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이건 못 참지”…‘관세 전쟁’에 미국서 사재기 나선 ‘한국 상품’

입력 2025.04.17 (15:24) 수정 2025.04.17 (15:4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으로 우리나라도 비상인데요.

우리만 관세 전쟁의 여파를 걱정하는게 아니라, 미국 소비자들도 가격이 오를까 전전긍긍하는 한국산 상품이 있습니다.

월드 이슈에서 이랑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25% 관세를 90일간 유예했지만, 조만간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잖아요.

미국인들이 관세 걱정에 미리 사서 쟁이는 한국산 물품이 있다고요?

[기자]

네, 관세 걱정에, 미국서 휴지도 미리 사놓고, 올리브유도 사재기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최근 사재기하는 상품 중에 자외선차단제를 비롯한 한국산 화장품이 언급되면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레슬리/크리에이터 : "관세 부과되기 전에 화장품 사이트에서 주문하고 싶었어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선크림인 라운드랩 자작나무 수분 선크림(한국산)을 채워놨고요."]

미국의 한 화장품 인플루언서가 관세가 붙기 전에 한국 화장품을 샀다며 자랑하는 동영상입니다.

토너부터 선크림까지 다양한데요.

또 다른 인플루언서도 더 이상 구매 못 할까 봐 한국산 선크림을 쟁이고 있다며 박스 가득 화장품을 보여줍니다.

관세 부과로 가격이 오르기 전에 사재기에 나선 한국 화장품 판매자도 있고요.

예전만큼 못 사니까 한국 화장품 사용량을 줄여야 한다며 울상인 모습을 올린 사람도 있습니다.

급기야 워싱턴포스트는 한국 화장품 인기가 이 정도라며 기사를 썼는데요.

WP는 한국산 선크림은 자외선을 차단하고 질감이 좋은 데다, 다른 화장품과 궁합도 좋다면서, 신봉하는 사람들이 사서 쟁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한마디로 한국산 선크림이 꼭 필요하다는 사람이 많다는 거잖아요?

한국산 화장품 인기가 그 정도인가요?

[기자]

네, 이번 사재기 열풍으로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한국 화장품에 대한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사재기한다는 건 한두 번 사서 써보고 마는 '반짝인기 상품'이 아니라 한국산 화장품이 필수템으로 정착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는 겁니다.

[타트야나/한국산 선크림 사용 중인 크리에이터 : "이건 진심으로 내가 사용했던 제품 중 '최고'의 자외선 차단제에요. (양은) 손가락 두 개 (정도)."]

미국 소비자들이 제일로 꼽는 건 뭐니 뭐니 해도 품질입니다.

앞다퉈 '내가 써 본 것 중 최고다' 이렇게 평가하는 사용자들이 넘쳐나는데요.

여기에 합리적인 가격도 미국 시장에서 자리 잡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프랑스산, 미국산과 비교해 품질은 비슷한데 가격까지 착하다는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건데요.

여기에 잘 알려졌다시피 K팝, K드라마 열풍도 한국 화장품 매출에 큰 영향을 줬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이나 연기자가 사용하는 제품은 뭔지, 나도 써보고 싶다, 이런 관심이 커지면서 K뷰티 인기도 덩달아 높아졌는데요.

미국에선 이젠 한국산 화장품이 K뷰티를 넘어서 '바르는 K컬처'라고 불릴 정도입니다.

[앵커]

인기가 이 정도면 미국 내 한국 화장품 매출도 상당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인기만큼이나 빠르게 미국 내 매출이 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한국 화장품 소비가 둔화하고 있는 중국 시장과 비교하면 고무적인 성과인데요.

특히 '스킨 케어'라고 불리는 기초 제품들 인기가 상당합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미국 이커머스 내 한국 화장품 매출 80% 이상이 기초 제품에서 나왔습니다.

2024년 미국으로 수출한 한국 화장품, 수출액으로 보면 '뷰티 강국' 프랑스를 제쳤습니다.

17억 100만 달러, 우리 돈 약 2조 5,000억 원으로 1위를 달성했습니다.

[앵커]

화장품 강국으로 알고 있던 프랑스산 제품을 누르고 매출 1위를 기록했다니 놀라운데요.

그런데 관세 부과가 시작하면 가격이 오르고 매출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요?

[기자]

네, K뷰티 제품에 관세가 적용되면 분명 가격은 올라갈 가능성이 커집니다.

한국 화장품이 특히 미국에서 '가성비'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데요.

반전은, 정작 K뷰티 산업계는 생각보다 우려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어요.

일단 화장품이 다른 업종에 비해 절대적인 판매 단가가 낮기 때문입니다.

관세를 고려해도 여전히 미국 제품이나 유럽 제품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우선 이번 관세 폭풍이 미국 소비자들의 K뷰티에 대한 충성도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고요.

관세로 미국 소비자 물가가 오르고 소비 경기가 둔화하면 가성비 소비가 오히려 인기를 끌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K뷰티 여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죠.

한편에서는 자동차처럼, 미국에서 직접 생산하는 전략으로 '관세 피하기'에 나서고 있는데요.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등이 대표적입니다.

미국에서 첫 오프라인 매장을 준비 중인 올리브영의 경우 적극적으로 현지화 전략에 돌입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한국산 화장품이 '관세 파고'를 넘어 미국에서 지금의 인기를 잘 이어갈 수 있을지, 한번 지켜봐야겠습니다.

영상편집:구자람 김주은/자료조사:이장미/그래픽제작:김성일/영상출처:@tatlafata @leslykomez @upsidedowndani @jennlexi_ (틱톡)·@EJÓNualláin @Kbeautymom (유튜브)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월드 이슈] “이건 못 참지”…‘관세 전쟁’에 미국서 사재기 나선 ‘한국 상품’
    • 입력 2025-04-17 15:24:39
    • 수정2025-04-17 15:46:02
    월드24
[앵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으로 우리나라도 비상인데요.

우리만 관세 전쟁의 여파를 걱정하는게 아니라, 미국 소비자들도 가격이 오를까 전전긍긍하는 한국산 상품이 있습니다.

월드 이슈에서 이랑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25% 관세를 90일간 유예했지만, 조만간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잖아요.

미국인들이 관세 걱정에 미리 사서 쟁이는 한국산 물품이 있다고요?

[기자]

네, 관세 걱정에, 미국서 휴지도 미리 사놓고, 올리브유도 사재기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최근 사재기하는 상품 중에 자외선차단제를 비롯한 한국산 화장품이 언급되면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레슬리/크리에이터 : "관세 부과되기 전에 화장품 사이트에서 주문하고 싶었어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선크림인 라운드랩 자작나무 수분 선크림(한국산)을 채워놨고요."]

미국의 한 화장품 인플루언서가 관세가 붙기 전에 한국 화장품을 샀다며 자랑하는 동영상입니다.

토너부터 선크림까지 다양한데요.

또 다른 인플루언서도 더 이상 구매 못 할까 봐 한국산 선크림을 쟁이고 있다며 박스 가득 화장품을 보여줍니다.

관세 부과로 가격이 오르기 전에 사재기에 나선 한국 화장품 판매자도 있고요.

예전만큼 못 사니까 한국 화장품 사용량을 줄여야 한다며 울상인 모습을 올린 사람도 있습니다.

급기야 워싱턴포스트는 한국 화장품 인기가 이 정도라며 기사를 썼는데요.

WP는 한국산 선크림은 자외선을 차단하고 질감이 좋은 데다, 다른 화장품과 궁합도 좋다면서, 신봉하는 사람들이 사서 쟁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한마디로 한국산 선크림이 꼭 필요하다는 사람이 많다는 거잖아요?

한국산 화장품 인기가 그 정도인가요?

[기자]

네, 이번 사재기 열풍으로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한국 화장품에 대한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사재기한다는 건 한두 번 사서 써보고 마는 '반짝인기 상품'이 아니라 한국산 화장품이 필수템으로 정착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는 겁니다.

[타트야나/한국산 선크림 사용 중인 크리에이터 : "이건 진심으로 내가 사용했던 제품 중 '최고'의 자외선 차단제에요. (양은) 손가락 두 개 (정도)."]

미국 소비자들이 제일로 꼽는 건 뭐니 뭐니 해도 품질입니다.

앞다퉈 '내가 써 본 것 중 최고다' 이렇게 평가하는 사용자들이 넘쳐나는데요.

여기에 합리적인 가격도 미국 시장에서 자리 잡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프랑스산, 미국산과 비교해 품질은 비슷한데 가격까지 착하다는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건데요.

여기에 잘 알려졌다시피 K팝, K드라마 열풍도 한국 화장품 매출에 큰 영향을 줬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이나 연기자가 사용하는 제품은 뭔지, 나도 써보고 싶다, 이런 관심이 커지면서 K뷰티 인기도 덩달아 높아졌는데요.

미국에선 이젠 한국산 화장품이 K뷰티를 넘어서 '바르는 K컬처'라고 불릴 정도입니다.

[앵커]

인기가 이 정도면 미국 내 한국 화장품 매출도 상당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인기만큼이나 빠르게 미국 내 매출이 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한국 화장품 소비가 둔화하고 있는 중국 시장과 비교하면 고무적인 성과인데요.

특히 '스킨 케어'라고 불리는 기초 제품들 인기가 상당합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미국 이커머스 내 한국 화장품 매출 80% 이상이 기초 제품에서 나왔습니다.

2024년 미국으로 수출한 한국 화장품, 수출액으로 보면 '뷰티 강국' 프랑스를 제쳤습니다.

17억 100만 달러, 우리 돈 약 2조 5,000억 원으로 1위를 달성했습니다.

[앵커]

화장품 강국으로 알고 있던 프랑스산 제품을 누르고 매출 1위를 기록했다니 놀라운데요.

그런데 관세 부과가 시작하면 가격이 오르고 매출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요?

[기자]

네, K뷰티 제품에 관세가 적용되면 분명 가격은 올라갈 가능성이 커집니다.

한국 화장품이 특히 미국에서 '가성비'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데요.

반전은, 정작 K뷰티 산업계는 생각보다 우려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어요.

일단 화장품이 다른 업종에 비해 절대적인 판매 단가가 낮기 때문입니다.

관세를 고려해도 여전히 미국 제품이나 유럽 제품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우선 이번 관세 폭풍이 미국 소비자들의 K뷰티에 대한 충성도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고요.

관세로 미국 소비자 물가가 오르고 소비 경기가 둔화하면 가성비 소비가 오히려 인기를 끌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K뷰티 여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죠.

한편에서는 자동차처럼, 미국에서 직접 생산하는 전략으로 '관세 피하기'에 나서고 있는데요.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등이 대표적입니다.

미국에서 첫 오프라인 매장을 준비 중인 올리브영의 경우 적극적으로 현지화 전략에 돌입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한국산 화장품이 '관세 파고'를 넘어 미국에서 지금의 인기를 잘 이어갈 수 있을지, 한번 지켜봐야겠습니다.

영상편집:구자람 김주은/자료조사:이장미/그래픽제작:김성일/영상출처:@tatlafata @leslykomez @upsidedowndani @jennlexi_ (틱톡)·@EJÓNualláin @Kbeautymom (유튜브)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