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유통과 관리수위…새만금 성공하려면?

입력 2025.05.07 (07:39) 수정 2025.05.07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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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40년 가까이 새만금이 갈팡질팡해온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수질인데요.

새만금위원회는 최근 하루 두 차례 해수 유통을 새만금 기본계획에 반영하고 해수유통량을 늘리는 시설 개선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새만금 사업의 가장 큰 불확실성인 수질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요?

김종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새만금 방조제 안쪽에는 거대한 호수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축구장 만 6천5백 개 넓이입니다.

만경강과 동진강에서 물이 흘러듭니다.

바다로 흘러가는 두 강을 방조제로 막은 뒤, 가둬놓은 물이 썩는 걸 막겠다며 지금까지 5조 원 가까운 예산을 쏟아부었습니다.

대부분 만경강과 동진강 유역 오염원을 줄이는데 썼습니다.

두 강으로 빗물이나 지하수가 흘러드는 유역은 전북 전체 면적의 3분의 1.

전북 인구의 4분의 3 정도가 살고 있습니다.

애초 두 강 유역의 개발을 제한하고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이지 않고서는 새만금호 수질을 안정적으로 개선하기 어렵습니다.

[류종성/교수/한국해양정책학회 이사 : "과학 지식에 기반해서 판단했을 때 담수호를 해수호로 전환하는 게 경제적으로든 기술적으로든 환경적으로든 타당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하루 한 번씩 열던 방조제 배수갑문을 2020년부터 하루 두 번씩 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루 두 차례 배수갑문을 여는 것만으로는 해수유통량이 충분하지 않아 수질이 나빠지는 걸 막기 어렵습니다.

한 달에 열흘 정도만 배수갑문을 여는 때도 있습니다.

[권봉오/군산대 해양생물자원학과 교수 : "여름철이 되면 홍수를 대비해서 갑문을 닫아서 물을 거의 유통하지 않습니다. 1일 2회라고 했지만 거의 물을 빼기만 하고 들여보내지는 않거든요."]

바닷물과 민물이 섞이지 못하고 층을 이루면 생물들이 집단 폐사하면서 바닥으로 가라앉아 썩는데, 드나드는 바닷물 양이 적은 탓에 호수 아래쪽 물은 순환하지 못하고 계속 정체돼 있습니다.

새만금호 수심 4미터 아래는 산소가 거의 없어 생물이 살지 못하는 '죽음의 지역'이 된 겁니다.

[오동필/새만금 시민생태조사단장 : "COD나 이런 개념도 중요하지만, 그것뿐만 아니라 용존산소량, 새만금에 생물이 살 수 있느냐 없느냐에 대한 것을 따져봐야 됩니다. 그래야만 주민도 살고 정부가 개발하려고 하는 어떤 개발 정책이나 이런 것들도 어느 정도 명분을 얻는 것이지…."]

새만금호 수질 문제를 해결하려면, 여름철 홍수 시기 이외에는 배수갑문을 늘 열어둬 드나드는 바닷물 양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시화호처럼 방조제에 조력발전소를 설치하면 해수유통량을 늘리고 호수 아래쪽 산소 부족 문제를 해결하면서 재생에너지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관리수위.

비가 많이 내릴 때 매립지역 침수를 막기 위해 평소 새만금호 수위를 해수면보다 1.5미터 낮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새만금 간척지를 백퍼센트 농지로 쓴다고 계획했을 때 정해놓은 겁니다.

[이성구/군산항발전시민협의회장 : "사업은 간척에서 이미 매립으로 다 바뀌었단 말이에요, 성격은. 그런데도 -1.5m는 그대로 있고 법제화시켰죠. 또 매뉴얼도 그대로인데, 매뉴얼도 간척때 그대로 갑문 운영을 하고 있다 이 말이에요."]

관리수위를 높이면 땅 용도에 따라 매립 높이나 앞으로 매립할 면적 등을 다시 검토해야 합니다.

[김경안/새만금개발청장 : "오랫동안 -1.5m로 관리를 해 왔는데, 그걸 변경한다는 것은 지금 관계부처가 6개~7개 돼요. 그 부처와 협의도 해야 되고. 또 이제 개발과 환경이 공존해야 되잖아요."]

분명한 사실은 수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새만금 수변도시도, 해양생태관광도, 산업단지 확대도 모두 모래 위에 쌓아올린 성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KBS 뉴스 김종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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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수유통과 관리수위…새만금 성공하려면?
    • 입력 2025-05-07 07:39:48
    • 수정2025-05-07 08:48:56
    뉴스광장(전주)
[앵커]

40년 가까이 새만금이 갈팡질팡해온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수질인데요.

새만금위원회는 최근 하루 두 차례 해수 유통을 새만금 기본계획에 반영하고 해수유통량을 늘리는 시설 개선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새만금 사업의 가장 큰 불확실성인 수질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요?

김종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새만금 방조제 안쪽에는 거대한 호수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축구장 만 6천5백 개 넓이입니다.

만경강과 동진강에서 물이 흘러듭니다.

바다로 흘러가는 두 강을 방조제로 막은 뒤, 가둬놓은 물이 썩는 걸 막겠다며 지금까지 5조 원 가까운 예산을 쏟아부었습니다.

대부분 만경강과 동진강 유역 오염원을 줄이는데 썼습니다.

두 강으로 빗물이나 지하수가 흘러드는 유역은 전북 전체 면적의 3분의 1.

전북 인구의 4분의 3 정도가 살고 있습니다.

애초 두 강 유역의 개발을 제한하고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이지 않고서는 새만금호 수질을 안정적으로 개선하기 어렵습니다.

[류종성/교수/한국해양정책학회 이사 : "과학 지식에 기반해서 판단했을 때 담수호를 해수호로 전환하는 게 경제적으로든 기술적으로든 환경적으로든 타당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하루 한 번씩 열던 방조제 배수갑문을 2020년부터 하루 두 번씩 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루 두 차례 배수갑문을 여는 것만으로는 해수유통량이 충분하지 않아 수질이 나빠지는 걸 막기 어렵습니다.

한 달에 열흘 정도만 배수갑문을 여는 때도 있습니다.

[권봉오/군산대 해양생물자원학과 교수 : "여름철이 되면 홍수를 대비해서 갑문을 닫아서 물을 거의 유통하지 않습니다. 1일 2회라고 했지만 거의 물을 빼기만 하고 들여보내지는 않거든요."]

바닷물과 민물이 섞이지 못하고 층을 이루면 생물들이 집단 폐사하면서 바닥으로 가라앉아 썩는데, 드나드는 바닷물 양이 적은 탓에 호수 아래쪽 물은 순환하지 못하고 계속 정체돼 있습니다.

새만금호 수심 4미터 아래는 산소가 거의 없어 생물이 살지 못하는 '죽음의 지역'이 된 겁니다.

[오동필/새만금 시민생태조사단장 : "COD나 이런 개념도 중요하지만, 그것뿐만 아니라 용존산소량, 새만금에 생물이 살 수 있느냐 없느냐에 대한 것을 따져봐야 됩니다. 그래야만 주민도 살고 정부가 개발하려고 하는 어떤 개발 정책이나 이런 것들도 어느 정도 명분을 얻는 것이지…."]

새만금호 수질 문제를 해결하려면, 여름철 홍수 시기 이외에는 배수갑문을 늘 열어둬 드나드는 바닷물 양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시화호처럼 방조제에 조력발전소를 설치하면 해수유통량을 늘리고 호수 아래쪽 산소 부족 문제를 해결하면서 재생에너지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관리수위.

비가 많이 내릴 때 매립지역 침수를 막기 위해 평소 새만금호 수위를 해수면보다 1.5미터 낮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새만금 간척지를 백퍼센트 농지로 쓴다고 계획했을 때 정해놓은 겁니다.

[이성구/군산항발전시민협의회장 : "사업은 간척에서 이미 매립으로 다 바뀌었단 말이에요, 성격은. 그런데도 -1.5m는 그대로 있고 법제화시켰죠. 또 매뉴얼도 그대로인데, 매뉴얼도 간척때 그대로 갑문 운영을 하고 있다 이 말이에요."]

관리수위를 높이면 땅 용도에 따라 매립 높이나 앞으로 매립할 면적 등을 다시 검토해야 합니다.

[김경안/새만금개발청장 : "오랫동안 -1.5m로 관리를 해 왔는데, 그걸 변경한다는 것은 지금 관계부처가 6개~7개 돼요. 그 부처와 협의도 해야 되고. 또 이제 개발과 환경이 공존해야 되잖아요."]

분명한 사실은 수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새만금 수변도시도, 해양생태관광도, 산업단지 확대도 모두 모래 위에 쌓아올린 성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KBS 뉴스 김종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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