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픽] “옆집에 걔, 35살인데 독립 안했대”…부모와 함께 늙는 ‘老 캥거루족’

입력 2025.04.22 (18:28) 수정 2025.04.22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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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스켈레톤 국가대표 윤성빈 씹니다.

얼마 전 '캥거루족'에 관해 한 마디 했다가 큰 파장을 불렀습니다.

부모 집에 같이 산다는 '캥거루족' 스태프에게, "왜 독립을 안했냐" "막 써서 돈이 없냐" 반문한 겁니다.

누리꾼들 사이에선 '현실을 잘 모른다'며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졌고 결국 사과문을 올렸는데요.

별안간 논란이 된 '캥거루족', 엄마 주머니 속 아기 캥거루처럼, 자립할 나이임에도 부모에게 의존하는 청년들을 일컫습니다.

[이 모씨/29살/고시준비생/KBS 9시 뉴스/2003년 5월 19일 : "나이가 많아질수록 집에다 경제적으로 손벌리는 게 부담스러우니까."]

캥거루족이란 말은 2000년대 초부터 쓰이기 시작했죠.

청년실업 문제가 불거지면서 독립 대신 부모 품에 머무는 청년이 많아진 겁니다.

[영화 '엑시트' : "엄마가 말을 안해서 그렇지 얼마나 생각이 많으시겠냐? 아들이라고 하나 소개하려고 그러는데, 할 말이 없어 할 말이 그냥."]

문제는, 자녀들이 나이를 먹어도 독립을 하지 않는 데 있습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 "조금만 더 줘봐. (돈 없다.) 아니 돈이 왜 없어? 쓸거는 좀 쓰고 살자!"]

서울연구원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35세 청년 10명 중 4명 이상이 부모와 함께 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이 같은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건 아닙니다.

일본에선 부모 피를 빨아먹는다며 기생충을 뜻하는 영어 단어를 써 '패러사이트 싱글' 이란 신조어가 등장했고, 중국에선 집안일을 하며 부모에게 용돈을 받는 '전업자녀'란 말까지 나왔습니다.

[크리스토퍼 아담스/뉴욕주 시민/KBS 뉴스 12/2018년 5월 23일 : “30살이 됐는데 부모 집에서 아무 기여도 하지않은 채 계속 함께 산다는 것은 말이 안되죠. 철 들어야죠."]

2018년 미국 뉴욕주에선 서른살 아들을 상대로 부모가 '제발 독립해 달라'며 소송까지 벌여, 승소하기도 했습니다.

[래쉬아 라이트/뉴욕주 시민/KBS 뉴스 12/2018년 5월 23일 : "부모가 편히 살 공간을 드려야죠. 30살이면 그럴 때입니다. 집세도 안내고. 이제 독립해야죠."]

경기불황과 취업난, 만혼과 높은 주거비 등 캥거루족 현상을 부추기는 요인은 복합적입니다.

그리고 이같은 현상은 이젠 부모 세대의 '노후 빈곤'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 "독립 안한 아들들의 손자까지 (돌본다는데) 이게 실화 맞죠? 이런 가정들이 많습니까? (실화죠.)"]

'등골 휘는' 부모의 고된 육아, 도대체 언제 끝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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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5-04-22 18: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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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스켈레톤 국가대표 윤성빈 씹니다.

얼마 전 '캥거루족'에 관해 한 마디 했다가 큰 파장을 불렀습니다.

부모 집에 같이 산다는 '캥거루족' 스태프에게, "왜 독립을 안했냐" "막 써서 돈이 없냐" 반문한 겁니다.

누리꾼들 사이에선 '현실을 잘 모른다'며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졌고 결국 사과문을 올렸는데요.

별안간 논란이 된 '캥거루족', 엄마 주머니 속 아기 캥거루처럼, 자립할 나이임에도 부모에게 의존하는 청년들을 일컫습니다.

[이 모씨/29살/고시준비생/KBS 9시 뉴스/2003년 5월 19일 : "나이가 많아질수록 집에다 경제적으로 손벌리는 게 부담스러우니까."]

캥거루족이란 말은 2000년대 초부터 쓰이기 시작했죠.

청년실업 문제가 불거지면서 독립 대신 부모 품에 머무는 청년이 많아진 겁니다.

[영화 '엑시트' : "엄마가 말을 안해서 그렇지 얼마나 생각이 많으시겠냐? 아들이라고 하나 소개하려고 그러는데, 할 말이 없어 할 말이 그냥."]

문제는, 자녀들이 나이를 먹어도 독립을 하지 않는 데 있습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 "조금만 더 줘봐. (돈 없다.) 아니 돈이 왜 없어? 쓸거는 좀 쓰고 살자!"]

서울연구원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35세 청년 10명 중 4명 이상이 부모와 함께 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이 같은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건 아닙니다.

일본에선 부모 피를 빨아먹는다며 기생충을 뜻하는 영어 단어를 써 '패러사이트 싱글' 이란 신조어가 등장했고, 중국에선 집안일을 하며 부모에게 용돈을 받는 '전업자녀'란 말까지 나왔습니다.

[크리스토퍼 아담스/뉴욕주 시민/KBS 뉴스 12/2018년 5월 23일 : “30살이 됐는데 부모 집에서 아무 기여도 하지않은 채 계속 함께 산다는 것은 말이 안되죠. 철 들어야죠."]

2018년 미국 뉴욕주에선 서른살 아들을 상대로 부모가 '제발 독립해 달라'며 소송까지 벌여, 승소하기도 했습니다.

[래쉬아 라이트/뉴욕주 시민/KBS 뉴스 12/2018년 5월 23일 : "부모가 편히 살 공간을 드려야죠. 30살이면 그럴 때입니다. 집세도 안내고. 이제 독립해야죠."]

경기불황과 취업난, 만혼과 높은 주거비 등 캥거루족 현상을 부추기는 요인은 복합적입니다.

그리고 이같은 현상은 이젠 부모 세대의 '노후 빈곤'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 "독립 안한 아들들의 손자까지 (돌본다는데) 이게 실화 맞죠? 이런 가정들이 많습니까? (실화죠.)"]

'등골 휘는' 부모의 고된 육아, 도대체 언제 끝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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