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행 빨라져”, “혼란스러워”…국내 첫 ‘섬식 정류장’ 개통

[앵커]

도로 한가운데에 버스 정류장을 두는 '섬식 정류장'과 양문형 버스가 국내에선 처음으로 제주에서 운영에 들어갔습니다.

대중교통 통행시간 단축이 기대되는 가운데, 당분간 혼란과 교통체증도 불가피해 보입니다.

민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이번 정류장은 제주 버스터미널입니다. 내리실 문은 왼쪽입니다."]

오른쪽에서 타고 내리는 일반 버스와 달리, 운전석이 있는 왼쪽에서 문이 열립니다.

버스가 달리고, 멈춰 서는 곳도 도로 한가운데입니다.

전국에서 처음 선보인 '섬식 정류장'과 양문형 버스입니다.

정류장 한 곳에서 상·하행 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어 환승 편의성을 높인 게 장점입니다.

편도 3차로인 서광로 3.1㎞ 구간 1차로는 버스전용차로로 운영합니다.

제주도는 BRT 개통으로 대중교통이 빨라지고 정시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2017년 중앙로 구간에선 버스 통행 시간이 약 14분 단축, 이용객은 28%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김태완/제주도 교통항공국장 : "가로변 차로 같은 경우는 막히는 현상이 많은데, 버스 전용 차로기 때문에 빠른 이동이 가능하겠고요. 정시성도 많이 확보할 수가 있습니다."]

제주도는 앞으로 한 달간 제주형 간선급행버스체계, BRT 운행 데이터를 모아 정시성과 속도 개선 효과를 분석해 공개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시외버스와 급행버스는 여전히 기존 정류장을 사용해 우왕좌왕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습니다.

[외도동 주민 : "버스를 많이 이용하는데, 굉장히 불편해. 315번…. 하여튼 엄청나게 불편해."]

1차로 주행이 제한되면서 운전자들의 반응도 엇갈렸습니다.

[자가용 운전자 : "차선이 갑자기 좁아지고, 넓어졌다가 하는 게 많아서. 어쨌건 그 전보다는 많이 불편해요."]

[김상훈/택시 기사 : "편안하게 되니까. 택시는 길이 좋게 되어서 통행하기가 좋아요. 막히지가 않으니까."]

제주도는 올해는 동광로까지, 내년에는 도령로와 노형로까지 확장할 계획인 가운데 초기 혼란을 줄이기 위해 섬식 정류장에 50일간 안내원을 배치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그래픽:박미나