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늘어가는 도심 속 빈집…세금 들여 정비

입력 2025.05.07 (19:20) 수정 2025.05.07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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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옛 도심이나 주택가 주민들이 택지개발지역 등으로 빠져나가는 공동화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청주에도 곳곳에 빈집이 넘쳐나고 있는데요.

현실은 어떻고 청주시의 대책은 무엇인지 현장 K, 조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00년 전쯤 지어진 청주 도심의 한 주택.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포함돼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슬레이트가 지붕에 얹혀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보니 천장은 주저 앉았고, 부서진 가구와 깨진 유리병이 나뒹굽니다.

소유주는 유산으로 집을 물려 받았지만 수리비 부담 등으로 세입자를 받을 수도 팔 수도 없는 상태라고 말합니다.

[장영복/빈집 소유주 : "세를 받아도 꼬박꼬박 내지도 않고 그래서 한 사람, 한 사람 그냥 내보내다 보니까... 또 수리 비용도 자꾸 발생해서 (관리가 어렵습니다)."]

인적이 드물어 쓰레기 무단 투기는 예삿일입니다.

[이웃 주민 : "너무 여기가 지저분하고, 이 가장자리고 쓰레기고 말도 못 하고요. 치우는 사람은 혼자인데, 버리는 사람이 너무 많으니까 감당이 안 되더라고요."]

늘어나는 도심 속 빈집은 붕괴 우려가 커 이웃의 안전까지 위협합니다.

또 다른 빈집에는 부서진 담벼락이 철근 하나에 간신히 매달려 있습니다.

반대쪽을 보시면 담 아래쪽이 이렇게 무너져 흔들리기까지 합니다.

1970년대 붉은 벽돌로 지어진 청주 도심의 또 다른 주택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거실과 방에는 길고양이가 머문 흔적이 남아있고 창틀은 뜯겨나간 지 오랩니다.

뼈대만 남은 창 안쪽으로 집이 훤히 들여다보입니다.

바깥에서 버려진 쓰레기들이 한가득 쌓여있습니다.

누군가 돈이 될 만한 고철을 떼어내 팔았기 때문이라는 게 이웃 주민들의 설명입니다.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무방비 상태라 추가 범죄 우려도 큽니다.

[이웃 주민 : "저기 부서진 이유가 그거예요. 문 있는데, 문에 도난창을 대놨을 거 아니에요? 그럼 '쇠'잖아요, 그게. 뜯어가느라 덜그럭덜그럭 (소리가 났어요)."]

행정안전부가 파악한 청주지역 빈집은 지난해 기준 4백74호로 충북 전체의 20%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65채는 안전 문제 등으로 철거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빈집과 마당을 합친 면적만 축구장 2개 넓이에 달합니다.

상황이 이렇자 행정안전부와 지자체가 대대적인 빈집 정비에 나섰습니다.

빈집 한 채에 2천만 원을 투입해 지자체가 직접 철거한 뒤 3년 동안 공공 주차장으로 활용하겠다는 겁니다.

올해 초, 공고 이후 신청자가 몰리자 청주시는 정비 예산 1억 원을 더 편성했습니다.

[유혜린/청주시 도시재생사업2팀장 : "(주차장을 조성하면) 많은 주민이 이용하셔서 주차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쾌적한 주거 환경 개선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방치된 집을 세금을 들여 철거하는 사업인 만큼, 근본적으로는 빈집 자체를 최소화할 효율적인 관리 대책이 우선이란 목소리도 큽니다.

현장 K 조진영입니다.

촬영기자:김장헌/그래픽:오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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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K] 늘어가는 도심 속 빈집…세금 들여 정비
    • 입력 2025-05-07 19:20:57
    • 수정2025-05-07 19:58:38
    뉴스7(청주)
[앵커]

옛 도심이나 주택가 주민들이 택지개발지역 등으로 빠져나가는 공동화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청주에도 곳곳에 빈집이 넘쳐나고 있는데요.

현실은 어떻고 청주시의 대책은 무엇인지 현장 K, 조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00년 전쯤 지어진 청주 도심의 한 주택.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포함돼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슬레이트가 지붕에 얹혀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보니 천장은 주저 앉았고, 부서진 가구와 깨진 유리병이 나뒹굽니다.

소유주는 유산으로 집을 물려 받았지만 수리비 부담 등으로 세입자를 받을 수도 팔 수도 없는 상태라고 말합니다.

[장영복/빈집 소유주 : "세를 받아도 꼬박꼬박 내지도 않고 그래서 한 사람, 한 사람 그냥 내보내다 보니까... 또 수리 비용도 자꾸 발생해서 (관리가 어렵습니다)."]

인적이 드물어 쓰레기 무단 투기는 예삿일입니다.

[이웃 주민 : "너무 여기가 지저분하고, 이 가장자리고 쓰레기고 말도 못 하고요. 치우는 사람은 혼자인데, 버리는 사람이 너무 많으니까 감당이 안 되더라고요."]

늘어나는 도심 속 빈집은 붕괴 우려가 커 이웃의 안전까지 위협합니다.

또 다른 빈집에는 부서진 담벼락이 철근 하나에 간신히 매달려 있습니다.

반대쪽을 보시면 담 아래쪽이 이렇게 무너져 흔들리기까지 합니다.

1970년대 붉은 벽돌로 지어진 청주 도심의 또 다른 주택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거실과 방에는 길고양이가 머문 흔적이 남아있고 창틀은 뜯겨나간 지 오랩니다.

뼈대만 남은 창 안쪽으로 집이 훤히 들여다보입니다.

바깥에서 버려진 쓰레기들이 한가득 쌓여있습니다.

누군가 돈이 될 만한 고철을 떼어내 팔았기 때문이라는 게 이웃 주민들의 설명입니다.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무방비 상태라 추가 범죄 우려도 큽니다.

[이웃 주민 : "저기 부서진 이유가 그거예요. 문 있는데, 문에 도난창을 대놨을 거 아니에요? 그럼 '쇠'잖아요, 그게. 뜯어가느라 덜그럭덜그럭 (소리가 났어요)."]

행정안전부가 파악한 청주지역 빈집은 지난해 기준 4백74호로 충북 전체의 20%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65채는 안전 문제 등으로 철거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빈집과 마당을 합친 면적만 축구장 2개 넓이에 달합니다.

상황이 이렇자 행정안전부와 지자체가 대대적인 빈집 정비에 나섰습니다.

빈집 한 채에 2천만 원을 투입해 지자체가 직접 철거한 뒤 3년 동안 공공 주차장으로 활용하겠다는 겁니다.

올해 초, 공고 이후 신청자가 몰리자 청주시는 정비 예산 1억 원을 더 편성했습니다.

[유혜린/청주시 도시재생사업2팀장 : "(주차장을 조성하면) 많은 주민이 이용하셔서 주차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쾌적한 주거 환경 개선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방치된 집을 세금을 들여 철거하는 사업인 만큼, 근본적으로는 빈집 자체를 최소화할 효율적인 관리 대책이 우선이란 목소리도 큽니다.

현장 K 조진영입니다.

촬영기자:김장헌/그래픽:오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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