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아이’의 고된 등원길…22%는 특수교사 ‘부족’

입력 2025.04.18 (21:32) 수정 2025.04.18 (21:3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이틀 뒤면 장애인의 날인데요.

오늘(18일)은 발달 지연이나 장애가 있는 아동의 현실을 짚어봅니다.

발달 지연은 인지나 언어 능력, 사회성이 나이에 맞게 발달하지 않은 상태를 말하는데요.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발달 장애로 판정을 받게 됩니다.

발달이 늦어 진료를 받은 5살 이하 영유아는 2022년 8만 명을 넘었습니다.

야외 활동과 대면 접촉이 줄어든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2019년보다 68%나 급증했습니다.

발달 지연이나 장애가 있는 아동은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고 특수 교육을 해야 하는데요.

하지만 특수교사가 턱 없이 부족해 통학 거리가 먼 학교를 오가야 하는 현실입니다.

홍성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예주 씨가 잠이 덜 깬 아이를 달래 집을 나섭니다.

밥 먹일 여유도 없이 차로 30분 걸리는 장애통합어린이집으로 향합니다.

말이 느린 발달 지연을 겪고 있지만, 집 근처엔 특수교육이 가능한 어린이집이 없습니다.

[고예주/발달 지연 아동 부모 :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없거나 그리고 그중에 조금 근거리에 있는 것 같아도 (장애 아동) 3명 TO(인원)가 모여야만 반이 증설이 되니까."]

전국 어린이집 2만 8천여 곳 중에서 특수교사가 있는 곳은 5%에 불과합니다.

특수교사 수가 배치 기준에 모자란 어린이집도 22%에 이릅니다.

올해 자녀를 초등학교에 보낸 이소희 씨.

원래 배정될 학교는 특수교사 1명이 학생 10명을 담당하는 '과밀' 학급이었습니다.

결국 다른 학교를 찾아 이사까지 갔습니다.

[이소희/발달 장애 아동 부모 : "그 학교가 어떤 상황인지 아이를 받아줄 수 있는지에 대한 대책이 없이 그냥 입학해서 나중에 입학 후에 마음고생하고 그러시는 분들이 엄청 많으세요."]

발달이 늦은 아동에겐 더 섬세한 지원이 필요하지만 의무 교육도 버거운 게 현실입니다.

[박창현/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 : "특수 교육 또는 장애 영유아 지원 체계를 보편적으로 좀 받을 수 있도록 돼야 되는데 이런 게 잘 안된다고 하면 이거는 구조적 방치가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고요."]

저출생이 심각한데도 특수교육이 필요한 아동은 오히려 늘고 있습니다.

[이소희/발달 장애 아동 부모 : "출산율만 올리자고 급급할 게 아니라 이미 낳아서 키우는 아이들이 좀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 저절로 출생률이 늘어나지 않을까..."]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느린 아이’의 고된 등원길…22%는 특수교사 ‘부족’
    • 입력 2025-04-18 21:32:06
    • 수정2025-04-18 21:39:44
    뉴스 9
[앵커]

이틀 뒤면 장애인의 날인데요.

오늘(18일)은 발달 지연이나 장애가 있는 아동의 현실을 짚어봅니다.

발달 지연은 인지나 언어 능력, 사회성이 나이에 맞게 발달하지 않은 상태를 말하는데요.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발달 장애로 판정을 받게 됩니다.

발달이 늦어 진료를 받은 5살 이하 영유아는 2022년 8만 명을 넘었습니다.

야외 활동과 대면 접촉이 줄어든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2019년보다 68%나 급증했습니다.

발달 지연이나 장애가 있는 아동은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고 특수 교육을 해야 하는데요.

하지만 특수교사가 턱 없이 부족해 통학 거리가 먼 학교를 오가야 하는 현실입니다.

홍성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예주 씨가 잠이 덜 깬 아이를 달래 집을 나섭니다.

밥 먹일 여유도 없이 차로 30분 걸리는 장애통합어린이집으로 향합니다.

말이 느린 발달 지연을 겪고 있지만, 집 근처엔 특수교육이 가능한 어린이집이 없습니다.

[고예주/발달 지연 아동 부모 :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없거나 그리고 그중에 조금 근거리에 있는 것 같아도 (장애 아동) 3명 TO(인원)가 모여야만 반이 증설이 되니까."]

전국 어린이집 2만 8천여 곳 중에서 특수교사가 있는 곳은 5%에 불과합니다.

특수교사 수가 배치 기준에 모자란 어린이집도 22%에 이릅니다.

올해 자녀를 초등학교에 보낸 이소희 씨.

원래 배정될 학교는 특수교사 1명이 학생 10명을 담당하는 '과밀' 학급이었습니다.

결국 다른 학교를 찾아 이사까지 갔습니다.

[이소희/발달 장애 아동 부모 : "그 학교가 어떤 상황인지 아이를 받아줄 수 있는지에 대한 대책이 없이 그냥 입학해서 나중에 입학 후에 마음고생하고 그러시는 분들이 엄청 많으세요."]

발달이 늦은 아동에겐 더 섬세한 지원이 필요하지만 의무 교육도 버거운 게 현실입니다.

[박창현/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 : "특수 교육 또는 장애 영유아 지원 체계를 보편적으로 좀 받을 수 있도록 돼야 되는데 이런 게 잘 안된다고 하면 이거는 구조적 방치가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고요."]

저출생이 심각한데도 특수교육이 필요한 아동은 오히려 늘고 있습니다.

[이소희/발달 장애 아동 부모 : "출산율만 올리자고 급급할 게 아니라 이미 낳아서 키우는 아이들이 좀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 저절로 출생률이 늘어나지 않을까..."]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