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러리 세우고, 몰아주고…변칙 수의계약 수두룩

입력 2025.04.23 (19:29) 수정 2025.04.23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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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속초의료원 비리 연속보도, 오늘은 수의계약 문제를 짚어봅니다.

속초의료원은 300억 원대 기능보강사업 과정에서 수십 건의 수의계약을 맺었는데요.

KBS 취재 결과, 들러리 업체를 세우는 등 편법 계약이 한두 건이 아니었습니다.

박상용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실내 공기에 있는 병균과 먼지를 제거하는 설비, '크린룸'.

속초의료원 3곳에 설치됐습니다.

본관 긴급치료병상 크린룸의 계약 내역을 살펴봤습니다.

이 가운데 하나는 10억 짜리 공사인데 입찰을 거치지 않고, 수의계약을 했습니다.

2개 업체에서 견적을 받아 업체를 정했기 때문입니다.

견적을 냈다가 탈락한 업체를 찾아가 봤습니다.

견적서엔 건설업으로 써놨지만, 사실, 디자인 업체입니다.

견적서를 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해당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누가 견적 한번 넣어봐라. 속초 일을 한 번 해보고 싶어서. 변경해서 (견적서를) 넣어보긴 한 건데 (크린룸을) 생산 못 하는 건 맞아요."]

현행법상 2,000만 원 넘는 수의계약을 하려면 나라장터를 통해 2인 이상으로부터 견적서를 받아 최저가 업체와 계약을 해야 합니다.

누구나 가격 경쟁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도 속초의료원은 업체 2~3곳을 미리 정해놓고, 들러리 업체를 세워 2인 견적 형식만 취했다는게 강원도 감사위원회의 판단입니다.

전·현직 원장은 계약은 당시 담당 과장이 맡았다며 몰랐다는 입장입니다.

속초의료원이 6년 동안 기능보강사업에 쓴 돈은 300억 원.

이 가운데 25% 정도를 변칙으로 수의계약을 했다는겁니다.

[정일섭/강원도 감사위원장 : "편법 계약이라든가 허위 준공, 중복시설 구축, 불법 수의계약 건수가 상당히 많이 나왔습니다. 금액이나 건수 같은 경우에."]

거기다, 특정 업체에 집중됐습니다.

[박기영/강원도의원 : "89억 원 가운데 64%에 해당하는 금액을 4개 업체가 독식하는 이런 구조로 돼 있었습니다. 1명이 이것을 다했다고 보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속초의료원은 지방계약법 시행령으로 공개를 의무화 한 수의계약 내역도 공표하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상용입니다.

촬영기자:최중호·김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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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들러리 세우고, 몰아주고…변칙 수의계약 수두룩
    • 입력 2025-04-23 19:29:40
    • 수정2025-04-23 21:43:31
    뉴스7(춘천)
[앵커]

속초의료원 비리 연속보도, 오늘은 수의계약 문제를 짚어봅니다.

속초의료원은 300억 원대 기능보강사업 과정에서 수십 건의 수의계약을 맺었는데요.

KBS 취재 결과, 들러리 업체를 세우는 등 편법 계약이 한두 건이 아니었습니다.

박상용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실내 공기에 있는 병균과 먼지를 제거하는 설비, '크린룸'.

속초의료원 3곳에 설치됐습니다.

본관 긴급치료병상 크린룸의 계약 내역을 살펴봤습니다.

이 가운데 하나는 10억 짜리 공사인데 입찰을 거치지 않고, 수의계약을 했습니다.

2개 업체에서 견적을 받아 업체를 정했기 때문입니다.

견적을 냈다가 탈락한 업체를 찾아가 봤습니다.

견적서엔 건설업으로 써놨지만, 사실, 디자인 업체입니다.

견적서를 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해당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누가 견적 한번 넣어봐라. 속초 일을 한 번 해보고 싶어서. 변경해서 (견적서를) 넣어보긴 한 건데 (크린룸을) 생산 못 하는 건 맞아요."]

현행법상 2,000만 원 넘는 수의계약을 하려면 나라장터를 통해 2인 이상으로부터 견적서를 받아 최저가 업체와 계약을 해야 합니다.

누구나 가격 경쟁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도 속초의료원은 업체 2~3곳을 미리 정해놓고, 들러리 업체를 세워 2인 견적 형식만 취했다는게 강원도 감사위원회의 판단입니다.

전·현직 원장은 계약은 당시 담당 과장이 맡았다며 몰랐다는 입장입니다.

속초의료원이 6년 동안 기능보강사업에 쓴 돈은 300억 원.

이 가운데 25% 정도를 변칙으로 수의계약을 했다는겁니다.

[정일섭/강원도 감사위원장 : "편법 계약이라든가 허위 준공, 중복시설 구축, 불법 수의계약 건수가 상당히 많이 나왔습니다. 금액이나 건수 같은 경우에."]

거기다, 특정 업체에 집중됐습니다.

[박기영/강원도의원 : "89억 원 가운데 64%에 해당하는 금액을 4개 업체가 독식하는 이런 구조로 돼 있었습니다. 1명이 이것을 다했다고 보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속초의료원은 지방계약법 시행령으로 공개를 의무화 한 수의계약 내역도 공표하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상용입니다.

촬영기자:최중호·김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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