연출했습니다.

[앵커]

'갑질' 의혹은 그럼 해결되지 못한 채 이대로 넘어가는 건가요?

사이토 지사도 계속 자리를 유지하고요?

[답변]

그 문제는 이제 사이토 지사의 정치적 결단이나 현 의회 결정에 달린 것 같습니다.

사실 효고현 의회는 지난해 6월부터 사이토 지사의 '갑질 의혹'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왔는데요.

지난 4일 관련 의혹 7개 가운데 5개 항목에서 "일정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결론 냈습니다.

"평일 밤, 주말 가리지 않고 업무 지시를 내렸다", "폭언을 밥 먹듯 했다", "회의로 방문한 호텔에서 식사하려고 했지만, '여긴 예약제'라고 하니 '나 지사야'라며 분노했다.", 직원 9,7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지사 갑질 설문조사'에서 드러난 일부 사례들입니다.

또 A 국장의 내부고발에 대해서도 "공익신고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동안 사이토 지사가 내부고발에 대해서 "진실성도 없고 비방 성격이 강하다"며 부인해 온 걸 기각한 겁니다.

문제는 이 의회 조사보고서에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점입니다.

사이토 지사가 보고서 내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정치적 책임을 다하라고 일부서 압력을 넣고 있지만,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 거의 없어 보입니다.

영상편집:구자람 김주은/자료조사:이장미/그래픽제작:김성일/영상출처:@mbs뉴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월드 이슈] 2명 중 1명이 공무원 붙고도 포기…일본 효고현에 무슨 일이?
    • 입력 2025-04-15 15:21:05
    • 수정2025-04-15 15:31:57
    월드24
[앵커]

일본에서도 공무원은 안정적인 직업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데요.

최근 효고현에서는 공무원에 합격한 상당수가 입사를 포기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안정적인 직장을 포기한 걸까요?

이랑 기자와 함께 월드 이슈에서 짚어보겠습니다.

일본도 한국처럼 공무원직에 대한 인기가 상당한 거로 알고 있는데, 채용에 합격하고도 포기한 사람이 얼마나 되나요?

[답변]

네, 수치 들으시면 상당히 놀라실 텐데요.

150명 가운데 69명이 최종 합격하고도 효고현 공무원은 못 하겠다, 출근을 포기했습니다.

일본 지지 통신에 따르면 이들은 "2024년 새로 채용한 종합 사무직" 공무원들입니다.

150명 중의 69명이 포기했으니, 포기율이 46% 정도가 되는데요.

사실상 두 명 중 한 명은 효고현 공무원이 되길 포기한 겁니다.

그런데 채용 포기가 유독 이번에 두드러졌어요.

전년도 채용 포기율은 25.5%였거든요.

지난해는 채용 방식이 일부 변경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무려 포기율이 20퍼센트포인트 이상 급등했습니다.

이번 채용은 예년보다 선발 절차가 앞당겨 진행됐는데요.

인사과 관계자는 "채용을 앞당긴 만큼 일부 인원이 다른 지자체나 기관으로 갈 수는 있겠다" 이렇게 예상을 했다고는 합니다.

하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대규모 이탈의 원인을 놓고는 "확실하게 알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앵커]

어렵게 합격해 놓고도 입사 전에 포기했다, 이런 결정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답변]

네, 효고현 관계자는 확실한 이유는 모르겠다고 했지만, 둘러댔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게 여기는 이유는, 지난해 효고현에서 엄청난 갑질 이슈가 떠올라 일본 전체가 떠들썩했기 때문입니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사람, 바로 47살 사이토 모토히코 지사인데요.

지난해 3월 효고현 니시하리마의 A 현민국장은, 사이토 지사의 '파워 하라'와 청탁성 뇌물 수수 등 7가지 의혹을 세상에 알립니다.

'파워 하라'는 영어의 파워와 허레스먼트를 조합한 말로, 권력을 이용한 괴롭힘, 이른바 '갑질'을 뜻하는데요.

A 국장은 이 고발 문서를 일부 언론사와 현 의회에 익명으로 배포했습니다.

고발 문서에는 "출장지에서 20m 앞에서 관용차에서 내려 걷게 한 것에 불만을 품고 직원들에게 고함을 질렀다"는 등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이토 지사, 사과 대신 제보자 색출에 나섭니다.

현은 내부 조사를 한 뒤 A 국장을 찾아내 정직 3개월이라는 징계 처분을 했는데요.

A 국장은 결국 친척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효고현 의회는 지난해 9월 사이토 지사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고요.

사이토 지사는 내부 고발 내용을 부인하면서도 결국 지사직에서 물러났습니다.

하지만 11월에 다시 돌아와 지사직을 맡고 있습니다.

[앵커]

갑질 의혹이 나온 사람인데, 지금 현재도 지사로 일하고 있다고요?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요?

[답변]

네, 현 의회의 결정으로 지사직을 상실했던 사이토 지사, 지난해 11월 보궐선거에서 재당선됐습니다.

앞서 그는 "주민 신임을 다시 묻겠다"면서 재도전 의사를 보였는데요.

실제 보궐선거에 나와서 45.2%를 득표하면서 당선이 됐습니다.

'갑질' 논란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지 40여 일 만입니다.

처음엔 재출마를 선언하면서 비난과 조롱이 쏟아졌는데요.

유세 과정서 팬덤까지 생길 정도로 지지자들이 늘었습니다.

그가 지사로 일했던 약 3년간의 행보가 SNS를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부터입니다.

[사이토 모토히코/일본 효고현 지사/지난해 11월 17일 :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SNS를 통해서 많아졌습니다. 정말 SNS의 장점을 깊이 느꼈습니다."]

의회 기득권층과 싸우며 지방 행정을 개혁하려 했다는 면모가 SNS를 통해 부각됐던 건데요.

그 결과, 자리에서 물러난 지자체장이 다시 출마해 당선되는 이변을 연출했습니다.

[앵커]

'갑질' 의혹은 그럼 해결되지 못한 채 이대로 넘어가는 건가요?

사이토 지사도 계속 자리를 유지하고요?

[답변]

그 문제는 이제 사이토 지사의 정치적 결단이나 현 의회 결정에 달린 것 같습니다.

사실 효고현 의회는 지난해 6월부터 사이토 지사의 '갑질 의혹'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왔는데요.

지난 4일 관련 의혹 7개 가운데 5개 항목에서 "일정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결론 냈습니다.

"평일 밤, 주말 가리지 않고 업무 지시를 내렸다", "폭언을 밥 먹듯 했다", "회의로 방문한 호텔에서 식사하려고 했지만, '여긴 예약제'라고 하니 '나 지사야'라며 분노했다.", 직원 9,7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지사 갑질 설문조사'에서 드러난 일부 사례들입니다.

또 A 국장의 내부고발에 대해서도 "공익신고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동안 사이토 지사가 내부고발에 대해서 "진실성도 없고 비방 성격이 강하다"며 부인해 온 걸 기각한 겁니다.

문제는 이 의회 조사보고서에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점입니다.

사이토 지사가 보고서 내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정치적 책임을 다하라고 일부서 압력을 넣고 있지만,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 거의 없어 보입니다.

영상편집:구자람 김주은/자료조사:이장미/그래픽제작:김성일/영상출처:@mbs뉴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